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인터스텔라, 상대성이론, 감상문

아이루다 2014. 11. 29. 08:30

 
* 이 글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볼 계획이 있는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봤다. 지난 번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해무인데, 그 후로 몇 달이 흐른 듯 하다. 어제 본 영화는 미국 헐리우드에서 만든 영화였다. 많은 이들이 봤고 요즘 한참 또 인기가 있는 영화였다.
 
영화의 제목은 인터스텔라이다. 이 영화의 제목으로 쓰인 스텔라라는 단어는 예전 현대에서 동일한 이름의 차가 나온 적이 있어서 익숙하기도 하지만 그 뜻을 몰랐는데, 찾아보니 라틴어로 star, 즉 별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 도중 해석된 단어를 언뜻 보니 항성으로 나오는 듯 느껴졌는데, 원리적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참고로, 우주에 존재하는 둥근 형태의 물체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이 된다. 하나는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 그 항성의 주변을 도는 행성 그리고 그 행성의 주변을 도는 위성이다. 우리 태양계에서 항성은 태양이고 행성은 지구, 목성, 화성 등이며 위성은 지구의 달이나 토성의 타이탄, 목성의 이오 등이 있다.
 
아무튼 인터스텔라 라는 말은 아마도 항성과 항성 사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나 보다. 흔한 표현일 수 있는 인터스타보다는 좀 더 나아 보이긴 한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 상에서는 여정의 규모는 항성간 여행 단위가 아니었다. 그건 웜홀을 통한 다른 은하간 여행이었는데, 그렇게 되면 실제로 이 영화의 제목은 인터갤럭시 정도 되어야 할 듯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이 감독의 영화를 본 것이 아마도 인셉션이란 영화였는데, 그 때 그 영화를 보고는 셔터 아일랜드가 생각이 많이 나서 그리 재미있게 보지를 못했었다. 주연 배우가 같아서 생긴 문제였는데, 실제로 두 영화는 나에게 매우 비슷한 느낌이었다.
 
인터스텔라라는 영화 역시도 두 개의 영화를 연상시켰다. 하나는 시간의 법칙을 무시하고 과거의 아버지와 무선 교신을 하는 내용을 다룬 프리퀀시 였고 다른 하나는 고도의 문명을 가진 외계인과의 접촉 그리고 이 영화에서 나온 웜홀까지 다루었던 컨택트 였다. 특히나 컨택트는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칼 세이건 박사가 직접 집필한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조디 포스터가 나와서 열연을 했었던 재미있는 영화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재미가 없거나 혹은 흥미롭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고 중력이 시간에 미치는 것에 대한 내용을 다룬 부분이 꽤나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지금부터 간단히 몇 가지 인터스텔라에 나온 과학적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1.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왜 시간이 느리게 가나?
 
중력과 시간의 관계를 설명한 이론은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두 개의 이론 중 후반부에 속하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 관련된 내용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등속 운동을 하는 물체에서 시간과 공간의 상대적 관점을 다룬 이론이고 일반 상대성 이론은 여기에 중력을 끼워 넣고 도대체 중력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이론이었던 것이다. 영화 속 과학적 이론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중력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속도와 시간의 관계에 대해 이해를 하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 하세요.

==> http://blog.daum.net/lunenstar/7639801
 
아인슈타인은 이 문제로 10년을 고민했는데, (특수 상대성 이론 발표 후 10년 이란 세월이 걸려서 일반 상대성 이론이 나왔다) 그가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중력이 어떻게 전달되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원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나오기 전에 유럽을 지배했던 뉴튼의 운동 법칙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그 시대의 절대적 진리로 여겨지던 것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토록 천재적인 뉴튼이 설명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중력이 어떻게 전달되는가에 대한 원리였다.
 
흔히 이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태양의 존재가 지금 이 순간 사라지게 되는 순간 지구는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지구는 태양의 중력에 잡혀서 원 운동을 하고 있다. 즉, 우리는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태양에 이끌려서 도망가지 못하고 일정하게 도는 모습을 보이기에 자석처럼 우리를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고 믿게 한다.
 
