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피해의식, 자격지심, 열등감 그리고 우월감

아이루다 2016. 11. 7. 08:50


 

이 세상을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피해의식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열등감도 가지고 있다. 더해서 자격지심이 있는 사람도 있으며 열등감에 반대인 우월감에 심취해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심리들은 각각 다른 말로 정의된 것처럼 마치 나름대로 동작하는 것 같다. 그래서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사실상 다른 심리 원인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곤 한다.

 

일단 피해의식은 자신이 어떤 부당한 피해를 입었거나 입고 있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열등감은 남들과 비교해서 느껴지는 자신의 못난 부분에 대한 불쾌함으로 인해 발생한다.

 

자격지심은 열등감과 비슷하지만 스스로 판단하는 것 보다는 남이 자신을 그렇게 판단할 것이라고 예상함으로써 발생한다. 그래서 자신의 심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심리를 유추하는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열등감보다 좀 더 뒤틀려 있다. 즉, 실제로 못난 부분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남들이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착각을 함으로써 불필요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월감은 남보다 자신이 잘난 부분, 즉 열등감의 반대 이유로 인해서 발생한다. 그런데 이 둘은 빛과 어둠처럼 쌍이다. 즉, 우월감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열등감이 있고 반대로 열등감이 있는 사람 역시 우월감이 존재한다.

 

그런데 설명을 해놓고 보니 사실 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뭔가 좀 더 근원적인 시점으로 봤을 때 이런 것들이 발생하는 공통적 원인은 없을까?

 

있다. 그리고 그것을 생각해 내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피해의식, 자격지심, 열등감, 우월감 모두 상상 속의 자신과 실제적인 자신의 차이로 인해서 발생한다. 즉, 자신의 머리 속에서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과 현실 속에서 가끔 알게 되는 진짜 자신의 모습 사이의 차이가 바로 그것들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만약 어떤 사람이 그 둘이 똑같이 일치한다면 이런 종류의 감정을 거의 느끼지 않을 수 있다.

 

피해의식은 자신이 받아야 할 어떠한 혜택이나 이득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느꼈을 때 발생한다. 즉, 거기엔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타당한 권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로 자신에게 타당한 것인지 아니면 혼자 주장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 피해를 호소하는 것을 피해의식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남에게 폭력을 당한 사람이 그 피해를 억울하다고 말하는 것은 피해의식이 아니다. 보통 피해의식은 사실상 피해를 입은 것이 거의 없는데도 뭔가 크게 피해를 입은 듯 구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표현이다.

 

피해의식을 느끼는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적법한 권리를 상상해 두고 있다. 그것은 과거 실제로 억울하게 당한 기억을 통해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 자꾸 억울하게 당하니 모든 것을 의심하고 보고나 실제로 피해가 아님에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은 작은 피해에 불과하지만 아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주기도 한다.

 

열등감 역시도 비슷하다.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자신과 현실 속에서 문득 문득 느껴지는 자신의 차이가 클수록 열등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자신은 뭔가 대단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데, 현실 속에서의 자신은 사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존재이다.

 

이 차이가 느껴질 때마다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생겨나고 그럼으로써 열등감이 생성된다. 물론 열등감은 피해의식과는 다르게 좋은 점도 있다. 왜냐하면 열등감으로 느낄 때마다 현실 속의 자신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비록 불행은 하지만 더 나은 자신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무척 힘들긴 하다.

 

자격지심은 남들이 자신의 실제적인 모습을 모두 파악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발생하는데, 그 실제적인 모습은 상상 속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못나고 어리석은 존재라고 여는 것으로부터 생겨난다. 즉, 남들이 자신을 못나고 어리석은 존재라고 여긴다고 생각함으로써 끝없는 자기 비하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격지심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우월감은 독자적으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열등감을 갖게 될 때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고자 한다. 그래서 우월감을 통해서 그 균형을 맞춘다. 즉,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다가 보면 보통 다른 영역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취를 올릴 수 있다. 그러면 그것이 바로 우월감으로 변한다.

