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봄이 왔다. 그리고 밭을 만들었다.

아이루다 2013. 3. 17. 19:01

 

아침 저녁은 그래도 제법 쌀쌀하지만 낮의 기온은 성큼 20도를 넘나든다. 영월의 햇살을 너무도 따스하게 내 몸에 내리쬐고 있다. 올해 들어 최장기 체류.. 2박 3일간의 영월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두가지 큰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별사진 찍는 기술에 대한 최종 점검. 다른 하나는 상추를 심기 위한 밭만들기였다. 결론적으로 이 두가지 모두 했으나 밭은 만족스럽지만 별사진은 역시나 많이 미흡하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가진 한계란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진다. 어쩔수 없는 일은 그냥 어쩔수 없게 놔두는게 좋다.

 

처음 작업시작엔 밭크기를 정하진 않았지만 하다보니 힘들어서 대충 크기가 정해졌다. 이번 작업을 위해 그동안 사두었던 곡갱이, 삽이 동원되었고 거기에 이번에 가는길에 괭이와 낫을 샀다.

 

첫날은 혼자 가 있었기 때문에 겨우 두평남짓한 땅을 고르고 지쳐서 그냥 주변 잡초만 정리했다. 그리고 이 정리한 잡초는 잘 잘라서 땔감 불쏘개로 쓰니 너무 좋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게 느껴지는 것들이 모두 자기가 필요한 구석이 있다. 우린 단지 그 쓸모를 잘 모를뿐..

 

둘째날엔 작업 지원군이 왔다. 유진,혁성,종운 세명이 함께했는데 특히 이중에서 혁성이 나의 소가 되었다. 물론 혁성이는 나를 소라고 여기는 모양이지만. 아무튼 둘은 열심히 밭을 만들었다.

 

- 작업 초입이다. 이틀에 걸쳐서 만들어지고 있는 작은 텃밭이다. 

 

-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역할이 자연스럽게 분담이 된다. 나는 곡갱이로 땅을 파고, 혁성이는 그 파진 땅을 괭이로 골라 이랑을 만든다. 첨에는 아무 생각없이 이 작업을 했는데 하다보니 원리가 이해가 간다. 우리가 심는 식물들은 높은곳에 위치하여 배수를 원활하게 해주는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래야 많은 비가 와도 뿌리가 썩지 않을 것이다.

 

 

- 곡갱이질은 군 제대 후 처음 해본다. 그래도 예전 가락이 있어서 제법 익숙하지만 2미터만 연속으로 찍어도 금새 지쳐서 허덕인다. 내가 곡갱이 질을 하고 나서 잠시 쉬면서 혁성의 괭이질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으로만 보면 혁성이만 열심히 일하는 듯 보인다. 연출자의 의도인듯.

 

- 밭을 대충 완성시키자 이제 상추 파종전문가가 납셨다. 열심히 심고 나는 옆에서 도왔다.

 

-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본인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 사진의 묘미라고 할까?

 

- 잘 자라기를 빌며 또 빌며 정성스럽게 심는다. 원래는 삼주라고 하나.. 한두주만 있어도 우리가 먹음직한 상추가 날 것 같다. 물론 나봐야 알겠지만.

 

- 다 작업이 끝난 밭과 집 배경사진이다. 작은 밭이지만 힘들고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 이젠 다음엔 옆으로 고추밭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물론.. 힘들것이다.

 

- 밭의 전경. 이번 주말 이틀간의 노력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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