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내성적인 사람들

아이루다 2016. 2. 1. 08:17

 

우리는 흔히 사람들의 성격을 크게 내성적인 성향과 외향적인 성향으로 구분하곤 한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내성적인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하며, 소극적이며, 남 앞에 나서는 것 보다는 혼자 있길 더 선호하는 성향이라고 한다. 반면에 외향적인 성격은 시끄럽고, 활기차고, 적극적이며,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누구나 사회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내성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힘들게 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과 어울려 살려면, 가능하면 적극적이고, 활기찬 성향이 더 많은 도움을 주는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성적인 사람의 단점처럼 작용하는 특징인 낯을 많이 가리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몹시 꺼려하는 성향은,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주눅을 들게 만들어서, 충분히 괜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것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처하게 만든다.

 

결국 이런 사람의 사회적 특성으로 인해서, 내성적인 사람들은 보통 혼자 있거나 아니면 소수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도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많은 장소를 가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내성적인 사람들에게는 꽤나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경험이 된다.

 

그러다 보니, 내성적인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어떤 불만이 생겨난다. 스스로는 분명히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데, 주변에서 자꾸 자신을 어딘가 사람 많은 곳에 데려가려고 하거나 혹은 자꾸 사람들과 더 많은 교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히 스스로 만족스러운데,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물론 무시할 수는 있지만, 쉽게 무시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실제로 그들의 말도 일리가 있기에 마음 한 구석에 담아 둘 수 밖에 없다.

 

인간은 원래 관계 형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계를 통해 행복하고, 관계를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사실 관계를 통해 생존하는 존재이다. 그러니 누군들 관계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

 

결국 이런 상황은, 집에서 혼자 편히 쉬고 있는 순간에서 조차도, 스스로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들어서, 그 좋은 시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아무튼 이것은 내성적인 사람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조용하게 하나씩 하면서 내면의 삶을 살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된다.

 

원래 내성적인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면, 크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뭔가 주변에 에너지를 모두 뺏긴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마치 몸이 방전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장소를 다녀오고 나면 완전히 파김치가 되어서 뻗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이것이 반복되면, 점점 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싫어진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조언은 계속 유효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 사람을 만나러 가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왜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즐겁기 보다는 피로함을 느끼게 될까? 그들이 단지 시끄러운 것보다는 조용한 것을 선호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가 언제 즐겁고 신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인간이 즐겁고 신나는 순간은 사실 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나, 자신이 뭔가 인정을 받을 때이다. 즉, 하고 싶었던 욕망을 실현하는 중이거나, 자신의 에고가 잘났음을 증명 받을 때, 우리는 신나고 행복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가 언제 쳐지고 우울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인간이 쳐지고 우울한 순간도 사실 뻔하다.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받거나 거의 어떤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때, 우리는 우울하고 불행해진다.

 

뭐, 이것 말고도 신나거나 우울한 순간은 참 많을 것이다.

 

아무튼 이 신나거나 우울한 순간에 대한 설명을 이제 내성적인 사람들이 왜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면 피로감을 느끼는지에 대해서 적용해보도록 하자.

 

내성적인 사람들은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상태에 놓인다. 그래서 그들은 보통 쳐지고 우울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상황을 위의 설명에 대입하면, 그들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시를 받거나 혹은 거의 어떤 존재감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보통 내성적인 사람들은 조용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할 때도 무척 조심스러운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많은 곳에 있다가 보면,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도 거절하지 못하게 되어서 불편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더해서 조용하게 있다가 보니, 누구도 그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해서,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어딘가에 가서 늘 존재감도 없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을 조금 억지로 하고 있다면, 어떻게 사람이 즐겁고 신날 수 있겠는가?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더라도 남들의 인정을 받거나, 아니면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는데, 이 둘 모두 없는 상황에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내성적인 사람들이 사람이 많은 곳에 있을 때 불편하고 불행한 이유는,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질 못하고, 또한 아주 미미한 존재감으로 인해 자존감마저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반면에 외향적인 사람들을 보면, 어디에 가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그들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것들을 별다른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설령 그것이 이뤄지지 못하더라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뭐, 어떨 때는 그것 때문에 화를 내고 싸우기도 하지만,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화해하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외향적인 사람들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또한 시끄럽고 활기차기 때문에, 어디에 가서도 존재감을 듬뿍 얻어낼 수 있다.

