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회

나는 보수주의자다

아이루다 2013. 5. 4. 09:55

 

20세기의 격변을 겪은 대한민국은 현재 21세기에 들어서도 역시나 20세기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과거 회기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살아오면서 오랫동안 정치,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지만 실제로 내가 이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은 너무도 제한적이다. 당연히 내가 어떤 영향을 끼치기엔 난 너무 평범한 삶을 살았고 또한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참여하거나 혹은 정당에 소속되었더라도 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는 투표를 빼먹지 않고 하고 있고 주변인들과 우리나라의 부조리와 문제에 대해 가끔 열띤 논의를 하긴 하지만 요즘에 들으선 그것조차도 귀찮아지고 있는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매우 평범한 사람 중 하나이다.

 

그래서 나는 더 귀찮아지기 전에 나의 정치성향을 스스로 정의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것은 오래되었지만 실제로는 최근에 정리된 생각이다. 이것을 정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내가 했던 커다란 착각을 다른 누군가는 안했으면 하는 바램과 또한 현재 자신의 성향을 스스로 착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좀 더 제대로 된 이해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린 정말로 우리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으며 자신이 정치적인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 조차도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흔히 자신을 보수적이라고 알고 있는 반공주의자와 혹은 자신이 진보주의자라고 믿는 보수주의자들의 태도이다. 나는 그냥 이들을 바보라고 생각할 뿐이다.

 

나는 80년대에서 아주 약간 대학생활을 보낸 민주항쟁의 끝자락을 경험한 세대이다. 군대를 가기 전에는 몇차례의 데모에 참석한 적도 있었지만 군 제대 후 돌아온 캠퍼스는 이미 민주화 분위기가 만연했고 대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일명 문민정부 출범 후 일어난 현상이었다.

 

아무튼 나보다 몇년 전 대학생활을 보낸 누나들로부터 받은 영향과 또한 내가 경험하고 판단한 세상으로부터 얻어진 지식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좌파의 성향을 띄었다고 내 스스로 믿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십수년을 나 자신이 좌파라고 믿어왔다. 즉 나는 다함께 잘살자 라는 큰 명제에 매우 공감했던 사람이다. 물론 지금 글을 쓰는 이순간에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제 나는 나를 다르게 정의하고자 한다. 바로 나는 우파이며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굳이나 거기에서 또 분리를 해 정확히 정의를 하지만 말 그대로 중도보수, 합리적 보수, 온건파 정도라고 할까?

 

나는 변함이 없었는데 왜 나는 나의 정치적 성향을 재정의 하고 싶어졌을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정치인들의 무리들이 너무 우숩게 자신들을 분류하고 있어서였고 또 그 분류를 통해 다른 이들을 분류해대는 정말 한마디로 말해 그 속이 너무 뻔히 보이는 논리를 펴고 있어서였다. 또한 실제로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면 나는 역시 좌파보다는 우파가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좌파' 라는 단어에 몸서리치는 사람들도 꽤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좌파는 단순히 프랑스 대혁명 당시 왼쪽에 앉아 급격한 사회변화를 주장했던 자코뱅당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에서 유래한 단어일 뿐이다. '좌파'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좌파가 진보주의자 라는 것은 요즘에서는 어느정도 통하고는 있다. 나도 그런 의미에서 나를 좌파로 규정하고 있었다. 즉 나는 나를 진보주의자라고 느꼈다.

 

그렇다면 내가 소속되었다고 믿었던 진보주의자들의 신념은 무었일까?

 

대한민국의 헌법 1조에는 우리를 이렇게 규정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 우숩게 북한의 공식 명칭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 앞에 대한민국과 조선이란 말이 다를 뿐 둘의 의미는 거의 같다. 그른데 우리 사회는 현재 진보주의자 = 종북 이란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 어리석은 국민들의 머리속에 정말 단단히 박혀있다. 정말로 오래된 기득권이 박아둔 세뇌의 효과이다. 한데 정말로 우린 북한과 무엇이 다를까? 그리고 그런 북한을 소위 진보주의자나 좌파가 좋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북한은 공산주의를 정치, 경제 정책으로 채택한 나라이다. 우리는 반대로 자본주의를 선택한 나라이다. 실제로 북한과 우리의 근본적 차이는 공산주의라는 경제정책을 따르느냐 혹은 반대로 자본주의의 정책을 따르느냐 밖에 차이가 없다. 단지 북한은 중국처럼 1당 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거기에 세습이란 정말 어처구니 없고 공산주의 원칙에도 벗어나는 짓을 삼대째 하고 있는 김일성으로 부터 시작해 김정은에 까지 이른 정말로 콩가루 쓰레기 집안이 정권을 잡고 있는 불행한 국가이다.

