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관계의 자리 - 2

아이루다 2019. 10. 24. 07:31

 

::새로움 모임 내에서 자리가 정해지는 과정::

 

어떤 종류의 모임이든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적절하게 자리가 잡힌다. 물론 대부분은 불만이 있겠지만 어찌할 수 밖에 없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적당히 타협을 한다. 그런데 사람의 모임은 늘 같은 사람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가 자리에 흔들림이 생겨난다.

 

그로 인해서 새로 들어온 사람은 그와 비슷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경계의 대상이 된다. 누가 딱히 의도하는 것은 아니고 서로 미리 약속한 것도 아니지만 구성원들 대부분이 거의 같은 마음으로 그 사람을 일단 적으로 간주한다.

 

그나마 이런 관계의 자리에 그리 연연해 하지 않는 착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눈치도 있어서 적당히 그 자리에서 잘 지내는, 일종의 인덕이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챙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힘으로 새로운 사람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뿜어내고 있는 경계심에서 버티고 자리를 잡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를 잡는 과정도 새롭게 들어온 사람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난다.

 

1. 새로 들어온 사람이 평범한 경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하며 그렇게 새로운 모임 속에 들어갈 때마다 당사자는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미 구성되어 있는 모임 내의 사람들의 집단 견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새롭게 들어온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바로 가장 밑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래 가운데 정도 위치였던 사람이 가장 밑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려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나마 눈치가 빠르면 그 시기가 빠르게 지나간다반대로 눈치가 없다면 오래 걸린다. 아무튼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긴 한다. 평균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존 구성원들의 눈치를 보고, 누가 자신의 위인지, 누구를 자신의 밑으로 깔 수 있을지를 결정하면서 천천히 자기 자리를 찾게 된다.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그 자신이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 대해서 기존 구성원들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 기득권이 된다.

 

2. 새로 들어온 사람이 모임 내의 높은 자리의 사람의 소개로 들어온 경우이다. 쉽게 말해서 재벌 가의 아들로 태어나 젊은 나이에 이사가 되는 경우이다. 그나마 회사는 위계 질서가 확실한 조직이라서 괜찮지만 일반 모임에서는 아무리 회장의 비호를 받아도 새로 들어온 사람이 딱히 자기 증명도 하지 않은 채 회장과 비슷한 자리인 듯 행동하면 결국 나댄다는 평가와 함께 뒷담화의 대상이 되고 만다. 그러다가 결국 모임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3. 새로 들어온 사람이 눈치를 보는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어디에 가서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이다. 보통 오랜 시간 은따로 살아왔으며 그 자신도 관계를 맺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과 거리를 재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 사람이 모임에 들어갈 경우에 나타난다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움직임 자체가 주변 사람들을 자극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만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지금 현재 구조가 원래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렇게 본인이 미움을 받으면서 기존 자리 구조를 흔들어대는 사람을 재미있어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신의 자리를 좀 더 높이는 계기로 이용할 수도 있기에 잘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들 조차도 마지막에 자신이 얻을 것을 얻고 나면 배신을 한다.

 

전체를 위해 좋은 일을 했을지 몰라도 그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결국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려서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일 열심히 하고 욕을 먹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4. 새로 들어온 사람이 아주 탁월한 능력으로 금세 전체를 휘어잡는 경우이다. 기존 모임의 최상위에 위치한 사람조차 훌쩍 뛰어 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새로 들어온 것으로마치 오래된 조기 축구 모임에 전직 국가대표가 오는 상황과 같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비록 자신의 높이가 낮아졌더라도 전체가 같인 낮아졌고 더해서 아주 잘난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아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경우는 흔히 일어나지는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보다 탁월하게 잘난 사람은 존경하고 따르며,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는 경쟁하고 질투하며, 자신보다 한참 못난 사람은 무시하고 혐오한다.

 

 

::자리의 위치가 주는 이득들::

 

사람들이 관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왜 다들 그렇게 자신의 영향력이 높아지길 바랄까?



