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여행

물소리길 트래킹

아이루다 2017. 3. 8. 08:13

 

원래 한 달에 두 번 정도, 2주에 한 번 정도 트래킹을 다닐 생각이었으나, 어제는 가볍게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근교나 다녀오자는 생각에 길을 나섰다.

 

아침에 잠시 검색을 해서 양평에 있는 '물소리길' 코스를 정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코스는 총 4개로 나뉘어져 있고, 내가 가려고 했던 길은 2코스에 해당되는 길이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지난 트래킹을 너무 늦게 출발한 탓에 일정이 좀 문제가 생기는 듯 해서 어제는 집에서 9시가 되기 전에 나섰다. 목표는 경의선 국수역이었다.

 

내가 가고자 했던 구간이 국수역에서 출발해서 양평역까지 걸어가는 것이었기에 당연히 출발은 국수역이었다. 집에서 약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상봉역에서 경의선 열차를 기다리면서 한 컷,  왼쪽 구석에 새로 산 가방이 보인다>

 

가방엔 노트북까지 챙겨서 나갔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좀 무리인 듯 했다. 비록 노트북이 1kg이 안 나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장시간 걸을 때는 그 무게가 주는 부담이 상당했다. 당분간은 그냥 종이 노트에 펜만 들고 다녀야 할 듯 하다.

 

시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10시 좀 넘어서 국수역에 도착했다. 가는 동안 사람이 별로 없어서 지하철은 한산했다. 그리고 국수역에서 내렸을 때도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난 한탄강과 달리 이 구간은 꽤나 자주 안내 표지판과 안내용 리본이 묶여 있었다. 그래서 복잡하지만 길을 잃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출발 지점 부근에서 본 까마귀>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처음 출발부터 한 시간 넘은 거리를 걷는 구간이 정말로 트래킹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할 지경이었다곳곳에 공사와 그에 따른 공사 차량들이 돌아다니고, 정말로 볼거리 하나 없으며, 차라리 근처 공원 걷는 것이 훨씬 더 나아 보일 지경이었다.

 

<자전거 길과 합류되는 곳에 표시되어 있는 안내판>

 

아무튼 한참을 걸으니 자전거 도로와 합류를 했고 거기에서부터는 그나마 걸을 만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들이 있었다.

 

하나는 내가 선블록 크림을 준비하지 않아서 따가운 햇살에 대한 대비가 너무 없었다. 둘째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엄청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어제 날씨가 영하 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꽤나 추웠다.

 

햇살을 따갑고 바람은 차가운, 얼굴은 얼고 몸에서는 열이 나는 상황이었다. 거기에다가 가방도 무거우니 걷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중간에 포기했다. 국수역에서 다음 역인 아신역에 도착해서 그냥 서울로 돌아왔다. 그래도 한 6KM 넘게 걸은 것 같긴 하다.

 

<아신역 근처, 등꽃 터널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잠시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쉬었다>

 

개인적으로 3시간, 10KM 정도가 딱 걷기 좋은데, 이 구간은 너무 길었다. 여럿이 걸으면 그나마 낫겠지만, 혼자서 걷는 것은 3시간이 지나면 좀 무리인 듯 하다. 하지만 이 구간은 총 16KM가 넘는 거리에 예상 소요 시간이 6~7 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였다.

 

남은 구간은 다음에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는 안 갈듯 하다. 대신 차라리 1-1 구간으로 소개되어 있는 두물머리 구간이 더 나아 보인다. 다음엔 거기로 가야겠다. 거기로 가면 적어도 돌아다니는 차는 없을 것 같다.

 

스스로 합리화를 위해 하나 하나 경험이 쌓인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맘이라도 편하다.

 

다음 주엔 차를 끌고 좀 멀리 나가봐야겠다.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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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만난 백구, 가는 길에서 본 개들 중에서 유일하게 나보고 짖지 않았다.


길 고양이 같았지만, 주인이 나오니 다가가서 야옹거린다.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이다. 봄이 온다.


기곡 터널이라고 한다. 사람을 위한 터널을 통과해본 것은 처음인 듯 하다.


터널 안쪽에는 조명까지 준비해 두었다. 색상이 계속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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