 

북한은 그래서 연민의 대상이고 적대의 대상이고 조심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우리가 싸워서 없앨 능력이 없다면 그냥 어떻게든 같이 지내봐야 한다는 말이다. 옆집에 성질 더러운 주정뱅이가 살고 매일 경찰이 와서 날 지켜주지 못하다면 그 주정뱅이와 잘 지내든지 혹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잃을것이 없는 그놈은 언제고 내 아이, 내 가족에게 해를 끼칠 수 있기에 그렇다. 북한은 그런 존재다.

 

진보주의자는 우리가 스스로의 정의내린 '공화'에 촛점이 맞춰진 사람들이다. 즉 공동으로 화합하여 잘 살아보세 라는 말을 믿는 사람들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스스로가 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잘 따르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민주공화국이란 말은 국민이 주인이면서 공동으로 화합하여 잘 살자는 말인데 이것이 바로 진보주의자들이 항상 주장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우리가 같이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고 살펴줘야 한다. 능력있는 자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약간의 희생을 해야 하며 도움을 받은 자들 역시 이것에 감사하며 자신도 이 사회에 어떤 기여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선택적이다. 그래서 여기에서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나타난다.

 

진보는 사회적인 약자들은 그냥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건없이 주는 도움이다. 보수주의자들은 그런 도움에 조건을 건다. 그 약자들이 정말로 도움을 받고 싶다면 스스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그렇지 못하면 도움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겠는가? 도움을 받는 상대의 태도에 따른 선택적 도움을 지지하는 보수와 반대로 그것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범용적인 도움을 주는 진보의 입장. 하지만 이 둘의 차이가 정말 서로를 죽일듯 노려볼 만큼 클까? 지금 대한민국의 자칭 보수와 자칭 진보들의 태도 만큼?

 

쉽게 말해서 의료보험을 생각해보자. 의료보험은 전형적인 진보적 정책이다. 즉 사람들 그 스스로가 자신을 건강하게 하려 하지 노력하지 않아서, 만약 아프더라도 그냥 가입되어 돈을 내고 있었다며 치료비를 할인해준다. 즉 그 사람이 평소에 건강을 위해 노력했나 하지 않았나를 따지지 않고 그냥 조건없이 해주는 것이다.

 

물론 이 단순한 것으로 진보와 보수가 추구하는 바를 분류하긴 힘들다. 그래도 대략 우리가 잘못알고 이해하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따져볼 수는 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보수와 진보는 우숩게도 북한에 호의적이냐 아니냐 여부와 기득권의 편을 드느냐 아니냐에 따라 구분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재 보수와 진보는 잘살고 북한을 싫어하는 척하면 보수, 그외는 모두 진보로 분류된다. 그래서 나 역시 얼떨결에 나 자신을 진보주의자 즉 좌파로 구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나를 분류하기 위해 정의해보면, 나는 개인적으로 무조건적인 사회 도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나는 북한을 매우 싫어한다. 특히 김씨 세명에 대해서는 정말 싫다. 그 놈들 때문에 우리나라가 받은 피해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다. 개인적으로 삼년의 군대 생활을 했어야 했으며 그 후로도 한참 예비군 훈련에 민방위 훈련까지를 모두 치뤄내야 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냥 현실에서는 우리가 이미 두개의 나라로 나뉜 상황이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또한 미래의 희망을 갖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것에는 찬성한다. 누군가는 이것을 종북이라고 분류하길지도 모르겠지만 사납게 짓는 개에겐 몽둥이 보다는 오징어 다리 하나가 나을때도 있다. 물론 그래도 물려고 덤빈다면 몽둥이로서 패야겠지만.. 그럴때 내가 입을 상처가 어찌 없겠는가?