  

결국 그 이유는 하나뿐이다.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그러니까 모임 내의 영향력이 있다는 말은 그 모임 전체가 뭔가를 하려고 결정할 때 조금이라도 자신이 더 행복한 쪽으로 의견을 낼 수 있다. 평범한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라도 회장의 직함을 맡고 있으면 그 모임에서 여행을 떠날 때 자신이 좋아하는 바다로 가는 방향으로 결정하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먹는 음식을 결정할 때도, 자리 배치를 할 때도, 가서 무엇을 할지 결정할 때도 계속 자기에게 좀 더 유리하게 결정할 수 있다. 그러니 회장이라는 자리가 귀찮기도 하고 또한 욕도 먹을 수 있는 자리임에도 그 자리를 놓지 않으려고 한다.

 

단체 톡방에서 주말에 어딘가를 가자는 의견이 나올 때도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제안하는 것과 반대로 영향력이 거의 없는 사람이 제안하는 것은 전혀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대부분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 한 얘기는 그냥 아무도 대꾸도 안하고 넘어가고 반대로 영향력이 큰 사람이 한 말은 그냥 해본 말이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서 계획이 세워진다.

 

더해서 영향력이 없는 사람은 어딘가를 갈지 말지를 결정할 때도 거의 아무런 영향을 끼치니 못한다. 그러니까 일이 없어서 못 간다고 하면 그냥 그러라고 한다. 반대로 영향력이 큰 사람은 그 사람이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하면 전체 스케줄이 변경된다. 이런 식으로 영향력은 잘 보이지도 않지만 언제나 작동하고 있다.

 

그래서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모임 내에서 행복하기 쉽고 반대일수록 자기가 별로 안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그렇다고 해서 불만을 얘기해봐야 그럼 '안 오면 되지' 라는 대꾸밖에 들을 수 없다. 이것은 상처이지만 그럼에도 관계 없이 행복할 방법이 없기에 그냥 계속 참석하게 된다. 슬픈 일이지만 한번 정해진 자리는 대부분 평생 동안 그 자리로 고정되는 편이다.

 

단지 학창시절엔 가끔 극적으로 자리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소풍이나 수학여행 그리고 체육대회 같은 행사를 통해서 생겨나는 신데렐라들이다.

 

소풍이나 수학여행에 가서 최신 유행하는 노래를 정말로 멋지게 잘 부르거나 어느 아이돌 가수의 안무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춤 실력을 발휘하게 되면 그 아이의 위치는 그 후 수직 상승한다. 체육대회 날 반대표로 나서서 계주 마지막 주자로써 대 역전극이라도 펼치게 되면 그 아이 역시도 그 후 반의 영웅으로써 높은 자리에 위치할 수 있다.

 

이렇게 극적이지는 않아도 사회에서도 비슷한 일들은 있다. 일을 잘 못해도 술자리에서 술을 잘 먹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잘하고, 술 먹으면 재미있어지는 경우의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혹은 운 좋게 사장이 즐기는 취미를 아주 잘해서 그 능력으로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가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든 다양한 능력을 갖추면 갖출수록 운 좋게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좀 더 높게 정해질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능력을 가지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리에 관한 입장들:

 

자신이 있고 싶은 자리와 실제 자리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질투심, 열등감, 피해의식 등이 심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반대로 비슷할수록 자기 만족감이 높고 행복해진다. 물론 전체적인 위치 자체도 크게 영향을 끼치지만 어쩌면 현재의 자리에 자신이 얼마나 만족하느냐 여부가 행복에는 더욱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 대해서 많은 신경도 쓰지만 다른 사람들의 자리에도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상대 평가이기에 그들의 자리 변동이 자신의 자리에 영향을 끼쳐서 그렇다. 그리고 이때 상대의 자리에 대해서 크게 세 가지 형태로 평가를 한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보다 훨씬 높게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이다. 그럴 경우 상대가 욕심이 많다고 느낀다. 그리고 '재수가 없다', '너무 나낸다' 는 평가를 내린다. 그래서 다수가 그렇게 느낄 경우 뒷담화의 대상이 되고 만다.

 

두 번째는 그 자리가 그 사람에게 어느 정도 맞는다고 느끼는 경우이다. 그래서 은근히 견제를 하기도 하지만 크게 어떤 신경을 쓰지 않는다.

 

세 번째는 어떤 사람이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자리에 비해서 너무 낮다고 느끼는 경우이다. 그래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러면서 그 사람에게 '너는 그런 취급을 당할 사람은 아니야' 라고 말해준다.

