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관계의 자리 - 1

아이루다 2019. 10. 24. 07:15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 거의 대부분의 존재는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 , 그것을 꼭 부정적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은 나 자신에게 있어서 아주 큰 도움이 되기에 그렇다.

 

사실 관계는 도움의 수준이 아니다. 삶 그 자체가 된다. 정말로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렇지누군가와의 관계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삶을 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어느 날 그런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있어야 한다면 스스로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운 좋게 즐겁고 재미있었던 날들은 딱히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그날따라 뭔가 다 꼬여서 짜증이 가득하다면 자신도 모르게 이런 불행한 삶을 계속 살아야 할까?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그때 우리를 잡아주는 것이 바로 누군가와의 관계이다. 부모님이 떠오르고, 가족이 떠오르고, 친구가 떠오르고,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지인과의 약속이 떠오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관계를 통해 매일매일 죽음으로부터 구원이 되고 있다.

 

그래서 다들 관계 속에서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정말로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되면 산 속으로 들어가 나 홀로 사는 삶을 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상처로부터는 보호받지만 행복하게 살기는 힘들다. 그리고 어느 날 몸이라도 아픈 날이 오면 왜 사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고는 결국 죽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오래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아야지 아프고 불행하면서 오래 살고 싶어하지는 않다이런 식으로 인간에게 있어서 장수가 삶의 목표가 아니게 된지가 꽤나 오래 되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그 행복을 가져다 주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사실 사람들이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이유도, 강한 권력을 가지고 싶은 이유도, 명성을 얻고자 하는 이유도 결국엔 관계를 잘 맺고 싶어서 그렇다. 자신이 가진 것이 많아서 줄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자신이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놓일수록, 자신이 유용한 존재라는 인정을 받을수록,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수월해진다.

 

이것을 '영향력' 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 어떤 한 사람의 영향력은 그 사람이 관계를 얼마나 유리한 위치에서 맺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영향력을 얻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누구나 원하는 것이라서 경쟁이 치열하다. 영향력이란 속성이 기본적으로 상대 평가라서 그렇다. 그래서 내가 올라가면 누군가 내려가야 하고, 누군가 올라가면 내가 내려가야 한다. 결국 누구나 영향력이 있길 바라기에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만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경쟁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행복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에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행복을 포기한다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영향력을 높여서 관계 속에서 자신을 최대한 높은 위치에 놓는 것이 삶으로 정의가 된다. 사실 삶은 그것이 다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삶의 모든 것으로 알고 살아간다.

 

 

::최초의 전쟁터::

 

처음 관계의 자리를 두고 공식적인 경쟁이 일어나는 시기가 바로 학창시절이다. 그리고 그때 아이들 대부분은 '사춘기'를 겪게 된다.

 

학교에 갈 나이가 된 아이들은 단순히 나이와 사는 지역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교실에 모여서 강제적으로 관계 속의 위치를 두고 경쟁을 하게 된다. 사실 다들 그냥 어쩔 수 없이 학교에 가서 그렇지, 학교는 매우 잔인한 장소이다.

 

원래 경쟁은 비슷비슷한 수준들끼리 해야 할만하다. 하지만 학교는 단순히 편의상 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두는 곳이다. 그러니 그 안에서 일어나는 아이들간의 격차는 일반적으로 성인이 되어서 만들어지는 모임에 비하면 엄청나게 크다.

 

더군다나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매우 중요한 요소는 몇 가지도 채 되지 않는다. 사람이 가진 경쟁 요소는 참으로 다양한데 그 중에서 오직 몇 개만을 가지고 줄을 세우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아이들은 그런 시절을 통해서 한 가지를 확실하게 배운다. 그것은 바로 가장 높은 곳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아이들은 처음으로 관계를 맺을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지를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능력' '호감'이다.

 

능력은 좁은 범위이지만 강하고 확실하게 영향을 끼치고 호감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넓은 범위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다고 해서 능력만큼 강하게 작용하지 못한다.