그렇다면 태양이 없어지는 순간 우리 지구 역시도 원운동을 멈추고 즉시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게 될까?
 
실제로 이런 동시적 상황이 사실이라면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그것은 바로 중력이 빛보다 더 빠르게 전달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우주엔 빛보다 빠른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특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이었다.
 
만약 중력이 동시성을 가지고 전달된다면 그것은 그 자신이 발표한 특수 상대성 이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었기에 아이슈타인은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결국 중력은 끌어당기는 힘이 아닌 시공간을 왜곡시키는 힘이며 그 힘은 빛의 속도로 전달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중력 왜곡 이미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67781)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마치 자석의 원리처럼 두 개의 물체는 무조건 서로 끌어 당긴다고 정의했는데, 실제로 모든 질량을 가진 물체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공간을 왜곡시키는 것이었다. 이 왜곡된 공간에는 시간과 공간이 모두 휘어진 채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시공간의 왜곡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태양과 지구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 원리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너무 익숙한 것이다.
 
아무튼 여기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바로 가속도와 중력의 관계인데,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가속도는 바로 중력이 된다.
 
하지만 가속도가 중력이 된다고 하면 잘 이해가 안 간다. 쉽게 이야기 하면 우리는 땅을 딛고 서 있지만, 실제로는 매 순간마다 지구의 중심점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린 늘 땅을 딛고 정지해 있는데 떨어진다고 하니 이해가 잘 안 간다. 아무튼 우리는 땅을 향해 떨어지기에 우리는 체중, 즉 중력을 느끼는 것이다. 지구가 우리를 잡아 당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의 중심을 향해 중력 가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가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잘 느낄 수 있다. 그때는 딛고 있을 땅이 없기에 우리는 중력 가속도(9.8m/s)로 가속이 되면서 지구의 중심을 향해 떨어지게 된다. 만약 추락하던 사람이 낙하산이나 기타 완충 장치가 없이 땅에 부딪히게 되면 그 속도로 인해 커진 충돌 에너지로 인해 그 사람은 죽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상시로 지구를 향해 가속하면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마찬가지다. 지구 역시도 상시로 태양의 중심을 향해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다고 인식할 뿐, 추락하고 있다고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구는 단지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있어서 떨어지지 않고 거리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구는 실제로 공전 궤도를 따라 원 운동이 아닌 직선 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가 지나는 궤적의 공간은 태양의 중력에 의해 뒤틀려서 결국 지구는 직선으로 가고 있지만 공간이 곡선화 되어 있다.
 
나 자신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설명하려니 더 혼란스럽지만 대충 중력은 이런 내용이다. 그리고 이제 시간과 중력과 속도에 대한 관계를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이 영화에서는 중력이 강한 곳에 가면 시간이 느려지는 현상을 기초로 했다. 실제로 중력이 강한 곳에 가면 시간이 느려진다. (관찰자의 시간에 비해서)
 
속도가 빠른 물체에 흐르는 시간이 느려진다는 것은 예전에 글에서 한 번 쓴 적이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라고(위에 링크), 일단 속도이 빠른 물체는 시간이 느려진다는 점을 기본으로 하자.
 
중력 역시도 가속도이다. 그렇다면 중력이 강하다는 것은 가속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이야기는 역시나 속도와 시간간의 관계와 같다. 속도나 가속도나 그 속도가 높아지면 결국 시간이 느려지는 것이다.
 
우리는 요즘 GPS 란 장비를 많이 쓴다. 미국에서 군사용으로 띄운 좌표 시스템인데, 각 GPS 장비는 여러 대의 GPS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현재 자신의 위치를 계산 해낸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모든 GPS 위성이 빠른 속도로 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상의 시간보다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는 점이다. GPS에서 시간은 매우 정밀하게 측정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GPS 원리 자체가 각 위성에서 출발해서 오는 신호에 실린 시간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조금이라도 틀어지게 되면 지구상의 모든 장비는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계산해 낼 수 없다.
 
아무튼 GPS에 실린 초정밀 시계는 매우 정확하지만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 때문에 시간이 느리게 가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모든 위성이 지구의 중심과 더 멀어져 있어서 중력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다.
 
