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12월 7일 별모임 - 올해를 마감하면서

아이루다 2012. 12. 9. 11:32

 

그믐은 아니지만 개개인 시간 사정으로 인해 올해는 별모임 마무리를 좀 일찍 했다. 그동안 거의 참석을 못했던 장이사가 합류한 여행이 되었지만 유진이는 또 개인 사전으로 빠져야만 했기에 남자 다섯이 떠난 여행이 되고 말았다.

 

이번주는 폭설과 강추위가 예고되어 있었기에 나의 신경은 그 어느때 보다 영월을 향해 있었다. 동파에 대비해 나름 준비를 해놓았지만 그것들이 과연 제대로 나의 의도대로 동작을 해줄지도 모르고 또한 많은 눈으로 인해 경사가 있는 진입로를 차로 이동할 일이 매우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주 내내 시간만 나면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영월의 현재 날씨와 적설량을 체크했다. 또다른 반면으로 처음 눈이 내린 집에 대한 기대도 되었다. 하얗게 눈이 덮힌 영월집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이번주는 별관측은 거의 포기했다. 금요일 날씨가 눈이 온다고 되어 있었고 또한 실제로 눈이 꽤 왔다. 물론 새벽 3시쯤 보니 하늘이 좀 맑아졌긴 했지만 그 추위와 피곤한 몸으로 관측장비를 펴 볼 엄두도 못낸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달도 떴다.

 

아무튼 참가자는 나와 장이사, 혁성, 종운, 동석 다섯이었고 차량은 두대로 이동을 했다. 이번에 내부에 벽걸이TV, 선반, 앰프, XBox 설치, 5.1채널 스피커 설치 등의 목적이 있었기에 짐도 많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눈 덮힌 길로 차량 통과가 힘들어 결국엔 모두 우리가 400m 가까운 길을 손으로 옮겨야 했다. 눈을 대비해 스노우체인까지 사서 갔는데 체인이 끊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났고 결국 의도는 실패했다.

 

이번에 참가한 5명의 남자다. 눈치우기와 내부 작업 때문에 고생 많이 했다.

 

 

서울에서 출발은 2시쯤 했는데 가는 길에 잔설이 조금씩 있고 또 염화칼슘과 눈이 녹은 더러운 물이 지나가는 차량들 바퀴에 뭍어 계속 공중에 뿌려지는 현상이 일어나 시야가 계속 흐려지는 문제로 인해 평균 80km도 안되게 천천히 진행했기에 중간에 마트 들리는 시간까지 해서 거의 3시간이 넘거 걸려서 도착했다. 거기에 도착해보니 장이사 차가 체인을 감고 올라가다가 중간에 체인이 끊어져서 오도가도 못할 상황에 처해 긴급 눈치우기를 하고 올라갔다. 이래저래 정리하고 집에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어 있었다. 그나마 집안 온도는 9도였고 물은 얼지 않고 잘 나오고 있었다.

 

빨리 벽난로를 피우려 했는데 이상하게 불이 잘 붙지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실외에 놓은 나무들이 너무 차가워서 그런 듯 싶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다음에 와서 피울 나무 한단 정도는 집안에 들여놓고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 영월에서 출발할 때 그렇게 했다. 보일러도 큰 문제가 없이 잘 동작중이었는데 문제는 밤마다 일정하게 가동을 하는 탓인지 기름 소모가 생각보다 빠르다. 한주당 줄어가는 기름의 량이 생각보다 많다.

 

원래 이번 여행엔 혁성이가 백년 짜장을 해주기로 했는데 이마트에 춘장이 없어서 포기하고 삽겹살을 샀다. 실내에서 먹어야 했기에 구울때도 마땅치 않아서 결국 오븐에 구었는데 이것이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 정말 기름기 쭉쭉 빠진 맛있는 삽겹살을 먹을 수 있었다.

 

밥먹기 전, 밥먹은 후 선반 작업을 한참 했다. 이번에 간 주요 목적 중 하나인데 아무튼 결론은 다음과 같이 생긴 결과물일 탄생했다. 생각보다 깔끔하지 못하다;;

 

 

 

전면부에 TV를 벽에 달았고 그 밑으로 선반을 배치시킨 후 엠프 / XBox를 배치 시켰다. 그리고 좌측으로 우퍼가 들어갈 나무박스를 하나 만들어 놓고 오른쪽엔 나무를 두었다. 하지만 선의 너저분함으로 인해 정리된 느낌이 훨씬 덜했다. 좀 더 고민을 해야할 부분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몸이 매우 쑤신다. 과도한 눈치우기 작업 탓인데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와 동석이는 눈을 한참 치웠고 장이사와 종운은 한입피자를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 아침피자를 먹게 되었다. 밥먹고 잠시 정리 후 또 나머지 눈치우기를 하고 일행들은 1시쯤 먼저 출발했다. 나는 어제 집안의 제사가 있어서 산본에 바로 가야 해서 모두 장이사 차에 태워 보냈다.

 

눈 치우가 너무 힘들어서 다음부터는 안하려고 한다. 겨울엔 그냥 차는 밑에 두고 가야겠다.

 

눈 치우기 중 나에게 쫓기는 혁성. 이 사진의 결론은 눈밭에 뒹구는 혁성이다. 지금 생각해도 웃긴다.

 

 

올 2월 2일 영월에 집짓기 위한 서류와 세금 납부를 위해 왔다가 들렀던 시간이 남아 있는 사진이다. 나는 이때 여기에 집이 지어지고 또 이렇게 눈이 오면 너무 예쁘겠다고 생각했다.

 

10개월이 조금 지난 12월의 겨울이다. 집이 지어지고 또 눈이 와 있다. 새롭게 난 길도 있고 그 길의 눈을 치워놓은 우리들의 노력도 보인다.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가면서도 천천히 흐른다. 이번 첫 겨울 여행은 많이 고생했지만 앞으로 이런 힘듬과 즐거움이 모여서 결국엔 나의 집이 되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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