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책

비폭력 대화

아이루다 2017. 3. 17. 07:23

 

작년부터 독서 모임에 참가를 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한 달전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소모임을 찾게 되었다.

 

작년에 온라인 카페에 잠시 활동하다가 뭔가 좀 맞지 않아서 지금은 접속 자체를 하고 있는 않은 상황인지라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용기를 내어 시도를 했다.

 

뭐, 그래봐야 모임 주관자 분에게 메일을 보내는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늦었지만 2주 정도 후에 답장이 왔다. 그리고 참석 가능하다는 내용과 모임 시간에 대해서도 알려 주셨다. 운 좋게도 내가 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지난 금요일에 처음으로 모임에 참석했다.

 

전체 회원은 약 10명을 조금 넘는 듯 했다. 문제는 남자 회원이 나 혼자라는 점이며 더군다나 남자 회원 자체가 처음이라고 한다. 약간 당황스러움을 느꼈지만, 신규 회원에 남자라는 이유로 기분 좋게 환대해주시는 분들로 인해서 일단은 계속 나가보려고 한다.


* * *

 


그날 모임에서 독서가 진행 중인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할 '비폭력 대화' 라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책에 대한 흔한 선입견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교과서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읽기가 수월치 않은 면도 있다.)

 

일단 책 내용은 좋다. 특히 각론에 따른 세부 내용들은 매우 통찰력도 있고 나름대로 사람의 본질적 정체에 대해서 매우 정확히 꿰뚫고 있다. 그리고 함축적이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표현해주는 문구들도 좋았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종의 치명적 단점이 하나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그 모든 해석과 설명이 맞는다고 해도 결국엔 특정 상황에서만 적용 가능한, 일종의 상황 매뉴얼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평가는 온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책을 직접 읽어 보는 편이 좋을 듯 하고, 책에 나온 설명들을 중점으로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다.

 

'비폭력 대화' 라는 책은 책의 제목처럼 폭력적이지 않는 대화, 서로 상처를 입히거나 서로를 과도하게 비난하거나 하는 대화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론을 기술한 책이다.

 

사실 정말로 중요하고 정확히 맞는 말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모를 뿐, 각자가 가진 대화의 기술이 매우 부족하다. 그리고 그 부족함으로 인해 오해를 사거나 혹은 훨씬 더 나은 표현으로 무리없이 끝낼 수 있는 대화를 결국엔 언성을 높이고 갈등을 겪으며 결국엔 서로 화를 내는 대화로 마무리가 되곤 한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의 의도를 잘못 파악하여 그로 인해서 불필요한 상처를 입어나 혹은 필요 이상의 방어적 자세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것 역시도 모두 대화의 기술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대화는 나의 의도를 상대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대화의 가장 근본적 목적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대부분 이 둘을 모두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남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할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도조차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 책은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매우 명확하고 제대로 된 설명을 해 준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대화를 할 때는 서로 각자의 욕구를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미숙함으로 인해서 그것을 상대에 대한 비난이나 분노로 채우거나 혹은 상대의 의도를 나를 지적하거나 나에게 화를 내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화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전달한다. 문제는 그 욕구를 표현하는 목적은 숨겨지고 겉으로는 서로에 대한 비난과 분노만 드러나기 때문에 서로가 오해를 하고 상처를 받게 된다. 이것을 스스로 파악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집안에서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어질러놓은 상태로 두고 책을 읽고 있을 때, 엄마는 아이에게 "지금 책 읽을 때니? 저거 안 치워?" 라고 말할 수 있다.

 

엄마는 일단 집안이 어질러져 있어서 화를 내는 것이다. 아마도 엄마는 그 전에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꼭 치워야 한다고 아이에게 수 없이 많은 당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그것을 지키지 않았으니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엄마는 스스로 모르겠지만, 엄마의 진짜 욕구는 아이를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치워졌으면 하는 것이다. (엄마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화를 내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때 아이는 엄마의 말을 어떻게 느낄까아이는 엄마의 욕구, 즉 놀았던 장난감을 치워야 한다는 것보다는 지금 책을 읽는 것을 비난 받는다고 느끼거나  엄마가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억지로 장난감을 치우거나 혹은 반항을 할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책을 읽고 싶어!" 라고 소리를 지를 것이다.

 

엄마는 아이의 반응에 따라서 또 다시 오해를 한다. 만약 책을 읽고 싶다고 소리를 질렀다면 아이가 자신의 말을 거역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다른 엄마의 폭력적 대화를 만들어 내고 만다. "너 그렇게 하면 간식 못 먹을 줄 알아" 라는 식으로 대꾸를 한다.

