신데렐라의 친구 - 16 "지금까지 증인의 전문가적인 의견에 대해서 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한 명의 전문적인 의사로써, 한 명의 아빠로써, 한 명의 남자로써, 한 명의 인간으로써 피고 조세나씨의 상태에 대한 최종 평가를 부탁 드립니다." 세 번째 진행된 재판에서는 서민국이 신청한 증인인 정.. 소설, 에세이 2019.05.14
신데렐라의 친구 - 15 3월이 되자 학생들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바로 버스나 지하철에서 나타났다. 서민국의 아침 출근 시간 중 학생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대학 졸업 후 2년 만에 사시를 패스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한 서민국은 이후 거의 대부분의 출퇴근을 차로만 해왔기.. 소설, 에세이 2019.05.10
신데렐라의 친구 - 14 "증인은 먼저 본인의 신분을 먼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바늘 하나만 떨어져도 그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했던 법정 안의 침묵을 깬 사람은 피의자 조세나의 죄를 물을 권리와 의무를 모두 가진 검사였다. 올해 15년차에 접어든 최종수 검사는 마른 체격을 가졌지만 날카롭고 강해 보이는 .. 소설, 에세이 2019.05.06
신데렐라의 친구 - 13 머리 속에 많은 생각이 혼돈스럽게 뒤섞였다. 건물을 나선 서민국은 약간 답답한 마음을 느끼고는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낮고 두꺼운 진한 회색 빛 구름들이 단 한 점의 파란 하늘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오늘 아침에 봤던, TV 속 여자 기상 캐스터가 .. 소설, 에세이 2019.05.03
신데렐라의 친구 - 12 "이야 사무실 좋네~" 서민국은 서대문에 위치한 장유정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면서 감탄했다. 사실 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사무실에 비해서 넓고 깨끗했으며 겨울 햇살이기에 많이 따뜻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블라인드가 걷힌 창가를 통해 스며드는 맑은 아침 빛이 사무.. 소설, 에세이 2019.04.27
신데렐라의 친구 - 11 "장수철씨라고요?" 두꺼운 검은색 뿔 테 안경, 겨울의 건조한 공기 때문인지 바싹 마르다 못해 찢어져서 약간의 핏자국까지 남아 있는 입술, 병약한 느낌을 주는 허연 피부, 요즘 같은 겨울 철이면 흔하디 흔하게 보이는 검은색 패딩을 입은 채 꾸부정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가 .. 소설, 에세이 2019.04.23
신데렐라의 친구 - 10 구정 연휴가 끝나고 얼마 후인 2월 15일은 한 사람과 그 사람이 벌인 어처구니 없는 행위에 대해서 인간 사회가 그 죄를 묻기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처음엔 연말의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킬 만큼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왔던 조세나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두어 달의 시간이 흐르면서 .. 소설, 에세이 2019.04.13
신데렐라의 친구 - 9 남혜영은 아침에 수업에 필요한 학교 준비물을 깜빡 하고 사다 놓지 않아서 울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문방구에 들러 학교까지 보내고 오느라고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미리 사정이 생겨서 늦는다는 문자는 해 놓았지만 그래도 지각은 지각인지라 눈치를 보면서 사.. 소설, 에세이 2019.04.08
신데렐라의 친구 - 8 "여보, 와이셔츠 다려 놓은 것 없어?" 잠시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들어와 있는 사이에 밖에서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혼을 한지 12년이 넘었는데, 남편은 매일 아침마다 자기가 입고 갈 와이셔츠 하나 제대로 찾아 입지 못한다. 아니, 남혜영의 오랜 관찰 결과에 의하면 그것은 못하.. 소설, 에세이 2019.03.27
신데렐라의 친구 - 7 마시던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천천히 내려 놓은 주상훈은 잠시 그 향과 맛을 음미하려는 듯 지긋이 눈을 감고 한참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느긋한 태도와는 정반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서민국의 답답한 마음은 점점 더 그 강도가 심해져만 갔다. 결국 참지 못한 그가 뭐.. 소설, 에세이 2019.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