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돈의 가치 그리고 대안

아이루다 2014. 5. 19. 16:40

 

많은 이들이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점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배금주의, 즉 돈이 최고의 가치를 가졌다고 믿어지는 신앙과도 같은 믿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생각하고 지적하는 사람들 조차도 돈이 가진 그 대단한 가치를 부정할 순 없다.

 

물론 어떤 이들은 돈의 가치를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돈을 버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거나 혹은 돈이 필요 없어서 그럴 것이다.

 

전자라면 타고난 능력이 탁월한 사람일 것이며 후자라면 종교적 삶을 살거나 에서 홀로 살기 등의 삶을 살아가거나 노숙자일 것이다.

 

아무튼 이런 이들을 제외하고는 이 땅에 살아가는 그 많은 존재들은 거의 다 돈의 가치를 부정할 수 없다.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은 없다.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린 과연 어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돈의 가치를 최고의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스스로 표현하길 '돈이 최고야', '돈이 안되면 쓸데 없어' 라는 말을 하긴 하지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나 기업에게 있어서 이 말은 지극히 당연한 표현이다. 이 이야기는 또한 경제활동을 하는 그 모든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가 경우가 된다.

 

즉 우리는 돈을 반드시 벌어야만 하고 돈이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반대로 머리 속에는 우린 너무 돈의 가치에 매몰되어 있어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이런 서로 이치에 안 맞는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돈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돈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한다면 그 말은 틀리지 않는다. 아무튼 어떤 형태의 생각이든 우리가 돈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점은 절대적 사실인 것 같은데 우린 왜 우리 스스로가 돈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에 대해 그리 못마땅해 하는 것일까?

 

인간이 느끼는 행복감 중에서 곳간이 채워지는 행복감이 있다. 이것은 통장에 돈이 쌓이거나 적금을 타는 일이 다가올 때 혹은 가끔은 월급날이 다가올 때도 느낄 수 있는 것인데 만약 그 돈으로 무엇인가를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이 즐거움이 한껏 더 커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뭔가 할 일이나 살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행복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즉 이 말은 우리는 돈을 모으는 것 그 자체를 행복으로 느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우리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그런데 돈을 모으는 것이 행복하고 또 그 돈을 쓰는 것이 행복하다면 우리가 돈을 삶에 있어서 최우선의 가치로 두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우린 왜 여기에서 행복과 돈을 비교하면서 돈을 쫓지 말고 행복을 추구하라고 조언을 하는 것일까?

 

돈을 벌기 위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돈을 벌기 위해서 좋은 직장을 얻고 돈을 벌기 위해서 직장에서 진급하고 장사나 사업에서 성공하길 바라고 사는 것이 우리의 평범한 삶이다. 그리고 이것은 좀 더 근원적인 그 모든 생명체의 공통적 모습이기도 하다. 그 어떤 생명체가 자신을 더 잘 먹일 수 있는 행동을 마다한다는 말인가?

 

우리의 돈에 대한 이런 이중적 태도의 근본적 원인은 단 하나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돈을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돈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세상의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돈을 원하기에 누구도 돈을 쉽게 벌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보통 사람은 피 눈물나는 경쟁을 해야 하며 이 경쟁은 타고난 능력과 대단한 노력을 통해서만 겨우 대충이라도 승자 무리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경쟁과 노력은 꽤나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서 매우 큰 스트레스를 얻기 된다. 즉 돈이 매우 중요한 가치라서 꼭 얻고 싶지만 타고난 환경이나 능력이 안되면 이것을 얻기란 매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엔 원하지만 얻지 못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다. 거기에 더해서 승자 무리에 들어간 사람들이라도 해도 그 안에서 다시 서열화가 되기에 만족하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이니 세상은 늘 부족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스스로를 승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적고 스스로를 패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되는 것이다. 이 현상이 바로 우리가 돈,돈,돈 하고 살아가게 되는 근본적 원인이 되어 버린다. 갖고 싶은데 갖질 못하니 그것이 그리 중요한 것이며 최고의 우선 순위가 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무리를 지어 사는 우리 인간의 사회는 불행한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들이 더 많아야 사회가 좀 더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돈의 부족으로 인해 행복보다는 불행을 더 많이 느낀다면 이것은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간에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서 나온 개념이 바로 돈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구에 대한 반론이다. 즉 우리는 스스로에게 돈이 최고 가치가 될 수 없으며 다른 가치들을 통해서 충분히 돈의 부족으로 인해 일어난 불행함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설득한다.

