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

4월 12일 출사

아이루다 2013. 4. 14. 09:10

 

거의 한달 넘게 날씨 때문에 공치다가 이번주 그믐에 날씨도 맑은 날이 되어 간만에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늘 그렇듯 문제는 생긴다.

 

이번 영월 출사때 제일 큰 문제는 토요일 친척 결혼식이었다. 오후 한시에 잡힌 이 결혼식에 나는 부모님까지 모시고 가야 했기에 아침에 꽤나 일찍 서둘러야 하는 일정이었다. 좀 무리한 일정이기도 했다. 보통 촬영을 하면 잘해야 서너시간 자는 형편인데 그후로 아침에 2시간 정도 운전해서 서울에 와 부모님을 모시고 또 한시간 정도 이동한 후 거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부모님을 댁까지 모셔다 드린 후 나는 그때서야 집으로 올 수 있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제 나는 5시쯤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왔다.

 

두번째 문제는 촬영 대상이다. 3월부터 이 문제가 대두되었는데 3,4월이 촬영 비수기인가 보다. 찍을 만한 대상들은 너무 일찍 지거나 (겨울철 대상들) 혹은 너무 늦게 떴다. (여름철 대상들)

 

최근에 메시에, NGC, IC 목록까지 해서 최대한 정리를 하고 있는데 도대체 봄철에 찍을 대상은 좀처럼 찾기기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이번 출사때는 처음엔 할 것이 없어서 예전에 찍은 M51을 다시 찍고 2시가 넘어서 IC1396으로 분류되어 있는 일명 Elephant Thunks 라고 불리우는 대상이었다. 물론 이 대상도 그 시간에 겨우 산등성이 너머로 올라오는 수준이었다.

 

잠을 자야 했기에 나는 걸어두고 잠을 청했는데 두시간 정도 잔 후 다크를 찍기위해 일어났다가.. 노트북이 중간에 정지된 현상을 발견했다. 절전모드가 가동된 모양이다. 나는 분명히 모터터 절전만 해놨는데 내가 뭘 잘못이해 한 것인지.. 아무튼 그래서 사진이 한시간만 찍히고 중단된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다시 설정을 하고 잤는데.. 또 다른 문제는 해가 일찍 뜬다는 것이었다. 또 비몽사몽간에 한 두시간도 안되어 눈을 떴는데 보니 벌써 밖이 환하다. 하지가 이제 겨우 두달 남은 그날의 아침이 열린 것이다.

 

결국 나는 몇장 못건지고 말았다. 슬프지만. 그리고 그나마 찍은 결과물을 보니, Ha 필터는 그나마 좀 나오는데 나머지RGB 필터로는 거의 건질 수준이 빛이 담기지 않았다. 그래서 이 대상은 주로 내로우밴드 필터들들로 찍는듯 보인다. 내가 본 거의 대부분의 사진은 모두 OIII, SII 필터를 이용해서 쓴다.

 

이 NarrowBand 필터는 우리나라 말로 해석하면 아주 좁은 영역의 빛만을 받아들이는 필터이다. 그래서 별빛으로 인해 CCD의 분산될 수 있는 정신을 아주 좁은 영역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역시나 일반 RGB로 찍은 내 사진은 정말 엄청난 별이 찍혀 있다. ㅎㅎ

 

빛 갈라짐 현상은 여전하기 하나.. 역시 날이 좀 풀려서 그런지 좀 덜해보이기도 하다.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 아무튼 고민이다.

 

천문취미는.. 그 끝이 없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하며 나를 위로해본다. 아무튼 정말로 평생을 해도 내가 만족할 수준은 못미칠 것 같다는 생각은 분명히 든다.

 

- 이번에 찍은 M51이다. 지난번 것과 비교해보니 역시 좀 디테일이 떨어진다. 아무리 해도 그 겨울의 맑은 날씨는 따라가기 힘든 것 같다. 그래도 별상이 제법 동글동글한데 만족한다.

 

 

 

- IC1396은 아직 편집중이긴 한데.. 예상으로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일단 Ha 사진만 올려본다. 내가 좋아하는 녹색계열로 대충 색을 입혔다. 요즘 성운 이미지 처리를 하는데 뭔가 벽에 부딪힌 느낌이다. 내가 어떤 착각을 하는지 혹은 원본 사진에 노출시간이나 다른 문제점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 이것이 정확한 색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컬러를 입힌 버전을 올려본다. 그런데 뭔가 많이 이상한 느낌이다. 이 대상은 원본이 거의 없이 내로우밴드 사진만 잔뜩이라서 원래 색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에겐 보정이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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