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행복의 정체

아이루다 2017. 12. 30. 04:39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행복을 정의하는 것은 참으로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단순히 만족감이라고 표현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상쾌함, 즐거움, 안락함, 충만감 등등 그냥 각자 경험하고 있는 기분 좋은 감정들을 나열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순간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고, 오랫동안 원하던 것을 이루는 순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일 수도 있고, 자신의 소중한 아이들과 보내고 있는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행복은 각자가 경험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또한  시야에서 보면 대부분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고 있는 상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나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하는 것이 가능한, 그래서 오히려 명시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어려워 보이는 행복을 꼭 집어서 '무엇'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보면 그것은 가능하다. 단지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각자 개인이 그 정의를 받아들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행복을 제대로 정의하게 되면 거기엔 보통 행복이라고 알려진 밝은 것들은 어느새 사라져버리고는 그 자리엔 한 없이 어두운 어떤 형체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나타나는 것이 바로 고통과 두려움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생존이라고도 할 수 있다.

 

행복은 원래 매우 긍정적이고 밝은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그것의 본질이 고통과 두려움임을 안다고 해서 그것을 받아들이기는 무척 힘들 수 밖에 없다그럼에도 행복을 다른 것으로 정의하는 것은 모두 행복을 본질이 아닌,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설명하는 것일 뿐이다.

 

행복의 본질을 고통과 두려움이라고 정의할 때,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행복은 크게 두 가지 상황으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현재의 고통을 줄이는 것들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미래의 고통을 줄여줄 가능성 있는 것들을 하거나 하려고 할 때이다.

 

숨이 막힐 때 호흡을 하는 일, 목이 마를 때 물을 먹는 일배가 고플 때 밥을 먹는 일, 졸릴 때 자는 일, 배가 아플 때 화장실에 가는 일 등은 모두 현재의 고통을 줄여주는 일에 해당된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당장 느껴지고 있는 고통을 줄여주거나 없애는 일을 하는 것들로 사실상 피할 수 없는 행동들이 된다, 반드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자고, 화장실에 가야 한다. 물론 각각의 종류에 따라서 그것을 해결하지 않고도 최대 몇 십일을 버틸 수 있지만호흡 같은 경우엔 단 5분만 부족해도 죽고 말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 또한 호흡을 하지 못할 때 받는 고통은 엄청나다.

 

이것들을 모두 필수적이며 반드시 해야 할 일인데,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행동들을 경험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부르기가 조금 망설여진다. 왜냐하면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호흡을 하지 못하면 정말로 고통스럽고 또한 생명을 유지하는 것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만, 누구도 호흡을 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너무도 당연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을 먹는 것도 그렇다. 그나마 먹거나 자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은 여전히 그것에 따른 쾌감이 있긴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그저 단순히 배를 채우고잠을 자고, 화장실에 가는 삶을 사는 것을 행복한 삶이라고 정의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래서 그냥 고통을 없애는 것 정도 수준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행복은 두 번째인 미래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행위를 할 때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더 맞다.

 

당장 눈 앞에 존재하는 고통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미래에 닥칠 수 있는 고통을 줄이는 일, 즉 두려움이나 걱정을 해결하는 행동을 하고 있을 때 경험하는 상태일 때를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사실 인류에게 있어서 행복이 이렇게 정의될 수 있었던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과거에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절엔 그저 잘 먹고, 잘 자는 것도 충분히 행복이라고 정의될 수 있었다. 하지만 문명의 발달에 따라서 단순히 먹고 자는 것이 더 이상 행복으로 정의되는 것은 잘 맞지 않아 보이고 있다.

 

, 현대인들은 살기 위해서 먹는다기 보다는, 먹기 위해서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요즘 행복으로 정의 가능한 행동들에는영화를 보는 일, 여행을 가는 일문화 컨텐츠를 즐기는 일, 사람을 만나는 일, 놀이 공원에 가는 일, 맛있는 먹을 것을 먹는 일, 사랑하는 사람과의 데이트, 운동을 하는 일, 취미 생활을 하는 일, 방안에서 편히 누워서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보는 일 등등이 해당된다.

