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9월 16일 별모임

아이루다 2012. 9. 16. 08:53

 

이번달 부터 원래 매달 그믐때마다 진행했었던 별모임을 했다. 그래봐야 뭐 그 얼굴이 그 얼굴이지만 말이다. ㅎㅎ

 

2009년도에 별보기를 시작 한 후 한명 한명 늘어서 총 6명이 된 이 모임엔 그사이 장가간 한명이 거의 참석을 못하는 것 말고는 큰 변화없이 몇년째 유지중이다. 다행인 것은 그 사이 두 명에게 여친이 생겨 조만간 여성 멤버가 늘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

 

이번 모임은 유일한 여성멤버가 빠져서 남자 넷이서 했다. 그런데 일단 날씨 예상이 너무 구려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방문에는 몇가지 미션이 있었다.

 

1. 우체통 만들기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라 집 꾸미기 목적으로 만들기로 했다. 설계는 동석이가 했고 디자인은 인터넷에 파는 예쁜 모양 우편함을 카피했다. (그 판매회사에 죄송하다;;)

 

2. 책장 만들기

다음달에 드디어 내가 이사를 한다. 물론 서울을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 있는 많은 짐중 일부가 영월로 가게 된다. 그래서 그때 서울에 있는 책들도 그곳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때 그 책들을 담아둘 공간이다. 물론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은 책을 놓을 생각이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마지막까지 갈 일종의 수집 취미가 될 것이다.

 

3. 식빵만들기

이건 내 개인적으로 오븐을 이용한 요리 도전이다. 오븐이다보니 다양한 빵류가 제작 가능한데 이번엔 가장 쉬운 빵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체통은 완성을 하지는 못했다. 사간 페인트가 원하던 색이 안나와서 완성직전 까지만 작업하고 마무리했다.

 

이것이 대충 완성한 우체통 모습이다. 사용한 나무가 삼나무인데 향이 무척좋은 반면 집성목이라서 결무늬 방향이 무척 약했다. 거기에 얇은 12mm로 했더니 나사못을 박을때 마다 쪼개질 듯한 소리를 내어 같이 작업한 동석이와 나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이번에 갈때 나무 절단용 전기톱을 하나 사갔는데 싼 가격을 사서 그런지 매우 쓰기가 힘들긴 했지만 나름 괜찮게 이용을 했다. 물론 거의 모든 절단은 수동 톱으로 했고 정밀한 부분만 전기톱을 썼다. 가장 좋은 것은 각도 자르기를 할때 였다. 여기 우체통 상단에 지붕 두짝이 45도 각도 절단을 한 것이다. 

 

 

경침과 손잡이도 나무자재를 주문할 때 같이 했다. 그런데 손잡이는 좀 맘에 안들어서 나중에 딴걸로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장이다. 이것은 종운과 혁성이 거의 다 만들었다. 물론 어제 내가 톱으로 중간 절단 하는 것을 도와주긴 했는데 그건 일부이고 나머지 거의 모든 작업은 둘이 다 했다. 그리고 같은 시간에 나와 동석이는 우체통을 만들었다.

 

 

 

삼나무는 참 향도 좋고 보기에 결이 이쁘다. 중간에 가끔 있는 옹이는 자연의 느낌을 풍부하게 표현해준다.

 

 

식빵 도전을 할때 찍은 사진이다. 밀가루, 이스트, 소금, 설탕, 우유를 넣고 반죽하는 모습인데.. 이번 식빵 만들기는 실패에 가까웠다. 기본적으로 반죽을 너무 질게해서 나중에 밀가루를 추가했더니 전체적으로 재료의 비율이 잘 안맞았는지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빵을 오븐에 구워서 나온 결과이다. 내 예상은 이거보다 1.5배는 더 커야 하는데 역시나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크기가 작다. 발효시키는 방법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따뜻한 곳에 두고 발효를 시키라는데.. 이런 날씨에 그런곳에서 따뜻한 곳을 찾는건 좀 어려운 여건이다. 그리고 이건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제빵을 하는 일반 집에서 겪을 문제란 생각이 든다. 발효기를 사야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주부터 다시 시작한 걷기 운동과 주말의 영월방문 후 작업진행까지 해서 너무 피곤했다. 어젠 거의 저녁먹고 들어와 영화 한편보고 뻗었다. 그래도 이런 하나하나 뭔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참 좋은 느낌이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면 소중해진 다는 말을 다시 한번 느낀다.

 

소중한 것은 없어지면 아프지만 소중한 것이 있다면 내 삶이 조금 더 의미있어질 것이란 생각은 한다. 물론 착각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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