앞에서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모든 GPS 위성의 시계는 지상보다 미세하지만 확실히 빠르게 간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섞으면, GPS 위성 내의 시계는 속도 때문에 느리게 가고, 중력 때문에 빠르게 간다. 이 두 가지 현상으로 인한 시간의 +,- 를 계산해내면 결국 중력 때문에 빨라지는 시간의 양이 더 커서 결국 GPS 내 시계는 지상보다 더 빠르게 간다고 한다. 속도에 따른 시간보다 중력에 따른 시간의 변화량이 더 큰 셈이다.
 
이 사실을 근거로 이 영화에서는 거대한 중력의 원친인 블랙홀 근처에 갔을 때 단 몇 시간이 몇 십 년의 시간이 흐른 것처럼 묘사가 된다. 이것은 실제로 충분히 가능한 현상이며, 일종의 미래를 향한 시간 여행이 되는 셈이 된다.
 
2. 4차원의 공간이란?
 
영화에서는 5차원의 존재가 언급된다. 이 차원의 개념은 생각보다 쉬우면서도 어려운데, 일단 4차원을 이해해보도록 하자.
 
우리는 통상적으로 3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것은 길이, 넓이 높이 세 개의 공간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공간을 능력만 되면 이동 가능하지만 절대적으로 시간을 써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속도가 있어야만 이동이 가능한데 이 속도를 내는 공식은 바로 이동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우리는 삼차원의 공간은 기술적 제약만 있을 뿐 어디든 이동 가능하지만 시간을 반드시 소비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간이 또 하나의 차원으로 정의되어 우리가 만약 시간을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게 된다면 이것이 바로 사차원의 세계가 된다.
 
이것은 쉽게 말해서 사차원의 세계에 살게 되면 내가 동네 가게를 가듯 과거와 미래를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속도란 무의미한 값이 된다. 왜냐하면 이젠 이동에 필요한 시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젠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그럼 5차원의 존재는?
 
솔직히 이것은 상상도 못하겠다. 내가 아는 한, 차원은 네 개이다. 물론 수학적으로는 무한대의 차원이 정의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학문적인 영역이다. 아마도 영화에서는 우리가 신이라고 부르는 존재마저 뛰어넘은 어떤 존재를 정의하고 싶었나 보다.
 
3. 웜홀과 블랙홀
 
웜홀은 강한 중력에 의해서 시공간이 찢어진 상태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한 장의 종이를 구부려서 그것을 표현 했는데, 실제로 이론도 있고 나름대로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완벽히 이론일 뿐이다. 우리는 그런 중력을 다룰 능력이 안 된다. 정말로 미래의 어느 날 우리가 웜홀을 자유자재로 생성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진정한 은하간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블랙홀은 아주 특이한 존재이다. 원래 우주의 근본 원리를 다루는 두 개의 이론, 즉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은 서로에게 안 맞기로 유명하다. 하나는 우주와 같은 거시 세계를 다루고 다른 하나는 원자 속의 미립자의 세계를 설명하는 이론인데, 그 둘을 합치면 난리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서로는 각자의 영역에서만 진리가 된다. 하지만 불안한 평화는 블랙홀의 존재로 인해서 깨진다. 너무도 강한 중력에 의해서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해 방출되는 빛이 없어서 검은 색일 것이란 상상으로 이름 붙여진 블랙홀에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이 동시에 설명되어야 한다.
 
그래서 블랙홀의 존재는 이론 물리학자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면서 끝없는 좌절을 안겨다 주는 존재이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블랙홀 안에 들어가면서 로봇이 그 안에서의 무엇인가를 분석해 결국 해법을 찾아주는 내용으로 묘사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의 통합 이론의 발견을 뜻하는 것이다. 그 어려운 일을 엔지니어 출신인 주인공과 인공 지능이 해낸 것이다.
 