 

이 특징은 연예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시선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열렬한 팬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 그룹들은 특정 아이들에게만 크고 강하게 영향을 끼치는데 그때는 주로 그들이 가진 외모, 춤과 노래 실력 등의 가진 능력들이 작용한다. 반대로 이효리와 같은 사람은 처음엔 능력이 주로 작용했겠지만 요즘은 호감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능력은 쉽게 드러나지만 성격은 오랜 시간 겪어야만 알 수 있기에 그렇다.

 

능력에는 좋은 외모, 뛰어난 성적, 남다른 운동 능력, 좋은 몸매, , 노래실력 등등으로 구성이 되며 호감은 주로 겸손함싹싹함, 배려심, 따뜻한 마음, 남 다른 공감 능력, 재치와 유머, 밝고 명랑함, 외향적인 성격 등으로 구성이 된다.

 

이 둘을 모두 다 가졌다면 최고이겠지만 보통 그 둘을 다 갖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사실 둘 중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갖기도 힘들다. 또한 이 둘은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쪽에 비해서 다른 한쪽이 너무 부족하면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능력은 충분하지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성격이 부족해서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없는 경우도 있고성격적으로 호감은 충분히 얻을 수 있지만 정말로 능력 그 자체가 중요한 자리에서는 제외가 되는 서러움을 경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능력과 호감을 합쳐서 그 사람이 가진 '매력' 이라고 한다.

 

 

::매력의 변화::

 

매력은 자신이 어떤 관계 속에 속해있는지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자아의 발달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초등학교 시절엔 성격이나 개인적으로 가진 능력보다 오히려 신기한 물건을 가지고 있거나, 떡볶이를 사줄 돈이 있거나, 친구들을 초대해 근사한 생일파티를 치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로 매력이 결정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자아가 발달하기 시작하는 중학교 시절 정도가 되면 매력을 구성하는 요소가 바뀐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오히려 신기한 물건이나 근사한 생일파티로는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수가 없다. 그때가 되면 아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외적으로 가진 요소보다 각자 개인이 가진 요소를 주요한 매력으로 평가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주로 외모나 운동능력 등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그 어떤 무리를 이룬 존재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데, 남자들의 무리에서는 외모보다는 뛰어난 운동능력이 주로 매력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여자들 무리에서는 입담이 좋거나 상대적으로 강해 보이는 큰 키와 중성적 이미지가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남녀가 함께 모이게 되면 그때부터는 외모가 아주 특별하게 작용하게 된다. 그러니까 동성간에서 외모는 그리 매력이 되지 않지만 이성이 함께 모이는 것에서는 외모가 매력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커진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다고등학교쯤 되면 그 매력 포인트는 또 다시 바뀐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공부를 잘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짧은 지식과 경험이지만 아이들은 이미 삶에서 어떤 능력이 가장 중요한지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물론 그래도 꾸준히 매력 포인트가 되는 것은 외모와 성격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사교성 있는 성격은 또 다른 형태의 매력으로 급부상한다.

 

그리고 다양하게 얽힌 매력의 힘은 이후 각자 개인이 있어야 할 자리를 결정한다. 관계 속에서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자리이다. 물론 이 자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누군가는 높은 자리에 있고, 누군가는 중간 자리에 있으며, 누군가는 낮은 자리에 위치한다. 그리고 그 분포는 다이아몬드 형태이다. 위 아래가 적고 가운데가 크다.


 

::높은 자리::

 

관계에서의 높은 자리는 소수만이 있을 수 있으며 대부분 남다른 매력을 가진 존재들이 위치한다. 뛰어난 외모, 남다른 사교성뛰어난 성적 등이 주로 영향을 미치며 어떤 경우엔 아주 특별한 집안 소속이라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재벌가 자녀일 경우엔 딱히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위권에서 소속될 수 있다.

 

타고난 능력이 남다른 면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높은 자리에 위치하게 되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덜 힘든 사춘기를 보낸다. 질투심이나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거의 느끼지 않기 때문에 밝고 명랑한 성향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 또한 그렇기에 속이 덜 꼬여서 착해 보이면서 성격적 호감도도 높아질 수 있다.

