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에 따라 좀 지저분 할 수 있지만 실제적 공감을 얻기 위해 똥을 주제로 해보겠다.
당신은 얼마를 주면 똥을 먹을 수 있는가? (그 양은.. 성인이 한번 배설한 정도라고 하자. 힘드니 변비나 설사똥은 아니다)
거절할때 마다 금액이 올라가긴 하지만 최종 한계는 있다.
1. 10만원
2. 100만원
3. 1000만원
4. 1억
5. 10억
6. 100억
7. 끝
* 기타 똥을 먹는 것을 평소에 좋아해 그냥 줘도 먹는 사람은 예외.
딱히 답을 달 필요는 없다. 지금 생각하는 번호가 혹은 선택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바로 당신이 평가하는 당신의 가치다. 왜 이런데서 갑자기 가치 개념이 설명되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꽤 오래전 '은밀한 유혹' 이란 영화가 있었다.
미국 여배우 데비무어가 나와서 꽤 유명했던 작품인데.. 아내를 하루밤 빌려주는 조건으로 백만 달러인가를 제시한 재벌이 있었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아마 주 스토리였다.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백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0억에 자신의 아내를 빌려줄 것인가? 물론 섹스를 허용하는 범위이다.
여기에 대한 반응을 대충 구분해 보면 누군가는 거절, 누군가는 즐겁게 허용, 누군가는 거절 후 번복, 누군가는 허용 후 번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현재 자신의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르다.
내가 지금 현재 충분히 행복하고 추가적인 돈이 그다지 필요 없다면 거절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동일한 부부라도 아이가 지금 매우 힘든 병을 앓고 있고 또한 이를 치료하기 위해 10억의 돈이 필요하다면 매우 심각하게 고민을 할지도 모른다. 이런 부모라면.. 10억을 준다면 똥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거리를 지나가다보면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심지어 아이들을 데리고 그런 짓을 하는 엄마들도 있다. 물론 아이에게 원칙을 지키면 손해를 입는다고 몸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왜 누군가는 신호등을 지키고 또 누군가는 신호등을 지키지 않을까?
이런 판단은 도대체 어떤 원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좀 생각해보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가치관이라고 본다. 질서를 지키는 것도 아내를 돈으로 빌려주는 것도 돈 받고 똥을 먹는 것도(똥은 좀 특이한 부분이 있다. 먹고 싶어도 구역질이 심한 사람은 먹지 못한다 ㅎㅎ) 길에서 본 돈을 얼마부터 주을 것이지.. 그 돈을 주인에게 찾아줄 것인지.. 아예 돈을 훔칠 것인지 모두 개개인의 가치관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 가치관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러니 돈의 가치가 가장 우대받는 대한민국의 사회에서는 아마도 더 낮은 돈에서 결정이 이루어질 듯 보이긴 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자신의 현 상황이다. 내가 지금 당장 죽게 생겼고 10억이 있으면 살 수 있다면 누가 10억에 똥을 먹지 않겠는가?
세번째는 욕심이다. 내가 현재 1000억이 있다면 100억을 줘도 똥을 먹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는 1000억이 있어도 천만원에 똥을 먹을 것이다. 이번에 몇억의 세금을 내지 않고자 내곡동 땅을 부당으로 증여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그런 예이다. 그래서 그분을 모두 꼼꼼하다고 한다.
이것은 일종의 타고난 기질이다. 끝없는 욕심은 가져도 가져도 채워지지 못하고 더 많이 더 많이를 외치게 한다. 자본주의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어 시장원리로 인해 유지된다고 했던 아담 스미스가 미쳐 생각치 못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돌아가지만 돈을 권력화 한 이는 절대 시장원리에 맡기지 않는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미 삼성의 손아귀에 모두 잡혀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정치, 사법, 언론 등등 그 누가 삼성의 손에서 자유로운가. 말이 좀 샜다.
아이를 데리고 아무렇지 않게 신호를 위반하면서 위험하게 거리를 지나는 아주머니부터 한나라의 법을 교묘하게 피해나가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어마어마한 금융자본들, 누군가는 그런 행태를 비난하고 누군가는 그런 행태가 인간의 기본적 성향이 아니냐고 항변한다. 실제로는 둘 다 맞는 말이다. 욕심은 인간의 근본적 성향이다. 이기적이지 못하면 죽는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단지 어느 선에서 멈출것인가가 바로 우리가 가지는 인간의 힘이다.
추운 겨울날 아무도 지나지 않는 거리에서 고집스럽게 신호가 바뀌길 바라는 사람도 있고 번잡한 도로에서 급하다는 이유로 신호위반을 마구 하는 차들도 있다. 이것이 모두 같은 인간이며 여기에서 자신의 가치가 매겨진다. 그리고 그런 가치가 더 높은 곳에서 붕괴되는 나라가 일명 선진국 형 국민이다.
당장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보다는 사회의 장기적 이득을 생각하고 그런 개개인의 생각이 옳게 평가되고 또한 자라나는 아이들 역시 그런 교육을 받아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나라, 이런 나라가 결국 선진국형 국민인 것이고 실제로 유럽에 제법 잘산다는 나라는 모두 이렇다.
반대로 우리나라처럼 돈의 가치가 하늘을 찌를듯한 나라에서는 당장 내 눈앞에 이득은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며 그것을 버리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막말로 멍청하고 순진해 빠진 사람들이 된다. 딱히 남들이 모르게 지나가는 일이라면 도덕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살아간다.
이런 단기적 이득에 매우 익숙해진 우리는 오늘도 당장 이득을 위해 미래의 이득을 갉아먹고 산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고자 몰래 매몰시키고 비정상적이거나 상한 재료를 이용해 먹을 것을 만들어 판다. 이 땅에서는 만원만 줘도 살인도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람의 가치가 낮아지고 물건의 가치가 올라가는 세상에서 오래 살아가다보니 내 자신이 별 것도 아니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도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도 아주 많은데 서로가 서로를 시기하고 의심하면서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이득을 위해 남을 속이는 것도 능력이고 돈을 벌기 위해 부동산 투기를 해도 이해해준다. 모두 잘 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신호등을 지키는 아주 작은 일부터 한나라의 사법권을 쥐고 흔드는 삼성의 패기까지 혹은 아들에게 준 돈 세금 좀 덜 내려고 내곡동 사건을 일으킨 우리나라 대통령의 드릇까지 모두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린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줬고 삼성 같은 기업의 도덕적 문제 및 실제적인 불법 사례조차도 제대로 죄를 묻지 못한다.
과연 나는 얼마를 주면 똥을 먹을 것인가? 이 질문에서 좀 자유롭고도 싶다.
참고로 장기매매와 인육을 유통하는 사람들 이야기로는 인간 한명에서 나오는 돈이 총 18억에 이른다고 한다. 그 중 안구가 제일 비싸다고 하는데 2억을 넘는다고 한다. 역시 보이는 것이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긴 한가보다. 그러니 우린 기본적으로 18억의 자산을 가진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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