 

그런데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한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생긴다. 도대체 이런 것들이 왜 고통과 연관이 되며 또한 두려움이나 걱정을 줄여주는 것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이다. 단순히 보면 이것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흔히 행복을 느끼는 행위들에 숨겨진 깊은 심리를 분석해보면이런 행동들과 고통이나 두려움 사이에는 결코 분리할 수 없는 명확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연결을 위한 키워드가 바로 하나는 '망각' 이고 다른 하나는 '성장' 이다.

 

이것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하나는 두려움이나 걱정 자체를 단순히 잊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두려움이나 걱정을 직접적으로나 혹은 간접적으로 해결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람이 수술을 받는 과정을 떠올려 보자.

 

사람이 어딘가 크게 아프거나 다쳤을 때는 외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때 수술 과정을 잘 들여다 보면 크게 두 가지 단계가 보인다. 하나는 바로 수술을 받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과정인 마취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해야 하는 수술 그 자체이다.

 

이때 마취는 실제적으로 치료를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마취가 없이 수술을 받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얼마나 끔찍할 수 있을지 상상을 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아마도 마취가 안된 상태에서 수술을 하게 되면, 환자는 어쩌면 쇼크사를 할지도 모른다.

 

, 마취는 치료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수술을 받는 동안 생겨나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함으로써 수술 그 자체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수술 과정이 바로 망각과 성장, 이 두 가지 키워드를 잘 설명해준다.

 

망각은 고통과 두려움 그 자체를 잊는 것을 의미한다. , 마취에 해당된다. 물론 이것이 고통과 두려움 그 자체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저 잊음으로써 일정 기간 동안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설령 발 밑에서 한 시간 후에 터질 시한폭탄이 있더라도단순히 그것을 모른다면 죽기 전까지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몰입은 아주 중요한 행복한 상태 중 하나이다. , 몰입은 완벽한 무의식 상태에 빠져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 많은 두려움들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상태를 의미한다. 더해서 몰입은 한 가지 장점이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몰입을 해서 해낸 일, 즉 어떤 성과를 내는 일을 했기 때문에 성장을 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니 몰입만큼 행복과 큰 연관이 있는 것도 드물 것이다.

 

감성의 경험도 망각에 관련된 행복이다. 감성은 그 감성을 느끼는 동안 잠시나마 두려움이나 걱정, 심지어는 당장 느껴지는 고통까지도 잊을 수 있게 해준다.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해변에서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어오는 상황이라도, 연인과 손을 잡고 걷고 있는 순간이라면, 그 어떤 종류의 고통이나 두려움도 잠시나마 완전히 잊을 수 있다. , 뺨이 떨어져 나갈 듯 한 고통도, 동상을 걸릴 수 있다는 두려움도 짧은 순간만큼은 완전히 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어떤 종류의 감성을 경험을 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마치 고통이나 두려움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듯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감성을 경험하고 나면 어떤 충만함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역시도 행복의 두 번째 키워드인 성장을 했다는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몰입과 감성은 아주 대표적인 망각을 통한 행복으로 꼽힐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몰입과 감성을 경험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망각을 통한 행복을 자주 경험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자주 쓰는 세 번째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재미나 즐거움이다이것은 몰입이나 감성이 경험에 비해서 훨씬 쉽고,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저 망각에 머물 뿐, 그 어떤 성장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종류의 망각 경험은 친구들을 만나 신나게 노는 자리나, 노래방에 가서 즐겁게 놀 때나, 재미난 영화를 보거나, 웃기는 개그 프로그램을 봐도 가능하다. 놀이 공원에서 가서 놀거나, 물놀이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운동 경기를 보거나 직접 할 때도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망각 자체의 한계는 명확하다. 그 누구도 평생 마취를 한 채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힘들지만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 즉, 언젠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 반드시 성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고통이나 두려움을 처리하는 방법으로써 망각은 나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성장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 마취가 진짜 수술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과정이듯, 망각은 실제 성장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보는 것이 옳다.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이 많을 때는 영어 공부를 해야만 그 걱정이 줄어든다. 물론 친구들과 신나게 놀 때는 것을 잊을 수 있기에 문제가 없지만, 결국 그 시간이 끝나면 두려움은 다시 돌아온다. 오히려 시간을 그냥 보내버렸으니 더 심해질 뿐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종류의 두려움은 그 자체를 줄이는 직접적인 행위를 하거나 도저히 그것을 할 수 없다면 대안으로써 다른 것이라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더 늘 때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걱정의 크기가 줄어든다.  때마다 자신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성장을 경험하는 당사자는 큰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 두려움의 크기가 줄어든 만큼 동일한 크기의 행복을 얻는다.

