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평범한 사람이 변화하는 법

아이루다 2014. 10. 21. 15:07

 
현재의 자신에게 온전히 만족하는 이들은 드물다. 우리는 보통 기껏해야 어느 정도 만족한다. 그리고 이것조차도 그리 많지 않다. 우리들은 보통 자신에게 불만족스러운 상태이다.
 
자신에게 불만족스러운 사람은 행복하지 못하다. 이것이 반대일수도 있다. 행복하지 못해서 자신에게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여기에서 어떤 것이 먼저인지는 알 방법은 없지만, 불행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우리가 그나마 어떤 조정이 가능한 것은 바로 불만족이다.
 
그래서 우린 다른 이들의 글을 읽는다. 그리고 그 자신의 불만이 단지 그 자신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자신이 가진 불만은 그 종류만 달랐을 뿐, 남들 역시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오직 그것이 모두 자신의 문제만은 아니란 점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해결하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불만족 해결이 바로 만족이며 그것은 행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결책이 꽤나 다양하다.
 
어떤 이는 욕망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가지고 싶은 욕망이 클수록 갖지 못한 불만은 늘어나고 결국 그것이 자신을 불행하게 한다고 한다.
 
또 다른 이는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으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교육받은 주입된 행복이 아닌, 진정한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의견도 있다. 불만족을 해결 하기 위해서는 그 불만족이 되는 원인, 즉 자신의 능력부족이나 지식 부족을 채우기 위해서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처세술과 인간 관계론 그리고 다양한 경제 지식을 알려주는 책을 권한다.
 
이 각각은 불만족에 대해서 버리고, 다른 곳을 보고, 노력해서 쟁취하라고 한다. 그리고 이 세가지 다른 해법은 서점에 같이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이 전혀 다른 해결책 모두가 공통으로 주장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지금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고, 그것은 극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즉, 늦잠을 자던 사람이 아침 형 인간이 되면 새로운 관점에서 삶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마음 속 집착을 버리면 놀라운 평화가 찾아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게 되면 진정한 열정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세 개의 해결책 모두 너무 어렵다. 게으른 자신을 이겨내야 하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말아야 하며, 남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스스로 홀로 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대부분이 실패한다. 하지만 간혹 각 해결책을 따라서 했다가 성공한 이들이 있다. 누군가는 욕심을 버려서 평안한 마음을 얻었고, 누군가는 자신이 진정 하고픈 일을 찾아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으며, 누군가는 초고속 진급을 하여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입을 모아서 자신이 참고 인내하고 견뎌온 세월을 담담히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진정한 삶이란 것은 바로 그런 변화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처음 영감을 얻은 말이나 책 혹은 사건들을 언급한다. 그때 망치를 맞은 듯 충격을 받았고 그 자신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글을 읽은 대다수는 또 시도를 해본다. 하지만 역시나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너무 힘들고 자기 계발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좀 더 힘들고, TV를 보기보다는 무엇인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더욱 더 힘들며,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평온함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다.
 
분명히 자신이 읽은 글, 본 동영상에서는 그런 변화가 극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당장 우리들 자신은 어제나 그제나 내일이나 모레나 다를 바가 없다.
 
우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 잘 생각해보면 실패한 이들이 다수이니, 거꾸로 성공한 이들은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이것은 별 것 없다. 그들은 이미 그럴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고, 단지 본인이 그 전에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또한 그리고도 운이 함께 해서 성공한 것이다. 대학을 다니다가 중퇴한 사람들은 무척 많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 빌 게이츠와 스티븐 잡스가 되는 것은 매우 희귀한 일이다.
 
대부분의 대학을 다니다 중퇴한 이들은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살지도 모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능력을 인정 받던 부장이 사표를 내고 시골로 귀농을 떠난 모습은 멋지겠지만, 그 다음 해 태풍이 와서 그가 전 재산을 투자한 비닐 하우스를 모두 부시고 그 해 농작물을 망쳐서 결국 목메어 자살했다는 기사는 보통 잘 보도되지 않고, 되었다고 해도 금새 잊혀지기 마련이다.
 
우리 인간들에게 일어난 극적인 변화들은 반드시 좋은 결말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또한 누구나 이런 극적인 변화를 겪을 운도 능력도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소수의 선택된 이들의 운 좋음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변화는 우리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서서히 변한다. 아주 서서히.
 
