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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당신은 사람입니다. 제가 당신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지만, 그것만큼은 확실합니다. 당신은 사람이기 때문에 반드시, 또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산 속에서 홀로 사는 것처럼 보이는 자연인들 조차도 타인들과 최소한의 접촉은 있어야 합니다. 약초가 아무리 몸에 좋아도 약초만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팔아야 먹고 살 수 있는 식량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정말로 혼자 사는 사람이 있다면, 배가 난파 되어 무인도에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살거나, 다른 사람들이 다 죽어서 혼자 사는 경우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신이 그런 환경에 놓였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매일같이 가족, 친구, 지인, 동창..

나의 이야기 2020.11.03

[가르침] 지식과 경험

스승: 어떤 책을 읽고 있기에 그리 얼굴이 좋아 보이느냐? 제자: 얼마 전 서점에서 오랜만에 좋은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스승: 그렇지. 원래 좋은 책을 만나게 되면 그렇게 웃음이 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무엇에 관한 책이더냐? 제자: 그저 사람의 심리에 관한 책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스승: 듣고 보니 재미있겠구나. 제자: 네, 그렇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니 저 자신에게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 왜 그렇게 불안했는지, 왜 보통 사람들처럼 그렇게 쉽게 살지 못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스승: 그것은 좋은 일이지.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야. 제자: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대화들 2020.10.25

가을, 가을

아침 안개를 머금은 거미줄. 이제 가을 빛이 완연히 나는 은행나무. 전체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붉은 빛이 드리운 단풍나무. 살짝 살얼음이 낄 정도로 추웠던 지난 주말, 아침에 따뜻한 볕을 쬐고 있는 빈고. 변하기 시작한 단풍나무. 다 변한 단풍나무. 이름 모를 나무의 잎. 이름 모를 나무의 잎 2. 민들레는 여전히 꽃씨를 만들고 있다. 은행나무 잎. 들풀인데, 아무래도 국화같다. 집에서 본 앞쪽 풍경. 변하기 전, 변하고 있는 중인 잎들. 반가운 딱새. 아침 햇살을 받은 작은 나무의 잎. 올해 첫 서리가 내린 잎. 가을이 내린 마당 풍경.

사진 2020.10.19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시작 지점

잠자리 서쪽 하늘의 노을 여름에서 가을로 변해가는 하늘 동쪽 하늘의 노을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빈고. 가을 하늘. 가끔 집 주변에 날라오는 물까치. 가을 빛이 슬 보이는 단풍나무. 아직은 가을이 오지 않은 은행잎. 약간은 노란빛이 보이는 은행나무 잎. 여전히 꽃은 피고, 여전히 벌은 꿀을 모으는 중. 봄부터 참 꾸준히 피고 있는 꽃. 밤들이 거의 다 익어 가고 있는 중. 작은 단풍나무와 오후 햇살.

사진 2020.09.28

자유로움의 세 단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고 싶어한다. 사실 실제로 자유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들에게 있어서 자유는 영원한 목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조금만 자유가 억압받는다고 느껴지면, 그것이 그렇게 답답하고 불안하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말하는 자유가 조금씩 다르다. 누구나 원하지만, 자유를 정의하는 것에는 서로 미세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어느 지점이 되면 미세한 차이를 넘어서 아예 다른 차원의 개념이 되고 만다. 그래서 자유를 바라보는 우리들 각자의 시선은 생각보다 다르다. 그럼에도 크게 세 가지 종류 정도로 구분해서 생각해볼 수는 있다. 자유의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노예의 자유이다. 이것은 집안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가 누리는 자유와 비슷한데, 물론 누군가는 그런 삶에 자유라는 말을 붙이는 것 ..

인간과철학 2020.09.26

벽오금학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내 나이 30이 되기 전에 한번 읽었었던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꽤나 오래 전에 쓰였을 것이란 어렴풋한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 이 책을 다시 한번 더 읽고 보니 아주 오래 전에 나온 책은 아니었다. 초판이 92년도였으니까 말이다. 내 기억으로는 70년대쯤 나온 책 같았다. 아마도 책 내용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주인공이 태어난 시기도 그랬고 그의 대학시절엔 군사독재정권이 들어선 시기였던 70년대였다. 그리고 그가 평생 찾아 헤매던 사람을 만나 이 세상을 떠난 시기는 바로 90년대 초반인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초라고 해도 30년은 된 책이다.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뜻도 되고, 작가인 이외수씨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을 것이란 뜻도 된다. 요즘도 간혹 소식이 들..

영화와 책 2020.09.07

바쁜 하루..

오후부터 소나기가 온다고 하더니 3시가 넘어가자 정말로 비가 온다. 비록 아침엔 해가 쨍해서 오랜 늦장마로 인해 한참 보기 힘들었던 햇빛에 말릴 생각으로 널어 놓은 빨래들은 아쉽지만, 비가 오니 하던 것들을 멈추고 그냥 집 안에 들어와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소파에 누워서 창 밖을 보니 지붕에 떨어진 빗물들이 무리를 지어 한 줄기로 떨어져 내리고 있고, 두 걸음 정도 떨어져 있는 나무에 떨어진 빗방울들은 연속으로 나뭇잎을 치면서 묘한 리듬감을 일으키고 있다. 어떨 땐 하나만, 어떨 땐 둘, 어떨 땐 연속으로 셋이 움직인다. 너무 빨라서 그 잎들을 치고 내려간 빗방울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지만, 나뭇잎의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히 눈에 보일 듯 하다. 빗소리와 음악 소리는 왜 이렇게 잘 어울리냐고 좋아..

유머 이야기

사람을 재미있고 즐겁게 해주는 것들은 많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 행복해진다. 그러니 사람들이 매일 가능하면 최대한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경험하고 싶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보통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돈이 든다. 여행을 가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도, 놀이공원에 가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골프나 탁구를 치는 것도 돈이 든다. 그래서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행복들은 돈과 교환을 해야만 가능해진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돈은 한정적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재미와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것을 해야 그럴 수 있을까? 생각보다 그런 것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다행히도 너무도 좋은 것이 하나가 있다. ..

인간과철학 2020.08.19

안전함과 불안함 사이에서

사람들은 매일 움직인다. 집 앞의 가게를 가기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도 있고, 직장에 가기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도 있다. 좀 더 멀리 출장을 가는 사람도 있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민을 가는 사람도 있고, 아예 이 순간 이 세상과 작별을 고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수 많은 떠남이 있지만, 그 떠남마다 동반하는 불안함의 강도는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바로 얼마나 쉽게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올 수 있는가?' 정도로 인해 결정된다. 즉, 쉽게 돌아올 수 있을수록 떠남으로 인해 생기는 불안함의 강도는 작다. 집 앞의 가게에서는 금세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죽음으로 떠났다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앞 집 가게를 가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죽음이 가장 불..

나의 이야기 202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