 

이것은 단순하게 설득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론이 아니다. 실제로 돈은 행복의 도구이지 행복의 결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 돈을 써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나 혹은 그 돈을 써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 없다면 돈은 단지 종이조각일 뿐이다. 우리는 영화에서 너무도 추운날 돈을 태워 불을 쬐는 장면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좀 슬프다. 이것은 마치 여우의 신포도와 같은 이야기가 된다. 딸 수 없으니 그 포도가 맛이 없는 신포도라고 믿고 떠나는 여우의 합리화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이 말에 많이 설득이 된다. 사회 안정을 위해서 또한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아가는 정신적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말이 퍼지면서 우리는 갖고 싶으나 갖지 못하는 돈의 가치 이외에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배우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정말로 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다.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노력을 한 번 생각해보자. 청소년기에 수십 년을 공부하고 직장에 취직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밤까지 일한다. 그렇게 또한 수십 년을 일하면서 살아간다. 이것이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평생의 노력이다.

 

그렇다면 돈의 가치를 뛰어넘는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당연히 이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단지 돈을 버는 것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단 하나, 그것은 바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란 점이다. 즉 직장처럼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닌 나 자신이 스스로 그것을 하고 행복하기에 한다는 점이 차이이다.

 

이런 상황 하에서 우리는 각자 다른 형태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영역에 대해 판단할 때 공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가치인 '돈'을 기준으로 그것을 환산하여 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 지상주의' 의 단면이 된다.

 

그래서 그 어떤 것도 돈으로 계산되어 판단된다. 즉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돈,돈 거리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돈의 가치를 대체할 것을 찾는 사람들이 다시 보이지 않는 돈의 힘에 의해서 억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예 어떤 이들은 이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돈의 대체 수단의 가치를 찾는데 있어서 돈을 많이 쓰는 것을 택한다. 우리가 흔히 장비 병이나 명품 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이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또한 이들은 그런 가치 판단 기준으로 가지고 타인의 가치를 판단하고 말하는데 너무도 쉽게 그것을 해낸다. 여기에는 판단 자체의 무리성도 있고 설령 그렇다고 쳐도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을 쉽게 내뱉는 아주 좋지 않는 인간적 문제도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들에 의해서 세상은 돈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이들을 그냥 무시하기엔 우리는 근본적인 돈의 가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을 안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포도를 보고 저 포도가 시다 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 포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이제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마치 부처님 손바닥에서 달리고 있는 손오공처럼 우리는 아무리 돈의 가치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결국 돈으로부터 떠나지 못한다.

 

여기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의 가치를 제대로 얻자니 능력이 안되고 다른 가치를 찾으려니 내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의 분위기가 억누른다. 그래서 스스로 그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갖고자 하지만 좀처럼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외통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계속 늙어가게 되면 우리는 결국 꼼짝도 못하고 자신의 삶을 고정시킨 후 우리의 후세대에게 그 경험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지도 모른다. 아무리 뛰어봐야 벼룩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리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것은 인생이란 여정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며 절대로 대충 넘겨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삶의 여정에서 그 가치에 대한 기준점을 갖는 것은 말 그대로 인생 그 자체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어떤 것이 좋을까?

 

힌트는 앞에서 나왔다. 우리가 그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그 스스로 그 가치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들과 분리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가 가진 가치를 절대로 인정하지도 이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인간 관계에서 분리가 일어난다. 그것은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손해로 이어진다. 돈으로부터 좀 멀어지려니 돈이 더 줄어든다. 여기에서 우리는 겁을 먹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도 부족한 돈인데 거기에 더 줄어든다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포도가 아닌 딸 수 있는 다른 과일을 하나 더 발견한 여우가 되려면 어쩔 수 없다. 투자가 없으면 얻을 수도 없다. 그래서 결국 우린 용기를 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평생을 걸쳐 못 얻을 수도 있지만 결국 얻기 불가능한 돈의 가치로부터는 조금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나물 행복  (0) 2014.05.29
마흔즈음에  (0) 2014.05.24
안전과 자유  (0) 2014.05.19
집착에 대해서  (0) 2014.05.02
보험을 든 스님  (0) 201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