 

반대로 자기 자신이 상대에게 받는 입장도 있다.

 

첫 번째는 상대가 내가 믿고 있는 자리 이하로 취급을 한다는 느낌이 들 때이다. 다른 말로 하면 '나를 무시하는 것' 이다. 그래서 기분이 몹시 상한다. 심한 경우 '감히' 라는 생각도 든다. 도대체 나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저런 식으로 행동을 할까 하면서 화가 난다.

 

그래서 복수심에 불타기도 하고 화가 나서 자신과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 신나게 뒷담화를 하기도 한다. 아무튼 어떤 식으로든 나쁜 감정을 많이 느낀다.

 

두 번째는 자신이 받을 만큼 대접을 받는 경우이다. 하지만 은근히 기분은 좋지 않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좀 더 높은 자리에 있길 원하기에 딱 자신이 받을 대접만 받으면 무시는 받지 않아서 괜찮지만 뭔가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 더 심해지면 서럽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세 번째는 자신의 자리보다 훨씬 더 높은 자리로 대접을 받는 경우이다. 기본적으로 기분은 좋지만 뭔가 불안하면서 불편함을 느낀다. 자신의 자리가 여기가 아님을 알기에 어쩔 수 없이 느껴야 하는 긴장감이다. 언제라도 자신의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되면 그때 사람들의 호의는 금세 적의로 바뀔 수 있음을 알기에 생겨나는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형태::

 

자신에게 적정한 자리와 자신이 적정하다고 믿는 자리는 대부분 다르다그리고 서로 달라야 정상이다그런 다름은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나며 관계에 있어서 각자마다 고유한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이것에 관해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자.

 


1.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 자신의 자리를 충분히 잘 활용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가끔은 오만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럴만한 능력이 바쳐주기에 큰 무리는 없다. 단지 높은 자리에만 있었기에 중간이나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

 

흔히 왕족으로 태어나 평생 왕족으로 살다가 죽는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재벌 집 자제나 아주 뛰어난 머리를 가진 집안에서 태어나 자란 경우도 비슷하다. 태생부터 일반 사람들과 차이가 심하기에 아예 처음부터 보통 사람들과 분리되어 있다. 이들에게 일반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2. 높은 자리에 있지만 낮게 있는 척을 하는 경우: 이 경우는 1번의 단점인 오만함을 빼서 좀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다들 오만한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에 마치 자신이 좀 더 밑에 있는 듯한 연기를 한다. 하지만 너무도 오랫동안 연기를 해와서 본인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착각을 한다.

 

흔히 종교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종교인이라는 높은 자리에 올라 보통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잘 계산되고 익숙해진 겸손함을 믿으며 존경심을 표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들이 겸손한지 아니면 겸손을 떠는지는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 본인만이 알 뿐이다.

 

3. 높은 자리에 있지만 정말로 낮게 있는 경우: 높은 자리에 있지만 그 한계를 뚫은 사람들이다. 2번하고 비슷하지만 정말로 밑으로 내려와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진짜로 낮은 자리에 있어서 존재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아주 소수의 종교인들과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삶을 사는 정말로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 유형에 속한다. 그리고 사실 그들이 정말로 그런지 여부는 정확히 알 수도 없다. 단지 그들이 걸어온 삶의 족적을 통해서만 겨우 그것을 짐작할 수 있다.

 

4. 높은 자리에 있지만 자신의 능력이 아닌 배경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경우: 높은 자리에 있는 유형 중에서 가장 최악의 경우인데, 자신의 능력으로 그곳에 속해 있는 것을 본인도 알기에 평생 자기 증명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살게 된다.

 

더군다나 매일 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과 비슷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기에 어쩔 수 없는 열등감과 질투심 속에서 매일 삶이 파괴되어 버리고 만다. 차라리 그런 자리에 오를 배경에 없었다면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사람이 타고난 배경으로 인해서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있게 됨으로써 평생을 허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5. 중간 자리에 있지만 높은 자리에 갈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가진 경우: 애매하게 잘난 사람이 속하는 유형이다. 분명히 잘나긴 했는데 확실히 높은 자리에 오를 만큼 잘나지는 못했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는 잘남을 인정받을 수 있기에 젊은 시절엔 열등감으로 인해 힘들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나아진다.

