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들

감기

아이루다 2019. 1. 7. 16:19

 

지난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약간의 감기 증상인 듯 싶었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힘이 없고 온 몸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는 상태였다. 이 증상들은 내가 감기에 걸릴 때 쯤에 늘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꽤나 오랜만에 찾아 온 증상이기도 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감기를 앓은 것이 2013년도였다. 이 블로그에 그때 아팠을 때 쓴 글이 있었다. 그리고 그 후로 아팠다는 기억까지 남을 정도로 감기를 앓은 적은 없었다. 증상들은 가끔 있었지만 보통 하루 밤 자고 나면 멀쩡해지곤 했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그 동안 그것이 나름대로 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된 감기에 걸리고 나니 운동보다 다른 이유가 더 컸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요즘 내 생활 패턴에서 달라진 것은 먹는 것도 아니고, 운동도 아니고, 오직 하나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 이번 감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잠 부족인 것 같다.

 

물론 금요일 날 감기 증상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영을 하러 간 나의 어리석은 판단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만약 수영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증상도 가볍게 지났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마음 속에서는 수면 부족이 더 크게 느껴진다.

 

지난 몇 주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고 밤 늦게까지 놀다가 그랬다게임 속에서 새로운 길드에 가입을 하고 나서 같이 어울리다가 보니 12시를 훌쩍 넘어서 자는 일이 꽤나 자주 있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혼자서 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딱 시간이 되면 끝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적당한 수면이 건강에 얼마나 크게 도움을 주는지는 알게 되었다. 꾸준한 운동보다도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잠이었던 것이다. 잠이 보약이란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님이 분명하다.

 

어떤 통계치에 의하면 현대인들의 40% 정도가 수면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서구권에서 더 심한데, 그래서 미국만 해도 매년 병원에서 처방되는 수면제나 항 우울증 약품의 수량이 엄청난 듯 하다. 또한 명상이라는 동양적 문화가 서양 쪽에 그렇게 빠르게 스며든 이유도 바로 그때 문이라고 한다. 명상이 수면의 대행 효과로써 입 소문이 많이 퍼진 모양이다.

 

아무튼 잠은 잘 자는 것이 정말로 중요해 보인다.




 

내가 오랜만에 아프니 아내가 주말 내내 걱정이 많다. 아니 속 상해 한다. 내가 아픈데 왜 그렇게 속상해 하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아파서 밥을 못해줘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주말 내내 식사 담당은 아내가 적극적으로 모두 책임졌으니까 말이다.

 

아프면 주변 사람이 고맙다고 했던가.. 아무튼 아프니 아내의 보살핌이 고맙다.

 

아마도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이렇게 아프게 되는 회수는 점점 더 늘 것이다. 건강이야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국 노화를 막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사실 아픈 것만 없어도 늙을 만할 듯 하다.

 

그래서 둘은 서로를 더욱 더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딱히 부부의 정을 쌓지 않아도 병이 우리 두 사람을 아주 단단하게 묶어 줄 것 같다. 병이 가진 좋은 면이라고 할까?

 

그래도 아픈 것은 좋지 않다. 아프니 글도 잘 안 써지고, 머리 속에서 떠오른 생각들도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다. 아프니 뭐든 좀 귀찮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배는 부담스럽다.

 

아침에 샤워를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이 앞에 처음으로 5자가 붙었으니 이번에 제대로 된 신고식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좋게 생각해서 올 한해 건강하게 지낼 액땜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전에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타다 먹었더니 한결 낫긴 하다. 내일쯤이면 대충 정상적으로 될 것 같기도 하다.

 

 몸아 이제 좀 낫자. 삼일 넘게 앓았으면 이제 그만 할 때도 된 것 아니냐? 미안하다. 이제 앞으로 잠은 꼭 제 때 자겠다. 내가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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