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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근원, 두려움

인간을 어떤 존재로 정의하는 말들은 꽤나 많다.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호모' 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것들엔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특징도 꽤나 많은 편이다. 이족 보행을 하고 도구를 이용하고 음식을 익혀 먹고, 놀이를 즐기는 것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의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본질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다. 그리고 인간은 두려움의 존재이기에 살아있는 것이다. 두려움은 생명체의 고유한 특징이니까 말이다. 인간은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두려움으로 끝나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평소엔 두려움이 우리들 자신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느껴진다. 마치 결코 일어나지 않는 자기 자신의 죽음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단지 내가 아닐 뿐 지..

인간과철학 2019.12.04

남 탓과 자책

모든 사람들에게 언제나 좋은 일만 생긴다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못하다. 아니, 언제나 좋은 일만 생기면 나쁜 일이라는 개념조차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좋은 일조차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나쁜 일이라는 것은 좋은 일이 있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다. 결국 나쁜 일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나쁜 일은 최대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쁜 일은 일어난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 나쁜 일이 일어날 때 마다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반응을 보인다. 하나는 그 나쁜 일이 일어난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 '남 탓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자책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은 서로 각자 다른 이유로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피해를..

나의 이야기 2019.11.29

김장 담구기

우리 집은 매년 11월 말쯤이 되면 김장을 담근다. 어머니가 주축이 되고 나는 주로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담당하는 형태로 분업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형태로 일이 분업화 된 것은 최근 몇 년 전부터이다. 그전에는 어머니 혼자 거의 다 준비를 하셨고 나와 누나들 그리고 매형들과 아내는 김장을 담그는 당일 날만 가서 몇 시간 배추에 양념 바르는 일만 했다. 원래 김장은 겨울 내 김치를 담그지 못해서 겨울이 오기 직전에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일이다. 그러니 겨울과 봄까지만 먹으면 된다. 하지만 요즘은 김장김치를 거의 1년 내내 먹는다. 특히 잘 익은 오래된 김치는 김치찌개, 김치전, 김치볶음밥, 김치등갈비찜, 김치만두, 삼겹살에 같이 구워먹기까지, 참 쓰임새가 많다. 그래서 우리집도 매년 빼먹..

사람들의 계산법 - 2

::지루함을 처리하는 법:: 만약에 이 세상이 두려움만 해결하면 끝이었다면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참 행복할지도 모른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들만 처리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그냥 마음 편히 놀면 된다. 문제는 '편히 노는 것'이 안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편히 노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난이도로만 보면 최상급의 일이다. 그래서 한 사람을 어딘가에 가두어 놓고 하루 세끼 다 주고, 잠잘 곳을 줘도 당사자가 그 안에서 한 달을 버티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뭔가 어려워? 나는 쉽게 할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그러려면 뭔가 시간을 소모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TV나..

인간과철학 2019.11.20

사람들의 계산법 - 1

제목으로 쓰여진 『사람들의 계산법』이라는 표현은, 사람들이 각자마다 이 세상 속을 살아갈 때 '어떻게 하면 나에게 좀 더 이득이 될 수 있을까'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만약 얻고 싶은 이득이 단순히 돈과 같은 것이라면 계산법 자체가 비교적 쉽겠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이득은 돈 이상의 것이기에 매우 복잡하게 나타나게 된다.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이득은 바로 자신의 행복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계산법이란 표현은 실제로 각자마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판단하는 방법이라고 다시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혼란스러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만약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나름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어떤 행동이 돈을 벌..

인간과철학 2019.11.20

프레임 - 최인철

언제부터 집에 있었는지 모를 책이었다. 몇 번 눈에 들어오긴 했는데 선뜻 읽을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리고 아마도 그 이유는 아마도 제목에 있을 것이다. "프레임", 제목부터 그 내용이 무엇일지 거의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읽어볼 만한 책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쉽게 꺼내지지 않는 책,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우연히 어떤 사람이 한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스스로 책을 만 권 읽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뽑은 베스트 10권 중에 이 책이 들어 있었다. 그 당시 그 기사를 주의 깊게 본 것이 아니라서 정확히 이 책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아마도 맞을 것 같긴 하다. 아무튼 그 후로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영화와 책 2019.11.15

민감함이란 것 - 센서티브

당신은 얼마나 민감한 사람입니까? - 타인에게 고통이나 불편, 신세를 지거나 부탁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피한다. - 친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할 때, 머릿속으로 주고받을 말을 미리 정리한다. - 누군가와의 논쟁에서 패하면, 다음 날이 되어서야 뒤늦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 게 옳았는지 깨닫고 후회한다. -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으면 잠이 오지 않아도 눈을 감는다. -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회사를 그만두거나, 친구와 절연하기도 한다. -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 나는 모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 이상을 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 사람들에게 내 약점이 보이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싫다. - 지적을 받으면 크게 상처 받고, 나라는 ..

심리학 2019.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