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냥 하거나, 신경쓰지 않거나

아이루다 2016. 7. 4. 10:03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일은 단지 돈을 버는 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먹는 것도 일이요, 싸는 것도 일이다. 친구를 만나는 것도 일이고, 집에서 혼자 뒹굴 거리는 것도 일이다.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이라면 매 순간 어떤 일을 하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는 자는 순간에도 자는 일을 하거나 꿈을 꾸는 일을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매일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일에는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에 따른 구분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이것을 좀 더 세분화 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하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나는 일이 있으며,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고,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은 일이 있다. 그리고 정말로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있으며, 안 해도 되지만 하는 것이 나은 일도 있고,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리고 하면 안되는 일도 있다.

 

더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숫자는 사실상 무한정하다고 할 수 있다. 일은 해도 해도 끝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가진 시간과 노력이라는 자원을 쓸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일을 하려고 할까?

 

사실 우리가 매일 하는 고민, 갈등, 선택, 혼란, 결정이 바로 이 일에 관한 두 가지 특성, 즉 끝이 없는 것과 개인별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으로 인해 일어난다.

 

우리는 매일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을 고민과 갈등 속에서 다 써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든 하나의 일을 선택하게 되면, 다른 일을 포기를 하거나 미래로 미뤄야 한다. 하지만 미뤄졌다고 해서 그 일을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미뤄진 일은 미뤄진 채 평생 하지 않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무엇을 기준으로, 무엇을 위해서 그 많은 일들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

 

답은 아주 쉽다. 그것은 바로 우리를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무엇을 해야 행복할지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답은 쉽지만, 이렇게만 생각하면 우리가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는 이유가 이해가 안 간다. 일반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보통 명확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회사에 가는 것보다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한다. 공부를 하는 것보다 친구와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도 왜 고민을 할까?

 

회사에 안가고 집에만 있으면 굶어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공부를 안하고 친구와 놀기만 했다간 나중에 빌빌거리면서 살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에 뭔가를 열심히 해 놓지 않으면 미래의 삶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일은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과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일로 나뉜다. 집에서 쉬거나 친구와 노는 것은 바로 하고 싶은 일들이며 행복을 위한 것이고, 회사를 가거나 공부를 하는 것은 바로 해야 하는 일들이며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그리고 다시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은 현재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과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로,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일은 현재의 불행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일과 미래의 불행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는 일로 나뉜다.

 

이 중에서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현재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현재의 불행을 피하는 일이 가장 우선 순위가 높다. 그리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과 미래의 불행을 방지하는 일은 최대한 미뤄둔다.

 

어떤 여자가 친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서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도, 자신의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바로 그 자리를 뜨게 된다. 아무리 행복한 시간을 원해도 지금 이 순간 불행한 사건이 터지면 그 일을 가장 먼저 수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그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지만, 가야 한다.

 

물론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현재 행복이 훨씬 더 중요해서, 자신의 아이가 아주 많이 아픈 것이 아니라면, 원래 계획대로 친구와 시간을 다 보내고 가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때 마음 속 한 구석이 찜찜하다. 그래서 차라리 가는 것이 더 마음 편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현재의 행복과 현재의 불행간의 갈등 상황이다. 이때 우리는 보통 현재의 불행을 없애는 쪽으로 결정한다.

 

살을 빼고자 마음 먹은 사람은 매일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이나 불행함을 방지하는 것 사이에서 싸움을 벌어야 한다. 다이어트가 바로 그런 것이다. 미래에 살이 빠진 자신의 행복을 얻거나 혹은 성인병에 걸릴 수 있는 자신의 불행을 방지하기 위해서 현재의 배고픔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행복을 포기하는 수준이 아닌, 배고파서 불행해지는 수준이니 얼마나 견디기 힘들겠는가? 그러니 다이어트가 얼마나 해내기 힘든 일인지 상상할 수 있다.

 

그나마 이런 일들은 자신의 선택에만 달려 있는 문제들이기에 결정하기가 그다지 혼란스럽지 않다. 현재의 불행을 없애고, 최대한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거나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투자하는 선택을 하면서 살면 된다. 이 부분은 개개인의 삶의 방식에 따라 다르므로 뭐가 더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진짜 문제는 혼자만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과 연관된 일에서 생겨난다. 그것도 주로 해야 할 일들 때문에 일어난다.

 

젊은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되면 보통 같은 집에서 살게 된다. 사실 산다는 것은 사랑이란 감정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것은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빨래를 하고, 공과금을 내고, 고장 난 것을 수리하고, 필요한 것을 주문 하고, 택배를 받는 그런 것들이다.