 

그러니 이들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도 신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아니, 사람이 많은 곳이 더 행복한 곳이 된다. 어딜 가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며, 어딜 가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 자존감도 높아지게 된다.

 

사실 그래서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들이 각자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거나 선호하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나 혹은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직 차이는 사람들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느냐, 불행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여기까지가 보통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데 이제 좀 더 깊이 들어가보자.

 

내성적인 사람은 정말로 어떤 사람일까?

 

이것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무늬만 내성적인 사람들을 걸러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로 인해서 진짜로 내성적인 사람들이 많은 오해를 받기 때문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존재감을 통해 행복을 얻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동내 개가 지나가도 자신이 부르면 와주길 바라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개가 뚱한 표정으로 무시하고 지나가면 그것에도 괜히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되길 원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되려면 활기차고,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러니 누군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 외향적인 성격으로 있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누구나 이것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사실은 성공하는 사람이 소수이고, 실패가 다수이다.

 

원래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남들 앞에서 자꾸 실수를 하거나, 분위기에 안 맞는 말을 해다가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감이 없어져서 내성적인 사람처럼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내성적인 것이 아니라, 외향적인 성격이 찌그러든 것뿐이다.

 

그래서 단지 사람 사귀는 일에 서툴러서 어쩔 수 없이 홀로 조용히 지내게 된 사람이, 자신의 성향을 내성적인 것으로 판단하게 되면서, 진짜 내성적인 사람들에 대한 커다란 오해가 일어난다.

 

그것이 바로 소극적이고 주눅든 성격, 관계의 회피, 부정적 사고 방식 등의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코 내성적인 사람들의 특징이 아니다. 이것은 그냥 자아가 찌그러진 사람들이 보여주는 뻔한 모습일 뿐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뿐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 더욱 그렇다. 조용히 음악을 듣는 것이 좋은데, 자꾸 술을 따르고 건배를 외쳐대니, 그것이 맞지 않는 것뿐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주눅든 것이 아니다. 그저 타인과의 관계에서 주의 깊고 조심스러울 뿐이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좀 더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면을 보기도 하고, 우리가 신나고 즐겁다 보니 놓치게 되는 것들을 이야기 해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오해를 사면서, 진짜 내성적인 사람들이 가짜로 내성적인 사람들과 함께 통째로 도매 급으로 넘어가버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여기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법은 비교적 쉽다. 그것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혼자 있기' 에 얼마나 익숙한가를 살펴보면 된다. 아니 혼자 있을 때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진짜로 내성적인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행복하다. 물론 다른 사람과 있을 때도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혼자가 더 낫다. 혹은 소수의 사람들과 있는 것이 더 좋다.

 

가짜로 내성적인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우울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좋긴 하지만, 모임이 끝나고 나면 끝없이 자괴감이 밀려온다. 모임에 참가해서 들었던 말과 자신의 반응 등등이 계속 상기 되면서 마음이 몹시 불편해진다.

 

그래서 또 한 동안 집에만 있으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행복은 밖의 관계 속에 있고 또한 집에만 있다가 보면 점점 더 우울해져서, 결국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행복은 늘 주인공의 행복이었기에, 결코 만족될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누구에게나 주목을 받는 것을 원했었기에, 그것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언제나 같은 결론이 나기 마련이다.

 

어느 모임에나 주인공은 이미 거의 정해져 있는 편이다. 그래서 이들은 주인공에게 질투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싶기에 또한 굴욕적으로 굴기도 한다. 그리고 주목을 받기 위해서 무리한 시도를 하기도 하는데, 보통은 많은 돈이 든다.

 

그래서 가짜로 내성적인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모임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은 자신의 자아를 치료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힘들지만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남을 질투하거나 비난하는 일을 최소화 시키려고 해야 한다.

 

물론 힘들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노력이 지속될 때, 진짜로 내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두려워서 모임에 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것이 더 행복해서 모임에 나가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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