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어느 비가 내리는 봄날서울의 한 작은 일인용 오피스텔에서 김말희 씨가 막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를 깨운 것은 미리 설정해둔 소란스러운 알람이 아니라, 수면 리듬을 분석해 가장 쾌적한 각성 시점을 포착한 시스템의 배려였다. 덕분에 그녀는 꽤 상쾌한 기분으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눈을 뜬 그녀의 곁에는 개인용 로봇 ‘듀이’가 서 있었다. 사실 로봇에게 이름을 붙여야 할 기능적인 이유는 없었으나, 요즘 사람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유행이었다. 말희 씨 역시 듀이라는 이름을 부를 때마다 기묘한 친밀감을 느끼곤 했다. 가정용 로봇이 보급되기 시작한 10년 전만 해도, 기계에 불과한 존재에게 이름을 붙이는 행위에 대해 사회적 이견이 많았다. 일부 사람들은 그럴 거면 냉장고를 ‘냉돌이’라 부르거나 진공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