 

이것들은 대부분 행복하기 보다는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하는 해야 할 일들이다. 물론 요리를 하면서 행복한 사람도 있고, 청소를 하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선호도이다. 그리고 확률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정 일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결혼을 하면 이것을 누군가 해야 한다. 이때 문제가 발생한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꼭 내가 할 필요가 없을 때, 혹은 상대가 그 일을 해주기 바랄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원래 혼자 살 때는 상관이 없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하고 살면 된다. 그래서 누군가는 결벽증 있는 사람처럼 정리를 하고 살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닌 것처럼 더러운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둘 중이라면 깨끗한 것이 낫긴 하지만, 그렇다고 가서 청소해줄 것도 아닌데, 더럽게 사는 사람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가족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둘이 살 때는 다르다. 한 명은 깨끗하길 바라고, 한 명은 그것을 귀찮게 여기게 되면 둘 사이는 분명히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혼자의 갈등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갈등이다. 그것도 자신과 결혼을 한 배우자와의 갈등이다.

 

부부뿐만이 아니라 친구와 같이 자취를 할 때도 그렇다. 우리는 젊은 시절에 어떤 사정으로 인해 친구와 같이 방을 쓰는 경우가 있다. 그때도 부부가 겪는 문제를 동일하게 겪을 수 있다. 더 안 좋은 점은 부부는 그나마 남녀의 역할이 조금이라고 정해져 있는 반면, 친구와는 완전히 동등한 입장이기에 결코 양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결국 심하게 갈등을 겪다가 아예 만나지 않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물론 부부도 결국엔 이혼을 하고 평생 안보고 사는 사이가 되기도 하니, 단지 친구 사이만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충격은 부부 사이가 훨씬 크다.

 

친구야 헤어져서 안보면 그만이지만, 부부는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아이라도 낳았다면 더욱 더 심각해진다. 이혼 자체도 심각하지만, 육아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니 일단 부부가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면 최대한 같이 사는 편이 좋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행복하기 보다는 불행하다면 어쩔 수 없다.

 

불행을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연관된 일을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할 수 있을까?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들은 서로 잘 맞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다. 사실 따로 노는 부부들도 참 많다. 문제는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들이 서로 잘 맞지 않을 때이다. 이것은 끝없는 잔소리로, 끝없는 갈등으로, 끝없는 다툼의 원인이 된다.

 

어떤 것들은 평생 해결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의 답이 바로 이 글의 제목이다. ‘그냥 하거나, 신경 쓰지 않거나’ 가 그 답이다.

 

배우자가 매일 양말을 거꾸로 벗어 놓는다면, 그대로 빨거나 매번 뒤집어 주면 된다. 상대에게 아무리 양말을 뒤집어 벗지 말라고 해도 안 고쳐진다. 이미 30년 넘게 해온 버릇이다. 남자나 여자의 부모에게 물어보면, 그 분들도 뒤집어 벗지 말라고 잔소리를 했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부모도 못 고친 버릇을 어떻게 고치겠는가?

 

해봐야 잔소리고 다툼의 원인이 된다. 사실 양말 뒤집는 거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상대에게 끝없이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양말이 문제가 아니다.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쁜 것이다.

 

정말로 그럴까? 상대가?

 

결혼 전에 상대가 자신의 부모를 무시해서 그렇게 했던 것일까? 아니다. 남자는 그저 게으르고 귀찮은 것뿐이다. 그냥 오래 된 버릇이다.

 

참기 힘든 버릇도 있긴 하다. 잘 안 씻는 버릇은 냄새도 심하고 건강에도 안 좋기에 참는데 한도가 있다. 사실 못 견디면 그냥 이혼 해야 한다. 이 역시도 이혼 하거나 상대를 신경 쓰지 않거나로 귀결된다. 다를 것이 없다. 견딜 수 있으면 그냥 견디고, 못 견딜 것 같으면 그냥 헤어지는 것이 낫다.

 

초반부터 그럴 테니까 아이가 없을 때 빨리 결정하는 편이 낫다. 어물거리다간 아이까지 낳게 되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상대가 혹시라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고 버틴다면, 삶만 고단해질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아침마다 똥을 싸는 버릇을 20년간 해왔는데, 상대가 그만하라고 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겠는가? 아침마다 자동으로 배가 아파오는데 말이다.

 

버릇을 바꾸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골초가 어느 날 담배를 끊었다면, 둘 중 하나이다. 죽을 병에 걸렸거나,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담배 피우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이다.

 

그런 일이 없는 한, 우리는 정말로 잘 바뀌지 않는다.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불행함의 원인이다. 그러니 하기는 싫더라도 스트레스는 받으면 안 된다. 물론 하기 싫은 일을 안 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빨래를 안 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안 버릴 수는 없다.

 

배우자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왜 안 벼려주는지 따지지 말고 그냥 하게 되면, 그 일은 단지 하기 싫은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따지지 시작하면 바로 스트레스화 된다. 기분이 상하고 상대에게 섭섭하여 불행해진다. 혼자 살면 하기 싫어도 그냥 했지만, 대신 해줄 사람이 생기자마자 그 사람에게 그것을 기대한다.

