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사랑, 사랑, 사랑

아이루다 2019. 2. 18. 09:54

 

"사랑!"

 

어쩌면 전 인류적으로 가장 중요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도 다른 나라 말들 중에서 유난이 사랑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기억을 하게 된다. 영어는 물론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도 들어 본 적이 있다. 노래 가사 속에서, 영화 속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혀진 것들이라서 그럴 것이다.

 

아무튼 사랑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못할 뿐, 할 수만 있다면 해보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과거에 사랑을 해 본 이들에게도, 미래에 사랑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도현재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도 그렇다.

 

하지만 정작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라고 물으면 딱히 떠오르는 대답할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이는 신뢰, 어떤 이는 희생, 어떤 이는 소중한 것이라고 답할지도 모르겠다어떤 식으로든 한참 생각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의 과거 경험과 지식적 기억을 기반으로 해서 그 순간 한번 생각해 본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 남녀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신에 대한 사랑까지, 인간이 정의하는 많은 사랑이 있는데, 그것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 정의하기 힘든 사랑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그러다 보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혼한지 2년이 된 부부가 있다. 결혼 전 두 사람은 육 개월을 사귀었고 정말로 누구 봐도 예쁜 사랑을 했다. 매일같이 보고 싶었고, 주말이면 늘 붙어서 지냈다. 그 짧은 육 개월의 시간 동안 해외 여행을 몇 번이나 함께 다녀왔고, 결혼 후에도 그랬다. 그들은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계속 비슷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변했다. 그리고 둘은 단 일년 만에 서로 얼굴도 보기 싫은 관계가 되고 말았다. 대화도 하지 않았다. 설령 가끔 대화를 하더라도 그것은 상대에 대한 사랑의 말이 아니라 상대에 대해서 서운한 점, 마음에 안 드는 점, 고쳤으면 하는 점 등을 말하면서 따졌다. 하지만 그래 봐야 그 무엇 하나도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일을 다니는 남자는 예전에 출근할 때마다 배웅을 해주던 아내의 모습을 보는 것에서 자신이 문을 열고 나가기 전까지도 침대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아니 자는 척을 하고 있는 듯한 아내의 뒷모습을 보고 나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집에서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여자 역시도 예전엔 저녁이 되면 남편이 돌아오길 바라면서 자신이 솜씨를 내 밥과 반찬을 먹는 모습을 보길 바랬던 마음에서 이제는 남편이 제발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둘은 현저하게 대화가 줄었고, 어쩌다가 말을 섞으면 퉁명스럽기 그지 없었다. 남자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닫았고 그런 날이면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과거에 둘이 경험했던 사랑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하루만 보지 못해도 죽을 것 같았던 그 사랑은 그저 신기루였던 것일까?

 

그런 변화가 당혹스럽고 비현실적이라서 그것에 대해서 이미 결혼을 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면, 그들은 그것이 바로 결혼이라고 하면서 시니컬하게 답을 한다. 그리고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면서 결혼을 정의해준다.

 

웰 컴 투 헬!

 

한참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있다. 둘은 아직은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낳지 않아서 여전히 사랑에 빠져 있다. 이미 결혼을 한 누군가의 시선으로 보면 그저 현실이 다가오지 않았으니 행복하기 그지 없는 것이다.

 

여자의 생일 날, 남자는 여자를 근교에 좀 비싸지만 아주 맛있는 식당에 데려가서 최고급 소고기를 구운 스테이크를 사준다. 그리고 여자는 정말로 맛있게 식사를 한다. 거기에 와인도 한잔 살짝 곁들여서 먹으니 사랑의 감정이 더욱 더 커진다. 그래서 남자의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자신은 정말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삶이 찬란하게 빛난다고 느낀다. 이런 남자를 만난 것은 행운의 여신이 함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경험할 수 있게 해준 남자가 너무도 고맙고 소중하다. 정말로 자신이 진정한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고 느끼고, 이 사람과 함께라면 그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그때 여자의 마음을 가득 채운 행복감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은 잘 모른다. 결혼 후 단 2년만에 원수가 되어 버린 부부 역시도 그런 시절을 보냈고, 그런 행복을 경험했었다는 점을 말이다. 그러니 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어떻게 변해갈지 알 수가 없다. 운이 좋다면 힘들어도 함께 갈 것이고, 운이 나쁘다면 매일같이 싸우게 될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질문이 나온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일까?

