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고씨의 인문학개론

5강, 행복에 대한 이해 - 2부

아이루다 2017. 1. 28. 00:17



[1부에서 이어집니다.]


그리고 행복이 욕망화 되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연히 만족하려면 행복해야 하잖아요. 행복은 어떻게 발생하죠? 욕망을 채우면서 발생하죠? 그럼 어떻게 하겠어요? 참으로 위험한 일을 해요. 그것은 바로 원래 필요도 없던 욕망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죠이때 그것이 정말로 필요한 욕망인가는 거의 고려되지 않아요. 욕망을 갖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거든요.

 

그렇다면 욕망은 어떻게 만들까요?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주변에서 얻어 듣기도 해요. 사실 욕망을 만들 수 있는 계기는 너무도 많아서 감당이 안될 정도에요.

 

TV에서 매일 나오는 것들이 바로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에요. 기업은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결코 놓치지 않죠. 그래서 수 많은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대놓고 자신들의 제품을 사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욕망을 만들어 줘요. 그리고 소비자들은 그것을 거부하지 못해요. 왜냐고요? 당연히 자신도 그것이 필요했으니까요. 그저 적절한 이유만 만들어 주면 금세 넘어가 버리고 말아요.

 

친구를 만나도 그 얘기를 해요. 자신이 무엇을 해서 행복했는지 설명하고는 그것을 권해요. SNS는 말할 것도 없죠. 거기는 가장 유능한 욕망 제조 공장이에요.

 

현재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 이런 세상이에요. 욕망을 만들고, 권하는 세상이에요.

 

그러니 행복 하려는 욕망을 품은 순간 엄청난 욕망들이 다가와요. 사실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많아요그럼 이것을 어떤 상태죠? 욕망이 많아진 것이죠?

 

, 잠시 행복 공식 하나 보고 갈게요. 이것을 이해해야 다음 설명으로 넘어갈 수 있겠네요.



, 이제 행복이 무엇인지 보이세요?

 

그렇습니다. 행복은 분모인 '욕망'이 작을수록, 분자인 '가진 것'이 많을수록 커집니다. 당연하겠죠?

 

이것을 이해하면 가진 것이 그대로 일 때 욕망만 커졌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상상이 되시나요?

 

분명히 처음엔 행복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방법을 찾아보니 수 많은 욕망 대상이 있어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왔어요. 그리고 그 중 몇 개는 실제로 이뤄냈어요. 그래서 그때마다 행복하긴 했어요.

 

하지만 결국엔 처음보다도 더 불행해지고 말았어요. 왜냐하면 새로 만들어 낸 욕망 중에서 일부만을 '가진 것'을 만들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욕망'이 생겨버렸으니까요. 그러니 결국 행복은 줄어들어 버린 셈이죠.


이것이 현대인들이 행복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행복 욕망' 이 불러온 참사죠.

 

그런데 궁금증이 있어요.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이 왜 행복 욕망을 키워서 결국 불행해지고 말까요? 도대체 여기엔 어떤 잘못된 연결이 있는 것일까요?

 


여기에서부터가 오늘 강의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빨간 줄 쫙~

 

사람들이 행복 욕망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신은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이에요. 혹은 그것을 행복 권리라고 하고 있죠.

 

대한민국은 헌법 10조에 그것에 대해 정의해놨죠.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라고요. 그런데 헌법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할까요?

 

왜 나는, 당신은, 그들은 행복해야 할 권리를 가지고 있죠?

 

사실 잘 생각해보면 헌법엔 문제가 없어요. 헌법엔 행복을 추구할 권리만 인정했지, 행복해야 하는 권리를 인정한 것은 아니에요.

 

행복이 권리가 되면, 불행은 권리를 뺏긴 것이 되요. 불행한 것도 아주 우울한데, 그 권리까지 뺏겼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겠어요?

 

더해서 행복 자체가 당연한 것이 되면서 행복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져요. 뭐든 당연한 것이 되는 순간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앞에서 행복의 다른 말이 '만족' 이라고 했습니다. 행복 권리는 참 많은 것에 문제를 만들어 내고 맙니다. 행복이 권리가 되면서 만족도, 즉 행복 자체가 줄어들고, 단지 행복하지 않을 뿐인데 권리를 행사 하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이 되고 말아요.

 

사실 고양이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이런 의식이 매우 좋지 않게 보이긴 해요. 오직 자신들이 조금 더 머리가 좋다는 이유로 이 지구를 인간의 것으로 여기지 않나, 요즘은 화성까지 탐내고 있잖아요.

 

도대체 무슨 권리가 있다는 거죠?

 

4강에서 저는 삶의 우연성에 대한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우연성은 권리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모든 것이 우연하게 일어나는데, 무엇인가가 자신의 권리라고 우기는 것은 도대체 무슨 근거일까요?

 

이것은 당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차분히 생각해보세요. 나나 당신이나 인간들 모두는 행복해야 할 권리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것을 권리로 느끼는 순간 행복 욕망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서 욕망만 커져서 결국 불행해지고 말아요.

