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매트릭스, 우리는 현실인가?

아이루다 2012. 8. 18. 09:27

 

이제 이 영화가 나온지가 제법 시간이 흐른듯 하다. 1편이 나온지는 거의 10년이 다 되갈까?

 

영화 '매트릭스'는 총 3편에 걸친 가상 현실세계속에 살아가는 양육되는 인간의 실제가치 찾기 영화이다. 주인공 네오가 어느날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자신의 몸에 접속된 몇개의 굵은 조절장치에 의해 가상으로 만들어진 컴퓨터상의 세계라는 것을 알고 그것을 파괴하여 벗어나기 위한 투쟁을 그린 영화이다.

 

나는 이 영화의 가장 기억나는 장면이 두개의 알약을 주면서 하나는 현재를 잊고 원래 매트릭스 세계로 돌아가는 것과 다른 하나는 가상현실 세계에서 깨어나 진정한 우리의 실체를 보겠냐는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제안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네오는 후자를 택한다.

 

매트릭스 1편에서는 이와 반하는 인물이 하나 나오는데 바로 다시 매트릭스 속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그 인물의 이름은 모르지만 달콤한 스테이크를 썰어 먹던 가짜지만 입으로 실제 느껴진다고 믿었던 그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현실에서 그들이 먹는 피죽같은 허연 죽은 정말 먹기가 곤욕이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은 네오가 실제 현실을 보기 바랬을 것이다. 그래야 내 궁금증도 풀리니까. 그리고 3부에 걸쳐 영화가 끝났을 때 어떤 짜릿한 승리감을 대리충족 받아 기분이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에게 그 두개의 알약을 주면서 선택을 하라고 했을때 선택 후 세상을 확실히 안다는 가정을 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길 택할까?

 

우리는 많은 영화에서 수많은 고난을 뚫고 권선징악을 이루어 나가는 주인공에 많은 박수를 보낸다. 그 영웅적 모습에 불끈하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것을 노린 시나리오 작가들은 늘 주인공을 그냥 놔두지 않고 끊임없이 괴롭히고 또 괴롭힌 후 모든 것을 이겨내고 승리를 혹은 사랑을 쟁취하는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관객은 정말 한치의 오차 없이 그것에 만족해한다.

 

그럼 그 관객들에게 너가 저 영화속에 들어가 저 고생을 하면서 권선징악을 실천해라 라고 말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겠다고 나설까? 물론 영화처럼 결말이 확실하게 성공으로 보장된다면 어느정도 있을지 모르지만 결말도 불확실하다면 말이다.

 

매트릭스의 관점에서 보면 우린 또하나의 논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5개의 감각기관으로 부터 받아들여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현실. 우리가 오감이 모두 폐쇄되어 못보고, 못듣고, 못느끼고, 냄새맡지 못하고,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떤 것이 실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오감의 자극을 통해 가상의 세계를 느끼게 해주는 기계속 세상 매트릭스. 그것이 과연 정말 가상세계인가?

 

요즘은 한풀 꺽였지만 우리나라에 온라인 게임이 많이 쏟아졌던 시절이 있었다. 외산 게임도 국내에 들어와 큰 흥행을 한 작품도 있고. 그리고 그 각 온라인 게임은 독자적인 역사와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거기를 구성하는 인간들의 모습 또한 모두 다르게 표현된다.

 

온라인 게임은 영화와 비슷하게 시각과 청각으로 구성이 된다. 그래서 5개의 감각을 모두 장악한 매트릭스보다는 훨씬 덜 비현실적이다. 그리고 시각도 제대로 된 것이 아니고 기껐해야 2D화면으로 보여지는 3D이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흐르면 뭔가 머리에 뒤집어 쓰든가 아니면 어떤 간단한 장치를 머리에 장착해서 가상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가 저가로 보급되는 시대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땐 정말 제대로 된 가상현실 게임을 즐길지도 모른다. 그러니 매트릭스 속에 나오는 세계가 무조건 영화속 세계라고만 치부하기엔 우리 인간의 기술발전이 무지막지하게 빠르다는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해보자.