 

딱히 못된 성격만 타고나지 않았다면 다른 아이들에게 인기도 많고 어디에 가도 존재감을 가지고 있기에 삶을 쉽게 살아갈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무리가 지어지는 새 학년이 되어서도 초반부터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도 그리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무리에 들어갈 때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때마다 새롭게 자기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것은 생각보다 매우 까다로운 일이며 자리를 잡는 동안 제법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이미 자리가 고정된 오래된 모임에 가는 것이 편한 것이다. 이미 자리 경쟁이 다 끝난 관계이기에 딱히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대신 스릴은 없다. 그래서 지루하기는 하다.

 

높은 자리에 오른 아이들은 평생 이런 종류의 스트레스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다. 그래서 감정기복이 적고 삶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 어디에 가서도 자신감이 있으며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이런 특징은 이후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는데 가능하다며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위기가 닥쳐와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자존감' 이란 이름으로 평가가 되면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어서 보통 사람들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중간 자리::

 

이 자리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경쟁도 가장 치열하다. 다들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자 하지만 뭔가 조금씩 부족해서 그 자리에 오르기가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다들 그 자리를 노리기에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올랐다고 주장해도 확실하지 않다면 쉽게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것은 누가 봐도 확실히 탁월할 때만 인정되기에 조금 더 잘하는 수준은 그냥 같은 수준의 경쟁 상대로만 여겨질 뿐이다. 끝없는 질투와 암투가 일어나는 현장이며 가장 생동감이 넘치는 현장이다. 그것이 매우 흥미진진하기는 하지만 그만큼이나 상처도 많이 받게 되고 스트레스도 많이 느낀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지만 결국 오르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자신만의 대안을 찾아 낸다.

 

1. 꼬봉형: 스스로 올라가지 못하니 높은 자리에 있는 아이들에게 빌붙는 방법이다. 그래서 마치 자신이 높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방법이다. 사실 대안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자리는 높아질지 모르지만 자신의 것이 아니기에 자존감은 바닥인 상태가 되고 만다. 그래서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그리고 이렇데 되면 더욱 더 자신을 미워하기 되기에 약자를 괴롭히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더해서 이런 무리의 중심이 되는 높은 자리에 있는 아이 역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한데 예쁜데 머리가 나쁘거나, 딱히 별 다른 매력이 없는데 집안 배경으로 그 자리에 있거나, 타고난 성격이 폭력적이어서 그렇게 높은 자리에 있는 경우가 해당이 된다.

 

2. 아부형: 이 경우는 1의 경우보다는 머리가 좋아야 하는데높은 자리에 있는 아이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자신이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원래 높은 자리에 있던 아이들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사다리를 탄다. 그리고 실제로 성공하게 되면 높은 자리에 올라 있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자리에 있는 아이들이 누리는 것들을 다 누리고 살아가게 된다. 어둠 속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 무엇보다도 어디에 가서든 그 무리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선별해내는 능력과(줄을 타는 능력그 사람의 신임을 얻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

 

주변에서 아부만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싶지만 그래도 어디에서든 제 몫을 잘 하고 윗사람에게도 잘하는, 그리고 아랫사람까지 잘 챙길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도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야말로 능력이 아닌 타고난 성격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된다.

 

3. 자립형: 현재의 자리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적당히 그 관계 속에서 행복을 즐기면서도 자신만의 행복도 즐기는 유형이다. 그러니까 현재 자신이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에서 오는 행복 말고도 다른 행복들도 커서 딱히 그 관계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생각이 없다. 또한 관계 자체도 어느 정도 적절히 잘하는 편이라서 관계 안에서도 행복하고 혼자서도 행복할 수도 있는 유형이다.

 

그 덕분에 관계로부터 어느 정도는 자유롭다. 또한 그런 태도로 인해서 오히려 다른 아이들과 더 잘 지낼 수 있게 되는데, 일단 관계에 대한 집착이 사라져서 쿨해 보여서 그렇다하지만 그런 태도로 인해서 자신에게 매력을 느끼고 호감을 표현하는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곧잘 생기기도 한다. 관계에 있어서 집중을 하지 못하기에 보통 아는 사람들은 많으나 절친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주로 가족이 절친이 된다.

 

4. 은따형: 세 번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혼자 행복한 것은 잘할 수 있지만 관계 그 차체를 잘 맺지 못한다는 점이 3번과의 차이점이다. 그래서 관계 속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지만 관계가 그리 중요하지 않기에 그리 신경 쓰지도 않고 실제로 자신이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한다.

