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18

내 안의 그물

우리는 누구나 마음 속에 그물을 가지고 있다. 이 그물은 실제로 존재하는 물체는 아니지만, 분명히 존재하고는 있다. 우리 안에 그물이 있다는 증거는 확실히 존재한다.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살다가 보면 언제나 '남는 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일 수 많은 상황에서 수 많은 말들을 듣게 되지만 남는 말들은 매번 비슷하다. 다른 말들은 모두 걸리지 않고 통과된 반면 몇몇의 남는 말들은 늘 비슷하게 걸려서 밤 늦게 자기 직전에 떠오른다. 아침에 아내나 남편이 했던 말들이 걸린다. 누군가 집을 샀다는 말이나, 진급을 했다는 말이나, 주식이 올랐다는 말에 걸린다. 어떤 집 아이가 1등을 했다는 말이나, 어떤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는 말이나, 영재 고등학교에 들어갔다는 말에 걸린다. 회사 사람들에게 들었던 말들이 ..

나의 이야기 2021.09.22

묵은 감정

어떤 사람들은 평생 동안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그런 감정들을 보통 ‘묵은 감정’이라고 한다. 언제 생겼는지 정확히 기억이 날 때도 있고, 감정은 존재하지만 도대체 왜 이 감정이 생겼는지조차 잘 모를 때도 있다. 우연히 가끔 남의 일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어떨 때 마치 그 당시로 돌아간 것처럼 강렬하게 다시 체험할 때도 있다. 언뜻 생각하면 꽤나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혼란스러움은 그저 오래 전에 겪었다는 이유로 그 원인이 전혀 다른 두 가지 형태의 감정을 '묵은 감정'으로 묶었기 때문에 생겨난다. 묵은 감정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전혀 다른 원인으로 생겨난다. 그렇기에 그것이 생겨난 원인부터 해결책까지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묵은 감정은 과거에 어떤 이..

나의 이야기 2021.08.19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고유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만약 성격을 정확히 분별해 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그것도 지문이나 DNA처럼 개인 식별 증거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외모가 거의 똑같아 보이는 쌍둥이들도 성격만큼은 다르다. (참고로 일란성쌍둥이는 DNA는 동일하지만 지문만큼은 다르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성격이 다양한 만큼 우리는 만나는 사람 숫자 만큼의 다른 종류의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 차를 운전하는 방법은 사실 몇 가지 종류의 차만 몰아봐도 전 세계의 거의 대부분의 차를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점점 더 다양해져서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곤란한 경우가 생기곤 한다. 그러니 인간관계가 어렵다. 심지어 자..

나의 이야기 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