 

아침에 일어나 씻고 어떤 장치로 접속을 한다. 그러면 나는 회사의 가상현실 세계로 들어가 동료들과 일하고 회의하고 퇴근 하면서 가볍게 술한잔 하고 세상 얘기를 하다가 접속을 끊으면서 장치에서 나와 집안 일을 하든 아니면 뭔가 다른 일을 하고 잠이 든다. 이것이 출근과 퇴근이다. 이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의심은 하지 말자. 다른 형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어떻든간에 이런 세상은 올 것이다. 우리가 이동을 위해 지불하는 가격은 생각보다 많이 크다.

 

여기정도까지면 사람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작을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되면 운동 부족에 의해 별도의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몸이 매우 허약해질 수 있으니 그것에 대한 반감이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이렇게 한다면 건강을 위한 운동은 별도의 절차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진화되어 접속을 하고 접속을 끊는 것을 중지하고 영원히 접속한다면?

 

내 실제 몸을 유지하기 위한 반 영구적인 신뢰할만한 반 영구적인 장치가 있고 그것은 외부에서 로봇들이 관리해주고 난 때되면 먹고 때되면 싸고 하지만 가상현실 속 나는 자유자재로 외모를 바꾸고 정말 예쁜 여자들과 데이트와 섹스를 즐기고 입에서 살살 녹는 스테이크부터 30첩반상인 한정식까지 언제나 먹고 싶은 것을 즐기며 다양한 스포츠도 원하는대로 즐긴다고 생각해보자. (더 큰 재미를 위해서는 한계와 트레이닝의 제약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신의 능력을 가지면 재미가 없을 수 있다)

 

이 세계에서 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고 먹어도 먹어도 돈이 들지 않는다. (혹은 들수도 있다. 이것은 이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이들의 사업적 판단일 것이다)

 

매트릭스 속 세계는 스스로 자각을 한 컴퓨터가 만들어 낸 세상이고 인간은 그 존재를 모르고 굵은 몇개의 케이블로 연결된 존재이다. 그 인간의 존재 목적은 몸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뽑아쓰기 위함인데 실제로 매우 불쾌한 목표이기도 하다. 물론 그래서 주인공과 동료들을 그 시스템 파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하지만 그런 과한 설정이 아닌 먼저 말한 일반적인 목표에서 만들어진 세상이라면 어떨까? 매트릭스 속 세상을 선택하는 사람의 비율이 아닌 사람과 5:5 라면 일반적인 목표로 만들어진 가상세계라면 1:99 정도의 비율이 되지 않을까?

 

진실을 알고자 했으나 진실을 알고나면 매우 힘들고 고생하고 또는 개죽음을 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진정 진실을 알고 싶어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그져 나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알려고 하지도 또 알고 말하는 이들에게 화를 내고있다. 진실을 꼭 알아야 하는가? 내가 행복하지 않는데 왜 진실을 알아야 하는가 하는 판단이 있다.

 

정말 진실을 알아서 불행해진다면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영화속 매트릭스 세상에서 벗어나 진실을 알고난 후 바로 죽었다면 과연 정말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깊은 회의감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굳이나 결론을 내자면 그것은 온전히 개인이 판단할 몫이다. 모두 진실을 알고나면 100% 죽는다면 많은 고민을 할지 모르지만 미래는 계획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 혹시 죽지 않을 수 있으니 진실을 알고자 노력하고 또 최선을 다해 살아가보는 것이다. 물론 진실을 알지 않고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도 매우 좋은 선택이다. 현재 많은 이들이 이런 삶을 선택하고 있다. 뭐 단점으로는 그 삶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너무 심각한 이기주의에 빠진다는 점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당연한 생명체로서의 본능이므로 인정해줘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온전한 개인의 선택이며 또한 그런 개인들을 선택하는 각자 개인들의 또 다른 선택일 뿐이다. 사람은 자신과 맞는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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