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회

대한민국 대선 - 결과

아이루다 2012. 12. 20. 16:39

어제 대선 방송을 보고 기분이 좀 좋지 않았는데 자기전 30분 정도 명상을 하고 또 새벽에 깨어 조금 더 하고 출근길에 걷는 동안 머리를 많이 맑게 했더니 오전엔 꽤나 기분이 상쾌했다.

 

투표율이 75%가 넘어서 문재인 후보가 유리한 결과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 추가된 투표율이 모두 보수층 결집이었다고 한다. 결국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의 엄청난 투표집중이 우리나라의 초대 여성 대통령 탄생의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박근혜 후보는 두가지 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헌정사항 최초의 대를 이은 대통령이면서 또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한국의 미래에 있어서 무슨 의미를 갖게될지 궁금한 결과이다.

 

오늘은 한가지 집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의 보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대선을 많은 국민들은 개혁세력과 보수세력의 격돌로 보겠지만 나는 다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보수란 없으니까 말이다. 아니 보수 세력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보수가 보수란 말을 듣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새누리당의 힘이 크다.

 

보수는 과거의 가치를 지키고 개개인의 자유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며 자국의 이득을 위해 일종의 국수주의까지 갈 수 있는 철학을 지닌 사람들이다. 미국의 보수인 공화당이 그렇고 일본의 보수인 자민당이 그렇다. 그들 모두 자국의 이득에 매우 철저하며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이 신앙처럼 믿는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군대경험을 가진 정치인이 특별히 인기가 많다. 그만큼 나라를 위해 투철한 애국심을 가진 사람들 스스로를 보수라고 여기는 것이다.

 

보수는 어떤 경우엔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탓에 썩어들어가기도 하고 또한 아주 느린 정책발전으로 인해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그 단점을 파고 들어 정권을 장악하는 세력이 바로 진보세력이다.

 

새누리당으로 표현되는 우리나라 자칭 보수는 일단 보수가 아니다. 그들은 그들 자신도 또한 그들의 자녀들 역시 군 미필율이 대단히 높다. 실제로 그들은 군대를 안가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시점에 보면 일단 무조건 아웃이다. 우리나라는 모병도 아닌 징병제이다. 따라서 남자가 군대를 안간건 선택의 문제가 아닌 개개인의 사사로운 이득을 챙긴 결과인 것이다.

 

또한 보수는 나라의 이득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자칭 보수들은 나라의 이득이 아닌 그들의 이득을 위해 움직인다. 재벌과 함께 너무도 잘 연동되는 사회구조 상 그들은 절대로 나라의 손해를 입히면 입혔지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얼치기 보수가 왜 유지되는가? 그것은 바로 그들을 단죄할 사법부 역시 그들 손에서 놀아나고 있고 방송 또한 돈을 가진 자의 횡포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가 조중동으로 알려진 자칭 보수 신문들은 그들의 돈줄이 되는 새누리당의 전형적인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정리해서 보면 우리나라의 자칭 보수는 행정(정부), 사법(검사,판사), 입법(국회의원) 의 삼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으며 거기에 재벌로 일컬어지는 경제계에 언론까지 모두 장악하고 있다. 이들을 통칭해서 기득권이라 부른다.

 

이 보수의 탈을 쓴 기득권은 한마디로 어리석은 국민을 온전히 가지고 논다. 여기에 대북 위기감을 더해서 빨갱이 논리를 펴면 우리나라 대다수의 나이 먹은 국민들은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망하는 줄 아는 애국시민이 되어버린다.

 

이 어리석은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우리나라 기득권의 뿌리는 바로 친일세력이다. 35년간의 치욕적인 한일 강점기에 개인의 영달을 위해 부역했던 무리들이 해방 후 슬금슬금 기어나와 그들의 아성을 만들어낸 후 각종 세력이 뒤섞여 만들어진 잡탕 수구세력인 것이다. 이들은 매우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결혼을 통해 연결된 집안끼리 네트워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교하다.

