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207

표현의 착각

누군가 나에게 '너는 나에게 참 이용가치가 높은 사람이야' 라고 한다면, 결코 그 내용이 나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쩌면 기분이 좋을 수도 있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들 것이다. 관점에 따라서 내가 호구라는 뜻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물건이냐, 이용하게? 그런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그 표현을 조금 바꿔서 '너는 나에게 참 귀한 사람이야' 라고 하면 어떨까? 이 역시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될까? 아니다. 속이 엄청 꼬여 있는 사람이 아닌 한, 말하는 사람이 이죽거리면서 하는 말이 아닌 한, 그 말은 우리를 아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그 표현만 다를 뿐 내용 자체는 완벽히 동일하다. 그럼에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많아 달라 보인다. 같은..

나의 이야기 2021.08.10

나는 정말로 패배했을까?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일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승자가 되는 일이다. 인간 세상에서 경쟁은 정말로 수 많은 상황에서 수 많은 형태로 일어난다. 아침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순간부터 점심에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하는 순간, 영화표를 끊는 순간,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을 뿐 판매자는 판매자들끼리, 소비자는 소비자들끼리 끝없는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시험 성적이나 달리기 시합 등을 통해서 일어나고, 비공식적으로는 누가 더 인기가 많은 사람이 되느냐, 누가 더 예쁜가, 누가 더 운동을 잘하는가 등등을 통해서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다. 그야말..

나의 이야기 2021.05.15

[독서모임 모집]

지금껏 두 번 정도 독서모임을 참석했습니다. 한번은 2년 정도, 다른 한번은 1년 정도 활동했네요. 한번은 너무 잘 맞지 않는 탓에 나왔고 다른 한번은 코로나로 인해 거의 멈춘 상태이기에 나오게 되었네요. 뭐, 물론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지만요. 저는 독서모임에 나가지만 사실은 책보다는 '대화'에 대한 갈증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기에 나갑니다. 책을 읽는 것은 그것들을 위한 수단일 뿐이죠. 그런데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대화를 하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독서모임들을 찾아봐도 이미 두 번 스쳐간 독서모임과 그리 다를 것 같지가 않군요. 그래서 새로운 독서모임을 찾는 일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스스로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따로 광고를 올릴 곳이 없어서 제 개인적인 블로그에 글을 ..

인간이란 생명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동물로 정의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어떤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매우 심각한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부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평소 가끔 어떤 상황에서 '인간도 결국 동물이잖아?' 라는 말을 하긴 한다. 하지만 그 말은 '남'에게만 적용될 뿐이다. 정작 자신이 동물처럼 대접을 받게 되면 그것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떤 사람이 동물처럼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동물'이란 뜻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권리를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인간이 본질적으로는 동물이라는 것을 아는 것과 막상 자신이 동물처럼 취급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온전히 과학적인 입장에서만 보면 인간은 결국 고도로 진..

나의 이야기 2020.06.09

사랑의 두 얼굴

플라테네스: 선생님은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통해 수 많은 사유를 하고 살아오셨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결론을 얻으셨는지요? 테베스: 다행히도 얻었다네.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 사랑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위대한 것이지. 플라테네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요? 테베스: 내 결론에 의문이 들 수는 있겠지. 하지만 사랑은 오래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인간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남은 희망이라는 것이 나의 마지막 깨달음이라네. 처음 만난 전혀 모르는 젊은 남녀에서도, 아무런 혈연관계가 맺어져 있지 않는 노인과 소년에게서도, 심지어 전쟁터와 같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잔혹한 곳에서도 피어나는 것이 바로 사랑이지. 아마도 인간에게 사랑이 없었다면 이미 ..

대화들 2020.05.08

내 불행의 정당성, 네 행복의 정당성

매일같이 사람들은 많은 말들을 한다. 내 얘기도 하고, 네 애기도 하고, 그 자리에 없는 또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뭐, 사실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 그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좋은 이야기는 별로 안 한다. 아무튼 사람들이 매일 수 많은 말들을 할 때 단골로 나오는 주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과거에 느꼈거나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들에 대한 표현들이다. 누군가 자신을 서운하게 했다든지, 누군가 자신을 짜증나게 했다든지, 누군가 자신을 억울한 감정이 들기 했다든지, 누군가 자신을 즐겁게 했다든지 하는 등의 이야기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그런 표현들 중에서 주로 서운한, 짜증, 억울함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 대해서 말할 때는 언제나 암묵적으로 듣는 사람의 동의를 ..

카테고리 없음 2019.12.28

감정의 가격

최근에 미국에서 한 유명한 야구선수가 사용했던 나무 배트가 한 경매장에서 12억이란 가격으로 낙찰 되었다. 그 유명한 야구선수는 '베이브 루스' 이며, 경매된 배트는 그가 통산 500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순간 사용했던 것이다. 그 일은 100년 전쯤인 1929년도 8월 11일날 일어난 것이었다. 아마도 그 배트는 원가로 따지면 지금 시세로 10만원도 안 할 것이다. 하지만 대기록을 세운 배트이기에 그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도대체 그 배트는 왜 그렇게 비싸게 팔리게 된 것일까? 사실 이 질문은 무의미해 보인다. 야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베이브 루스라는 선수가 얼마나 대단하며, 그런 그가 특별한 기록을 세웠던 순간에 쓰인 배트의 가격이 그럴 만도 하다고 여겨질 수 있으..

심리학 2019.12.24

오늘 삶이 힘든 그대에게..

힘든 그대,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별 다른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많이 힘들겠구나, 사는 것이 쉽지가 않네..' 라는 한마디 밖에 해줄 말이 없다.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또한 지금 그대를 힘들게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낯선 이의 이런 무의미한 위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뻔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같이 이 시대를 힘들게 걸어가고 있는 사람으로써 그 고단함에 대한 작은 공감 정도는 같이 해줄 수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런데 아마도 진짜 문제는 지금의 힘듦이 그 끝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나마 끝이 보이는 힘듦은 당장은 숨이 턱턱 막혀도 결국 견뎌낼 수 있지만 그 끝이 보이질 않는 힘듦은 그대를 현재의 고통을 넘어서 절망으로 이끌지도 모른다. 하지..

나의 이야기 2019.12.19

존재의 근원, 두려움

인간을 어떤 존재로 정의하는 말들은 꽤나 많다.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호모' 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것들엔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특징도 꽤나 많은 편이다. 이족 보행을 하고 도구를 이용하고 음식을 익혀 먹고, 놀이를 즐기는 것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의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본질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다. 그리고 인간은 두려움의 존재이기에 살아있는 것이다. 두려움은 생명체의 고유한 특징이니까 말이다. 인간은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두려움으로 끝나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평소엔 두려움이 우리들 자신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느껴진다. 마치 결코 일어나지 않는 자기 자신의 죽음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단지 내가 아닐 뿐 지..

인간과철학 2019.12.0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