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연인 판별법 - 희노애락

아이루다 2014. 11. 1. 07:49

 
우리는 살아가면서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 대부분은 단시간의 인연으로 끝나지만, 어떤 사람들은 평생에 걸친 인연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그것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연인을 거쳐 가족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인연 중, 가장 중요하고도 한번 맺으면 좀처럼 되돌리기가 힘든 남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이야기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구나 기타 다른 관계들은 처음에 그 사람을 잘못 판단했더라도 언제라도 어렵지 않게 관계를 단절시킬 수 이는 반면, 연인이나 부부의 인연은 그 특유의 독점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하는, 되돌리기가 힘든 매우 특별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남녀의 관계에 대한 특징으로 인해 우리는 정말로 자신의 짝이 될 사람을 구하는데 있어서 아무리 조심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또한 사람들 역시도 무척 많은 것을 생각하고 판단하며 선택까지 있어서 꽤나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예를 들어서, 몇 달 만에 결혼까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평생을 같이 살 사람을 고르는데 그것을 결정하는 시간이 겨우 몇 달이라면, 과연 이 시간 동안 그 사람을 모두 알 수 있을 만큼 많은 것을 경험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하지만 10년을 사귄 후에도 결혼 후 이혼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것이 반드시 시간과 정비례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오늘은 남녀 관계에서 어떻게 기본적인 판별을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을 쓰도록 하겠다.
 
남녀가 처음 관계를 시작할 때는 일단 어떤 식으로든 거품이 끼게 된다. 그것은 '잘 차려 입은 옷', '예쁘게 화장한 얼굴', '평소보다 조심스러운 태도' 등으로 그다지 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경우엔 이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한다.
 
특히 이런 태도는 남자 쪽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자연계에서도 몸을 부풀려 몸을 크게 보여서 암컷을 유혹하는 수컷의 노력처럼,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보다 좀 더 포장해서 여자에게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싼 차를 빌려 오거나, 평소엔 절대 안 갈 비싼 식당을 가곤 한다.
 
아무튼 이런 문제로 인해서 남녀는 초기엔 서로 탐색전을 펼치게 된다. 그래서 상대가 얼마나 거품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특별한 성격적 문제나, 경제적 문제가 없는지도 알아보려고 한다. 물론 이것은 기본적으로 호감을 기반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다. 호감이 없다면 관계는 시작도 못하니까 말이다.
 
문제는 이 탐색 기간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관계와는 다른, 남녀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그렇다.
 
남녀 관계를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일등 공신은 바로 육체적 관계이다. 일반적인 경우, 우리는 육체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노력에 비해서 엄청난 행복을 얻는다. 인류가 섹스에 그리 빠져 있는 이유가 바로 그 이유이기도 하다. 섹스는 우리가 지불해야 할 비용에 비해서 훨씬 많은 행복을 얻는다.
 
그래서 남녀 관계는 처음부터 공정한 판단을 하기가 힘들다. 만나서 너무도 행복하기에 어떻게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다. 뭐 물론 처음부터 만나 육체적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아무튼 남자의 경우엔 거의 대부분 육체적 관계에 대한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또한 여자들 역시도 손을 잡고 다니거나, 팔짱을 끼고 다니는 등의 소극적인 스킨쉽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여자들에게 있어서 매우 좋은 정서적 행복이다.
 
남녀 관계를 특별하게 만드는 두 번째는 바로 다른 관계와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다. 원래 그런지 몰라도 아무튼 남녀가 만나면 둘 모두 참으로 행복해 한다. 그들은 온갖 좋은 곳을 다 가고, 오랜 통화를 하고, 자주 연락을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좀 심할 정도로 연락에 집착을 해도 서로 좋을 때는 마냥 좋다.
 
그래서 이 관계는 그 모든 관계보다 우선한다. 이런 효과로 인해서 사랑에 빠진 남녀는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도 근본적으로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것을 전문 용어로(?) '콩깍지'가 끼었다고 한다.
 
하지만 몸에서 맹렬히 분비되던 호르몬이 줄기 시작할 무렵이 되면, 우리는 이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볼 수 밖에 없는 시기를 맞게 된다. 그리고 이때 진정한 상대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이때 제대로 된 판단 기준으로 상대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때 실망을 하게 되면, 우리는 보통 상대를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것을 꺼려하게 된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권태기'가 온다.
 
