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12월 14일 겨울비 내리는 영월

아이루다 2012. 12. 16. 09:56

 

지난주 영하 15도에 근접하는 추위와 20센티 정도의 많은 눈이 내린 후 이번주엔 비교적 날씨가 많이 풀려 영상의 기온을 되찾았다. 덕분에 꽤 많은 양의 겨울비가 내렸지만 눈이 아니라서 차 운전엔 큰 문제가 없었다. 아니 그럴줄 알았다.

 

이번주는 금요일 퇴근 후 출발을 했기에 늦은 시간에 출발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에 의해 결국 8시쯤이나 출발 할 수 있었다. 일단 기본적인 장보기는 서울집 근처 시장에서 모두 해결해서 들어왔고 최대한 빠른 출발을 했음에도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고속도로는 결코 운전에 있어서 만만한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지난주 바닥에 깔린 더러운 눈과 염화칼슘이 뒤섞인 물로 차를 완전히 뒤집어 쓴 상태로 방치했더니 차 유리와 미러에 때가 껴서 좀처럼 시야 확보가 힘들었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갔다. 한 세시간 걸릴 생각으로.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걸렀다.

 

영월에 도착하니 집안 온도는 약 10도 정도였다. 몇 주째 계속 그 온도가 유지되는 것으로 봐서 내가 지은 집의 어떤 최저 한계선 같기도 했다. 물론 더 추울날이 있으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빠른 불피우기, 밥하기, 삽겹살 굽기.

 

늦은 저녁이었지만 역시 맛있는 식사였다. 설겆이는 내일 하기로 하고 커피 한잔을 타서 은은하게 타고 있는 장작불을 바라보면서 분위기를 즐겼다. 같이 간 유진이가 많이 행복해했다. 나도 많이 행복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또 음악을 듣다가 잠에 들고 또 아침이 밝았다. 나는 비몽사몽간에 아침에 한번 더 난로를 지피고는 잠시 차에 다녀왔다. 어제 밤에 길이 미끄러워서 한 400m 떨어진 진입로에 두고온 차이다. 미끄러워서 꽤 힘들었다. 어제 올라올 때도 많이 힘들었다.

 

서울은 눈이 거의 다 사라졌는데 이곳은 아직도 눈이 그대로이다. 물론 비를 맞아서 눈이 매우 습했지만 설경은 그대로 설경이었다. 오후에 우린 눈사람을 만들었다.

 

 영월집의 첫번째 눈사람이다. 순수한 모습이다.

 

 

좀 꾸몄다. 외모가 경쟁력이 사회이니 꾸며야 한다. 팔도 달고 단추도 만들어 주었다. 입도 생겼다! 

 

 

순수한 눈사람과 나;;; 

 

 

꾸민 눈사람과 유진이 ㅎㅎ

 

 

이 눈사람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겨울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이번 여행은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아예 별사진찍기는 포기했고 대신 먹거리에 좀 집중했다. 이번 여행에서 땅콩 쿠키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도착해서보니 집에다가 요리법을 두고 왔다. ㅠㅠ 그래서 그냥 대충 만들었는데.. 쿠키 같지가 않고 빵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지난 주 방문에 남은 한입피자 남은 재료를 이용해서 또 만들어 먹었다. 장장숯에 구은 고구마와 함께 맛난 먹거리가 되어 주었다.

 

땅콩쿠키라고 우기는  

 

 

한입피자와 구은 땅콩쿠키. 생긴건 저래도 맛은 있었다.

 

 

또 밤이 되어 8시쯤 정리를 하고 서울로 출발했다. 오는길은 비가 오지 않아 가는 길보다는 나았지만 국도, 중부내륙과 영동고속도로에 꽤 많은 안개가 껴 조심히 운전해야 했다. 결국 11시쯤 집에 도착해서 완전히 퍼져버렸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그곳에 가면 시간이 멈추는 느낌이다. 있는 동안 우리집 사람 이외엔 아무도 또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는 그곳.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조용하기로 따지면 정말 손꼽을 곳이기도 하다. 아직도 겨울이 지나려면 멀었다. 집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될 시기이기도 하고 또 제일 즐겁고 낭만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시간이 서서히 연말을 향해 가고 있다.

 

또 어떤 일들이 앞에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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