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술을 끊기 힘든 이유

아이루다 2015. 8. 7. 12:30

 
결혼을 한 부부들 중에서, 남편의 너무도 잦은 술자리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아내들이 있다. 물론 반대로 비율이 적긴 하지만, 아내의 너무 잦은 술자리로 스트레스를 받는 남편도 있다.
 
그리고 보통 아내들의 경우엔, 남편이 일주일에 거의 3일 이상을 술에 취한 채,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오는 습관으로 인해서 1차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도 이 경우까지는 싸우면서 버티긴 한다. 진짜 문제는 술에 취한 남편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으로 인해 벌어지는 2차 스트레스이다.
 
그것은 보통 폭력, 큰소리, 시비, 대성통곡 등으로 나타나는데, 소위 말하는 술버릇의 일종이다. 물론 아직도 인간의 정신적 영역에 대한 분석이 완전히 이뤄진 것이 아니기에 술에 취한 사람의 행동이 모두 해석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대충 그것을 일종의 억눌린 자아의 표출이라고 보면, 남자 역시도 평소에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통해 그런 행동에 대해 약간의 이해는 할 수 있다.
 
아무튼 지나친 술버릇은 주변 사람을 무척 힘들게 하는데, 특히나 폭력을 쓰는 남편일 경우, 아내는 심한 공포와 분노 그리고 아이에 대한 안전함에 대한 염려로 인해 참다 참다 결국 이혼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더해서 술자리는 보통 외도로 이어지기도 쉽다. 일단 술이 들어간 사람들은 자제력이 약해지고, 그래서 평소엔 잘 안 하던 행동을 하기 쉬운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성 매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은 여러 가지 이혼 사유의 기저 원인인 되기도 한다.
 
또한 여자들 역시도 젊은 시절에 한 가닥 하고 놀았던 기억이나, 혹은 결혼을 한 후에 받은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서 어울리기 시작한 동네 아줌마들과 자주 술자리를 갖다가, 가정에 소홀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도 남편과 큰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엔 부부가 이혼이라는 큰 불행한 상태에 처하고 만다.
 
그런데 술이 이렇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사전에 수 많은 주변 사건들을 통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술을 끊지 못할까?
 
보통 부부가 술로 인해서 이혼까지 해야 했다면, 그 과정은 이미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 년에 걸쳐진 사건이 반복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즉, 이미 술로 인해서 갈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었고, 가정 생활이 위태위태 했으며, 이혼 이야기도 몇 번 나왔을 것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모든 것의 원인이 되는 술을 끊지 못해서 가정이 파탄이 나고 만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을까?
 
아마도 배우자의 과도한 술자리로 인해서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머리엔 이것에 대한 의문이 떠나질 않을 것이다. 끝없이 싸우게 되고, 아이들도 싫어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며, 집안에 남아나는 물건이 없고, 주변 보기에도 창피한 일을, 왜 자신의 배우자가 무한정 반복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정말로 그들은 어린 왕자에 나온 술주정뱅이처럼 술을 마시는 것이 창피해서 술에 취해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술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 술로 인해 발생하는 수 많은 문제점을 외면할 수 있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술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술을 마시는 것이 다른 많은 것들 보다 훨씬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중단 하기가 무척 힘들다. 그러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행복의 대상이 단지 술이었을 뿐인 것이다.
 
우리는 보통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긴 하지만, 그것을 너무 과도하게 추구하는 현상을 중독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그런 중독 중에서 도박, 술, 마약과 같은 것들은 아주 질이 나쁜 종류로 분류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도박이나 술이나 마약은 모두 당사자를 무척 행복하게 해준다. 그래서 그들이 그것으로부터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술을 먹으면 불쾌한 사람은 돈을 줘도 안 먹는다. 도박도 마찬가지다.
 
원래 인간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 무척 힘들다. 그것은 너무도 사랑하는 남녀를 갈라놓는 것과 같다. 이때 두 남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을 만큼 힘들다. 우리가 행복할 때, 그 행복이 깨지거나 더 이상 그 행복을 얻을 수 없는 처지가 되면 거의 이성을 잃게 된다.
 
나쁜 놈들에게 아이를 잃은 부모는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 채, 복수를 계획하기도 한다. 사랑하던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버림받은 상대는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자살함으로써 삶을 마감한다.
 
단지 이런 것들은 도박이나 마약에 비해서 어쩔 수 없는 인간적 감정이란 이유로 이해를 받을 수 있을 뿐이지, 행복을 계속 지속하려는 욕구는 동일하다. 즉, 술에 대한 끝없는 욕망은 자신의 아이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사실상 동일하다는 뜻이다. 이 둘 모두 행복에 대한 문제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 술을 끊으라고 하면, 그것을 해낼 수 있을까?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에게 아이를 떼어 놓아야 한다는 뜻과 같은데 말이다.
 
물론 가능한 사람들도 있다. 강한 의지력을 가졌다고 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몸에 심각한 병이 걸려서 어쩔 수 없이 끊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즉, 상황에 따라 적절한 수준에서 행복을 조정하거나 혹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조절하는 경우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먼 곳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해서 집을 떠나게 되면, 아쉽지만 참으면서 보내줘야 한다. 또한 더 커서 결혼을 하게 되면, 이젠 한 명의 독립된 인간으로써 대해야 한다. 여기에서 계속 자신의 자식이란 것을 놓지 못하고 집착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불행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자신의 원래 욕구, 즉 술에 대한 욕구나 아이에 대한 독점 욕구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단지 또 다른 행복을 위해서 현재의 행복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것이다.
 
