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삼씨 이야기 - 15
15. 죽음 그리고 그 후 10월 들어서 이춘삼은 훨씬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는 그것이 좋았지만 어쩔 수 없이 불안함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불안하게 한 것은, 김회장이 이춘삼이 될 때마다 폐병이 걸린 사람처럼 콜록댔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로 사람이 기침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김회장이 이춘삼일 때는 일단 골치 아픈 바둑도 두지 않아도 좋았고, 요즘처럼 좋은 날이면 같이 가을 길을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다. 10월 중순쯤 어느 날, 김회장이 바둑을 두는 도중에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그전에도 가끔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긴 적이 있긴 했지만 이번엔 뭔가 좀 다른 느낌이었다. 일단 당장 내가 응급조치를 하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