 

나는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찬성하는 편이다. 무상급식은 찬성하긴 하지만 나는 솔직히 그것보다는 독거노인 정책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적어도 아이들 다수는 부모는 있지 않는가? 또한 거기에 더해 요즘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들은 적어도 능력자이다. 소위 정말 없는 사람들은 결혼도 못하고 있고 당연히 아이도 못낳는다. 그런데도 우린 미래의 우리 사회를 먹여살려야 할 일꾼이 필요하기에 아이를 위한 정책을 우선시한다. 물론 그래서 이것을 인정하긴 한다. 하지만 오늘 하루 먹고살기도 힘든 사람들을 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도 현실이다.

 

뭐 냉정히 말하면 이 사람들은 사회에 어떤 기여할 할 수도 또한 앞으로 그럴 기회도 없기에 빨리 사라져 주는 것이 좀 더 사회에 도움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대해 나는 정확히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진보주의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확실히 반대한다. 왜 그렇게 쓸데없이 대학에 들어가서 돈을 쓰고, 돈 없다고 징징대면서 반값 해달라고 나라에 청원을 하는가? 돈이 없다면 거기서 멈추고 또 등록금이 비싸다고 그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고 믿는다면 그 대학에서 데모를 해야한다. 알아서들. 왜 그것을 국가에게 요청하는가? 우리의 세금이 그들의 학벌주의를 돕은 자금으로 쓰여야 하는가? 이것도 내가 진보주의자가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진보성향으로 분류된 정치인들 역시 좀 이해가 안된다. 아직도 80년대의 사고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오직 머리속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대책없이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꽤나 한심하다. 더구나 그들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나, 이론적으로만 옳고 현실성 떨어지는 정책들을 보면 화가 날 지경이다.

 

미군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이나 북한에 대한 너무 일방적인 호의등은 매우 어리석은 판단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 자국의 이득을 위해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다는 일반적 사실은 충분히 공감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이득이 없을까? 왜 그 원리원칙적 꼰대같은 생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지 정말 답답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북한은 그냥 미친개이다. 거기에 무슨 호의를 보이는가? 그냥 안물려야 하니 또 나중엔 언젠가는 우리것으로 만들어야 하니 평소에 오징어 다리 주면서 달래고 가끔 이름표 닦아서 우리나라 소속임을 세계에 알려 줄 필요만 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성향을 극좌 - 좌 - 중도 - 우 - 극우 로 본다면 극좌는 정말 머리속이 꽉 막힌 꼴통들이고 극우는 그냥 쓰레기 기득권이다. 이들은 분류에서 빼내어 어딘가 버려야 하는데 그나마 극좌는 그 수가 적어서 영향이 적은 반면 극우는 우리나라의 근간을 이루고 있어서 그것이 문제다. 이들 때문에 나와 같은 중도보수가 좌파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새누리당이라고 알려진 정치집단의 80%이상이 이 극우무리에 속해있다. 아니 '우' 란 말을 쓰는 것조차 우숩고 그들은 그냥 철저한 이익집단화 된 기득권이다. 문제는 그들이 말하는 소위 종북좌파 논리에 놀아나는 국민들이 50%가 넘고 있다는 슬픈 현실인데 솔직히 나는 이제 이것도 인정한다. 내가 살아가는 이나라가 이모양인 것은 어쩌겠는가. 그냥 받아들어야 한다.

 

내가 그동안 지지하고 또 응원했던 정치인들 역시 실제로는 중도 우파임에도 불구하고 좌파로 분류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했다. 왜냐면 실제로는 우파이기에 좌파의 공격을 받아야만 했고 거기에 우파도 아닌 것들이 우파행세를 하면서 좌파라고 공격을 해댔기 떄문이다.

 

과거에 대통령으로는 김대중, 노무현 이 두분이 여기에 속한다. 도대체 이들이 어떤 좌파적 정책을 폈는지 지나가는 진짜 진보주의자를 잡고 물어보면 얼마나 비판을 해댈지 궁금하다. 그들은 이 둘 모두를 철저한 우파적 정치인이라고 손가락질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얼마전 정치은퇴를 선언한 유시민님이나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제인님 모두 우파이다. 특히 문제인님은 해병대까지 나온 정통 우파인이다. 직업도 그렇고 살아온 삶의 궤적도 그렇다. 어쩌면 우파의 가장 좋은 예를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할까?

