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난 것일까?

 
한 남자가 암 선고를 받는다. 그런데 우습게도 그 남자는 암 치료 전문의였다. 그것도 꽤나 실력 있다고 알려진 남자였다. 남자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에 대해서 암에 걸려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만큼이나 황당하게 여긴다.
 
그는 그리 나쁜 사람도 아니었고, 오히려 친절한 편이였으며, 배려심도 있었다. 그는 늘 자신의 환자인 암에 걸린 사람들에게 희망적으로 말하려고 애썼으며, 심지어 너무 착한 것이 문제가 되어서 자신의 친구에게 '착함 증후군' 에 관한 비판을 듣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암에 걸렸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못되고 이기적으로 살아온 친구는 아무런 병에 걸리지 않았다.
 
암에 걸린 남자는 그 순간 이렇게 말을 한다.
 
왜 당신처럼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들은 암에 걸리지 않고 나처럼 착하게 산 사람이 암에 걸려야 하냐고. 그리고 하필이면 그 많은 죽을 병 중에서 암 전문의인 내가 다른 병도 아닌 암에 걸렸어야 하냐고 소리 친다.
 
이 이야기는 삶이란 여정 중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수 많은 역경이나 불운 중 하나를 접하게 되었을 때, 우리가 나타낼 반응 중 하나를 묘사하고 있다. (하우스 시즌 8 마지막 부분이기도 하다)
 
원래 역경이나 불운은 각자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일어난다. 그래서 어떤 운 좋은 이들은 평생 이런 심각한 수준의 불운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살기도 하고, 다른 이는 남들은 하나만 겪어도 견디기 힘든 고통을 평생을 통해 몇 차례나 경험하기도 한다.
 
우린 죽을 병에 걸리고, 목숨처럼 소중한 이의 죽음을 경험하기도 하고, 중요한 시험에서 불합격 되기도 하고, 한참 아이에게 돈이 들어갈 시기에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되기도 한다. 또한 우리는 작은 오해가 겹쳐서 원치 않는 이별을 경험하기도 하고, 행복 하려고 떠난 여행에서 강도를 당하기도 하며, 스포츠를 즐기다가 사고가 나서 죽거나 몸에 심각한 문제를 지닌 채 평생을 살아가야 하기도 한다.
 
그것이 일어난 장소는 운전대를 잡은 차 안이거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중턱이거나, 심지어는 안방의 침대에서나 상관 없다. 또한 갓 태어난 아이일 때도, 한참 좋은 청소년 시기도, 책임감을 가득 느끼는 중년의 시기도 상관없다. 어느 날 우연히 일어나는 비극적인 사건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의 삶 그 자체를 심각하게 흔들어 놓는다.
 
그래서 우리는 나름 대비를 하기는 한다. 보험에 들고, 자신이 심각해진 병에 걸렸을 때를 대비해서 자신을 진심으로 돌봐줄 사람을 구해 두기도 한다.
 
그럼에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의 머리 속에는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맴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것일까?', ' 나는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벌을 받는 것일까?'
 
하지만 이 질문은 답을 낼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일이 그 자신에게 일어난 것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남들은 평생 잘만 다니는 길에서 차 사고를 당하거나, 평생 건강 걱정 없이 사는 이들도 많은데 똑같이 먹어도 혼자 탈나고, 봄만 되면 알러지에 몸살을 앓는다. 심지어는 누구는 평생 담배를 피워도 안 걸리는 폐암에 걸리기도 하고, 술도 안 마시는데 간암에 걸리기도 한다.
 
물론 병에 걸리는 것은 술을 많이 먹거나 담배와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으로 더 확률이 높아졌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자신처럼 살아도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반드시 그 이유만은 아닌 듯싶기도 하다.
 
그래서 다시 또 질문이 맴돈다. 왜 그 불운은 나에게 일어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아니지만, 이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불운이란 단어를 행운이란 단어로 바꾸기로 해보자.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것을 생각해봄으로써 우리는 좀 더 숨겨진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왜 그 행운은 나에게 일어나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이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 물론 우연히 어디에선가 돈벼락을 맞은 사람이 있어서 얼떨떨한 기분으로 '왜 나에게 이런 행운이 찾아왔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에게 일어나 행운에 대해서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미 행운이 찾아와서 행복해졌는데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무엇인가를 분석하는 것을 그것을 실패한 자만이 하는 짓이다. 우린 원래 시험 문제를 복기할 때도 틀린 문제만 본다. 이미 맞춘 문제를 왜 다시 바라보려고 하겠는가?
 
그리고 대부분의 행운은 스스로 노력을 했기에 얻어졌다고 믿는다. 그것이 복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돈을 주고 복권을 샀기에 복권에 당첨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자신에게 다가온 행운을 단지 행운이라고만 여기지 못한다. 그것은 일종의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의 머리 속엔, 우리가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 한 행동의 정상적인 결과는 그것을 얻어야 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다. 즉, 우리가 대학교를 가려고 공부를 했다면 우린 원하는 대학교에 들어가야 정상적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반대로 그 대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그것을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가 아무 이유 없이 찾아온 행운이나 불운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는지에 대한 좋은 힌트가 된다. 우리는 자신에게 이로운 것은 정상적이라고 믿고, 자신에게 해로운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믿길 좋아한다.
 
