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감정에 대한 고찰 - 질투편

아이루다 2012. 9. 11. 10:21

사람이 느끼는 감정 중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대부분 슬픔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죽음, 불행 등등에 대해 스스로 느끼는 슬픔의 감정은 가장 견디기 힘들고 그래서 또 다른 사람들의 위로가 필요한 감정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느끼는 감정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감정은 무엇일까? 나는 이것이 '질투' 라고 생각한다.

 

질투, 시기심 이런 말은 실제 거의 같은 말이다. 질투란 타인의 혹은 사람이 아닌 대상에 대해서도 느끼는 감정이며 분명히 자신이 아닌 타자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관계형 감정이다. 그렇다면 우린 언제 질투를 느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황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낄 가능성이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누군가가 타인을 사랑할 때나 혹은 타인에 잠깐 눈을 돌릴 때 남자, 여자 상관없이 심한 분노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질투라고 표현한다. 이때 질투는 정말 심각해서 살인이 나기도 하니 정말 판단력을 순식간에 흐려버리는 몹시도 과격한 감정이다.

 

형제 사이에도 질투가 있다. 이것은 어린 아이들로부터도 나타나는 현상인데 둘째를 얻은 집에서 자신에게 관심이 급격히 줄어든 첫째가 둘째를 질투하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질투는 타인의 관심에 대한 소유 관점에서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는 평가방법이리란 생각이 든다.

 

웃긴 예지만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한테도 질투를 느낄 수 있다. 개 키우는데 빠진 주부가 남편에게 신경을 덜 쓰게되면 남편은 개가 미워진다. 자신보다 더 돌봄을 받는 그 개가 미워서 아내가 안볼때 개를 때릴 수 있는데 이 경우 형제간의 질투를 느낀 어린 아이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감정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그런 자신이 찌질해 보일 수 있기에 보통은 표현하지 않는다.

 

질투는 친구간에, 옆집간에, 심지어 부부간에도 느낀다. 그러니 질투는 거의 무한대의 관계성을 가진 감정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부모에게는 별로 안느낀다. 이 경우는 세대가 달라서 그렇다. 나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은 부럽지만 질투는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부러움과 질투의 차이는 뭘까?

 

부러움은 보통 어떤 대상에 대해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라든지 나도 갖고 싶다 정도의 감정을 느낄 때이다. 질투는 여기에 그로인해 분노가 생기는 경우다. 그리고 그 분노의 힘은 자신을 심각하게 갉아먹을 수 있다.

 

질투는 보통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어떤 경우엔 긍정적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타인의 성공한 모습이나 혹은 잘된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그렇게 되길 바래서 부러움을 넘어서 노력을 하게 되는 경우다. 물론 이것을 나중엔 성공에 대한 혹은 목표에 대한 의지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질투가 노력으로 연결된 경우이다. 부럽지 않으면 그 길을 가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성공이 질투로부터 촉발되는 것은 아닌다.

 

보통 성인들은 자신이 느끼는 질투심을 그리 달가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로 질투심을 느껴 기분이 나빠도 다른 핑게꺼리로 화를 낸다. 그래서 그것이 커다란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친구 집에 놀러가서 아내에게 대접받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질투심을 느껴 집에와 자신의 아내에게 반찬이 맛이 없다고 말을 하는 남편의 모습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결국 싸우다 보면 질투심을 이내 들어나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심각한 부부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질투심을 극복하는 것은 나름 좋은 삶의 전략이지만 실제로 극복하기란 정말 어렵다. 그나마 방법적으로 가능한 것중 하나가 질투심을 인정하는 것이다.

 

질투심을 인정한다는 말은 나의 찌질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질투심은 부럽긴 한데 노력을 못하거나 자신이 없을 때 나타난다. 어떤 사람들은 질투심을 노력으로 승화시켜 자신도 원하는 모습을 갖지만 그것은 아주 소수만 가능하다. 보통 사람들은 부러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은 그렇게 못하니 화만 난다. 결국 그 질투심의 근원은 타인이 아닌 자신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정하면 뭐가 달라질까?

 

나는 공부를 안한 것이 아니라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다. 나는 타인들과 인간관계를 잘 맺는 능력이 없다. 나는 머리가 나빠 다른 사람들처럼 성공하기 힘들다. 나는 음식을 안해서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음식을 못한다. 등등

 

내가 못난 혹은 능력없는 그 수 많은 것들을 그냥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다. 내가 100m 달리기를 올림픽에 나온 선수처럼 못한다고 해서 질투하고 분노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그것은 내가 잘하는 것이 아니니 TV에서 한번 보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인정 뒤에 뭐가 따라와야 할까? 그것은 바로 자신만의 것이다. 타인들과 비교해 현저하게 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노력했고 자신은 있다고 자부할 만한 것. 결국 자신만의 장점을 갖게 되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 가진 사람들에게 비추어 그다지 부럽지 않다.

 

사람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 이면에는 그 가치에 대한 절실함과 본인만의 판단기준이 있다. 누군가에게 나무심기는 목숨과 같은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쓸데없는 시간낭비이다. 그러니 어떤 가치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다는 것은 온전히 개개인의 가치관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 타인들이 가치를 느끼는 일에 내가 꼭 그 가치를 느끼려 할 필요가 없다. 나는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문제는 지금의 시간이 가치를 찾기가 참 힘든 사회란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더 얘기하자.

 

아무튼 질투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낫다. 물론 행동력과 노력이 뒷바침 할 사람은 있는 것이 더 좋다. 이런 사람에게 질투는 성공으로 가는 채찍질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그럴 능력이 없는 사랑들이라면 없는게 나으므로 질투를 최대한 느끼지 않으려 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왕국을 세워야 한다. 타인과 비교할 필요도 타인이 부럽지도 않는 나만의 성. 이것이 그나마 삶을 풍요롭고 덜 괴롭히게 할 수 있다.

 

이저저도 아니면 그 가치 자체를 부정해라. 사랑하는 사람들이 질투나면 사랑을 부정하고 돈이 많은 사람이 질투나면 돈을 부정해라. 그렇게 완전히 부정적 인간이 되는 것도 일종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 너무 부정적으로 변해서 삶을 망치기 쉽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는 온전히 개개인의 몫이다. 단지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미련한 짓을 그만 둬야 한다. 나는 나고 남은 남이다. 나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질투라는 감정으로 인해 내가 또다른 손해를 볼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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