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서로가 끌리는 이유, 매력

아이루다 2016. 6. 25. 05:53

 

며칠 전부터 한 영화감독과 여배우 사이에 일어난 한 사건이 꽤나 크게 회자되고 있다. 두 남녀의 애정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이 유명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불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나름대로 유명한 사람들이고 더해서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20살이 넘게 난다는 점도 꽤나 중요한 이유인 듯 하다.

 

감독의 이름은 홍상수 감독이고, 배우의 이름은 김민희씨이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서 뭐라고 할 마음도 도덕적 평가를 할 생각도 없다. 그것이 불륜이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든, 둘 모두 유명하든 말이다.

 

그런데 그냥 궁금한 점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아직도 한참 젊은 여배우가 왜 자신보다 20살 이상 더 먹은, 그것도 이미 결혼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이다.

 

사람들은 불륜의 당사자로써 김민희씨를 많이 비난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녀 역시도 일종의 피해자이다. 그녀는 사랑을 얻었을지는 모르지만, 불륜녀라는 치명적인 딱지가 붙고 말았다. 이것은 거의 주홍글씨 같아서 한국 사회에서 사는 한, 그녀를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배우로써, 여자로써 이 딱지는 결코 가벼운 무게가 아니다. 물론 그녀는 그 딱지를 별로 신경 쓰지는 않을 듯 하긴 하다.

 

아무튼 궁금하다. 도대체 그녀는 홍상수 감독에게 어떤 점이 끌렸던 것일까? 당연히 남자가 가진 기본적인 육체적 매력은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홍상수 감독의 나이는 너무 많다. 그러니 다른 어떤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홍상수 감독이 가진 매력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그 매력이 김민희씨를 사랑에 빠지게끔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매력은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물론 홍상수 감독 역시도 김민희씨에게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단지 남자가 젊은 여자에게 느끼는 매력은 사실 대부분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좀 덜 궁금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이 두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니, 답을 알 방법은 없다. 단지 몇 가지 추측은 되지만, 이것은 이 글의 목적이 아니니 이제 원래 주제로 돌아가보자.

 

지금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이다. 사람은 왜 다른 사람에게 호감이나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인간은 사람을 포함해서 다양한 대상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는데, 무슨 원리로 그렇게 다양한 대상에 다양한 형태와 느낌으로 그런 매력들을 느끼는 것일까?

 

이것을 생각해보기 위해서 지금보다는 제반 상황이 훨씬 덜 복잡했던, 오래 전 우리들 조상이 살던 시대로 가보자. 그 시대의 매력이 어떻게 발생했을 지를 유추해보고 그것을 지금 시대에 적용해 보자.

 

우리의 조상들이 집도 없이 굴에서 살던 시절, 사람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바로 육체적 힘이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시대, 힘은 바로 생존이고, 권력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때 약한 자들의 선택은 어떻게 되었을까? 뭐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특히 여자의 경우엔 강한 남자와 관계를 맺고 그 사람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떤 면에서 가장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을까?

 

이것은 여자가 남자를 선택할 때, 무엇인가 기준점이 있어어야 하는데, 그것이 힘이었다는 뜻이다. 즉, 남자의 능력, 그것도 생존에 가장 효과적인 능력에 여자가 끌린 것이다.

 

사실 이것이 매력이 발생되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이다. 매력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지만, 각각의 모든 매력은 생각보다 매우 단순한 이유로 만들어진다. 그것은 바로 생존 능력에 대한 끌림이다. 즉, 그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을 가진 존재에게 느끼는 일종의 욕망이다.

 

하지만 요즘 시대로 돌아와보면 너무도 다양한 매력으로 인해서 그것이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시대엔 사람에 대한 매력은 도대체 왜 그것이 매력으로 느껴지는지조차 가늠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그러다보니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생겨났다. 도대체 저런 사람을 왜 선택했는지 이해가 안가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다.

 

그렇다고 해도 원론적 입장에서 과거와 현대가 다른 점은 단 하나도 없다. 현대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과거의 우리들 조상과 완전히 동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단지 종류만 바뀐 것 뿐이다.