권태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 후 만족할만한 행복을 얻지 못하면 바로 권태기이다. 원래 연인은 처음엔 아무것도 안하고 서로 부둥켜 안고 있기만 해도 마냥 행복하다. 10원도 들지 않고 행복한 것이다. 거기에 행복하기에 시간은 투자된 것도 아니다. 시간 자체가 좋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연인은 이젠 수만 원짜리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셔도 그런 행복을 얻지 못한다. 그러니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까운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행복에 대한 선택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지라도 정말로 냉정하다. 우리는 모든 선택 기준이 바로 어느 쪽이 더 나를 행복하게 해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남녀 관계라고 해도 친구들과 놀거나 집에서 혼자 게임이나 영화를 보며 노는 것보다 더 행복하지 못하면 누구도 데이트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태도 변화는 상대 역시도 같이 바꾼다. 왜냐하면 연인 관계의 진정한 힘은 바로 거울을 보듯 서로 불타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한 쪽이 꺼져가면 바로 상대도 같이 꺼져 버린다.
 
그리고 이 시점에 되면 이젠 정말로 사람을 제대로 보게 된다. 문제는 이때 이미 결혼까지 진행한 사람일 경우엔 상황에 따라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땐 잘못된 인연일 경우 이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이까지 있다면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그나마 초반부에, 비록 사랑에 빠져서 눈에 콩깍지가 껴져 있을 때라도 조금이라도 상대의 숨겨진 진실을 보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희노애락' 판별 법이다.
 
이것의 원리는 아주 단순하다. 우리 인간의 보편적 네 가지 감정인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의 감정을 상대가 어떻게 표출하는지에 대해서 관찰하여 그것의 문제점을 알아내는 것이다. 즉, 이 기본 감정을 인간 보편적 정서에 맞게끔 다루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요즘 시대는 이것조차도 못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사이코 패스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이 사이코 패스와 거의 같은 종류이지만, 단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사이코 패스라고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사이코 패스는 범죄 유무로 판별되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 고유의 감정을 기반으로 한, 보편적 정서 유무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감정을 다루는 법을 관찰하는 것이다.
 
 희노애락, 네 가지 감정 중에서 기쁨과 즐거움은 이미 사귀는 동안 엄청나게 경험할 테니까 따로 관찰할 필요가 없다. 만약 이것이 제대로 안되었다면, 사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것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리액션' 이라고 부르는 반응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즐겁지 않아도 즐거운 척 할 수 있다. 그래서 상대가 진심으로 그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좋아하는 척 하는지 구별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슬픔을 느끼는 방법과 분노를 다루는 방법이다.
 
일단 상대가 슬픔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 같은 곳을 통해서 감동적이거나 슬픈 사연을 보여주면 된다. 혹은 우리나라 특유의 멜로물을 같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판별하기 위해서는 매우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상대가 기대하는 감정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꽤나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상대가 기쁨을 기대하면서 어떤 것을 보여주면 기쁘지 않아도 일단 웃는다. 이것은 아이들을 데리고 실험해도 비슷한 결과를 얻는다. 또한 반대로 슬픔을 기대한 얼굴로 슬픈 사연을 보여주면, 그것이 정말로 슬프든 아니든 간에 상관없이 일단 슬픈 얼굴을 한다.
 
그래서 우리의 감정은 평소엔 매우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연출되는 경우도 꽤나 많다. 우리는 실제로 상황에 따라서 기쁜 척, 슬픈 척 할 수 있다. 단지 이렇게 연출된 감정은 다른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면 아주 쉽게 사라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특징이 우리가 상대의 감정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근거가 된다. 그래서 슬픔으로부터 너무도 쉽게 빠져나오는 사람은 일단 좀 의심해야 한다.
 
슬픔의 특징과는 달리 분노는 좀 더 원천적이다. 우리는 쉽게 분노를 연기하지 못한다. 이것은 우리가 가진 감정 중 가장 강렬하고 제어되기 힘든 감정이다. 그래서 그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감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기쁜 척, 즐거운 척, 슬픈 척은 하지만, 화가 난 척을 하긴 매우 힘들다. 물론 삐진 척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정말로 화가 나지 않았는데 분노하는 척하는 것은 웬만한 사람 아니면 해내지 못한다. 또한 분노를 제외한 세 개의 감정은 어느 정도에서는 숨기기가 가능하지만, 분노는 정말로 쉽게 드러난다.
 