술을 조절하거나 끊을 수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과의 적절한 관계 유지 그리고 가정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더해서 건강을 지키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이것은 또 다른 행복의 이유가 된다. 아이에 대한 독점 욕구를 억누른 사람은 자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귀엽고 예쁜 손주를 볼 수 있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술을 덜 먹었을 때 얻을 수 있는 행복이 거의 없는 사람이나 아이에 대한 독점 욕구를 줄였을 때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없는 사람 말이다.
 
이런 사람들일 경우, 술을 마시지 않거나 아이에 대한 독점 욕구를 버리기가 무척 힘들다. 그래서 도대체 왜 저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엔 자신의 소중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할만큼 전혀 제어되지 못하는 욕망을 표출하고 만다. 그래서 끝없이 술을 먹고, 끝없이 자녀에게 집착한다.
 
그렇다면 이것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 수 있을까?
 
물론 있다. 그것은 바로 대안 행복을 찾는 길이다. 연인과 헤어진 아픔을 극복하는 것은 다른 사랑을 찾는 길 뿐이다. 깨진 행복은 유일하게 행복으로 치유된다. 우리는 다른 행복한 것을 찾으면 원래 행복한 것을 금새 버릴 수 있다. 사실 새롭게 시작된 행복이 너무 좋으면 과거의 행복이 귀찮아 진다.
 
그렇게 사랑하던 남녀도 헤어진 후, 일정 시간이 지나서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 다시 사랑에 빠져서, 원래 사귄 예전의 남친과 여친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둘이 만날 때만 해도 죽고 못사는 사이였다고 해도 말이다.
 
너무도 좋아했던 장난감도 새로운 흥미로운 장난감이 생기면, 금새 잊혀지고 한쪽 구석에서 먼지가 쌓여가게 된다. 모든 것이 그렇다. 우리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행복 중에서 가장 행복한 것을 추구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모두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 되고 만다. 이미 마음이 변해서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는 여자에게 아무리 집착해 봐야, 그 여자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은 경멸과 귀찮음 그리고 공포의 표정 뿐이다. 분명히 여자는 과거의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때 행복했었겠지만, 현재는 지금의 남자친구랑 있을 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혹은 더하거나 말이다.
 
그래서 대체 가능한 행복만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어떤 심각한 행복 중독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다. 문제는 대체 행복을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어떤 것에 과도한 집착을 하고 있을 때, 그것을 제어해주는 것은 의지가 아닌 공포심이다. 이것을 좋은 말로 의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과도하게 행복을 추구하게 될 때,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손해에 대한 예측이 결국 그 행동을 멈추게 한다.
 
술이 너무 좋아도, 술을 마신 후 자신이 받게 되는 손해가 너무도 명백하면 결국엔 술을 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의지력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건강이 나빠진 사람들은 모두 결국 술을 끊을 수 있다. 사실 이런 사람들이나 건강이 나빠질까 봐 술을 끊는 사람은 다를 것은 없다. 둘 모두 두려움으로 인해 같은 행동을 한 것이다. 단지 한 사람은 일이 터진 후 한 것이고, 다른 사람은 일이 터지기 전 예측한 것뿐이다.
 
그런데 보통 많은 중독자들은 이 두려움이 부족하다. 그래서 조절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조절되기 힘들기 때문에 대안 행복을 찾으려는 의지도 약하다.
 
반대로 두려움이 있는 사람은 그것에 너무 빠지게 되면 생길 문제점을 알고 있기에 평소에도 대안 행복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오래되면, 많은 것들로부터 다양한 행복을 찾는 법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처럼 그렇게 다양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간다.
 
사실 술이나 도박의 경우엔, 그것이 가진 문제점이 너무도 많이 알려져 있어서, 그것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그 누구보다도 강한 행복을 얻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더해서 그렇기 때문에 그 행복에 해당될 수 있는 대체 행복을 찾기가 무척 힘들다는 점도 예측 가능하다. 즉, 문제점을 정확히 알면서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나마 비슷한 중독이면서도 주변에 덜 문제를 일으키는 것들은 취미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허용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일반적 취미와 다르게 술과 도박이나 마약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을 지속했을 때 나타나는 해악이 너무 크다는 점 이외엔 다른 것은 없다.
 
그것들은 삶의 의지를 빼앗고, 돈이 많이 들며,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그리고 주변 사람을 무척 힘들게 한다. 그래서 그것들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반대로 운동에 중독되거나, 예쁜 돌멩이를 모으거나, 게임에 빠지거나, 영화에 중독되거나 하는 것들은 그것으로 인해 과도한 몰입 현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또한 큰 돈이 들거나 몸에 해가 될 여지가 적기 때문에 해도 되는 것이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중단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즉, 술을 너무 좋아하는 남편과 사는 여자는 그것을 받아들이든지 완전히 갈라서든지 해야 한다.
 
여기에서 남편에게 술을 끊어야 한다고 끝없이 싸우는 것은, 남편의 행복 대안의 기회조차도 뺏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술을 줄이고 가정을 지키고 싶다면, 남편에게 술을 끊게 할 것이 아니라, 남편이 집에 오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즉, 어떤 식으로든 대안 행복이 생기게 되면, 남편은 술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서로 가장 더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갈라서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려면,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못하게 했을 때 어떤 느낌일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왜 그런 것에 행복을 느끼는지를 의아해하지 말고, 사람마다 모두 다른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모두 각자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고, 그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그나마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대안 행복을 찾는 길밖에 없음을 이해할 때, 우리는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정된 선택  (0) 2015.08.21
만족과 관심  (0) 2015.08.17
내가 나인 이유  (0) 2015.07.14
명왕성 상념  (0) 2015.07.08
포장지 삶  (0) 201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