 

사실 여기에 속한 사람은 개인적인 능력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능력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다지 매력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경우에 속한다. 하지만 본인은 충분히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능력들을 활용해서 혼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에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 성격적으로 관계를 맺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결국 자신도 모르게 따돌림을 당하고 그 스스로도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을 따돌리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게 되면 관계 속에서 외톨이가 되고 만다.

 

특히 관계 그 자체가 일종의 기술이라서 오래 훈련을 해야 늘어나는데 타고난 능력도 부족하고 더군다나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것을 훈련할 기회조차도 없었기에 결국 관계를 맺는데 아주 서투르게 된다. 그러니까 결국 눈치가 없는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다. 원래 은따가 되는 것은 눈치가 없는 사람이다.

 

5. 왕따형: 4번 은따형은 다른 아이들이 따돌리는데 그 자신 역시도 같이 따돌릴 수 있지만 반대로 왕따형은 그러지도 못해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그 관계 속에서 계속 있으려고 하기에 생겨난다. 그러니까 혼자서도 놀지 못하면서 남들과도 놀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삶이 가장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이런 경우는 주로 성격으로 인해서 생겨나는데 자신에 대한 자신감 부족, 그러니까 삶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갖지 못해서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소심하고 유약한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을 대상을 1번에 속한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폭력을 쓴다. 자신의 열등감을 풀기 위해서 약해 보이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6. 독립형: 어떤 이유로든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유형이다. 그래서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을 배척한다. 외모, 성적과 같은 것들이 삶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만이 인생의 중요한 가치라고 믿으면서 살아간다. 일종의 은따이지만 은따와는 또 다른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남달라 보이기도 하고 뭔가 다른 삶을 사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도 대부분 그저 관계 맺기 능력이 부족하거나 딱히 매력이 없기에 선택한 대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일반 사람처럼 변한다.

 

그래서 학창시절 남다른 기행을 하면서 전설적인 이야기를 남긴 선배들이 나이를 먹고 너무도 평범해진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어떤 사람들은 평생 동안 아주 특별한 일을 하면서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스님이나 신부가 되어서 종교적으로 특별해지기도 하고, 환경 운동가가 되기도 하고아프리카와 같은 곳에 가서 평생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경우 일반적인 관계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아예 일반적인 관계를 맺을 기회도 시간도 없기에 그렇다. 그래서 정말로 평생 동안 다른 사람들은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독특한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

 

 

::아래 자리::

 

마지막으로 타고난 매력 자체가 많이 부족해서 아예 자리 경쟁에 조차 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속한 아이들은 관계를 맺을 기회조차도 부족해서 나중에 필요한 사회성조차도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그야말로 삶이 평생 동안 짐처럼 느껴지게 된다.

 

여기에 속한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이 된다.

 

1. 폭력형: 올라가지 못한 자리에 대한 원인을 자신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여기는 유형으로 끝없는 불만과 폭력적 성향을 드러내는 경우이다. 주로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심한 경우 연쇄 살인범이나 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죽는 미국형 총기 살해범이 되기도 한다.

 

끝없는 열등감을 드러내며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며 쉽게 감정적으로 동요해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그야말로 관계 속에서 암적이 존재가 된다.

 

2. 자기 혐오형: 자신이 어느 자리 이상 가지 못한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는 유형이다. 그래서 이들의 가장 나쁜 결론은 자살이 된다. 1번 폭력형은 남을 죽이고 2번 자기 혐오형은 나를 죽인다. 어디에 가서도 존재감이 거의 없고 삶의 에너지도 거의 없어서 사는 것인지 살아지는 것인지 구분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운이 좋다면 좋은 사람을 만나 뒤늦게 펴지기도 한다. 자기 혐오에 빠져서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장점을 뒤늦게라도 알아서 그것을 통해 인생 후반이 나름대로 괜찮게 흘러가기도 한다. 특히 젊은 시절 경험했던 그 깊고 오랜 좌절감의 시기를 기억하기에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능력이 발달해서 인생의 후반부에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단지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정말로 아껴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 관계로부터 생겨난 상처는 오직 관계만이 해결 가능하기에 그렇다.

