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힌트

아이루다 2012. 11. 27. 10:01

 

몇 달전 집짓는 문제, 회사 일, 개인적인 가정사 등등으로 머리가 많이 복잡했던 적이 있다.

 

한 4년 전쯤 어느날 내 삶의 방향을 바꿔보고자 몇가지 계획을 세웠는데 그것들은 바로 5년간 내가 필요한 돈을 모으기, 모은 돈으로 시골에 땅사고 집짓기, 망원경 사고 취미 생활 열심히 하기 였다. 지금 2012년 12월이 흘러가고 있으니 이제 만 3년이 채워졌다. 그동안 물론 이루고 싶은 것은 거의 다 이루었지만 필요한 돈 모으는 것은 아직 미달 상태이다. 생각보다 집 짓기가 일찍 시작되어서 집 짓는 동안 주변에 돈도 빌려야 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아무튼 어떻게든 흘러 지금은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출퇴근을 주로 자전거나 걷기를 하는 편이기에 출퇴근 시간이 나에겐 가장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시간인데 몇 달전 그 시간엔 나의 머리는 꽤 많이 혼란스러웠다. 이런저런 일 걱정, 불안정한 미래, 집짓기에 대한 문제, 내 삶의 방향성 등등 어떤 것들은 단시일 내에 어떤 것들은 몇년에 걸쳐 또 어떤것들은 평생에 걸쳐 해결해야나가야 할 문제들이여서 여간해서 다운된 기분이 영 나아지지 않았던 것이다. 쉽게 말하면 머리가 온갖 걱정으로 가득찼던 시기였다.

 

아무튼 출퇴근을 자전거와 걷기 수단을 활용하는 방법 중에서, 걸을땐 큰문제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가능하면 자전거가 똑바로 가게 하고 싶어진다. 뭐 꼭 원한다기 보다는 본능적으로 그렇게 되는데 앞바퀴를 바라보면서 바퀴가 틀어지지 않고 똑바로 가게 하려면 무척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자전거는 두 발의 힘으로 이동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체중을 실어 좌우 패달을 밟을때 마다 자전거는 자연스럽게 흔들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실제로 자전거가 똑바로 가게 하고 싶다면 앞바퀴를 볼게 아니라 시선을 들어 멀리 앞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내가 터득한 노하우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대로 보고 패달을 구르면서 달려줘야 자전거가 똑바로 가게 되는 것이다. 만약 자전거를 똑바로 가게 하기위해 바퀴를 보고 방향을 맞추면 쉼없이 흔들리는 바퀴를 제대로 놓고자 또다른 흔들림이 일어나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즉 똑바로 가게 하려고 또 삐뚤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지 않고 걸어갈 땐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회사와 집 사이는 거리가 거의 9km가까이 된다. 그래서 내가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1시간 40분을 넘기게 된다. (대충 계산하면 시속 6km가 좀 안된다) 조금 느리게 걸었다치면 2시간이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출퇴근 할때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다. 운동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할 수 있지 출퇴근 절차로 생각하면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니다.

 

시간이 오래걸리다보니 처음 출발할 때 도착지점을 생각하면 좀 까마득하다. 자전거로 좀 달리면 30분 거리인데 나는 앞으로 최소 1시간 40분을 빠르게 걸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시간 40분이면 내가 영월집까지 가는 시간과 비슷하다) 1년 6개월 정도를 출퇴근 한 길이기에 너무도 익숙해 내가 전체 경로에서 어디쯤 왔는지도 뻔히 계산되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문득 상념에서 깨어나 내가 어디쯤 왔는지 생각이 들면서 이제 반도 못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럴땐 가끔 마음이 조급해짐을 느낀다. 꽤 오래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반도 못왔다니..

 

여기에서 제일 좋은 해결책은 도착지점에 대한 생각을 지우는 것이다. 내가 이제 출발지점이거나 혹은 반쯤 온 상황이라고 해도 그냥 나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도착해야 할 먼 목적지에 대한 생각보다는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순간순간에 대한 생각과 집중을 하려고 하는 노력인 셈이다. 그리고 최대한 생각에 집중하려고 한다. 실제로 어떨땐 정말 내가 지나온 경로조차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나도 모르게 목적지 부근까지 오는 순간도 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너무 먼 목표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은 절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이다.

 

이 두가지 예에서 나는 방향을 잡기 위해 멀리 보는 것과 절대적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에 대해 조급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는 두가지 상반된 상황을 언급했다. 이 예가 과연 자전거와 걷기에만 적용될까? 아니다.