 

간혹 여기에 속한 사람들 중에서 내면의 욕망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 라고 노력해서 높은 자리까지 억지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럴 경우 자신이 밟아 온 그 힘든 삶의 여정으로 인해서 타인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사라지게 된다. 그러니까 누가 힘들다고 하면 '노력하면 된다' 라고만 여긴다. 그리고 이 세상 사람들이 힘들게 사는 이유는 모두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꼰대가 되는 것이다.

 

6. 중간 자리에 있지만 대충 만족하고 사는 경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속한 유형이다. 물론 분명히 불만은 존재한다. 그래서 틈만 나면 어딘가에서 자신이 얼마나 잘난 존재인지를 자랑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어리석게 매번 자랑만 하다가 관계를 망치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자랑도 들어주고 자신의 자랑도 하면서 살아간다.

 

이 유형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얼만큼이나 듣는 사람들 반발감이 없이 자기 자랑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가장 좋은 형태는 바로 재미있게 자기 자랑을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7. 남들은 중간자리에 있다고 여기지만 본인은 높은 자리에 있다고 믿는 경우: 자신은 더 높은 자리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끝없이 자기 자랑만 늘어 놓는다. 자랑을 적당해 해야 사람들이 남아 나는데 너무 자랑을 많이 해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낮은 자리로 취급을 받기도 한다.

 

보통의 자리에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너무 커서 언제나 열등감과 질투심에 사로잡혀서 산다. 누군가 잘됐다고 하면 마구 무시를 하고 자신에게 조금만 좋은 일이 일어나면 주변 사람들을 다 붙잡고 자랑을 하는데 이용한다. 이 유형에 속한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존재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자랑을 하기 위해서이다.

 

8. 능력으로는 중간 자리에 있을만한데 매력이 부족한 경우: 학교나 회사와 같은 강제적 모임은 그렇지 않지만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만나는 자리에서는 능력보다도 오히려 성격이 더욱 더 큰 매력 요소가 된다. 그리고 이때는 외모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더해서 말투나 억양 등도 중요한데 같은 말이라도 부드럽게 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하고 사납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본인은 자기 자리가 맞는다고 믿고 더해서 누가 봐도 그 사람 자리가 맞을지 몰라도 그 사람이 가진 성격 문제로 인해서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그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게 된다. 이런 불일치는 결국 갈등을 만들어 내는 문제로 번지고 어쩔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

 

9. 자기 자리를 잘 못 찾는 경우: 그것이 관계를 맺는 경험의 부족이든 아니면 타고난 관계 맺기 능력 부족이든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특히나 숨겨진 감정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서 자기 자기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유형이다. 사실 이 유형이 높은 자리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그냥 계속 높은 자리에 있으면 되니까 말이다. 문제는 중간 자리나 낮은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자기 자리를 제대로 잘 찾지 못할 때는 꽤나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모두들 가능하면 높은 자리에 오르길 바라기도 하지만 또한 그 경쟁을 스트레스 받아야 하기에 오직 좋아하지만은 않는다. 끝없이 눈치도 봐야 하고 남들 눈에 잘나 보이기 위해서 자신을 쥐어짜야 하기에 그렇다. 그런 과정은 성공했을 때는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늘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성공했다고 해도 잠시만 행복할 뿐 곧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서 또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적정선에서 자신의 위치를 고정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어떤 모임이든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그렇게 안정된 모임에 누군가 새로 들어온 사람이 밑에서부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처음부터 좌우충돌을 하면서 끝없이 이미 고정되어 있는 자리를 흔들면 그것은 결국 전체의 불편함을 초래한다.

 

그러니 결국 그 사람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기존 회원들의 연합전선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때는 그간 은밀히 이뤄지던 그들 사이의 경쟁도 멈춘다. 그리고 새롭게 나타난 공동의 적을 목표로 삼는다그리고 나서 하는 일이 바로 새롭게 들어온 사람에 대한 뒷담화이다더해서 직접적인 견제도 이뤄진다. 설령 그 견제가 도를 넘는 것이라고 해도 다수의 나머지는 침묵으로써 그 견제에 힘을 보태기도 한다.