 

3. 혼합형: 실제 삶 속에서는 자기 혐오형인데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새롭게 나타난 유형이다. 그것은 바로 온라인 악플러가 되는 사람들이다. 현실 속 자신의 찌찔함과 못남을 직접 만날 일이 없어서 오직 글로만 승부를 낼 수 있는 온라인 상에서 자신감 넘치게 행동하는 유형이 여기에 속한다. 사실 말이 자신감이고 실제로는 그저 끝없는 악플만 달고 산다.

 

1번 폭력형은 현실에서 폭력이라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그것조차도 할 수 없어서 그저 모니터와 키보드만 가지고 폭력을 쓴다. 그러다가 고소라도 당하면 금세 자기 혐오형이 되어서 반성문을 쓰고 빈다. 그래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여서 자신들의 그런 행위를 정당화시키면서 살아간다.

 

폭력형은 그저 그 주변 사람들만 괴롭히고 산다면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인터넷이 되는 그 어느 곳이나 다른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문제가 있다. 단지 그것이 그래도 육체적 폭력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폭력도 매우 크게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어쩌면 최근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시대엔 가장 위험도가 높은 유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관계의 분포::


높은 자리는 대략 인구의 5% 정도가 해당이 되고 중간 자리는 80% 정도 그리고 낮은 자리는 15% 정도 보면 된다. 상위권이 가장 적은 이유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중간 정도 하는 것을 중간이 아닌 못한다고 여기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원래 부정적인 것에 더 민감해서 그렇다그래서 실제로 배치는 10 : 80 : 10 정도 되어야 맞지만 어쩔 수 없는 5 : 80 : 15와 같이 밑 쪽으로 처짐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 잠재적인 규칙은 학창시절 이후에도 늘 동일한 형태로 반복이 된다. , 어떤 종류의 모임이든지 전체적으로 비슷한 구성을 보인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유의 관계는 조금 다른 형태를 띠게 된다. 그것은 바로 평준화 현상이다.

 

물론 요즘은 영재고나 특목고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시작되긴 하지만 아무튼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이 바로 같은 학번 동기들이 모두 자신과 비슷한 자리에 있다가 온 아이들이란 점이다. 그러니까 거기엔 고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너무 높아서 한참 멀리 있어 보이는 아이들도 없고 너무 낮아서 보이지도 않았던 아이들도 없다. 그리고 적어도 성적만큼은 자신과 비슷한 자리에 있었던 아이들이 모인다.

 

그러니까 결국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이제 자리 경쟁을 벌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대학교 시절은 고등학교와는 달리 그리 강압적이지 않다. 어떤 강의를 듣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는 자유로우며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도 많이 자유롭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한 시기엔 공부를 하는 것만이 가장 현명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기에 공부만 해도 된다. 다행히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 관계는 미묘한 틈을 드러낸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로 자신과 잘 맞는 다른 사람들만을 골라 친구로 사귀면서 살아간다. 불편할 것 같은 관계는 아예 맺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그저 대학시절이 끝이다. 본격적으로 취업을 하게 되면 또 다시 관계가 강압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회사 역시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무리이지만 오히려 관계 그 자체는 강압적이었던 고등학교 시절과 비슷하다.

 

그래도 회사는 일만 잘해도 그냥 저냥 살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잦은 회식, 끝없는 신경 써야 하는 조직 내의 구조적 위치, 협업이 필요한 타 팀과의 관계 등등이 숙제로 남는다. 그래도 수십 년간 쌓아온 관계 맺기 능력을 통해서 적당히 살아갈 수는 있다. 더군다나 이미 직급이라는 구조로 강제적으로 자리 배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자기 자리를 잘 잡기 위해서 불필요한 노력을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점은 취업까지 온 사람들이라면 대충 다 어느 정도까지는 상식적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라서 소수의 몇몇으로 인해서 무척 힘든 면도 있긴 하다. 그래도 여전히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일반 회사원들의 사람 스트레스가 훨씬 적다고 할 수 있다.