그리고 이 분노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서 상대의 태도를 정말로 유심히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분노는 자신의 생명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쁘거나, 즐겁거나, 슬퍼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우리는 오직 분노했을 때만 사람을 죽인다. 즉 가장 폭력적인 감정이 바로 분노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분노는 쉽게 경험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연출하기도 쉽지 않다. 단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분노를 일으킬만한 사건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이 분노를 참는 한계 지점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는 것과 분노를 느끼는 상황 역시도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다행스럽게 이 문제는 오래 사귀면 사귈수록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연인은 언젠가는 꼭 싸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상대 태도를 유심히 봐야 한다. 도대체 분노를 어떻게 대하는지 말이다.
 
가장 평범한 유형은 바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매우 격한 반응을 보이는데, 여기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무엇인가를 집어 던지거나 하는 폭력적인 모습이 있는 경우 이젠 조심해야 한다. 더해서 진짜로 사람에게 폭력을 썼다면 이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 유형은 매우 냉정해지는 타입이다. 이런 사람들은 화가 날수록 차분해지는 특징이 있는데, 나름대로 이성적인 사람들이긴 하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통해 어느 정도 쉽게 분노에서 빠져나오면 좋지만, 상대를 끝없이 설득해서 자신의 생각을 결국 관철시키고 또한 이후로도 이런 태도를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조심을 해야 한다.
 
세 번째는 말문을 닫는 유형이다. 화가 나면 골방에 가듯 정신적으로 모든 접촉 지점을 없애 버린다. 그래서 한 동안 연락도 끊긴다. 그리고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마치 아무일 없었던 듯 다시 연락을 해온다.

 

이런 종류의 사람은 실제로 큰 문제는 없다. 조금 기다려주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이 잦을 때 일어난다. 또한 별 것 아닌 일에 이런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잦다는 판단이나 별 것 아니라는 판단 역시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결정할 땐 자신에 대해서도 매우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네 번째는 화가 나면 자기 하고픈 대로 다 하는 유형이다. 평소 안먹던 술에 취하거나, 친구를 만나 밤새 놀거나, 여러날에 걸쳐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런 유형은 꽤나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분노를 복수심으로 다스리기 때문이다. '나를 화나게 했으니, 너도 당해봐' 라는 심정으로 대하기 때문에 그렇다.
 
아마도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슬픔과 분노를 다루는 법만 제대로 봐도 사람을 잘못 고를 상황은 많이 모면이 될 것이다.
 
물론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살아가면서 큰 문제가 없다면 그것이 어떤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어떤 위기를 맞게 된다. 그리고 이때 슬픔과 분노를 다루는 성향에 따라서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아주 다른 상황으로 발전되기 된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서로 힘을 모으는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위기가 닥치면 정말로 서로에 대한 신뢰 하나로 똘똘 뭉쳐서 그것을 뚫고 나가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공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아주 작은 문제라고 해도 그것이 크게 비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격에 대한 문제는 그것으로 인해 직접적인 파탄이 나기 보다는, 시댁문제, 돈 문제, 책임감 문제, 집안일 문제 등등의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될 많은 갈등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그땐 원래 문제들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그것은 마치 태풍이 많은 비와 바람을 뿌리고 간 후, 산사태가 나서 수 많은 인명 피해가 나는 것 같은 것이다. 여기에서 무너지기 쉬운 산이 바로 슬픔과 분노를 다루는 태도에 해당한다. 이것이 불안정한 상태라면 아주 작은 비라도 큰 재난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그 어떤 인연보다 특별한 연인과 부부의 관계는 그만큼이나 중요하고도 소중한 인연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누구와도 바꾸지 않을 평생을 함께 할 좋은 인연을 만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금새 헤어지기도 하며 평생을 저주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정도 운에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만남 자체는 운이라고 해도, 우리가 만난 후에 상대의 숨겨진 진실을 조금이라도 알려고 노력한다면, 조금은 덜 위험한 관계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자신부터 스스로 돌아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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