 

아이는 엄마에게 약자다. 그러니 결국 아이는 울거나 혹은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그것을 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순간 아이의 마음 속에는 보이지 않는 상처가 생겼고 그것은 아이의 전체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이는 그 일로 인해 평생 방을 치울 때마다 기분이 나빠지는 경험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런 패턴이 우리의 흔한 대화법이다.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상대의 욕구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그것은 분노나 짜증과 같은 감정에 휩싸여서 제대로 보여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두 가지 방법을 써야 한다.

 

일단 자신에 대해서는 대화를 할 때 자신의 욕구를 알아차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 , 자신이 어떤 나쁜 감정을 느꼈을 때, 왜 그렇게 느끼는지를 스스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발견한 후, 최대한 그 욕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상대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

 

,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지금 방에 장난감을 저렇게 어질러 놓은 채, 책을 읽고 있으면 엄마가 저것을 치워야 하게 돼. 엄마는 지금 밥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저것을 치울 여유가 없어. 그래서 네가 그것을 치워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난 후 책을 읽는 것이 낫지 않겠니?"  라는 식으로 말했어야 한다. 사실 이것이 정확히 NVC (Nonviolent Communication) 법 대화인지는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이것을 [관찰] - [느낌] - [욕구] - [부탁] 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 자신을 관찰하고, 자신의 느낌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안의 욕구를 발견한 후 그 욕구를 상대에게 부탁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럴 경우, 화를 내는 것보다 욕구를 달성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며 더해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얼마나 좋은 대화법인가?

 

단지 그것을 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다.

 

상대가 분노에 차 떠들어 대는 대화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에게 그랬듯이 상대의 분노에 찬 대화 내용에서도 그 사람의 숨겨진 욕구를 발견하고 그것을 끌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만약 엄마가 화를 내면서 그냥 말을 했을 때, 아이는 "엄마는 지금 제가 책을 읽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 아니라, 장난감을 어질러 놓은 상태에서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 것이죠? 그러면 제가 방을 치운 후 책을 읽으면 될까요?" 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 역시도 NVC 대화법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진짜로 아이가 저렇게 말하면 소름이 끼칠지도 모르겠다.)

 

이럴 경우 엄마는 자신의 분노의 원천, 즉 자신의 욕구가 해결되기 때문에 분노가 사라지게 된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낼 수 있다면, 결코 폭력적인 대화를 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자신의 원하는 것을 이루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각 장에 걸쳐서 꽤나 통찰력 있는 설명들을 해준다.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에 대해서 정리를 해 보겠다.

 


첫 번째,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은 우리의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자극은 될 수 있어도 결코 그 원인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P.89)

 

정말로 중요한 말이다. 우리는 어떤 상대에게 화가 났을 때, 그 원인을 상대에게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래서 화가 나면 그 상대를 비난하는데 그 모든 에너지를 다 쓴다. 논리적으로 이기려고 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을 끌어 들인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쓴다. 심지어 비논리도 사용한다.

 

하지만 아니다. 책의 저자는 자신이 코피가 났던 두 가지 상황을 가지고 그것을 설명했다. 자신이 평소에 싫어하던 아이 때문에 난 코피와 자신이 평소에 예뻐하던 아이 때문에 난 코피는 사실 두 번째 코피가 훨씬 더 아팠지만 분노는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은 분노에 대한 완벽한 해석이다. 단지 그 분노의 원인을 그저 욕구 불만으로만 해석한 것은 아쉽다. 왜냐하면 사실 욕구라는 것 자체가 바로 두려움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 분노는 두려움의 표현이기에 그렇게 격렬하게 된다.

 

두 번째, 위협적인 표현 뒤에는 단지 자신의 필요를 채우고자 우리에게 호소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란 점이다. (P.167)

 

이 표현도 참 중요한 말이다. 이 말을 이해하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듣게 되는 수 많은 기분 나쁜 말들은 사실 그 사람의 욕구의 그저 듣기 싫은 나쁜 표현이란 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설령 당장은 기분이 나쁘더라도 나중에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 부탁과 강요를 구분하는 법은 부탁을 받는 입장의 사람이 그것을 거절했을 때 비난이나 벌을 받을 것이라고 믿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구분이 가능하다. (P.134)

 

, 우리는 부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강요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나 갑과 을의 입장에서 그럴 수 있다. 갑은 부탁하지만, 을은 강요로 받아들이게 된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네 번째, 공감은 우리에게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P.187)

 

사실 앞에서 설명한 비폭력 대화에 대한 일반적 방법론은 이 공감을 위한 일종의 필수적이고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 우리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상대에게 부탁을 할 때 그것은 바로 공감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사람은 오직 감정적으로 움직일 때 변할 수 있다. 이것은 옛날 동화 나오는 해와 구름의 내기와 같은 것이다. 바람은 아무리 세게 불어봐야 나그네는 옷깃을 더욱 움켜질 뿐이다.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든다.

