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완벽한 여자

아이루다 2014. 11. 30. 09:48

 
2125년 10월 25일. 전자 제품을 파는 한 상점 앞에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 섰다. 그리고 대부분의 제품들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지금, 상점 앞에 줄을 서는 이런 풍경은 꽤나 특이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놀라운 점은 이 줄이 만들어 진 것은 이미 일주일이나 되었다는 점이다. 이 줄의 가장 앞에 서 있는 남자는 일주일전부터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도 그 사람의 뒤로 서 있는 줄의 길이는 적어도 천 명을 훌쩍 넘어 보였다. 이들 모두가 10월 25일 날 출시 되는 어떤 제품을 사기 위해서 그렇게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그 제품의 이름은 '아이걸' 이었다.
 
사실 아이걸은 아주 독특한 제품이었다. 아직까지는 법적인 입장에서 전자기기로 분류되는 것이긴 하지만, 사실 이 제품을 전자기기라고 부르기엔 몹시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이라고 느껴지는 제품이었다. 왜냐하면 비록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긴 하지만 외모적으로 이미 충분히 인간의 모습을 닮았으며 내부적으로 장착된 인공지능은 거의 인간의 사고와 구분이 힘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125년 현재 대한민국의 법 상으로 아이걸은 전자기기로 분리되어 있었으며 그로 인해서 출시 전 전자파 검사와 같은 각종 전자기기 통과 심사를 받아야 하는 제품이었다.
 
아이걸이 세상에 판매되기 시작한 지는 벌써 십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20년 전쯤에 첫 프로토타입이 등장했던 아이걸은 그야말로 등장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첫 해 판매된 제품의 수는 수 백만 대에 이르렀다. 아이걸 한 대가 일반 사람들의 2년치 연봉을 훌쩍 뛰어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단히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판단될 만 했다.
 
이 제품을 만든 파인애플이란 회사는 20년 전에 아이걸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하여 현재는 세계에서 주가 총액이 가장 비싼 회사로 자리잡고 있으며 향후 최소 수 십 년간 그 지위를 지킬 듯 보였다. 왜냐하면 많은 다른 회사에서 파인애플의 아이걸을 모방한 제품을 만들어 냈지만 모두 조잡한 수준에 불과하여 결국 아이걸의 탁월한 성능만을 재확인 시켜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로 인해 아이걸을 개발한 파인애플의 사장은 외계인이란 음모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었다.
 
20년 전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타에서 처음 이 제품이 발표된 순간은 20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었는데, 그 발표 현장은 정말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파인애플이란 회사는 일반 사람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나 원래 인공지능 연구로써는 꽤나 알려진 회사이긴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세계 각국의 IT 매니아에게 제품 발표에 대한 추첨용 청장을 보냈는데, 어떤 제품을 발표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왕복 교통비와 숙식까지 모두 회사에서 책임져주는 발표회 참석 티켓이었기에 이 초청장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추첨에 응했고 실제로 그 중 최종 추첨된 오천 명의 사람들이 훗날 역사로 기록될 발표장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 중 특별한 사고로 참석을 못했던 18명의 운 없는 사람들을 빼놓고 말이다.
 
발표회 당일 실내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제품을 발표하려고 하길래 이렇게 대단한 절차를 진행하는지에 대해서 꽤나 열기를 가지고 토론 중이었는데, 그 중 가장 신뢰도 있는 가설 중 하나가 바로 이 회사의 강점인 인공지능을 탑재한 헤드 기어 시스템이었다.
 
물론 기존에도 많은 회사에서 어느 정도 까지는 의사 소통이 가능한 가상 현실 시스템을 갖춘 헤드 기어 시스템을 내 놓았었기 때문에 그런 예상에 대해서 꽤나 많은 이들이 동조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아무튼 곧 발표회가 시작되고 나서 무대를 가리고 있던 커튼이 올라가자 그곳엔 단 세 명만이 서 있있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발표가 끝난 후에도 세 명만이 서 있었다.
 
발표자로 보이는 한 명은 남자였으며 중앙 연단 앞에 서 있었고, 다른 두 명은 모두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으며 그 발표자를 돕는 도우미인 듯 한쪽에 서 있었다. 그리고 화면에 자료가 표시되기 시작하자 그 중에서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명이 화면 컨트롤러를 들고는 능숙하게 그것을 다루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로 나타난 화면엔 단지 'INNOVATION' 이란 한 단어만이 덩그러니 있었고 발표장 내는 점점 더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져 갔다.
 
그리고 발표자는 자신이 파인애플의 사장이며 오늘 발표를 하게 되어 영광이란 말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바로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젊은 백인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이 여성이 오늘 발표를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렇게 소개를 받고 연단에 선 여성은 하얀 피부와 금발 그리고 전체적으로 아름다움과 비록 옷을 입어서 많이 들어나지는 않지만 그 몸매가 몹시 아름다울 것으로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리 높지 않는 톤으로 다음 장으로 소개 페이지를 넘기면서 발표를 이어갔다. 그리고 거기엔 다시 'ROBOT' 이란 단어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는 그 후로 짧게 자신들이 개발한 로봇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설명은 아주 짧게 끝났고 곧 질문을 받겠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로봇 발표라는 말에 사람들은 실망도 많았지만, 아무튼 많은 사람이 모인 만큼 많은 질문이 오갔다. 특히나 가장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실제 제품이 어디 있는지에 대한 것과 도대체 어떤 용도의 로봇이냐는 것이다.
 