아침 형 인간이 되고 싶었던 젊은이는 젊은 시절 그리 노력해서 안되었던 그것이 중년이 지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매일 아침 5시면 깨게 된다. 그리고 깨면 다시 잠을 들지 못한다. 머리 속에 걱정이 한 가득 이라서 어떤 땐 젊은 시절에 10시고 12시까지 자던 그 시절이 그립다.
 
강제로 세월에 의해서 아침 형 인간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죽을 때까지 점점 더 일찍 일어날 뿐, 늦게까지 자진 못한다. 대신 이젠 9시만 되면 졸다가 잔다.
 
게으름을 극복하고자 했던 사람들 역시도 나이를 먹게 되면 자동으로 부지런해진다. 결혼을 하고 처자식이 생기면 누구나 부지런해진다. 자신을 예쁘게 꾸미고 명품 아니면 쓰지 않던 아가씨도 결혼하고 살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시장에서 옷을 사 입고,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하려고 실랑이를 한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살림꾼이 되어 있다.
 
젊은 시절에 매일 술을 먹거나, 아니면 친구를 만나서 놀면 그리 행복했지만, 이젠 점점 고장 나기 시작한 몸은 격한 운동이나 혹은 잦은 음주가무를 버텨내지 못한다. 이젠 하루를 놀면 일주일은 쉬어줘야 한다. 그래서 시간이 남아 돈다. 젊은 시절엔 시간과 돈이 없어서 못 놀았는데, 나이를 먹고 나니 놀 것이 없어서 못 논다.
 
더 나이를 먹으니 놀 친구도 줄어들고 놀 것은 더 없어진다. 퇴직을 하고 나면 일찍 일어나서 할 것은 없고, 동네 공원에 나가 멍하게 앉아 있게 된다. 하루가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게임 좀 그만하라고 하던 부모님도 없고, 돈도 있고, 시간도 있는데 정작 할 일이 없다.
 
만약 젊은 시절이 그랬다면 하루 종일 공부를 했을지도 모른다. 놀고 싶은 것도 없으니 그 시간에 공부를 했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들 대다수의 변화는 바로 이렇게 일어난다. 우리의 육체가 늙어감에 따라 또한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에서 이젠 늙은 층 쪽으로 속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래서 아침 형 인간도 되고, 절약하면서 사는 인간도 된다. 누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그런데 왜 젊은 시절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그것이 우리의 문제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착각이다. 우린 원래 그것을 못한다. 그것을 해내는 이들은 능력자들이다. 우린 보통, 그런 능력자들이 아니기에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린 늘 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은 TV에 나오거나, 책을 통하거나, 각종 토크 쇼에 나와서 이야기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삶인지. 그리고 변화를 해야만 제대로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해준다.
 
우리가 수십 년에 걸쳐서 변화할 것을 그들은 단지 일년도 안된 시간에 이뤄낸다. 이것이 그들과 우리의 차이다. 이것은 앞에서 말했듯 능력과 운의 차이이다. 단지 그들은 아주 소수이며, 성공한 이들만 소개된다.
 
그래서 이젠 평범한 이들을 위한 네 번째 해결 방법을 제시해본다.
 
그것은 변화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한다. 우린 꿈을 찾기 위해서 과감히 직장 사표를 던지지 못한다. 그러면 회사는 그냥 날름 받아서 처리한다. 물론 예의상 붙잡을 수는 있겠지만, 우린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이다.
 
악기를 하나 배워 좀 다른 삶을 살고 싶어도 손가락이 무뎌서 제대로 연주도 못 배운다. 그림도 배울 곳도 부족하고 배울 돈도 부족하다. 도대체 만만하게 변화를 줄만한 것이 없다. 해외 여행을 가고 싶어도 영어 울렁증때문에 엄두가 안 나고 결국 몇 년 전 다녀 온 제주도나 또 가게 된다. 음악에 깊이 빠지고 싶은데 아무리 클래식을 들어도 그 제목이 기억도 안되고 감동도 별로 없다. 차라리 걸그룹 노래가 더 낫다.
 
만약 이미 결혼을 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직장에서 살아남아야 애들을 키울 수 있다. 남들은 대안 교육이나 혹은 홈 스쿨링 그리고 유학을 보낸다고 하는데, 모두 남들 이야기일 뿐이다.
 