 

우리가 보통 열등감을 느꼈던 분야는 평생 잘 못할 가능성이 높다. 몸이 둔한 사람은 평생 운동을 못할 가능성이 높고, 머리가 나쁜 사람은 평생 머리가 나쁘다. 그것이 뭐든 어릴 때 잘 못하던 것들은 보통 성인이 되어서도 잘 못한다.

 

그러니 우리는 열등감을 느끼는 대상을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기껏해야 어려서는 키가 작았으나 중간에 훌쩍 커서 극복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럴 때조차도 자신이 잘하게 되면 거의 우월감을 느낀다.

 

아무튼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를 노력해서는 해결이 안되니,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더욱 잘하려고 노력을 하다가 어느 정도 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이것을 통해서 커다란 우월감을 생산한다. 그래서 자신은 못난 부분은 있지만 잘난 부분도 있으니 결국 괜찮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평생 자기 증명에 시달린다. 어려서 갖게 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평생 동안 남들에게 자신이 잘난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하고 살아간다.

 

물론 그로 인해서 인류사적 업적을 남기기도 하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단지 그것을 하면서 겪게 되는 불행함이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런 나쁜 감정들로부터 좀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피해의식, 자격지심, 열등감과 우월감, 하나같이 우리를 많이 괴롭히는 것들인데 도대체 뭔가 해결책이 없을까?

 

사실 있긴 한데 많이 어렵다. 그것은 바로 원래 모든 것의 원인이었던 상상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를 일치화 시키는 일이다.

 

일치화란 말을 썼지만, 정확히 다시 말하면 상상 속의 나를 날리고 현실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 즉, 우리는 지나치게 자신의 가치나 능력 그리고 기타 수 많은 자신에 관한 것들에 대해서 너무 확대 해석을 해 놓은 상태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가치 있지 않고, 생각보다 중요하지도 않으며, 생각보다 영향력이 있거나 인기가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우리는 아주 좁은 범위에서만 약간의 영향력을 지닌 그저 그런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유명하고 돈이 많은 사람들은 안 그런 것일까? 그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이 세상에 살아가는 그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다. 당장은 큰 차이가 느껴질지 모르지만, 정말로 미미하다.

 

우리는 그저 태어나서 살면서 늙어서 결국 죽는 그런 존재일 뿐이다. 누가 이 흐름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자신의 가치, 영향력, 인기, 중요도는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행복’뿐이다.

 

그런데 자꾸 그런 것들에 집착하다가 보니 결국 불행해진다. 그래서 피해의식을 느끼고, 자격지심에 빠지고, 열등감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의미도 없는 우월감에 심취한다.

 

그 무엇보다도 행복 하려고 살아야 한다. 행복이 최고의 가치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행복만이 유일한 의미라서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최선이다. 그 외엔 아무런 다른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우리는 오직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고 그렇게 살다가 죽어야 하는 존재들이다. 행복은 인간의 선택 불가능한 유일한 길이다.

 

행복에는 어떤 가치도 의미도 없다. 행복은 그저 행복한 것으로 끝이다. 거기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고 수 많은 가치를 주장해도 그 역시 더 행복하고자 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삶의 모든 힘을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쪽으로 쏟아야 한다. 그래야 겨우 행복할 가능성이 조금 열린다. 못났으면 어떻고 불만이 많은 어떠냐. 행복하면 사실 그런 것들이 많이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우리는 행복할 때 무한대의 선의를 경험할 수도 있다. 즉, 착해진다.

 

만약 지금 행복하면서도 이런 나쁜 감정들이 느껴지고 있다면, 그것은 오직 쓸데없는 관성적인 일일 뿐이다. 스스로 조금만 노력하면 그것을 각성해서 깨어날 수 있다.

 

행복하다면 성공한 삶이다. 행복한 자만이 오직 성공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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