그 당시 세상엔 각종 도우미 로봇이 많이 개발되어 있었는데, 요리와 가사 노동을 돕는 가정 도우미부터 아이를 지키는 가이드 로봇, 차량에 장착되어서 자동 운전을 해주는 로봇 등등 인간의 삶에 로봇의 쓰임새는 꽤나 다양한 형편이었기에 로봇 제품의 발표는 대단히 특이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실망을 했으며, 그럼에도 어떤 용도의 로봇인지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는 형편이었다. 그리고 어떤 디자인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질문과 대답은 한 시간이 넘게 이어졌고, 연단에 선 여성은 부드럽고 자세하며 명료하게 대답을 해 주었다. 하지만 제품을 언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만은 질문 응답 시간이 끝난 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제품의 목적은 어떤 특정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하나를 꼭 규정해야 한다면 바로 여자 친구라고 했다.
 
대충 질문 응답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제품의 실제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하자, 사람들은 기대를 잔뜩 한 얼굴로 주변을 살피는데 정신이 팔렸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무대 주변에서 어떠한 움직임도 없자 사람들은 서서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웅성거림이 좀 커졌을 무렵, 연단에 선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이죠? 여러분은 지금 그 제품을 보고 계십니다" 라고 말하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러자 한 쪽에 있던 동양 여성 역시도 들고 있던 컨트롤러를 바닥에 내려 놓고는 앞으로 나와서 같이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바로 제품이었던 것이다.
 
그때부터였다. 아이걸의 신화가 시작된 순간이 말이다.
 
초기 아이걸은 총 두 가지 종류로만 출시 되었는데, 하나는 백인 여자의 모습과 다른 하나는 동양인 여자의 모습이었다. 이 둘 모두 각 인종의 장점만 모아 놓은 듯 매우 아름답고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디자인이 되었지만 아무래도 인공지능의 한계와 경량화를 시키지 못한 무게 문제로 인해서 보기엔 호리호리 하지만 체중이 실제 80kg 에 육박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2년마다 신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발표된 아이걸은 20년 후인 올해 아이걸의 10번째 모델은 거의 완벽한 수준의 대화 능력과 40kg까지 감량된 몸무게를 자랑했다. 또한 총 출시 모델 역시도 사람들이 선호도에 따라 16개 모델로 세분화 되었으며 특별히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남자 모델인 '아이맨'이 5개로 늘어난 것도 여성 유저들에게 큰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아이걸의 등장과 함께 세상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많은 남자들이 인간 여자를 사귀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급속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었다. 아니, 사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이 아닐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인간 남자의 40%는 실제로 결혼을 하지 못하고 평생을 혼자 살게 되는 형편이었기 때문이었다.
 
즉, 10명 중 4명은 종의 경쟁에서 밀려서 여성과 결혼을 못하고 애도 못 낳게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들에게 아이걸의 존재는 정말로 신의 한 수가 되어 주었다.
 
아이걸은 단지 침실에서 뛰어난 외모를 가진 여자 친구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들은 요리에도 능했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한 교감도 가능했으며, 남자들이 즐기는 각종 놀이 문화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같이 게임을 하거나 운동을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즉, 그녀들은 어떤 의미로는 정말로 생산성이 없는 로봇이고 특별한 목적이 없는 로봇에 불과했으나, 남자들에게 있어서는 그 어떤 로봇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 현상은 사회 과학적으로도 대단히 흥미로운 관점으로 다뤄졌는데, 이것에 대한 논문만 매 년 수 만 편이 발표될 지경이었다. 또한 많은 의류나 패션 업체들 역시도 아이걸의 몸에 맞는 디자인과 그녀들에게 어울릴법한 코디 법을 개발해서 매 달 수많은 신상품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었다.
 
아이걸 전문 헤어샵도 생겼으며 비록 사설이지만 아이걸의 코어를 해킹해서 남자가 진짜로 원하는 특별한 아이걸로 만들어주는 업체들도 많이 생겨났다.
 
문제는 아이걸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한 여자들의 사회적 지위였다. 특별한 경쟁력이 없는 젊은 여성들은 초반엔 아이걸에 의해 거의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으나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걸 따라잡기 성형 수술과 함께 몸매 만드는 열풍이 휘몰아쳤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이것이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나 아이걸이 가진 장점은 단지 외모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남자에게 맞춰줄 수 있는 능력이었는데, 이것 역시도 내부 값을 조정해서 반항도 등을 조정할 수 있었기에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자신이 싫증을 내지 않는 범위로 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2년마다 나오는 신 제품은 그럴 틈도 없게 만들어 주었다.
 