 

과거에서조차도 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당연히 힘이 가장 중요한 매력 중 하나였겠지만, 여자 입장에서 그것이 늘 힘일 수 만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힘을 가진 존재라고 해도 자신 이외의 수 많은 다른 여자들과 관계를 맺는 남자일 경우, 그 사람이 가진 힘은 생존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즉, 심지어는 버림 받을 수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여자는 힘보다 충성심을 더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헌신적인 남자에게 더 큰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니 힘이 세고 헌신적이며 신뢰가 있는 남자는 그 시대에 최고의 남자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조건을 잘 생각해보면 요즘 시대와 뭐가 다르겠는가?

 

물론 요즘 시대엔 힘만 센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세려면 아주 대단히 세야지 대충 세서는 사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는 힘이 다른 많은 종류로 바뀐 것만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바뀐 이유도 아주 단순하다. 원시 시대에 힘이 중요했던 이유는, 힘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느 시대이든 상관없이 생존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무엇을 통해서 이뤄지든 다 허용된다. 

 

그리고 요즘 시대를 보면, 과연 누가 힘으로 일을 하겠는가? 힘을 쓰는 일들은 모두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인간은 그저 기계를 만들고, 기계를 쓸 뿐이다. 그러니 과거의 힘의 필요성은 기계를 만드는 일이나, 기계를 쓰는 일로 바뀌었다.

 

최근에 알파고와 바둑을 두면서 많이 유명해진 이세돌이란 기사는 당시 '뇌섹남' 이라고 불렸는데, 이 말은 뇌가 섹시한 남자의 약자로, 말 그대로 극단적인 지적 매력을 의미했다. 바둑의 직접적 생산성은 거의 없지만, 바둑은 아무나 둘 수 없을 정도로 두뇌 능력이 필요한 것이기에 그런 것이다.

 

사실 현대에는 사람의 능력의 중요도는 육체적 능력에서 완전히 지적 능력으로 변했다. 물론 아직도 스포츠와 같은 분야에서는 육체적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지만, 그 이외의 분야에서는 지적 능력이 훨씬 더 우월한 대접을 받는 편이다.

 

물론 정밀한 작업을 하는 것도 일종의 육체적 능력이긴 하지만, 이것조차도 전통적인 의미의 힘은 아니다. 이것은 일종의 기술적 능력으로 따로 구분하는 것이 좋을 만큼 단지 힘이 좋다고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즉, 민첩성, 유연성, 정밀성 등과 같은 육체적 능력은 육체적 능력 중에서도 세분화 될 수 있는 능력들인 셈이다.

 

육체적 능력조차도 힘이나 다른 기타 많은 능력들로 세분화 되었고, 지적 능력도 수 많은 능력으로 세분화 되었다. 더군다나 인간은 문명의 발달에 힘을 입어서 이제 본격적인 잉여 능력도 갖추게 되었다.

 

그래서 나타난 분야가 바로 예술과 스포츠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이 역시도 생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분야들도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

 

예술과 스포츠는 원래 직접적인 생산적 활동이 아니었다. 이것은 창조적인 행위이며 더해서 삶의 여유분이다. 우리는 예술과 스포츠를 통해 지친 마음을 추스르고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육체적 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즉, 생존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렇기에 예술과 스포츠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고, 그것을 하는 예술가와 스포츠 선수들 역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어떤 능력이 매력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사실 모든 능력이 바로 이런 식으로 평가가 된다. 원시 시대에는 힘이 생존의 열쇠였다면, 지금 시대엔 돈이 완전히 그 역할을 이어받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돈으로 바뀌면서 돈만 벌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종류의 능력이든 상관없이 모두 중요해진 것이다.

 

이것을 단적으로 말하면, 바로 능력의 가치화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인간은 정말로 다양한 능력을 가질 수 있는데, 그것이 어느 시대의 요구에 잘 맞아서 가치 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만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요즘 시대에 가수들이나 연기자들은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그들은 그저 광대패로써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같은 능력이라고 해도 어느 시대에 사느냐, 어느 문화권에서 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가치화된 능력은 기본적으로 매력이 될 수 있는 후보가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마다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매력은 모두 다를까?

 

그것이 바로 각자 사람마다의 가치관 때문에 그렇다. 원시 시대에조차 힘보다는 충성도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긴 사람들이 있었듯이 요즘 시대도 마찬가지다.