 

보수주의자들은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국익을 위해서는 좀 위험한 행동이나 혹은 철판과 같은 견고함이 보여야 하는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나는 또 정통 우파가 될 수는 없다. 나는 그냥 합리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우파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앞서 언급한 두분의 대통령이나 유시민 같은 분들이 모두 이런 모습이다. 그분들은 단지 그냥 합리적인 판단을 원했고 이성적인사회를 원했다. 생각해보니 요즘 많이 뜬 안철수님도 그런 성향이 보인다. 그냥 우리 좀 합리적으로 판단하면서 살아가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안되는가?

 

이 모든것들을 종합적으로 봐서 말할때 나는 그냥 세상이 좀 더 합리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단 돈 천원이라도 누군가에는 한끼이고 누군가에겐 그냥 길에 버려도 되는 돈이라면 한끼로 쓰여지는게 더 낫지 않을까? 그리고 누구나 기회가 있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길 바란다. 공부를 할때, 그리고 어떤 것을 배워야 할때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한 나쁜 짓을 한 사람들, 특히 법을 어긴 사람들은 그것에 적합한 처벌을 받길 원한다. 사회에 기여를 했네 어쩌네 그런 소리 말고 그냥 죄 지은대로 법의 처벌을 받길 원한다. 그냥 너무도 소소한 희망이고 이성적인 말이다. 그런데 이것을 하기가 참 힘든 대한민국이다.

 

이것을 좌파, 진보주의자의 이상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정말로 상식을 말하는데 그것을 사상의 굴레를 씌워서 말하고 싶은가 말이다. 전쟁이 날길 원하지 않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것이 정치 사상과 무슨 상관이 있으랴.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우리 모두가 좀 더 행복해길 기회가 있다면 왜 그것을 마다하는가 말이다.

 

 

나의 보수성향은 아마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아마도 내 보수 성향은 더 강해지겠지만 지금의 정신적 단계를 보면 아마도 나의 미래는 보수와 진보 그 자체를 잊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실제로 다른 인간들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좌파든 우파든, 보수든 진보든 모두 우리 인간 그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분류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관심이 많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갈 방향에 관심이 많기에 거기에서지향한는 방향에 따른 근간 철학에서 충돌이 나는 것이다. 즉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은 같으나 방법만 다른 것이다. 하지만 우린 얼치기 보수와 또라이 진보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서 그 목표를 자꾸 잊어버리고 상대를 적으로만 인식하는 어리석은 판단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것을 제어할 유일한 수단은 역시 국민 개개인의 판단, 즉 투표밖에 없는 솔직히 이것도 답이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가야할 정신적 방향도 그렇고 이 나라 국민들의 희망없는 어리석음도 그렇고 해서 아마도 점차 정치에 대한 관심은 줄어갈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나는 다음 대통령 선거엔 투표를 안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이것을 원하기도 한다.

 

나는 착각했던 진보에서 인정하는 보수로 되었지만 미래엔 그 어떤 가치에도 관심없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우리 사회의 미래나 희망에 대해서도 그리 관심이 없다. 나는 그저 내가 평온해지길 원한다. 그리고 내가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내 삶의 방향성을 틀고 싶은 생각이 없다. 누군가는 나를 이기주의자라고 말하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나를 부럽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들 역시 무슨 상관이랴. 나를 판단하는 사람들의 말이 진짜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물론 미래에 대한 자그만 희망이라도 있다면 나는 우리 사회에 대한 끈을 완전히 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투표는 하고 살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21세기 초의 대한민국의 주류는 정말로 희망이 없다. 그리도 그들 모두는 스스로 자신이 충분히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자신이 도대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믿는 것들이 정말 얼마나 진실인지 단 하나도 모른채 나이가 주는 자신에 대한 확신만 강해져서 경험을 모든 절대 기준점으로 삼고 타인들의 평가를 절대 가치로 삼아 살아간다. 의구심은 저멀리하고 확신만 강해져 그것이 마치 세상을 제대로 사는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간다.

 

그렇게 살다가 가치 충돌이 나면 상대를 사납게 몰아대고 욕하고 비난하기 급급하며 그 주변의 지인들은 모두 그의 편을 들어주면서 스스로 자위를 하게 만든다.아마도 이 패턴을 벗어나기 위해서 수백년이 걸릴것이다. 나는 한때 이것이 한세대만 건너가도 어느정도 해결 될 것이라고 희망을 가졌는데 요즘 다시 보니 헛된 희망이다.

 

그래도 수백년 후까지 우리가 망하지 않고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된 진보와 보수가 양당을 이뤄 정치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은 가지고 있다. 물론 나는 그때는 존재조차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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