 

이런 종류의 성장은 꼭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처럼 온전히 직접적으로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수영을 배우거나, 언제 써먹을지도 모르는 망치질 하는 것을 배우는 것처럼, 실제적으로 당장 도움이 되질 않아도 충분히 유효하다. , 그것이 무엇이든 알고 배우는 과정이 모두 포함된다. 왜냐하면 삶은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도대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일, 영화를 보는 일, 심지어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일도 모두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줄 수도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유난히 성장과 관련이 깊은 행동이 바로 해외여행이다.

 


사실 어딘가를 멀리 다른 나라를 다녀오는 것이 성장했다는 느낌을 느끼게 하는 것과 관련 있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은 여행을 했을 때, 특히 쉽게 가기 힘든 여행을 끝내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충만감을 느끼며 자신이 성장을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이것은 아주 오래된 인간의 습성 중 하나이다.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이 늘어난다는 것은 모두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간접적이긴 하지만 새로운 장소를 방문할 때마다 자신이 확장됨을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두려움을 줄여주며, 그로 인해서 삶을 매우 능동적이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힘을 갖게 해준다.

 

이것이 바로 여행이 가진 진정한 역할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여행은, 그 여행 중에 기존에 살았던 세상과의 완벽한 단절을 가능하게 해준다. , 성장뿐만이 아니라 망각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니 여행을 하는 동안은 행복의 두 키워드, 즉 망각과 성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여행은 진짜 현실과도 공간적으로 멀어져 있으니 훨씬 더 쉽게 즐겁고재미있고감성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망각 자체도 아주 쉽게 일어나게 된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이 그토록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들 여행을 통해서 망각과 성장을 경험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더 멀리 가는 해외여행이 훨씬 더 효과가 크다.

 

각각의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는 모두 성장과 관련이 깊은 것이다. , 사람들은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을 경험할 때, 그것을 가치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개인적인 영역이다. , 모든 사람이 같은 행위를 통해서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각자가 가진 두려움의 종류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회에 속한 사람들은 그렇게나 다양한 가치들을 추구하고 사는 것이다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가치의 다양함은 그저 두려움이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이 약한 사람은 운동을 할 때 두려움이 줄어들고,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은 공부를 할 때 두려움이 줄어든다. 돈이 없는 사람은 돈을 벌 때, 취직을 하고 싶은 사람은 취직을 했을 때 두려움이 줄어든다.

 

독서를 하는 것이나, 등산을 하는 것, 글을 쓰는 것, 뭔가를 만드는 것, 텃밭을 가꾸는 것, 자격증을 따는 것 등등도 모두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에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것들이 자신의 의도대로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경우 커다란 성장을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가진 두려움이 줄었다면,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꽤나 깊은 믿음을 심어주게 된다. 사실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는 것만큼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도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의 중요 키워드인 망각과 성장은 모두 본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고통과 두려움이 바로 생존으로부터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인간은 결국 죽기 때문에 그 어떤 종류의 망각과 성장도 최종적으로는 실패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망각과 성장은 단지 죽음의 시점을 좀 더 멀리 보내는 역할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결국엔 더 이상 도망치지도 해결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면 삶을 마감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성장을 경험하긴 힘들고 오직 망각만으로 버텨야 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게 되면 망각을 위한 몰입, 감성, 재미 등을 경험하기 조차 쉽지 않다. 그러니 노인이 되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부정할 수 없 사실을 통해서 행복이 가진 숨겨진 특징 하나를 읽어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결국 행복은 어쩔 수 없이 허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행복이 허상이라고 해서 행복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무시하는 의미가 아니다사는 동안만큼은 행복은 충분히 유의미하다. 하지만 그저 상대적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사람들이 절대적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행복을 허상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살아가는 것은, 그렇지 못한 삶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 무엇보다도 가치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가치 있는 것들은 거의 절대적이다. 그래서 각자가 가진 가치의 충돌이 일어날 경우 심하면 상대방을 죽이기도 한다. ,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종류의 갈등과 다툼은 바로 가치가 서로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누군가는 가족이 소중하고, 누군가는 친구가 소중하다. 누군가는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더라도 남들과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낚시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할 때마다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줄어드는 실제적인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그런 가치 있는 행동 자체에 절대적 확신을 가지게 된다.