 

사실 사랑의 정의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그저 행복이다. 사랑은 아주 다양하게 모습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 사랑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극한의 행복 중 하나이다. 설령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바로 사랑의 본질이라는 뜻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말은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상대를 사랑한다고 느낀다.

 

그러니 처음 만나는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가능하다면 돈을 많이 써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쓸수록 좀 더 행복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비싼 식사, 평소에 가기 힘든 공연, 비용이 부담스러운 여행 등등, 돈은 들지만 행복하기 쉬운 것들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취향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사랑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기에 문제가 생겨난다.

 

너무도 좋아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난 후 기분이 너무 좋아지면 그저 행복해진다. 그런데 그 행복감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 음식을 먹게 해주기 위해서 힘들게 식당을 알아 낸 상대에 대한 믿음이 생겨나고, 자신이 경험하는 이 행복한 시간을 가능하게 해준 상대가 정말로 소중해진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상대가 얼마나 많은 돈을 쓰든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든 상관없이 결국 맛이 없었다면 느낄 수 없는 변화였다. 오히려 비싼 돈을 내고 이런 맛없는 밥을 먹어야 하는 불쾌함과 식당 하나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상대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사랑은커녕 실망감만 커질지도 모른다.

 

같은 노력, 같은 돈, 같은 시간을 들였는데, 단지 먹는 식사의 만족도에 의해서 사랑이 요동을 친다. 그날 두 사람은 밥이 얼마나 맛이 있었느냐에 따라서 같이 잠을 자러 가거나 아니면 바로 헤어져서 각자 집으로 가게 될 지가 결정될 것이다. 서로에 대한 소중한 마음이 아닌 그저 밥 맛에 의해서 말이다.

 

그리고 심할 경우 그 일은 훗날 두 사람이 결혼으로까지 이어질지 여부까지도 결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랑은 누군가와 함께 하는 행복 경험이다. 그리고 그 행복 경험이 자신이 아닌 상대를 통해서 생겨난 것일수록 더욱 더 커진다. 해외 여행을 가고 싶지만 돈도 없고 겁도 나서 못 가던 여자가 남자 친구와 함께 가고 싶은 여행을 떠나서 큰 행복을 경험했다면 그것은 아주 큰 사랑으로 변한다.

 

혼자 산지가 10년이 넘어서 누군가가 해준 따뜻한 밥이 그리운 사람은 자신의 집에 누군가 놀러 와 맛깔스럽게 해준 밥과 반찬을 먹으면서 큰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 변화된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모든 것이 변한다. 육아는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니 행복한 것보다는 불행한 일이다매시간 울어대고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하루를 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렇다. 그리고 우연히 겨울 앞을 지나다가 자신의 모습이라도 보면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머리는 산발이고 두 눈엔 핏발이 서 있다. 그러면 우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어떤 행복이 상대에 대한 사랑을 이어지기에, 어떤 불행함은 상대에 대한 미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본질이다.

 

육아에 지친 아내는 퇴근 후 남편에게 아이를 잠시 맡기고 잠시라도 좀 쉬고 싶었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와서 회식이라 늦는다고 한다.

 

처음엔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몇 차례 반복이 되자 이제는 일부로 회식 자리를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생겨난다. 남편 역시도 저녁에 퇴근 후 잠시 하는 육아에 무척 힘들어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더 심증이 굳는다. 그래서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만다.

 

그 놈의 회사는 매일 회식이냐고 화를 낸다. 남편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반복하다가 슬며시 전화를 끄고 만다.