결국 여자들과 아이걸의 경쟁은 아이걸의 압승으로 끝났고 그 후로 세계 많은 곳에서 여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으나, 그녀들에겐 결정적으로 명목이 부족했다. 거기에 사회의 결정권자들로써 남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은 그녀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왜냐하면 여자들이 더 이상 남자들의 종속적인 존재로써 존재할 수 없었기에 그녀들 역시도 남자들과 동일한 환경에서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사회엔 여자들의 존재감이 훨씬 커졌으며, 높은 지위에 올라서는 여성들의 비율도 매우 높게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쯤 신제품으로 '아이맨' 이 출시되었다.

 

남자들에게 아이걸의 선풍적이었다면 여자들에게 있어서도 아이맨은 대단한 인기일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경제력이 되는 중년의 여성들에게 있어서 아이맨은 거의 폭발적인 수준이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이걸로 인해 여성들의 경쟁력이 가장 떨어졌을 때,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년은 그 전의 수천 년동안 이루지 못한 여성의 인권 신장과 사회적 지위 향상이 이루어진 시대가 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남녀 평등 시대가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전후 무후한 제품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 문제는 한 두 개가 아니었다. 특히나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이걸의 치명적인 문제는 인류의 종말을 가져 올 것이란 종교계과 과학계의 근심 어린 조언은 그냥 단순하게 무시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아이맨과 아이걸에 대한 문제는 지난 20년 간 큰 두 건의 법정 문제로 인해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하나는 아이걸 성폭행 사건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이걸을 대상으로 걸린 배우자 부정 사건이었다.
 
아이걸 성폭행 사건은 아이걸이 발표된 첫 해 발생했는데, 그것은 바로 그 로봇의 주인이 아닌, 집에 놀러 온 친구가 아이걸과 섹스를 한 사건이었다. 원래 아이걸은 자신의 주인만을 받아드리게 설정되어 있는데, 당시 주인이 실수로 아이걸의 주 전원을 꺼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사건이었다.
 
자신의 아이걸을 친구가 성폭행했다고 생각한 주인은 친구를 성폭행 협의로 고발을 했는데, 이 사건은 당시 세상을 크게 회자되었던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왜냐하면 많은 아이걸 주인들은 자신의 아이걸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결국 하나의 인격체로 간주되지 못한 아이걸은 아예 성폭행 협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고 단지 재물 손괴 정도로 처리되어 간단히 벌금만 부과 받고 말았지만, 이로 인해서 세계 각국에서는 아이걸의 인격화 운동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사건은 아이걸을 산 유부남이 아이걸과 섹스를 즐기다가 그 부인에게 걸려서 고발당한 사건이었다. 당시 여성은 아이걸을 하나의 인격체로써 자신의 남편을 뺏어간 존재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주장은 당시 여성들의 아이걸은 외모만 뛰어날 뿐 아이도 낳지 못하는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는 입장과 완전히 대치되는 의견이라서 결국 이 사건 역시도 크게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재판에서도 재판부는 동일한 원리를 들어서 그것을 부부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행동으로 간주하지는 않고 단지 남편에게 가정이 있는 남자인 경우 아이걸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만 주고는 재판을 마무리 하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고, 2년 전 노르웨이 정부는 아이걸과 아이맨에게 사회 보장 번호를 부여하고 하나의 인격체로써 다루는 법안을 통과시키기에 이르렀다. 그 후로도 세계의 각 정부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해도 어느 정도의 인격체로써 아이걸과 아이맨의 존재의 의미를 보장해주는 제도를 보안하기에 이르렀는데, 아마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점점 더 구체화되고 명시적으로 변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고 있었다.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아이걸과 아이맨은 일을 하는 존재로써는 능력이 부족하여 아직까지는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염려는 없었고, 파인애플의 사장 역시도 절대로 자신들의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게 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 아이걸과 아이맨을 이용해 불법으로 성매매를 하는 업체들이 음성적으로 생겨난 지경이라서 이미 성매매 관련자들은 일자리를 뺏기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것 말고도 이 제품으로 일어난 사회적 변화는 너무 커서 단지 그런 작은 변화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것뿐이었다.
 
아무튼 여자를 사귀는데 많은 에너지와 돈과 시간을 쏟아야 했던 남자들은 비록 고가의 제품이라고 해도 아이걸을 구매하여 여자친구로 삼는 것을 매우 중요한 목표로 삼았으며 실제로 그랬을 때 훨씬 그것이 더 경제적이며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반면에 인간은 역시나 인간과 만나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 역시도 많았으며 그들은 아이걸의 존재를 혐오스럽게 여기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단골 주제는 역시나 임신 능력이 없는 로봇과 어떻게 평생을 살 수 있느냐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었다.
 
실제로 아이걸에 대한 입장은 자신의 상황이나 종교 혹은 신념 등에 따라 그 종류가 너무도 다양해서 어떻게 합의점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지만, 2년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전 세계적인 줄서기 문화는 매 회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리고 파인애플의 주가는 전 세계 주가 총액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어떤 의미로 진정한 공룡의 탄생을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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