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331

자유로움의 세 단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고 싶어한다. 사실 실제로 자유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들에게 있어서 자유는 영원한 목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조금만 자유가 억압받는다고 느껴지면, 그것이 그렇게 답답하고 불안하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말하는 자유가 조금씩 다르다. 누구나 원하지만, 자유를 정의하는 것에는 서로 미세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어느 지점이 되면 미세한 차이를 넘어서 아예 다른 차원의 개념이 되고 만다. 그래서 자유를 바라보는 우리들 각자의 시선은 생각보다 다르다. 그럼에도 크게 세 가지 종류 정도로 구분해서 생각해볼 수는 있다. 자유의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노예의 자유이다. 이것은 집안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가 누리는 자유와 비슷한데, 물론 누군가는 그런 삶에 자유라는 말을 붙이는 것 ..

인간과철학 2020.09.26

유머 이야기

사람을 재미있고 즐겁게 해주는 것들은 많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 행복해진다. 그러니 사람들이 매일 가능하면 최대한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경험하고 싶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보통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돈이 든다. 여행을 가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도, 놀이공원에 가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골프나 탁구를 치는 것도 돈이 든다. 그래서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행복들은 돈과 교환을 해야만 가능해진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돈은 한정적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재미와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것을 해야 그럴 수 있을까? 생각보다 그런 것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다행히도 너무도 좋은 것이 하나가 있다. ..

인간과철학 2020.08.19

노자

예전에 읽었던 책 한 권에서 특이한 등장 인물 두 명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사실 등장인물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냥 주인공의 환상? 착각? 속에서 잠시 출현했던 존재들이다. 그 중 한 명은 예수이고 다른 한 명은 노자이다. 책의 제목은 '너무 시끄러운 고독' 이다. 아는 분의 추천으로 우연히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예수는 젊음의 고뇌를 상징하는 인물로,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인물이지만 또한 그로 인해서 세상에 대한 절망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노자는 그 반대 편에서 예수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을 똑같이 보고 있지만, 그는 예수와는 달리 별다른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예수는 미래이며 전진이지만 노자는 과거이며 후진이다. 예수는 고뇌하고 있지만 노자는 평온해 보인다. 예수는 붙잡고 ..

인간과철학 2020.06.26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한 남자가 있다. 외모도 괜찮은 편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회사에서 일도 잘한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평판도 좋다. 그런데 이 남자에게는 한 가지 비밀스러운 취미가 있다. 그것은 바로 깨끗하게 씻은 생닭을 이용해서 자위를 하는 것이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 사실은 오직 본인만이 안다. 이 남자에 대한 느낌은 어떨까? 어떤 사람은 변태라고 느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개인적 취향이라고 너그럽게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평생 모른다면 결혼을 해서 사는 것도 아주 이상한 것 같지는 않다. 또 다른 남자가 있다. 이 사람도 앞에 말한 사람과 똑같은 조건이다. 그리고 이 남자 역시도 은밀한 취미가 있다. 그런데 그것이 좀 더 심하다...

인간과철학 2020.04.13

존재의 근원, 두려움

인간을 어떤 존재로 정의하는 말들은 꽤나 많다.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호모' 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것들엔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특징도 꽤나 많은 편이다. 이족 보행을 하고 도구를 이용하고 음식을 익혀 먹고, 놀이를 즐기는 것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의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본질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다. 그리고 인간은 두려움의 존재이기에 살아있는 것이다. 두려움은 생명체의 고유한 특징이니까 말이다. 인간은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두려움으로 끝나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평소엔 두려움이 우리들 자신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느껴진다. 마치 결코 일어나지 않는 자기 자신의 죽음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단지 내가 아닐 뿐 지..

인간과철학 2019.12.04

사람들의 계산법 - 2

::지루함을 처리하는 법:: 만약에 이 세상이 두려움만 해결하면 끝이었다면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참 행복할지도 모른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들만 처리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그냥 마음 편히 놀면 된다. 문제는 '편히 노는 것'이 안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편히 노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난이도로만 보면 최상급의 일이다. 그래서 한 사람을 어딘가에 가두어 놓고 하루 세끼 다 주고, 잠잘 곳을 줘도 당사자가 그 안에서 한 달을 버티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뭔가 어려워? 나는 쉽게 할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그러려면 뭔가 시간을 소모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TV나..

인간과철학 2019.11.20

사람들의 계산법 - 1

제목으로 쓰여진 『사람들의 계산법』이라는 표현은, 사람들이 각자마다 이 세상 속을 살아갈 때 '어떻게 하면 나에게 좀 더 이득이 될 수 있을까'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만약 얻고 싶은 이득이 단순히 돈과 같은 것이라면 계산법 자체가 비교적 쉽겠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이득은 돈 이상의 것이기에 매우 복잡하게 나타나게 된다.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이득은 바로 자신의 행복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계산법이란 표현은 실제로 각자마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판단하는 방법이라고 다시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혼란스러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만약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나름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어떤 행동이 돈을 벌..

인간과철학 2019.11.20

억울함에 관해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은 당연히 나쁜 감정들을 경험하는 일이다. 두려움과 그 두려움이 변질되어서 생겨나는 분노, 짜증, 혐오, 귀찮음, 서운함, 억울함 등이 바로 불행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상대적으로 강한 감정들, 그러니까 분노, 억울함, 짜증 등은 불행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악영향을 끼친다. 중요한 시험에서 떨어졌거나, 큰 돈을 사기 당했거나, 다른 집들 가격은 다 오르는데 자신이 사는 집의 가격만 떨어졌거나, 자신의 실수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다면 삶이 불행하지 않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불행은 사실 어쩔 수도 없다. 그저 그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거나, 아예 처음부터 그쪽을 쳐다..

인간과철학 201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