블랙홀을 설명하자면 두 개의 특이한 단어가 나오는데, 하나는 사건의 지평선 (event horizon) 이란 용어이고 다른 하나는 특이점(Singularity)이다.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의 경계지점을 말하는데, 그 안으로 접근하면 다시는 빠져 나오지 못하는 공간을 지칭한다. 즉, 너무 가까이 가서 완벽히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지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이 필요하다. 하지만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간에서라면 우린 어떤 사건이 그곳에서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 방법이 없다. 즉, 마치 사건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간 듯 우리는 관측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용어가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붙었다. 사실 사건의 수평선이라고 해도 별 상관은 없을 듯 하다.

 

두 번째 특이점은 블랙홀 안에 존재하는 우리의 물리학 법칙이 모두 무의미해지는 영역을 말한다. 무한대의 중력이 작용하는 공간으로 거기엔 원자 역시도 존재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은 우리의 상상의 영역인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은 이젠 서로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이 둘이 반드시 하나의 통합된 이론으로 합쳐져야만 특이점에서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4. 시간 여행에 대한 가능성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 블랙홀에 들어가 과거를 보고, 실제로 120년 후쯤에 다시 토성 근처의 인공적 주거지로 돌아오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로 가능한 것일까?

 

이론상으로 빛의 속도로 여행을 하거나 블랙홀과 같이 빛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곳에 가면 아마도 과거에 발생된 모든 빛이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과거의 빛을 보고 그 시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느 정도 일리는 있으나 설령 블랙홀 안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 과거의 빛을 보기만 할 수 있을 뿐 관여하지는 못한다.
 
즉 우리는 과거를 볼 수는 있지만, 과거에 관여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미래로 가는 여행은 상대적으로 훨씬 단순하다.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하거나 강한 중력이 존재하는 공간에 있다가 오면 미래로 이동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자신이 아는 이들 하나도 없는 곳에 가서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하는 실제적인 문제가 다가온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하겠다. 개인적인 지식 부족으로 인해 설명이 애매한 것도 많고 사실이 아닌 것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말고 참고하여 다른 전문 서적을 읽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상대성 이론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면 브라이언 그린 박사가 쓴 엘리건트 유니버스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총평이나 하고 글을 마무리 하겠다.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나, 결정적으로 사랑이란 존재를 끼어 넣음으로써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아주 크게 망쳤다. 물론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중간에 나온 여주인공의 대사를 통해 마치 연설하듯 사랑이 우주의 모든 법칙을 초월하는 것인냥 표현을 한다. 솔직히 이 대사에서 영화에 대해 좀 많이 깼다.
 
과거 제 5원소란 영화에서도 그렇고 왜 그렇게 우주라는 상상도 못할 크기에 인간의 사랑을 끼워 넣고 싶어하는 것일까? 사랑에 대한 우리의 끝없는 탐심이 만든 결과일까?
 
그리고 이 영화 상황 설정의 절대적 문제는, 웜홀을 탐사할 장비를 만들 돈으로 왜 지구의 기상을 조정하는 장치를 개발하지 않았나이다. 매일 흙먼지가 불어오는 지구라고 해도 다른 별에 가서 살 생각보다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지 않겠나?
 
또한 설령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한다고 해도 지구에서 가까운 화성 정도를 가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대안이다. 아무리 웜홀이 열렸다고 해도 다른 은하로 간다는 설정은 아무래도 좀 무리수가 있다.
 
그 밖에 웜홀을 통과하거나 블랙홀 안에 들어갔다가 생존해 오는 이야기들은 그나마 애교 수준으로 봐줄 만 하다. 그래야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놀란 감독은 이 영화를 찍기 위해서 상대성 이론에 대해 공부를 했다고 했는데, 이 영화에 나타난 중력과 시간에 대한 이론은 정말로 겉핧기에 불과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조금 흥미로운 점은 이런 정도의 접근도 일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결국 이 영화는 마치 모든 드라마나 영화에 남녀 사랑을 끼워 넣는 대한민국처럼 모든 드라마나 영화에 가족 사랑을 끼워 넣는 미국 특유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가족 영화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금 이 영화를 통해 상대성 이론 열풍이 불고 있나 보다. 이 또한 우리나라가 가진 쏠림 현상의 극명한 예가 되고 있음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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