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아이루다 2017. 12. 21. 08:42

 

사람들은 매일 세상을 살아간다그리고 끝없이 일을 한다. 물론 꼭 일이라고 해서 돈을 버는 일만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에서 뭔가를 하는 것도 일지만, 청소를 하는 것도, 친구를 만나는 것도, 여행을 가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도 모두 일이다.

 

그러다 보니 일의 종류에는 정말로 많은 것들이 있다. 사실상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가 다 일이 되기도 한다. 남녀간에 일어나는 육체적 사랑을 밤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니까 말아다.

 

그런데 그 수 많은 종류의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해야 할 일'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하고 싶은 일' 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떤 것을 해야 할 일로 여기게 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일이라고 느끼게 될까?

 

답은 쉽다.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싶다고 느껴지니까 말이다. 반면에 해야 할 일은 그다지 하고 싶지는 않지만, 대부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이 설명이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속 시원한 설명은 아니다. 여기엔 뭔가 좀 더 깊은 심리적 차이가 있을 것 같다.

 

해야 할 일들은 보통 귀찮거나, 재미가 없거나, 힘들거나 하는 일들이다. 반복되는 청소, 어쩔 수 없는 출근, 냄새 나는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일,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의 경조사를 가는 일, 하기 싫은 숙제 등등이 바로 그런 것들의 후보이다.

 

그런데 해야 할 일도 사람에 따라서는 하고 싶은 일이 되는 경우가 있다. , 청소를 하고 싶거나, 출근을 하고 싶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싶거나, 경조사에 가고 싶거나, 숙제를 하고 싶은 경우도 있다.

 

하고 싶은 일들은 보통 재미있거나, 흥미롭고 즐거운 일들이 그 대상이다. 즐거운 여행, 오랜만에 모이는 모임, 보고 싶은 영화 보기, 한참 열중하고 있는 게임, 맛난 음식을 먹는 일 등이 바로 그 후보이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 역시도 그것이 언제나 하고 싶은 일로 남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꾸 해야 할 일로 변해가는 경우가 더 많다그래서 여행도 의무감에 떠나는 경우가 있고, 영화도 봐야 할 경우가 있고, 게임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먹는 것 조차도 사람에 따라서는 해야 할 일이 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도대체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은 어떤 원리로 나눠지게 될까?

 

그것은 바로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못했을 각자 자신이 가진 내면의 두려움이 어떤 식으로 변화되는지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해야 할 일들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그것을 하지 않으면 내면의 두려움의 크기가 커질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청소를 하지 않고 있으면 점점 뭔가 찜찜하다. 출근을 하지 않고 있으면 마음 속이 점점 불안해진다. 가기 싫은 경조사에 빠지면 당장은 편하지만 뭔가 마음 속에 남는다. 숙제를 하지 않고 노는 것은 당장은 즐겁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불안해져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거나 못하게 되면 그 두려움의 크기가 켜져서 결국 불안하다는 심리적 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한다고 해도 두려움의 크기가 줄어들지는 못한다. 그저 원래 크기를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

 

하고 싶은 일들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그것을 하게 되면 내면의 두려움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여행을 떠나게 되면 자신의 한계를 넓히고, 더 많은 경험을 쌓고, 결국 자신이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면서 두려움이 줄어든다. 영화를 보는 것도 비슷하다. 감동적인 영화나 생각지도 못한 자신의 감성을 건드려 주는 영화를 보게 되면 자신이 뭔가 좀 더 나은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두려움이 줄어든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냥 시간 때우기 식 영화를 보거나, 단순한 게임을 반복해서 하건, 사람들을 만나서 신나게 떠드는 것들은 도대체가 뭔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시간을 재미있고 즐겁게 보내는 것은 의외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가진 그 순간만큼은 완전히 두려움을 잊는 것이다.

 

이것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꽤나 심리적으로 효과가 크다. 원래 사람들이 가진 대부분의 두려움들, 다른 말로 하면 걱정들은 실제로 일어날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것들이기에,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효과를 낸다.

 

, 몸이 많이 아플 때 진통제를 투여 받는 것은 치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당장 느끼는 고통을 줄여줌으로써 상처가 나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고통을 너무 줄여버리면 오히려 치료가 더디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역효과도 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원래 진통제는 늘 최소화 시켜서 투여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원리는 두려움에 대한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시간을 그냥 다 때워버리고 말면, 결국 점점 더 두려움의 크기가 커져서 시간이 지날 수록 불안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를 정리하면, 현재의 두려움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들이 바로 해야 할 일들이고, 현재의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줄 수 있는 것들이 바로 하고 싶은 일이 된다.

 

대부분의 일들은 처음에 그것을 경험하는 순간 대부분 두려움을 줄여준다. 이것이 첫 경험이 가지는 힘이기도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늘었다는 점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현상이다.

 

,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 하는 일에 서투르다. 그래서 그것을 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걱정을 하거나 긴장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제대로 잘 해내고 나면 만족감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 두려움이 줄어든다.