 

우리 인간의 삶은 오래 살면 100년에 걸친 여정이다. 우린 1년 1년을 연초로 시작해서 연말에 이르기까지 한해씩 보내가면서 한살씩 먹어간다. 그동안 우리는 조금씩 바뀐다. 외모가 바뀌고, 재산이 바뀌고, 가족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하루하루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듯 보이지만 1년을 보면 매우 크게 변했고 10년이 지나면 정말 10년 전이 상상도 안될 정도로 변한다. 우리는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를 잠정적으로 세우고 연초에 금연을 하겠다는 맹세나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등을 한다. 물론 대부분 연말에 후회를 하고 내년을 기약하지만.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쉽지 않는 것이다. 보통 개인들이 품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자신을 어느정도 극복해내어야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이다. 누군가에게 쉬운 목표가 또다른 누군가에겐 너무도 어려울 수 있고 또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목표들이 이루어지기까지가 너무도 멀고 힘들게 느껴지기에 중간에 포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 누눈가는 너무 쉽게 하기에 상대적으로 힘이 빠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린 생각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고자 한다면 일단 멀리 보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 내가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하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그 다음 그 목표를 완전히 이루는 과정은 잠시 머리속에서 밀어내고 하루하루에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운동을 해서 살을 빼고 싶다면 한달 뒤 내모습을 그릴게 아니라 다음날 내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 오늘 힘들게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내일 또 이런 힘든 운동을 할 생각에 또 다른 어느날 이런 힘듬을 참아야 할 내 모습을 그리게 되면 나도 모르게 포기를 하고 싶어진다. 목표가 너무 멀다면 현재의 상태에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매일 매일이 합해지면 일주일이 되고 또 그 일주일이 네번만 흘러도 한달이 된다. 목표지점 자체가 없는 것도 문제고 그 목표지점에 도착하기 까지 여정이 너무 힘들고 고달파도 문제다. 자전거는 순간 순간 삐뚤게 나갈 수 있는데 마치 운동을 해서 살을 빼겠다는 사람이 어느날 회삭에서 삼겹살을 거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다음날 무너지듯 운동하는 것을 포기하면 결국 이루고자 하는 것을 달성 할 수 없다.

 

목표가 명확하다면 순간순간에 삐뚤어짐에 대해 연연해하지 말자.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고 또 다른 하루를 준비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하다.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결심이 깨지는 순간은 몇번의 빠짐이 겹칠때 일어난다. 그때 나의 의지박약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잠시 삐뚤어졌더라고 자전거 타기처럼 목표가 멀리 있기에 그 목표를 보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걷기처럼 도착지점은 잠시 머리속에서 지우고 하루하루 그 순간에 집중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시야는 멀리 보고 실천은 하루씩 하는 방법이 그리고 매일 매일 쌓여가는 어떤 성과들이 모여모여 결국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말은 쉽지만 절대 쉽지 않다. 어렵기 때문에 결심까지 해서 하는 것이고 매년 1월 새해가 밝으면 소망을 품어보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 생각하기에 지난 10년이 후회스럽거나 혹은 아쉬움이 남는다면 더 중요한 것은 10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이고 도달하기 힘들어 보이는 시간일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 그날은 절대적으로 온다. 그 사이 죽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러니 스스로 10년 후를 그려보고 거기에 맞춰 1년을 준비하고 또 거기에 맞춰 한달을, 일주일을, 하루를, 한시간을 생각해보는 것이 결론적으로 10년을 준비하는 것이다.

 

2012년이 열린지 오래된 것 같지만 실제로 금방 지나버렸다. 이제 12월이고 오래지 않아 우린 2013년이란 말을 써야할 것이다. 그리고 2012년은 과거의 년도로 회상되기만 할 것이다. 내가 20대일때 2002년 월드컵이 매우 멀게만 느껴졌다. 내가 그때 30대가 된다는 생각은 약간은 징그럽기도 했다. 그런데 그후 10년이 흘렀고 나는 40대가 되어 있다. 얼마나 빠른가.. 이 세월이란 놈은 말이다.

 

후회스러운 순간도 많고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많다. 생각의 한계나 사고의 전환을 하지 못하고 젊은 시절 좁은 생각으 틀에 사로잡혀 나만의 성을 쌓았던 오만한 시절이 지금 생각하면 매우 우숩기도 하고 때론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 그것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어주고 있음을 부정할 순 없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50대의 나를 준비하고 있다. 30대에 40대를 준비하지 못해 지금 이런 정도까지 밖에 못왔다면 이제는 준비를 열심히 하고 실천도 열심히 해서 좀 덜 후회스러운 50대에 다다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1년 1년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그다지 슬프거나 아쉽지 않다. 오히려 한해 한해가 지나갈 수록 나는 내가 가고자 하는 먼 미래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음이 좋다. 물론 늘어나는 흰머리와 얼굴의 주름들은 그리 반갑지 않지만 어쩌겠나.. 내 육체가 노쇠해 가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 것을. 그나마 나는 내가 지금보다 10년 후 조금만 더 현명해지고 지혜로와지기만을 바랄 뿐.

 

그리고 무리해서 욕심을 내자면 50대엔 책을 한번 내보고 싶다. 소설이든, 이런 산문집이든 말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먼 목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