 

공감은 그런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타인의 논리적 설명, 친절한 태도, 명확한 입장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오직 스스로 움직인다. 그리고 이때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상대를 이해하고 우리들 자신을 이해시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결국 공감을 위해서 NVC 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모든 욕구는 결국 행복을 위한 과정으로 이해함으로써 추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 그 욕구가 실제로 이뤄졌느냐 여부에 상관없이, 결론적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그 목적은 이뤄진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적어도 공감만 할 수 있어도 많이 행복해진다.

 

여기까지 책에서 나온 내용에 대해서 대략 살펴봤고 이제는 이 책의 문제점들을 생각해보자.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욕구의 표현이 명확하지 않는 이유가 너무 단순하게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스스로 관찰하지 못하거나 혹은 다른 나쁜 감정에 사로잡혀서 그렇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는 다른 많은 이유들이 있다.

 

-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말하기 부끄러운 부탁)

- 자신의 욕구를 직접 표현하여서 상대가 그것을 들어줬을 때 빚을 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남녀 관계, 알아서 해줬으면 하는 바램)

- 자신의 욕구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잘 통용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한국 사회)

-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면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패가 다 들키기 때문이다. (밀당을 못함)

 

이런 경우들은 우리가 욕구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이유들에 해당된다. , 자신의 욕구임을 알아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이런 식의 대화법을 나눌 수 있는 관계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가족과 같이 친밀한 사이이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맺은 이성적 관계일 경우라는 점이다.

 

이 부분도 꽤나 중요한데, 가족은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더라도 결코 끊어지지 않는 관계이며, 사회적 관계는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면 할 수록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친구나 기타 적당히 어울려야 하는 친분 관계에서 이런 식의 대화법은 어느 정도 좋은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결국 '조금 이상한 사람', '나름대로 일리는 있지만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는 사람', '특이한 사람' 같은 평판을 얻을 수도 있다.

 

, 즐거움을 위한 대화에서 나타나는 은근히 상처를 주는 말 등은 결코 다룰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 따로 나중에 불러서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그때 그 대화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법도 없으며 심할 경우 관계 자체가 단절될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 이 책의 저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민이라는 감정이 있다고 말을 했는데, 그 말 자체는 맞지만, 우리가 연민을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보다 우월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다.

 

, 우리는 질투를 느낄 수 있는 상대에게 연민을 느낄 수는 없다. 관용, 연민 등의 감정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감정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대보다 자신이 더 낫다는 것을 확신할 때 연민이 생겨난다. 많은 사람들이 거지에게 연민을 느끼는 이유이다.

 

사실 그런 면에서 연민은 그다지 좋은 감정이 아니다. 연민은 혐오와 한 끗 차이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 감정을 품어야 한다면 그것은 '연민' 이 아닌 '사랑' 이어야 한다. 문제는 연민은 쉽지만 사랑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길 거리 거지에게 돈을 주는 것은 쉽지만, 그를 집에 데려와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네 번째, 사람들의 대화는 매우 함축적인 경우가 많고, 순간적이고 감각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것은 두 번째 문제와도 연관되는데, 단 두 사람만 이야기 할 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세 사람만 되어도 대화는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서 도대체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자신도 모르게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이런 대화의 폭풍 속에서 고요하게 자신을 관찰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다.

 


다섯 번째, 이것은 책의 저자에 관한 것인데, 사람은 자신이 속한 환경과 그에 따른 경험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쉽게 말해서 구두방을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의 구두 굽은 늘 부러진다는 것이다. 병원의 의사는 사람들은 매일 다치는 존재이고,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은 사람들은 언제나 거짓말을 하는 존재라고 여긴다.

 

이 책의 저자는 꽤나 유명한 사람인 것 같고, NVC를 통해 세계적인 규모의 교육 시스템도 만든 듯 하다. 그러니 이 사람이 접하는 수 많은 사람들과 각종 갈등의 경우는 모두 이 사람이 가진 능력을 이미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만 살아온 것이다. 그러니 사람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편향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은 그를 NVC 전문가로 알고 있기에 그에 합당한 것을 기대하고, 이미 그의 말을 들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의 말은 매우 이상한 형태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마무리를 하겠다.

 

결론적으로, 사람들과 대화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가족간의 갈등 심화, 직장 내의 갈등 등등) 이 책을 통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을 어느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많은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관계, 각종 모임 속에서 힘든 분이라면 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 욕구에 대해서는 해결이 가능하지만, 대화의 또 다른 목적인 즐거움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설령 그것이 비난의 의미를 품고 있더라도 웃자고 한 소리에 진지하게 접근했다가는 역효과만 날 수 있다. 이 책에 그런 예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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