덕분에 우리는 행운의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산다. 하지만 이 단어가 불운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이젠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야 미래의 불행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불운이 가져온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더욱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 삶을 크게 뒤흔드는 불운이라면 정말로 심각하게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 삶을 크게 좋게 해주는 행운이라면 생각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
 
보통 행운이 찾아 왔을 땐, 그 행운을 즐기고자 파티를 하고 사람을 만나서 그 행운을 같이 공감하려고 하고, 자기 전에도 혼자 생각하면서 히죽거리면서 웃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불운이 찾아 왔을 땐, 그것을 누군가에게 말할 기분도 아니고, 말하고 싶지도 않아 한다. 그리고 잠을 자기 전, 머리 속에는 그 불행함이 계속 맴돌아 잠도 편히 못 자는 불편함까지 추가 된다.
 
그리고 계속 생각을 하다가 보면 어떤 것이든 간에 원인을 알게 된다. 만약 길을 걷다가 웅덩이에 빠져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면, 그것은 그 웅덩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책임자가 바로 그 원인이 된다. 만약 자신이 원하던 직장에 불합격되었다면, 인재를 몰라보는 면접관을 탓하든지, 아니면 오직 외부로 드러난 스펙으로만 판단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원인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거의 모든 불운은 생각하면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도저히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불운이라고 해도 어떤 식으로든 원인을 찾아내야만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이것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은 생각을 한 후, 행운과 불운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왜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난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다른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말은 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우리가 그런 순간에 그런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음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그 질문은 이미 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그것이 행운이든 불운이든 상관없이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난 것은 그저 이 우주에서 우연하게 일어난 셀 수 없는 많이 일어난 사건들 중 하나일 뿐이다. 단지 그것이 개인이 감당하기엔 큰 사고였고, 또한 그것이 남이 아닌 나 자신에게 일어난 것이 문제일 뿐이다.
 
실제로 잘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의 삶 자체가 운이란 것도 알게 된다.
 
우리는 타고난 능력에 의해서 삶의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 두뇌가 뛰어난 이는 머리를 써서 사는 삶을 살게 되고, 육체적 능력이 뛰어나게 태어난 사람은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는 분야로 진출한다. 물론 이 둘 모두 없는 이가 대부분이며, 이 둘 모두를 가진 아주 소수도 존재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부자 집에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태어나고, 얼굴도 잘 생긴데다가, 성격도 좋고, 운동도 잘하며, 성인이 된 후의 인생도 잘 풀렸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 평생을 별다른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와는 반대로, 어떤 이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머리도 나쁘고, 신체 능력도 좋지 않으며, 외모까지 좋지 않아서 고등학교까지 겨우 마치고는, 그 후 딱히 일이 없어서 평생을 골골거리면서 살아가다가 결혼도 못해보고 죽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차이는 단지 어떤 집안에서 어떤 유전자를 타고 났느냐에 달렸다. 그리고 그 어떤 유전자는 그 당사자가 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유럽의 자유로운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도 하고, 아프리카의 전쟁터에서 태어난 사람은 겨우 15세가 된 나이에 총을 손에 쥐고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다가 20살도 안되어서 죽기도 한다.
 
둘의 능력이 어떻게 태어나든 상관없이 그것은 단지 어느 지방에서 어떤 인종으로 태어났느냐에 따라 운명은 극적으로 갈리게 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태어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단지 광대놀이 패에 섞여서 전국을 떠돌아 다니겠지만, 21세기에 태어난 대한민국의 가수는 수백 억대의 돈을 벌어 호화로운 삶을 살기도 한다. 같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태어난 시기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삶을 산다.
 
우리 모두가 각자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은 모두 자신의 타고난 운에 따른다고 봐야 한다. 설령 운으로 좌우될 것 같지 않는 노력이란 것도 타고난 성격과 자라난 환경에 의해서 사람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즉, 그 노력을 하는 성격 자체도 타고난 셈이란 뜻이다. 머리도 타고나고 노력하는 성격도 타고 났는데, 도대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난하고 어려운 가정에 태어나 남들만큼 좋은 과외를 받지는 못했어도,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좋은 머리와 끈기로 결국 좋은 대학에 들어가 자신이 꿈꾸는 삶의 성공을 이룬 이들은 후에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겠지만, 정작 그 자신이 가진 노력이라는 타고난 재능은 간과하고 만다.
 