그리고 우린 언젠가는 직장에서 잘린다. 그렇다고 해서 나와서 사업을 하면 80%이상 망한다. 그리고 성공했다고 해도 그리 큰 성공도 아니다. 그냥 버티는 것이다. 벌이는 회사 다니던 시절도 안되면서 일하는 시간은 일주일 내내이다. 주 5일 근무를 했던 그 시절이 꿈만 같다. 더해서 사람 스트레스도 무섭다.
 
이렇게 쓰니 운명론적 포기 같다. 하지만 그런 뜻이 아니다. 우린 스스로 의지적으로 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그것은 아주 작은 노력들이다. 거창하게 사표를 던지거나, 도를 닦거나, 영어를 원어민처럼 대화 할 수준까지 익히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어려운 일들은 해내기 불가능 하다.
 
단지, 작은 변화만을 주면 된다. TV 보는 시간을 하루에 한 시간 줄이자. 읽을 책을 하나 사서 지하철에 앉았을 때 스마트 폰을 보는 대신 책을 보도록 하자. 물론 서 있는 시간은 힘드니 그땐 스마트 폰을 보는 것이 낫다. 그 책을 한 달에 한 권 그렇게 읽을 필요가 없다. 1년이 걸리던 2년이 걸리든 가방에 들어있는 것이 중요하다. 한 동안 읽지 않았다고 해서 무겁다는 이유로 집에만 두지 않으면 된다. 별로 큰 노력 아니다.
 
여름 휴가지를 조금 조정해보자. 그리고 시기도 조정해서 남들 몰릴 때 말고 조금은 한적한 시간에 조금은 한적한 곳에 가보도록 하자. 이거 저거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 근처에 산책로가 있거나 공원이 있다면 몇 년 동안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해도 주말 아침에 한 번 가보도록 하자. 귀찮으면 한 달에 한 번만 가도 된다. 아니, 분기당 한 번씩 가도 된다. 가는 것이 중요하다. 네 계절에 한 번씩 가면 나름 운치가 있을 것이다. 나무에서, 풀에서 세월의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우리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단지 우리는 그 변화의 길목에서 아주 조금씩 방향을 바꿀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것은 각도의 변화와 비슷하다. 같은 시작 지점에서 출발한 1도 차이가 나는 두 직선은, 시작 지점에서는 보이지도 않을 차이지만, 1킬로미터만 가도 1미터 이상 차이가 난다.
 
비록 우리는 큰 변화를 경험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작은 변화는 가능하다. 그리고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결국엔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능력 있고 운 좋은 이들이 1년만에 해내는 것을 30년 동안 천천히 해내게 된다. 그것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30년이 지난 후라면 같아질 것인데 말이다. 인생은 긴 호흡이며 매 순간이 현실이다.
 
이런 작은 변화 말고도 좀 더 욕심을 부려서 자신만의 필살기를 만들고 싶다면 무엇인가 쌓일 수 있는 것을 하나 시작해본다. 수영이든 테니스든 간에 상관없이 말이다. 우표 모으기, 단풍잎 모으기, 글 쓰기, 영화 많이 보기, 화초 키우기, 주말 농장 가꾸기 등등도 좋은 후보들 중 하나이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결국 그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 준다. 시작을 하고 놓지만 않으면 시간이 모두 해결해준다. 맥주병도 일년만 수영을 하면 멋진 접영을 하게 된다.
 
이것이 힘든 사람은 포기하고 그냥 앞에서 말한 작은 변화만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해내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책을 구입한 후 일년 간 단 한 장의 책을 읽지는 않았을지라도 가방에서 꺼내어 버려두지 않기만 해도 된다.
 
그나마 이것조차 하지 않게 되면 우리의 삶은 점점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우린 누구나 늙으며, 늙는다는 것은 불행함을 의미한다. 늙음을 불행함으로 여기고 싶지 않다면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변화들은 육체의 시간이 흘러감은 어쩔 수 없지만, 심리적 시간은 멈추게 해준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나는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라는 인정이 필요하다. 그런 것은 능력 있는 운 좋은 사람들이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혹은 나이가 아주 어린 시절에 경험해야 어느 정도 희망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린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은 아주 드물고, 그런 사람을 만날 행운도 매우 희박하다.
 
오늘 도전하는 삶을 보고, 힐링의 책을 보고, 자기 계발서를 보고, 욕망을 버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해서 내일 우리들이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느 날 우리들 자신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공상과학 소설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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