 

지금까지 단순하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로 나눴는데이것 말고도 하나가 더 있긴 하다. 그것은 바로 할 필요가 없으며 하고 싶지도 않는 일들이다. 그것들은 딱히 경험을 해봐야 두려움이 줄어들 것 같지도 않은 일이며, 안 한다고 해서 두려움이 커질 것 같지도 않는 일들이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아무튼 당연히 하지 않을 테니 딱히 생각해 볼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있을 할 때 행복하다. 특히나 줄어든 두려움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더욱 더 행복하다. , 행복이란 감정은 줄어든 두려움의 크기와 완전히 비례한다. 그리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행복의 정의가 바로 두려움이 줄어든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하고 사는 삶이 행복하다. 문제는 그 모든 하고 싶은 일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자꾸 해야 할 일로 변해간다는 점이다.

 

낡고 오래된 집에서 살다가 새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그 지겹던 청소도 갑자기 하고 싶은 일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처음 1년 정도는 열심히 청소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다시 지겨워지며 결국 청소는 해야 할 일이 된다.

 

결혼을 하고 남편을 위해 요리를 하는 아내도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처음엔 남편에게 맛난 것을 먹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요리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점점 요리가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특히나 요리 실력이 어느 정도까지 늘고 더 이상 늘지 않을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

 

새로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누군가의 지시로 복사기를 써서 복사를 할 때도 하고 싶다고 느끼게 된다. 처음 몇 달은 그렇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 복사를 하는 일에 매우 익숙해지고 결국 지겨워져서 해야 할 일이 되고 만다.

 

여기에서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가 나온다. 그것은 바로 어떤 일을 할 때 지속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이미 익숙하고 뻔한 방법을 반복적으로 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조금이라도 새롭거나 변화된 방식을 써 보려고 시도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성격적으로 크게 좌우가 되는 부분이다. 특히 호기심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에서 아주 크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호기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높다.

 

청소를 할 때 매일 하는 똑같은 청소 말고, 새로운 도구를 써보거나, 새로운 방식을 써보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물론 청소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일로 유지하는 것은 정말로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청소를 할 때마다 자신에게 스스로 어떤 보상을 주거나 혹은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서 할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다가 보면, 그래도 훨씬 더 오랫동안 청소가 하고 싶은 일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요리는 청소에 비하면 훨씬 더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요리는 배워야 할 것이 정말로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꾸준히 새로운 요리법을 알려고 노력하면서 살면 그것만으로도 요리는 하고 싶은 일로 남을 수 있다.

 

여행 같은 것들은 해야 할 일이 되기도 힘들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다. 여행을 아무런 생각 없이 다니게 되면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처음에 비행기 타고 낯선 외국에 나갈 때나 좋았지, 좀 다니다 보면 다 거기가 거기란 생각이 들면서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책을 읽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도, 친구를 만나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다. 뭔가를 할 때마다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것을 더해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은 다 해야 할 일이 되거나 아예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되고 만다.

 

사실 해야 할 일만 제대로 다 하고 살아도 삶은 꽤나 안정적이고 평화로울 수 있다. 사람들이 불안한 이유가 대부분 해야 할 일들을 귀찮거나 혹은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면서 살 필요는 없다. 안정적으로만 살아도 삶은 충분히 괜찮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능하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사는 것이 좋다. 그 자체가 바로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줄여주기에 그것을 통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할 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저녁에 정말로 원하던 사람과 데이트 약속이 잡힌 사람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서 뭘 해도 좋다고 느낀다. 그래서 청소도 하고, 요리도 하고, 빨래도 한다. 심지어 정말로 귀찮아서 안 하던 것들까지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고 싶은 일들은 해야 할 일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삶의 활력소가 된다. 그러니 어느 정도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사는 것이 행복에 큰 도움이 된다. 내면의 두려움이 줄어드는 것이니 당연히 그렇다.

 

행복한 사람은 두려움이 줄어들고 있는 사람이다. 물론 그 두려움을 다른 존재에게 던져두고는 자신이 가진 두려움이 줄었다고 느끼면서 행복한 사람들도 있다. 아이들이 그렇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다.

 

이것은 조심해야 하는 것이긴 한데, 아무튼 스스로 자신의 두려움을 감당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스스로 최대한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노력은 당연히 자신이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사람들이 뭔가를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바로 두려움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부족하게 느끼고 있는지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잘못하다간 남이 부족한 것을 따라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 그런 식으로 남의 행복을 따라 하다가는 시간 낭비, 돈 낭비, 노력 낭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그저 그 사람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두려움을 줄여야 한다. 돈이면 돈, 여행이면 여행, 공부면 공부, 독서면 독서, 운동이면 운동, 관계면 관계, 일이면 일, 가족이면 가족 등등 그것은 모두 각자가 경험하고 있는 부족함에 따라 다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다고 서로 주장하고 싸운다. , 자신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라고 설득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일이 남의 두려움을 줄 수는 없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행복은 결코 남을 따라 해서도, 남에게 권유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오직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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