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의 친구 - 6 점심은 약속대로 초밥을 먹었다. 고급진 초밥 집은 아니었지만, 근처에서는 그나마 제일 괜찮은 곳이었기에 세 사람은 나름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초밥을 먹고 싶어했던 남혜영씨는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아 있었다. 그녀는 밥을 먹고 나와 사무실까지 걸어오는 동안 혼.. 소설, 에세이 2019.02.25
신데렐라의 친구 - 5 출근 길은 늘 사람이 많았다. 아니, 많다는 표현을 한참이나 넘어선 수준이었다. 원래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다가 최근 한달 동안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중인 서민국이기에 그것을 특히 심하게 느꼈다. 집에서 회사까지 가장 최단 경로가 바로 9호선이었기에 더욱 더 그랬다. 원래 출.. 소설, 에세이 2019.02.22
신데렐라의 친구 - 4 "그런데 내가 이 얘기를 너한테 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사실도 아니고, 그리고 설령 사실이라고 해도 죽은 은서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일단 얘기해 봐. 판단은 내가 할 테니까. 난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고." 서민국의 말에도 불구하고 장유정은 말을 잇지 못한 채 머.. 소설, 에세이 2019.02.04
신데렐라의 친구 - 3 이번 겨울 들어서 제일 춥다는 1월의 어느 날이었다. 더군다나 눈까지 펑펑 내린 상태에서 갑자기 추워져서 온 도시가 며칠 째 하얀 눈빛으로 뒤 덮여 있었다. 그나마 큰 도로들은 부지런한 제설 작업을 통해서 적어도 차들은 문제 없이 다니고 있었지만, 도시 곳곳에 있는 이면 도로엔 여.. 소설, 에세이 2019.01.30
신데렐라의 친구 - 2 조세나가 수감되어 있는 곳은 서울 동부구치소였다. 예전에 성동구치소가 법조타운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그렇게 이름이 바뀐 곳이기도 했다. 새롭게 지은 건물답게 비록 구치소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혐오스러운 외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높은 벽, 철조망, 감시탑 하나 없기 때.. 소설, 에세이 2019.01.26
신데렐라의 친구 - 1 그 해 12월은 참 특이했다. 연말마다 반복되는 연기 대상이 누구이며 어떤 논란들이 있는지, 올 해 유난히 불우이웃 성금이 잘 안 걷힌다든지, 여야 국회의원들이 다음 해 정부 예산안을 가지고 매일 공격하는 내용이라든지, 어떤 모녀가 30만원을 남기고는 자살을 했다든지, 내년 경기가 .. 소설, 에세이 2019.01.22
13. 여정의 끝 - 2 [이전 페이지에서 계속] 무슨 의도인지 모르지만 그 후로 잊자는 플라테네스의 질문들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 플라테네스는 답답한 마음에 잊자를 볼 때마다 끝없이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그저 맑은 미소로 답을 할 뿐이었다. 그렇게 며칠 또 시간이 흘렀다. "오늘은 긴히 할 얘기가 .. 소설, 에세이 2018.11.22
13. 여정의 끝 - 1 "그럼 여기에 있는 동안 저는 무엇을 하고 지내면 될까요?" 하루가 지난 후 플라테네스가 물었다. "그냥 여기에 있는 동안은 내 농사일이나 도우려무나." "농사일이요? 그게 뭔데요?" 플라테네스의 질문에 잊자는 빙그레 웃었다. "해보면 안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냥 봄이 오면 씨.. 소설, 에세이 2018.11.22
12. 잊자 "저기 나비씨, 혹시 근처에 빛이 나는 검은색으로 돌로 지어진 집 본 적이 있어요?" 플라테네스는 마침 근처를 지나가는 호랑나비에게 물었다. 그렇지만 호랑나비는 그저 고개를 가로저으며 지나갈 뿐이었다. 벌써 일주일째였다. 처음부터 깊은 숲 속이라는 명확하지 않는 장소에 대한 정.. 소설, 에세이 2018.11.19
11. 새로운 봄 "그.. 그래. 가족, 가족 말이야." "그런데 가족이 뭔데?" 플라테네스가 질문하자 이름없는 개미의 얼굴엔 황당하다는 표정이 가득했고 잠시 후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대답을 했다. "두 개미가 같이 사는 것, 그리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것, 그것이 가족이야." "그래? 그럼 이곳에서 나랑 나랑 계.. 소설, 에세이 2018.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