그것은 단지 어린 시절 너무도 먹고 싶었던 아이스크림을 부모가 가난해서 사주지 않아 먹지 못한 일의 충격으로부터 온 결과일 수도 있다. 그는 어른이 된 후 갖게 된 욕망이 어린 시절의 못 먹은 아이스크림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강한 권력을 원하고, 많은 돈을 원하고, 사회적 성공과 함께 아름다운 부인과 뛰어난 자식을 원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자신이 노력한 결과라면서 다른 이들 앞에서 자신의 성공한 삶에 대해서 연설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말을 듣는 청중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놀고 싶은 것을 참고, 자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노력하는 그 모습 자체가 타고난 성격과 어린 시절의 불만족으로 인해, 어떤 것을 욕망하고 추구하는 욕구가 남들에 비해서 강화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처럼 노력하지 않는 자들을 모두 게으르다고 비난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정작 알아야 할 것은, 다른 이들은 절대로 그 만큼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와 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란 점이다. 사실 좀 더 특별한 이는 그 자신이지, 남들이 아니다. 만약 모든 이들이 그만큼 노력하는 성향을 가졌다면, 아마도 그는 성공하기가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그가 비난하는 다른 이들의 게으름은 그에겐 큰 도움을 준 것이다.
 
미국 NBA에서 농구의 신이라고 불렸던 마이클 조던 역시도 잠시 2년간 야구를 했을 땐, 마이너리그에서조차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는 후발 주자로써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그의 재능은 야구장이 아닌 농구장에 더 잘 맞았다. 그리고 2년 후 그가 다시 NBA에 돌아왔을 때 그는 다시 신이 되었다.
 
인생을 무엇인가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나, 인생을 어떤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필요가 없다. 실제로 인생이 의미가 있다면 우리들 자신은 그 의미를 이미 의심하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인생을 타고난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면, 이미 우리는 이미 그 의지를 실현할 능력을 가지고 있을 테니 현재 상태가 자신에게 있어서 최고의 노력 중인 것이다.
 
이런 조언은 단지, 자신이 가진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다.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가졌지만 가수가 되길 두려워하는 사람이나, 다른 분야를 가면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이 그 길을 모르고 가지 않고 있다면 좋은 조언이 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자신이 가진 패를 거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의 명언은 모두 그들에게만 유효할 뿐이다. 그들처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혹은 타고난 강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겐 그저 듣기 좋은 말일 뿐이다.
 
어린 시절 큰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에 성공한 많은 이야기들은 다른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감동이나 영감을 주지만, 그들은 그런 어려움을 겪는 이들 대부분은 암울한 삶을 살아가다가 마치는 경우가 훨씬 더 흔하다. 실제로 그들은 그런 사람 중 단지 운이 조금 더 좋은 사람들일 뿐이다. 그것은 타고난 능력, 신체, 외모, 성격 중 하나가 따라 주면서 성공할 기회를 잡거나 혹은 정말로 우연히 산 복권이 당첨되는 일 때 뿐이다.
 
심지어 신체의 고통을 안겨주는 아픔을 견디는 것은 모두 각자의 타고난 능력에 달렸다. 누군가는 칼로만 살짝 베어도 죽을 듯 아프고, 다른 이는 내장이 쏟아져도 웃을 수 있다. 이것을 어떤 방법으로 수치화 시켜서 '너는 왜 그 정도의 고통도 참지 못하니' 냐고 비난하는지 모르겠다.
 
인생의 성공 기준이나 목표, 사는 이유 모두 각자의 생각과 경험에 따라 달라질 것이며,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역시도 모두 각자가 답을 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기본에는 '우연 혹은 운' 이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단어가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린 다른 이들의 가치를 존중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로 대해야 하며, 다른 이들의 삶을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 비난을 퍼붓는 존재의 힘이 되어주는 삶의 여정도, 비난을 받는 사람의 삶의 여정도 모두 운이란 녀석의 끝없는 장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듣기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실제로 실천하기가 불가능 한 일이다. 우리는 자신이 얻은 우연을 자신과 일치화 시키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아' 혹은 '에고' 라고 부르는 존재가 해내고 있는 일이다. 이것은 보통의 범주에서 우리들의 벗어날 수 없는 한계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평생에 걸쳐서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야 할 필요는 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이 진정한 지혜로움의 길이라고 믿는다.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 났다면, 그것이 행운이든 불운이든 그저 그것은 모두 우연일 뿐이다.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인 자아 혹은 에고가 가진 욕심과 오류일 뿐이다.
 
물론 자신이 이루어 낸 그 모든 것이 우연의 결과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자아는 심각한 상처를 받게 된다. 그것은 성공한 사람일수록 더욱 더 힘들다. 인간의 보편적 주체인 자아는 스스로를 좀 더 대단하고, 좀 더 필요하고, 좀 더 상대적으로 나은 존재 이길 갈구한다. 그래서 우린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을 모두 자기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 원리로 따지면 우리에게 일어난 불운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그것도 역시 우리의 의지인 것인가? 혹은 우리의 의지를 방해하는 반 의지의 존재가 있는 것인가?
 
지극히 자기 주관적인 우리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최고로 사랑하며, 자신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일어난 그 모든 것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단지 운에 의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다.
 
이것이 우리가 성공한 사람은 성공한대로 자신의 과거 노력을 금칠하고, 실패한 사람은 실패한대로 자신이 실패한 이유를 밤 새워 설명할 수 있는 이유이다.
 
만약 어떤 오랜 노력으로 인해 우리가 이것을 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는 삶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