 

이런 경우 좋게 끝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서로 상처를 받은 채 결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회원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안정적인 자리 구조를 흔들었기에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새로 들어 온 자기 자리를 잘 못 찾는 회원은 다수로부터 따돌림이나 뒷담화를 당했기에 영문도 모르고 상처를 받게 된다.

 

10. 그런 자리 경쟁이 불편해 최대한 혼자서 지내는 경우: 자리를 두고 이뤄지는 경쟁은 기본적으로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두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매달리게 되고 위로 올라가는 느낌이 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보상 때문에도 멈추질 못한다.

 

누군가의 인정, 누군가의 칭찬, 누군가의 격려, 누군가의 안타까움 등의 말들을 모두 믿으면서 그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런 다른 이들의 말들이 사실 다 거짓말임을 깨닫는 때가 있다. 그들 역시도 그저 자신이 높아지길 바라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결국 크게 실망하고 관계 속에서 그런 경쟁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소수의 사람들하고만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시간을 그들과 다 보낼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 혼자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혼자 영화보기, 혼자 쇼핑하기, 혼자 여행하기, 혼자 밥 먹기, 혼자 술 먹기 등을 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좋은 면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누군가와 함께하는 행복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그런 경쟁들이 너무 싫어서 차라리 그런 행복은 포기하는 것이 더 낫다고 느낀다.

 

사실 과거엔 관계가 생존 그 자체였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무리에서 버려지는 것은 바로 죽음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대 문명 사회에서 관계는 직접적으로 생존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꼭 관계 속에서만 살 필요는 없다. 그래서 사회 속 관계들과 적정하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사는 것도 나름 괜찮다.

 

11. 낮은 자리에 있지만 받아들인 경우: 비록 사회적으로 낮은 계층에 속하긴 하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 만족하면서 사는 경우이다. 그리 높지 않는 수입, 그리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 그리 많지 않는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행복하게는 살 수 있다.

 

가족을 꾸리고 그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삶을 살아간다.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사는 것 그 자체로 삶이 빛날 수 있다. 하지만 가족 이외에 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수는 없다. 타고난 능력 부족으로 인해서 주로 중간 자리에 속한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에 가기는 쉽지 않다.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지식적으로도 힘들다. 그래서 결국 주로 가족에게 헌신하는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12. 낮은 자리에 늘 불만을 가진 경우: 사회적으로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어려서부터 가지게 된 불만이 성인이 되었을 때 폭력의 형태로 배출이 되며, 정신적 육체적 폭력을 모두 이용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몹시 힘들게 한다.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많다.

 

13. 낮은 자리에 불만은 있지만 그것을 자기 탓으로 하는 경우: 삶이 너무도 찌그러져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도 싫기 때문에 매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살아가게 된다. TV 속 드라마, 아는 이들의 SNS, 단체 대화방 조차도 말을 못하고 보기만 한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대화에 잘 끼지도 못하고 언제가 꿔다 놓은 보리 자루처럼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딱히 문제는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머리 숫자는 채울 용도로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그런 대접에도 분노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내부가 텅 비어 있는 상태이다.

 

 

::결론::

 

관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그저 생존하고자 하는 욕구만이 숨겨져 있을 뿐이다. 그러니 그렇게 집요하게 집착할 필요까지는 없다.

 

이미 세상은 먹고 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니 너무 생존 그 자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우리가 관계 속에서 왜 그렇게 자리에 집착하는지, 자리가 어떻게 결정되고 있는지, 내 자리는 어디에 속하는지 정도만 이해해도 관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자리에 대한 욕심을 줄여줄 수 있다. 행복하려고 사는 세상이다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행복한 일이긴 하지만 행복은 결국 자신의 자리를 얼만큼이나 잘 받아들이고 있느냐 여부로 결정이 된다.

 

그러니 행복하고 싶다면 자신의 자리에 최대한 만족해야 할 것이다. 딱히 높이 올라 갈 필요가 없다적당히 오르고 적당히 포기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된다.

 

모르면 그렇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알게 되었다면 꼭 그렇게 살아갈 필요는 없다. 관계에서의 행복은 많은 사람들과 넓은 관계를 맺는 것보다 적은 사람들과 깊게 맺는 것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니 정말로 행복하고 싶다면 그 많은 관계 속에서 허우적대지 말고 지금 옆에 있는 소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욱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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