 

이것은 행복한 삶을 위한 매우 현실적 조언입니다. 당신의 행복을 절대로 당연하게 여기지 마세요. 물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반드시 행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전히 운에 따라서 불행할 수도 있고, 행복할 수 도 있어요. 그것은 당신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오늘 결혼을 해서 인생 최고의 행복을 맞보고 있는 신혼부부가 여행을 가는 길에 차 사고로 죽으면 도대체 그것은 어떻게 설명하려고 하세요? 이것은 그들이 뭔가 잘못해서 행복의 권리를 뺏긴 것인가요?


잠시 권리라는 말을 생각해보기로 하죠. 과연 권리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뭐, 당연하게도 무엇인가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힘 정도로 정의하면 될 것 같네요.


그럼 권리의 종류를 생각해보죠. 쉬운 예로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은 모두 이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너무도 당연하죠. 실제로 그렇든 못하든 간에요.


그런데 이것이 다 일까요? 아니죠. 그 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당한 의무를 다해야 해요. 납세의 의무, 병역의 의무, 근로의 의무, 심지어 교육의 의무까지 있어요. 

 

세상에 오직 권리만 있는 것은 없어요. 인간 관계 중 가장 불평등한 관계인 부모와 자식간에도 분명히 권리에 따른 의무는 존재합니다. 법적으로도 정의되어 있어요. '부양의 의무' 라구요.


자, 이것을 행복 권리에 대입시켜보죠. 행복이 권리가 되면 과연 의무는 무엇일까요?


식당에서 밥을 먹을 권리가 있다면 돈을 낼 의무가 있어요. 밥을 먹는 것이 행복이라면 돈을 내는 것은 무엇이라고 하죠? 물론 합당한 돈을 내는 것이긴 합니다만, 결국 금전적 손해를 보는 것이죠? 손해를 다른 말로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바로 '불행' 이죠.


그래요. 행복이 권리가 되는 순간 그에 따르는 불행은 반드시 의무가 되고 맙니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그렇게 피하고 싶은 불행이 의무가 되어 버리다니.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죠.

 

행복은 처음부터 우연히 일어난 행운이기에 권리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행스럽게도 불행이 의무가 될 수 없죠.  행복은 처음부터 선택 가능한 것이 아니였습니다. 물론 그 우연의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죠. 적어도 복권을 사야 당첨은 되니까요. 하지만 복권을 사는 것과 복권에 당첨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사느 것이야 의지지만, 당첨은 오직 확률에 불과하니까요.

 

뭐든 그래요. 열심히 공부를 해서 시험을 보는 것은 의지지만, 합격은 확률이에요. 인간이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경험하는 모든 것은 운에 따라 이뤄집니다. 아무리 거대한 권력을 가지고 그 운을 조정하려고 해도 결국엔 최종적으로는 운으로 결정이 됩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영역이 있어요. 그러니 결국 신을 찾게 되죠. 그리고 기도를 합니다. 행운을 가져다 달라고 말이죠.

 

그럼에도 사람들은 행복을 권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는 행복해야 하기에 그것을 얻기 위한 욕망에 사로잡혀서 자신에게 필요하지도 않는 욕망을 만들어 냅니다. 그 후 자신이 가진 소중한 자산인 시간, , 노력을 모두 사용합니다.

 

그러니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고, 돈이 부족하고, 몸과 마음이 힘들죠. 그러니 또 그것들을 만들어 내야 하죠. 그러니 시간에 쫓겨서 살고, 언제나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몸과 마음이 망가져서 삶이 우울해져요.

 

그나마 그렇게 해서 행복 욕망이 채워지기나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못하면 정말로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아요.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거나 혹은 불행하세요?

 

그건 슬픈 일이죠.

  

행복하지 않은 것은 그야말로 그저 행복하지 않은 것 뿐이에요. 그것이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불행한 것이 역시 그저 불행한 것 뿐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인생이 잘못되었거나, 잘못 살았거나, 어리석은 짓을 했거나, 쓸모 없는 삶이거나, 살 필요가 없는 삶이란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결코 당신의 잘못이나, 당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책망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이 순간 그저 운이 조금 나쁜 상태일 뿐이에요. 뭐 좀 더 나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지금의 행복하지 않거나 불행한 것을 경험하는 것을 통해 그동안 누렸던 행복한 것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사람은 잃어봐야 그것이 소중한 줄 알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행복했던 것이 권리나 당연한 것이 아니라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임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리고 미래의 어느 날 우연히 당신에게 행운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온몸으로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말은 지금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그냥 하는 것이 아니에요. 진짜로 그렇습니다. 그러니 행복하지 않거나 불행하다면 지금부터 진실을 바라보도록 노력해보세요. 아직도 삶은 많이 남았어요. 그러니 앞으로 행운을 얻을 기회는 충분합니다. 준비하고 기다리세요.


지금은 당장 힘드니 제가 꼭 안아드릴께요. 고양이 털 알러지 있는 분들은 제외하고요!!

 

행복을 찾는 과정은 평생을 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어쩌면 그 과정을 삶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오늘은 여기까지. 긴 강의 보시느라구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