 

이 부분에서 불행이 싹튼다.

 

그리고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쓰는 요령이다. 우리는 보통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에만 돈을 쓰려고 한다. 돈을 모아서 여행을 가고, 돈을 모아서 예쁜 가방을 사고, 돈을 모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에 쓴다.

 

우리가 돈을 모으는 목적 자체가 바로 행복한 곳에 모은 돈을 쓰려는 것이다. 이것을 조금 바꿔서 생각해보자. 사실 돈을 정말로 많이 써야 할 곳은 바로 하기 싫은 일을 쉽게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즉, 불행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은 모든 일에 돈을 잘 쓴다. 어떤 사람은 모든 일에 돈을 아낀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에는 돈을 잘 쓰고 나머지 일에는 최대한 아낀다. 하지만 하기 싫은 일에 돈을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돈이 아깝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그런 일을 할 때는 기분이 안 좋기 때문이다.

 

돈 쓰는 방법에는 정답은 없다. 단지 지금의 삶이 뭔가 불행하다면, 행복하게 하는 일에 돈을 쓸 생각보다는, 그 불행을 줄이는 데 돈을 쓰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청소가 너무도 귀찮다면 청소기에 최대한 돈을 써야 한다. 로봇 청소기를 사야 할지도 모른다. 빨래가 너무 귀찮다면 세탁기를 최대한 좋은 것을 쓰거나 모든 것을 다 동네 세탁소에 맡기면 될 것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상관없이 거기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좋다. 사치라고 불러도 상관없을 만큼 돈을 쓰는 것이 좋다.


사실 좋은 도구를 쓰다가 보면, 그 귀찮은 일이 나름대로 할 만 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 요리가 귀찮을수록 좋은 주방을 가져야 한다. 낡고 좁고 더러운 주방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요리를 할 마음이 전혀 생기질 않는다.

 

비슷한 예로, 회사에서 가장 돈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은 바로 의자이다. 사람들이 가장 오래, 많이 쓰는 것이 바로 의자이며 허리 건강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책상도 중요하다. 컴퓨터로 일하는 경우라면 좋은 컴퓨터도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런 것에는 돈을 아끼면서 술을 마시는 회식에는 돈을 많이 쓴다. 이러니 직원들 건강이 좋아질 턱이 없다. 한번 쓰면 다시 반복되어서 들어가지도 않는 돈이다. 그럼에도 그리 아낀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너무 오래된 가전제품이 있다면 바꿔야 한다. 오래된 것들은 익숙하긴 하지만 너무 낡아서 어딘가 고장 나고 불편하다. 낡은 것들만 다 바꿔도 집은 다른 집이 된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집은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더러운 집은 있고 싶지도 않다.

 

만약 가정 일 자체가 너무 힘들다면 도우미를 불러서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육아가 힘들어도 육아 도우미가 있으니 돈만 주면 와서 도와준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혼자서 다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결국 했지만 스트레스 받아서 우울해지고 그것 때문에 배우자를 볼 때마다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리는 것은 결코 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는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서 그것을 풀어야 한다면서 뭔가를 마구 먹거나 어디론가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그래서 쓰는 돈도 만만치 않다.

 

매일 조금씩 행복한 것이 낫지, 매일 불행하다가 잠시만 몰아서 행복한 것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이것은 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신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점검해야 한다.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긴 하지만, 자신이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까지만 해야 한다. 그 일을 했더라도 그 과정 중에서 기분이 상했다면, 그것은 제대로 해낸 것이 아니다. 마음에 남는 것들은 잘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힘든 순간마다 만들어진 앙금은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어느 날 폭발하게 된다. 상대가 밉고 짜증이 나며, 자신의 삶이 우울하고 가여워서 눈물을 펑펑 쏟게 된다. 집에서는 귀하게 자란 자신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 상대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도 화가 풀리질 않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것이 상대의 잘못일까? 결코 아니다. 온전히 본인의 잘못이다. 사실은 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자신을 이겨내야 할 만큼 힘든 일은 안 할 수 있다면 하지 않아야 한다. 왜 몸도 마음도 심하게 지치는 그런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망가뜨리는가?

 

여름에 맛있고 몸에 좋은 콩국수를 만들어 먹겠다고 수 시간을 땀을 흘리는 일과 같다. 그냥 나가서 식당에서 먹으면 끝인데, 믿을만한 것을 먹이겠다는 욕심으로 그런 일을 한다. 그러다가 남편과 아이들이 잘 먹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견딜 것인가?

 

식당을 못 믿겠으면 먹지 말고 다른 것을 먹으면 된다. 콩국수가 꼭 먹고 싶다면 그 콩이 어디에서 왔는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된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몸에 좋은 것을 찾는 꼴이다. 그러면 맛이 없어서 기분이 나쁘고, 결국 몸에 해롭지 않을 뿐, 이로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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