 

결국 남편은 회식을 취소했다고 하면서 퇴근을 한다. 하지만 얼굴은 이미 돌처럼 굳어 있다. 여자는 그 모습에 일찍 온 남편이 하나도 반갑지 않다. 도대체 왜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건 다 남편이 저지른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하는 동안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기계처럼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겨우 아이를 재우고 잠자리에 누웠지만 여전히 서로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남편은 굳은 얼굴로 등을 돌리고 잠을 자고 여자는 바로 잠들지 못하다가 잠시 후 서러움에 눈물이 난다. 하지만 들키기 싫어서 숨 죽여 울었고 남편은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잠시 후 코를 골고 만다. 옆에서 자던 아이가 선잠에서 깨려는 듯 옹알거리자 아내는 재빠르게 눈물을 닦고는 아이의 배를 쓰다듬어 준다.

 

사실 사랑은 인류사적으로 벌어진 아주 큰 착각 중 하나이다. , 사랑은 온전히 비실체적인 것이다. 사랑은 그저 극도의 관계 행복을 의미할 뿐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중에서 유별나게 특별한 것이라서 그렇다.

 

사랑의 가장 큰 특징은 독점이다. 독점이기에 사랑은 특별해지는 것이다. 독점이 없다면 사랑은 우정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사랑은 반드시 두 사람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하나만 더 끼면 바로 그 사랑은 틀어지고 만다. 설령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라도 그렇다. 아이는 혼자 있을 때는 아무런 상처도 받지 않고 행복하지만, 동생이라도 생기면 바로 부모의 관심을 두고 동생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래서 아이는 언제나 부모에게서 약자이다.

 

하지만 나이를 조금만 더 먹어도 상황은 역전된다. 아이에게는 다른 관계의 가능성이 열리기에 그렇다. 바로 친구들이다.

 

또래의 관계 속에서 아이는 자신을 최우선으로 느끼는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한다. 절친이란 이름으로, 영혼의 친구라는 다소 낯뜨거운 표현이 되는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매력 있는 애들에게는 아이들이 모이고, 반대인 경우엔 버려진다.

 

학생들의 교실은 아주 치열하지만 눈에 보이지 관계 경연장이다. 누구에게나 절친이 되고자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아이들은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게 된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결국 독점은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설령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것은 오히려 나쁜 것으로 평가된다. 하면 안 되는 집착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녀의 경우에만 유일하게 독점이 지고지순함으로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로 여겨진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관계에서 나타나는 집착은 상대에 대한 집중과 순정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실상 친구와 연인의 차이는 그것 밖에 없다.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서로 육체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정도만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사랑과 우정은 늘 대척점에 선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사실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니까 비교되는 것이다. 선과 악이 비교되듯 말이다.

 

행복을 사랑으로 착각했기에 불행은 실망이 되고 결국 원망이 된다.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행복에 대한 원인을 상대에게 찾았을 때 행복을 얻었듯이,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불행에 대한 원인을 상대에게 찾기에 분노와 미움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런 불만은 상대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상대를 힘들게 한다. 그러니 어떤 이유에서건 불행해지기만 하면 사랑이 끝나 버린다.


사고로 다리를 다쳐 불구가 되면 그 불행이 사랑을 끝나게 만든다. 소중한 아이를 잃게 되면 부부는 그 불행을 감당하지 못하고 갈라서게 된다.

 

사랑은 상대를 통해 더 이상 행복하기 힘들 때, 아니 행복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 깨진다. 아주 가끔 싸우지만 거의 대부분을 잘 지내는 연인은 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아주 가끔 행복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싸우면서 보내는 연인은 헤어지게 된다.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서 사랑에 빠진 모든 이들이 하는 경험이지만, 사랑은 전혀 엉뚱하게 정의가 된다.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유일한 어떤 것이고,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있어서 최고의 가치이며,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의미라고 여겨진다.

 

맛있는 밥을 먹고, 좋은 곳을 여행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즐거운 대화를 하면서 느끼는 다양한 행복의 감정인데 그것을 사랑이란 말로 묶으면서 그런 착각이 생겨난다.

 

사실 사람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돈도 사랑하고, 일도 사랑하고, 책도 사랑하고, 차도 사랑한다. 특정한 나라도 사랑하고, 말 한번 섞은 적도 없는 연예인도 사랑한다. 다 마찬가지다. 그것이 행복하니까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의 본질은 비실체적이다. 거기엔 그저 행복만이 존재한다. 그러니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싶다면그 사람을 최대한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자신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큰 행복을 경험할 수 있게만 해주면, 그 사랑은 이뤄진다.

