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여행

가평 현등사

아이루다 2018. 9. 7. 08:06

 

여름이 거의 끝나가고 이제 제법 가을 느낌이 나기에 또 근처 절 나들이를 했다. 이번엔 가평에 있는 현등사로 정했다. ,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가기 좋고, 오래된 절이라서 갔다.

 

오래된 절이었고, 가는 길도 좋았다. 단지 아직은 낮에 산에 오를만한 수준으로 날씨가 좋지는 않다는 점, 우리가 산행에 대한 대비가 거의 없이 갔다는 점만 빼고는 말이다.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절까지 1.8Km 정도를 걸었는데, 계속 오르막 길이었다. 그래서 땀이 많이 났다. 청바지에 티를 입고, 아내는 치마까지 입고 간 탓에 이래저래 좀 불편했다. 원래 그 경로가 등산 경로임을 모르고 가서 그렇게 되었다. 지금까지 절에 다녔던 기억으로 대충 평지 길 좀 걸으면 될 줄 알았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그 덕분에 계속 계곡물에 얼굴을 씻으면서 이동했다. 절로 향하는 길을 따라서 시작부터 끝까지 계곡 물이 흐르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았다. 물도 맑고 시원했다.

 

주차장 근처에 피어 있던 코스모스.


해바라기 정면.


해바라기 뒷태.


밤이 풍성하게 달려 있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절의 입구로 착각하게 만든 건축물. 이후 한참을 걸었다.


절에 가면 항상 보게 되는 다람쥐.


사진 포즈를 취해줬다.


계곡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만난 개구리. 찾아보니 이름이 옴개구리라고 한다.


계곡 물 근처에 누군가 쌓아 놓은 돌탑. 참 잘도 쌓았다. 21세기 초기 건축 양식이라고 할까?


여기저기 버섯들이 피어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현등사.


오래된 느낌이 많이 나는 아무런 무늬도 색도 없었던 천정. 아내는 이런 나무 지붕은 무척 좋아한다.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 계단을 쌓은 것이 아니라 커다란 바위를 깎아서 만들어 놓았다.


설명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현등사에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불상대신 진신사리를 모셔 놓고 기도를 하는 곳을 적멸보궁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조금 놀랐다.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 모를 일이지만,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 놓았다니 말이다.

 

나는 불교도는 아니지만 부처님을 떠올리면 그냥 기분이 좀 좋다. 그냥 만나면 아무 말 없이 어깨를 툭툭 쳐주면서 웃어줄 것 같아서 말이다.

 

기도를 하는 곳이라고 써 있기에, 아내에게 기도를 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아내는 '우리 둘 모두 건강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런 것은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니 아내는 묻는다. 나는 무엇을 기도 할 것이냐고 말이다. 그래서 잠시 생각을 했다.

 

하지만 머리 속에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 세상엔 내가 하고 싶거나 해야만 하는 일이 있을 뿐, 이루고 싶거나 이뤄야 할 일은 없다. 그러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려 달라고, 내가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여부를 물어 볼 수는 없지 않는가? 그래서 그냥 고개만 꾸벅하고 인사만 하고 그 자리를 떴다. 아내는 그런 나를 보면서 무엇을 빌었냐고 물었지만, 나는 답을 하지 않았다.


절에 있던 오래된 탑. 108 번뇌 계단 쪽으로도 탑이 하나 있었는데, 최근 온 큰 비로 인해서 통행로가 막혀 있었다.


절에 남아 있던 마지막 연꽃. 크기가 아주 컸다.


착하고 순하게 생긴 개. 우릴 보고는 끝없이 꼬리를 흔들었다. 나와 아내는 절에 사는 개는 고기를 먹지 못하겠다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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