 

 

::눈치가 가진 힘::

 

타고난 능력이 어떤지, 주어진 성격이 어떤지 상관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여기기에 결국 그것에 평생 집착을 하게 된다. 오직 아예 관계망 자체에서 떨어진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것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행복한 삶이 되기는 힘들다.

 

그리고 그 자리를 결정할 때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잘 봐야 한다.


 

보통 '눈치를 본다' 라는 표현은 그리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누군가에게 종속적인 존재처럼 느껴지기에 그렇다. 하지만 거꾸로 눈치가 없는 사람과 같이 지내보면 '눈치'가 관계에서 얼마나 필수적인 능력인지 깨달을 수 있다.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는 사람, 빠져야 할 때 빠지지 않는 사람, 최대한 부드럽게 거절을 했는데 집요하게 요구하는 사람 등등, 눈치가 없는 사람과 함께 하다가 보면 진이 다 빠지고 결국 나중에 화를 내서야 만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눈치가 없는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착하고 눈치 없는 사람보다 좀 나쁘더라도 눈치라도 있는 사람이 더 낫다고 여긴다.

 

눈치는 종속적인 성향의 대명사이기도 하지만 좋게 표현하면 상대방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잘 읽어내는 능력이다.

 

보통 인간의 의사전달 수단은 '' 이라 ''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말과 글은 그 사람이 전달하고자 하는 진짜 의사를 채 20%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눈치는 말과 글에 가려서 숨겨져 있는 그 사람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아채는 능력이다. 그것을 잘하면 잘할수록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누군가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라는 말을 했더라도 그 사람이 정말로 그것을 하고 싶어하는지 여부는 그 사람의 표정, 몸 동작, 말투, 상황, 평소 성격 등을 참고해서 다시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정말로 하고 싶어하는지, 그냥 해보는 소리인지, 오히려 하고 싶지 않는데 비꼬는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 사람의 진짜 욕구를 모르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게 되면 눈치가 없는 사람이다. 거절했다면 그것이 정말로 거절인지 아니면 겸손을 떨어 보는 것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잘 관찰해보면 대상의 표정과 동작에서 다 드러난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고 계속 반복해서 제안하거나 아니면 한번 거절했다고 바로 뒤돌아 서게 되면 그것이 문제가 된다. 그 의도를 모르고 계속 제안을 하면 불편한 느낌을 주고, 그냥 바로 뒤돌아 서면 뭔가 치사한 느낌이 든다.

 

어떤 면에서 눈치는 관계의 자리에서 자신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만한 위치에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듯 행동하면 좋아하지 않기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는 일이 매우 중요해서 그렇다.


그러니까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이 그리 높지 않다고 느끼는데 눈치없게 자신이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 바로 그 사람은 그 즉시 '재수가 없다', '나댄다' 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나마 자신보다 낮은 곳에서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그냥 넘어가지만 한참 자신보다 아래라고 판단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과 비슷하게 굴거리 심지어 더 높은 듯 굴면 참지 못한다.

 

누군가 머물 자리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인정해줘야만 그 자리가 자기 자리가 된다. 하지만 모두가 그것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모두가 다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그 자리가 자리 자기인 것을 확신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두뇌 풀가동을 해야 한다. , 그 자리 근처에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뜻이다.

 

사장이 자신을 인정해서 어느 팀의 팀장으로 발령 냈다고 해서 그 팀원들이 자신을 제대로 따를지 여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그런데 눈치 없게 팀원들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모르고 계속 팀장의 권위만으로 팀을 운영했다가는 결국 트러블이 생기고 만다.

 

물론 사장이 온전히 자신의 편이면 괜찮겠지만 사장도 조직 장악을 제대로 못하는 팀장을 계속 신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팀장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회사에서 나가야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눈치가 없는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놓일 때마다 크게 좌우충돌을 겪기도 하고 아니면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크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그러니 누가 눈치 없는 사람을 좋아하겠는가? 결국 눈치가 없으면 관계 속에서 은따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눈치가 없어서 자신이 은따인줄도 모른다는 점이다.


눈치를 볼 수 있지만 그것이 너무 과해서 어느 정도 선에서 무시하는 것은 나름 괜찮지만 아예 처음부터 눈치가 없는 것은 인간관계를 맺는 일에서 꽤나 치명적인 단점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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