 

재미있는 사람들이 사랑을 쉽게 하는 이유이고, 돈이 많은 사람이 사랑을 쉽게 하는 이유이다. 외모가 좋은 사람들이 사랑을 쉽게 하는 이유이고, 성격이 좋은 사람이 사랑을 쉽게 하는 이유이다.

 

너무 진지한 사람이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이고, 돈이 없으면 사랑을 할 수 없는 이유이다. 외모가 별로인 사람이 사랑을 하기 힘든 이유이고, 까칠한 사람이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이다.

 

상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면, 모든 사랑의 시도는 결국 실패한다.

 

그래서 다른 조건은 다 좋은데 만났을 때 재미가 없으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조건은 다 좋은데 상대가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성적 경험 역시도 극도의 행복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서 그렇다. 사실 성욕은 극단적인 행복감 중 하나이다.

 

돈을 쓰는 것이 너무 행복한 사람은 돈이 많은 남자와 만나야 사랑을 할 수 있다. 대화가 즐거운 사람은 자신과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를 만나야 사랑을 할 수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같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사랑을 할 수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아야 행복한 사람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만나야 사랑에 빠질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각자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를 본다. 사랑이 중요하지 돈이 중요하냐고 따진다. 진실한 마음이 중요하지 그 사람의 조건이 중요하냐고 따진다.

 

하지만 그저 행복하면 끝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행복하다면 사랑은 완성된다. 그리고 행복의 기준점은 사람마다 모두 천차만별이라서 짚신도 짝이 있게 되는 것이다. 그 다양한 사람들이 그렇게나 다양한 행복 기준점을 가지고 있기에 운이 좋게 만날 수만 있으면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니 쉽게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가능하면 사회적으로 쉽게 공감되는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외모, , 유머, 지적 능력, 사회적 지위, 따뜻함, 배려심 등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똥을 모아서 선물하는 것을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아무리 잘 생기고,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그렇다. 이상한 변태라고 생각될 것이 뻔하다.

 

세익스피어가 쓴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사랑의 비 실체성이 극대화 되었다. 사랑을 잃을 바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애닯은 남녀의 선택이 만들어 낸 착각이다.

 

사랑을 하고 싶은가? 그러면 상대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 그 사람에게서 가장 행복하다면 그 사람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집안에서 반대를 하면 같이 도망을 치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

 

그래서 불행한 사랑이 쉽게 사랑에 빠진다. 조금만 행복해도 바로 그쪽으로 마음이 쏠리기에 그렇다. 그래서 결국 사람에게 이용당하고는 사랑에 실패한다. 별 것도 아닌 것에 크게 행복하기에 결국 상대에게 농락당하고 만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사랑에 성공한다. 이미 행복한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무척 힘들다그래서 행복하게 하려면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결국 성공했다면 바로 상대가 행복에 관해서 만큼은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결국 사랑에 실패하기도 힘들다.

 

사랑이 행복경험임을 이해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지 답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반드시 나의 기준의 행복이 아닌, 상대 기준의 행복이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행복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랑이 쉽지 않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줘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이세상에서 그토록 많은 연인이 헤어지는 것이다. 자기만 행복한 일을 하려고 하니 싸운다. 불행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니 싸운다.

 

안다면 그런 짓는 멈춰야 한다.


하지만 행복의 조건이 외부에서 오면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다. 맛있는 밥, 멋진 여행지, 비싼 선물에서 오면 그렇다. 결국 이것이 사랑이 변하는 이유가 된다. 사랑은 행복이 전부인데, 행복 조건이 외부에서 올 경우 사랑은 위험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싶다면, 그 사람 자체로 인해서 행복해져야 한다. 아니, 그런 사람을 만나냐 한다. 외부 조건이 아닌 그 사람의 내면으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보통 진실된 사랑이라고 부른다.

 

진실된 사랑은 안정적인 행복의 다른 말이다. 그래서 때로는 지루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지루함 때문에 불안한 행복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래서 위험한 사랑에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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