 

이들은 아주 단순하게 대한민국을 지배한다. 그것은 바로 애국심과 공포이다.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매우 단순하게 나라를 사랑한다. 나라가 없으면 자신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충정심에 가득차 이 기득권 세력이 몰아가는대로 아주 쉽사리 몰려간다. 그나마 이들 기득권이 정권을 빼앗긴 시대가 바로 그들이 주장하는 잃어버린 10년인데 그것도 아주 어렵게 얻어낸 시기였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들을 보수라고 부를까?

 

그것은 바로 언론에서 끝없이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끝없이 자신들을 보수세력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진짜 보수가 아닌 자칭보수인 셈이다. 이 시점에서 그렇다면 어떤 세력이 보수라고 칭해질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알아보자.

 

내가 생각하는 보수주의자이다.

 

김대중 이하 민주당, 노무현, 유시민, 안철수, 문재인까지 모두 보수주의자들이다. 실제 좀 정확히 말하면 중도보수라고 말해질 수 있는 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모두 합리적인 생각을 기준으로 움직이다. 따라서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 실제로 진보세력에게 많은 공격을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종북세력으로 알려진 진보세력들은 정말 그 규모나 세력이 너무나 작아서 존재감이 없긴 한데 우리나라 진보세력은 심상성,노회찬 그리고 최근에 이미지 구긴 이정희 정도이다.

 

보수가 아닌자들이 보수를 칭하니 실제로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로 평해지는 사회가 바로 2012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자칭 보수를 택했고 그 결과로 기득권 세력은 향후 5년의 추가 통치기간을 보장 받았다.

 

실제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기간에도 유일하게 행정부와 약간의 입법부 권한만을 실제 보수세력이 얻어냈을 뿐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대다수의 기득권 세력은 여전히 견고하게 존재했다. 그 덕에 우린 진짜 보수가 집권한 기간동안 대한민국이 망한 줄 알게 되어버린 것이다.

 

보수가 진보로 오해받고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대한민국을 팔아버린 세력이 스스로 보수를 칭하는 사회.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2012년 모습이다. 또한 내 생각엔 앞으로 오랜 시간동안 그 자칭보수는 대한민국의 단물을 빼먹고 살것이다. 각종 공공재 사업은 효율화라는 명목에 민영화가 될 것이며 대기업 위주의 정책은 물가 상승과 고용의 질 하락 현상은 오직 서민에게만 적용될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말한다. 열심히 일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면 되는것 아니냐고. 그리고 더 열심히 일해서 자신들의 품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준비된 자칭보수들이 그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 그들에겐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는 타인을 마구 집밟을 수 있는 양심적 한계가 증명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 무리속으로 들어가서 단물을 빨아먹고 살아갈 수 있다.

 

대한민국의 향후 30년 이상의 세월은 이렇게 기득권 천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해본다. 그것을 유일하게 저지할 수 있는 세력이 바로 국민들인데 국민들은 기득권이 만든 그물속에서 서로 상처주면서 조금이라도 자기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고 울고 소멸되어 간다. 그러면서도 그물에 걸린 것조차 몰라서 그물을 뛰쳐나가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욕을 한다.

 

반복과 갈등, 빈익빈부익부, 부를 위한 끝없는 경쟁, 행복하기 보다는 이겨야 하는 철학 이 지배할 대한민국. 솔직히 약간의 기대를 가졌으나 이번 대선의 결과를 보고는 모든 기대를 접었다. 내 한몸 건사하는 것도 힘든 판국에 남 사는 문제에 왜 관심을 가졌나 싶기도 하다.

 

그냥 이 나라가 내가 태어난 나라의 수준이다. 인정하고 받아드려야 한다. 다행인 것은 내가 시골에 지은 집은 그런 기득권 세력으로 부터 벗어난 곳이다. 물론 식료품을 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접해야 하지만 어떤가? 내가 동네 시장에서 장을 보지 않고 대형마트에 가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증명되었는데 말이다. 괜히 불편하게 시장에 갈 필요가 없다. 누가 돈을 벌든 내가 관여할 바도 아니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이젠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시대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기대도 많이 된다. 도대체 어떤 사회까지 가야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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