 

, 각자마다 절대적 가치 기준점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남들과 어울려 살다가 보면 어쩔 수 없니 각자가 가진 가치가 서로 충돌을 하게 된다. 누군가는 등산을 가지고 하고, 누군가는 바다낚시를 가지고 하기 때문이다.

 

이때 서로 양보를 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만, 어떤 경우엔 상대가 추구하는 가치 자체가 몹시 싫을 때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 등산을 몹시 싫어하거나, 배를 타는 것을 몹시 싫어할 때 가치가 충돌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때는 헤어져서 그냥 서로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하지만 삶은 이렇게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모두가 해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쪽이 추구하는 가치만 자꾸 하게 될 경우, 결국 갈등이 일어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싸움이 날 수 밖에 없다.

 

사실 사람들이 그토록 영향력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나, 강한 권력을 쥐고 싶은 것이나,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는 이유가 바로 아주 단순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을 하고 사는 삶' 을 살고 싶어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가치의 충돌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처음엔 최대한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쓴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의미가 있는지 알고 있는 모든 장점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편다. 더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서도 갖은 노력을 다 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잊고 있는 사실은자신이 가치를 느끼는 그 모든 것들은 그저 자신의 내면에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 사실만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도 자신의 가치를 남에게 강요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게 된다. 또한 남이 말하는 가치를 괜히 따라 하는 행동도 안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 두 가지만 하지 않아도 삶은 정말로 많이 바뀔 수 있다. 남에게 가치를 강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남과 잘 지낼 수 있으며, 자신에게는 존재하지도 않는 두려움을 줄이려고 괜한 돈과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남은 시간과 돈을 진짜로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줄이는 데 집중함으로써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여기까지 이해하면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정말로 명확한 해답이 나온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자신만의 두려움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자신은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것을 바로 성찰의 시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자신의 가진 두려움은 결코 다른 사람을 쳐다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누가 대신 봐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도움은 받을 수 있지만, 결국은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알아낸 두려움을 반드시 성장을 통해서 줄여줘야 한다. 사실 두려움을 다루는 또 하나의 방법인 망각은 따로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사람들이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오히려 너무 잘하고 있어서 문제인 상황이다이것은 수술을 하는데 끝없이 마취만 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만은 살 수 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성장을 통해 두려움 자체를 줄여야 한다.

 

망각의 시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성장을 통해서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 이 과정이 잘 연결되는 사람일수록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두려움을 바라보는 일조차 하지 않으며그저 망각을 통해서 그것 자체를 잊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줄여지지 못한 두려움은 결국 끝없이 내면을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 성장하지 못한 각 개인들은 결국 퇴보를 하게 된다.

 

원래 성장기가 끝난 후부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퇴보를 의미한다. 그러니 성장을 해야만 겨우 제자리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도 망각을 통해서 자신의 두려움을 잊으려고 애쓴다. 혹은 남들이 제시한 두려움을 줄이는 법을 흉내내면서 그토록 소중한 돈, 시간, 노력을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성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가치의 절대성을 믿고 끝없이 그것을 주변에 확산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로 인해서 끝없이 주변과 갈등을 일으킨다.

 

행복의 진정한 정체가 바로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출발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이런 행동들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쓸데없는 짓인지를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의 진실에 대해서 눈을 뜨고 훨씬 더 현명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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