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84

나는 왜 이렇게 살게 되었을까? - 1

::두 가지 욕구:: 아주 맛나 보이는 음식 앞에 섰을 때, 그리고 그것을 먹을 수 있는 상황과 먹어도 되는 권리가 주어졌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꼭 먹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그래서 실제로 숟가락이나 포크를 들고 그것을 먹고 나서 주로 후각과 미각을 통해 '맛남' 이라는 감각을 얻는다. 물론 이때 맛깔스러운 모습을 통한 시각과 씹는 소리를 통한 청각 그리고 식감이라고 불리는 촉감 역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니까 그야말로 오감을 통해서 맛있는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니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 누구인들 참을 수 있으랴. 하지만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다. 아니, 처음엔 사소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심각해지는 문제이다. 그것은 바로 살이 찌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는 또 하나의 목소리이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 2021.06.08

[단편] 변두리 삶 #2

* * * 나는 온 몸이 밧줄로 의자에 묶인 채 어두운 공간에 갇힌 채 정신이 들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히 잠들기 전에는 병원에 있었는데, 잠을 깨고 보니 이런 이상한 장소에 와 있다. 더군다나 나는 내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비록 밧줄에 묶여 있긴 하지만, 사지에서 감각이 확실히 전달되어 왔다. 손을 꼼지락거리고, 발을 살짝 돌리고, 고개도 돌릴 수 있었다. 눈도 뜰 수 있어서 바깥세상도 보였다. 하지만 내 머리 바로 위에 켜 있는 조명이 너무 밝아서 주변 것들이 잘 보이지가 않았다. 코끝으로 곰팡이 냄새와 희미한 비린내가 섞여서 났다. 피부에는 축축한 느낌이 올라왔다. 잘 모르겠지만, 어떤 창고인 듯 했다. 대충만 둘러봐도 낡고 더러운 곳이 분명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나는 지금 이곳에 있는 ..

소설, 에세이 2021.03.20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 받기

'오직 두려움만이 나를 존중 받게 만든다' 가끔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표현이다. 매일 당하기만 해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해주는 날 선 조언이거나, 어떤 경우엔 악당이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기도 하다. 처음 이 표현을 들으면 뭔가 좀 거북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말을 그냥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에 대한 존중이 오직 그것만이 다는 아닐 것이라는 반발감이 들기도 한다. 우리 스스로가 이미 알고 있고 그래서 또 기대하고 있는 '인간'이라면 뭔가 더 나은 것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만약에 타인에 대한 존중이 오직 두려움을 통해서만 나온다면 공존, 배려, 연민, 공감 등과 같은 우리가 믿는 '인간다움'의 가치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

나의 이야기 2020.07.01

오늘 삶이 힘든 그대에게..

힘든 그대,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별 다른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많이 힘들겠구나, 사는 것이 쉽지가 않네..' 라는 한마디 밖에 해줄 말이 없다.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또한 지금 그대를 힘들게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낯선 이의 이런 무의미한 위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뻔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같이 이 시대를 힘들게 걸어가고 있는 사람으로써 그 고단함에 대한 작은 공감 정도는 같이 해줄 수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런데 아마도 진짜 문제는 지금의 힘듦이 그 끝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나마 끝이 보이는 힘듦은 당장은 숨이 턱턱 막혀도 결국 견뎌낼 수 있지만 그 끝이 보이질 않는 힘듦은 그대를 현재의 고통을 넘어서 절망으로 이끌지도 모른다. 하지..

나의 이야기 2019.12.19

존재의 근원, 두려움

인간을 어떤 존재로 정의하는 말들은 꽤나 많다.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호모' 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것들엔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특징도 꽤나 많은 편이다. 이족 보행을 하고 도구를 이용하고 음식을 익혀 먹고, 놀이를 즐기는 것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의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본질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다. 그리고 인간은 두려움의 존재이기에 살아있는 것이다. 두려움은 생명체의 고유한 특징이니까 말이다. 인간은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두려움으로 끝나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평소엔 두려움이 우리들 자신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느껴진다. 마치 결코 일어나지 않는 자기 자신의 죽음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단지 내가 아닐 뿐 지..

인간과철학 2019.12.04 (2)

사람들의 계산법 - 2

::지루함을 처리하는 법:: 만약에 이 세상이 두려움만 해결하면 끝이었다면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참 행복할지도 모른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들만 처리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그냥 마음 편히 놀면 된다. 문제는 '편히 노는 것'이 안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편히 노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난이도로만 보면 최상급의 일이다. 그래서 한 사람을 어딘가에 가두어 놓고 하루 세끼 다 주고, 잠잘 곳을 줘도 당사자가 그 안에서 한 달을 버티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뭔가 어려워? 나는 쉽게 할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그러려면 뭔가 시간을 소모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TV나..

인간과철학 2019.11.20

사람들의 계산법 - 1

제목으로 쓰여진 『사람들의 계산법』이라는 표현은, 사람들이 각자마다 이 세상 속을 살아갈 때 '어떻게 하면 나에게 좀 더 이득이 될 수 있을까'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만약 얻고 싶은 이득이 단순히 돈과 같은 것이라면 계산법 자체가 비교적 쉽겠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이득은 돈 이상의 것이기에 매우 복잡하게 나타나게 된다.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이득은 바로 자신의 행복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계산법이란 표현은 실제로 각자마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판단하는 방법이라고 다시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혼란스러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만약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나름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어떤 행동이 돈을 벌..

인간과철학 2019.11.20

민감함이란 것 - 센서티브

당신은 얼마나 민감한 사람입니까? - 타인에게 고통이나 불편, 신세를 지거나 부탁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피한다. - 친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할 때, 머릿속으로 주고받을 말을 미리 정리한다. - 누군가와의 논쟁에서 패하면, 다음 날이 되어서야 뒤늦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 게 옳았는지 깨닫고 후회한다. -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으면 잠이 오지 않아도 눈을 감는다. -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회사를 그만두거나, 친구와 절연하기도 한다. -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 나는 모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 이상을 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 사람들에게 내 약점이 보이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싫다. - 지적을 받으면 크게 상처 받고, 나라는 ..

심리학 2019.11.11

억울함에 관해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은 당연히 나쁜 감정들을 경험하는 일이다. 두려움과 그 두려움이 변질되어서 생겨나는 분노, 짜증, 혐오, 귀찮음, 서운함, 억울함 등이 바로 불행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상대적으로 강한 감정들, 그러니까 분노, 억울함, 짜증 등은 불행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악영향을 끼친다. 중요한 시험에서 떨어졌거나, 큰 돈을 사기 당했거나, 다른 집들 가격은 다 오르는데 자신이 사는 집의 가격만 떨어졌거나, 자신의 실수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다면 삶이 불행하지 않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불행은 사실 어쩔 수도 없다. 그저 그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거나, 아예 처음부터 그쪽을 쳐다..

인간과철학 201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