 

요즘도 기본적으로는 돈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긴 하지만, 자신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면 이성의 상대가 돈을 잘 벌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설령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훨씬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

 

사실 지금 이 순간 단순히 생각해도 돈보다 중요한 가치들은 많아 보인다. 사랑, 신뢰, 건강, 따뜻함, 성실함, 헌신적인 성격, 옳은 신념, 용기 등등도 모두 그럴 수 있는 후보들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돈의 가치가 중요한 사람들도 많다. 사실 이것은 완전히 개인적 기준점이다. 그리고 그런 각자의 기준점에 의해서 각자가 중요하다고 가치들의 순서에 의해서 다른 사람이 가진 매력이 결정된다.

 

그럼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매력 요소는 당연히 외모이기도 하다. 잘 생긴 얼굴, 예쁜 얼굴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매력 포인트이다. 더해서 남자는 큰 키와 여자는 잘 빠진 몸매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이 매력들은 후대를 위한, 즉 다음 세대의 건강함을 보장하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식이로든 자신의 생존 확률을 높여주는 것에 대해서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생존이란 것 자체도 매우 다양한 개념으로 확장되어 있기 때문에, 요즘 시대엔 생존이 단지 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요즘 시대엔 살기 위해서 먹지 않는다. 우리는 확실히 먹기 위해서 산다.

 

즉, 요즘 시대엔 생존 그 자체보다도 행복이 더 우선시 된다. 그래서 불행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물론 행복 자체가 생존의 가장 강력한 조건이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그러니 요즘은 자신의 행복 확률을 높여주는 것을 매력으로 느낀다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는 대상에 대해서 매력을 느낀다.


자신이 음악을 좋아하면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자신이 쇼핑을 좋아하면 돈이 많은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자신이 책을 좋아하면 글 작가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뜻이다. 이것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이며, 이 행복이 바로 생존을 위한 중요한 열쇠이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것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매력에 대한 착각이다. 이것은 매력이 생존 위에 행복으로 덧칠해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데, 남녀의 경우 결혼을 하기 전과 결혼을 한 후에 매력은 완전히 다른 가치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결혼 전 돈을 잘 쓰는 남자는 결혼 후 낭비가 심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외모를 잘 가꾸는 여자는 결혼 후 외모를 가꾸는 데만 관심을 쓰는 여자가 될 수 있다.

 

돈을 절약하는 남자는 구두쇠가 되어서 여자가 살림하는 것에 시시콜콜 참견하는 경우도 많고, 헌신적인 여자는 결혼 후 남자만 바라보면서 살면서 남편을 심하게 구속할 수도 있다.

 

사실 모든 매력은 이런 위험을 가지고 있다. 잘 생기고 예쁜 외모는 결혼 후 바람을 필 가능성을 높이기도 하고, 정의로운 성격은 불의를 참지 못해서 어디에서나 싸움을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매력을 느꼈을 때, 그것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막을 방법은 없다. 단지 자신이 끌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폭력적인 아빠 밑에서 자라서 부드럽고 온화한 상대에게 끌리는 것인지, 너무도 우유부단한 부모 밑에서 자라서 카리스마 있는 상대에게 끌리는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열등감을 채워줄 상대를 원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로 행복하기에 상대에게 끌리는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키가 작으니 키 큰 상대를 원하고, 자신의 외모가 별로라서 무조건 잘 생기거나 예쁜 얼굴을 최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다가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배우자를 고를 때, 그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잘 모르겠다면 모든 매력 중에서 ‘신뢰’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상대를 믿을 수 있다면, 이후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버텨낼 수 있다.

 

인간이 무너지는 때는 바로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때이다. 그것만큼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이 없다. 그리고 그것만큼 우리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 * * * * * *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에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가 있다. 배우 정재영씨가 주연을 맡고 김민희씨가 여자 주인공을 맡았었다. 그리고 정재영씨는 유부남 영화 감독으로 처녀인 김민희씨를 유혹하는 역할을 했었다.

 

어떤 면에서 홍상수 감독은 자신의 영화처럼 사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결과론적 이야기이지만, 흥미롭긴 하다.

 

홍상수 감독의 원래 부인은 원래 어떤 매력을 느꼈기에 그 사람과 결혼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신뢰를 그 매력보다 낮은 위치에 두었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김민희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복잡한 듯 하면서도 참 단순한 원리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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