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애국심

아이루다 2012. 8. 12. 09:06

 

애국심, 말 그대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풀어 쓰면 참 쉽다. 사랑하는 마음이란 정의는 더더욱 쉽다. 문제는 '나라' 이다. 즉 국가가 문제이다.

 

20세기 초반 일본에 의해 강제점령 당했던 시절 안중근 의사라는 분이 있었다.  일본인인 이토히로부미를 저격 암살한 독립투사 였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치고 안중근 의사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에게 죽은 이토히로부미는 어떠한 인물일까? 내가 역사학자가 아니기에 그냥 위키에서 따온다.

 

이토히로부미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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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대 일본 제국의 내각총리대신이자 조선통감부의 통감이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에 정부의 요직을 거쳤으며, 일본제국 헌법의 기초를 마련하고, 초대·제5대·제7대·제10대 일본 제국 내각 총리대신을 역임했다. 또한 초대·제3대·제8대·제10대 추밀원 의장,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귀족원 의장, 관선 효고 현 지사 등을 지냈다. 입헌정우회를 결성해 원로로 활동했다. 대훈위 종일위(從一位)를 받고, 작위는 백작이며, 사후 공작으로 추증되었다. 영국 런던대학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niv. of London)에 유학하여 화학을 공부하였으며, 훗날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사후 일본 천황으로부터 충정군(忠貞君)에 추봉되었고, 대한제국 조선 순종 황제는 그에게 문충(文忠)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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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읽어보면 나름 일본입장에서는 영웅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일본 역사학자들 입장에서 보면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평가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사람에 평가가 나라의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나뉜다. 한쪽은 독립영웅, 한쪽은 테러리스트. 과연 어느쪽 판단이 맞을까? 이런 문제는 21세기인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중동의 전쟁, 여기에서 '오사마 빈 라덴'은 영웅인가 테러리스트인가?

 

대한민국 국민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안중근 의사는 민족의 영웅이다. 일본의 강제침탈에 맞서 목숨을 걸고 자신의 신념을 실천해 나간 인물이다. 그 판단의 도덕적 근거는 일본의 강제침략이다. 우린 침략을 한게 아니고 받았기에 우리가 약자며 우리가 정당하다는 논리이다. 내가 생각해도 어느정도 맞다. 그런데 여기에서 두가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바로 왜 침략을 당했느냐이다.  19세기 조선은 정말 심각하게 썩었었다. 우리는 영조,정조를 떠올리며 조선 후기를 연상할지 모르지만 19세기 기록을 보면 조선 양반중심의 지배체제는 완전히 썩어 오직 돈으로 모든것이 이루어지는 사회였다. 돈으로 벼슬을 사고 또 벼슬을 산 사람은 백성을 수탈하고 빼앗긴 백성은 굶어죽는 아주 비참한 삶이였다는 말이다. 백의민족인 말은 말 그대로 염색할 돈이 없는 것이었다. 누군들 화려한 색상의 비단옷을 입고 싶지 않았겠는가?

 

두번째는 바로 침략하는 것은 나쁜것이다 라는 관점의 문제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위대한 영웅을 꼽는다면 그 중 꼭 들어가는 위인이 바로 '광개토 대왕' 이다. 이름부터 땅을 넓힌 느낌이다. 우리나라는 고구려 강성기 가장 강력했던 청년 왕 '광개토 대왕'때 가장 넓은 영역을 지배했으며 아마도 그 당시 땅이 유지되었다면 현재 중국땅의 1/5 정도는 우리 차지였을 것이다. 우리는 그 때를 기억한다. 우리 스스로는 땅을 가장 넓게 넓힌 왕을 영웅으로 칭하고 우리 땅을 침범해서 속국으로 만든 일본에는 어마어마한 적개심을 보인다. 광개토 대왕이 지배했던 땅엔 사람이 살지 않았겠는가? 우리와 다른 말을 쓰고 다른 문화를 가진 민족들이 살고 있지 않았겠는가?

 

이 두가지 생각해 볼 문제를 조금 깊게 생각해보면 내가 그리고 우리가 느끼는 판단의 도덕적 근거가 조금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과연 침략 당했다는 이유 하나로 어떤 사건에 대한 정확하고 진실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여기에서 내 대답은 '아니오' 이다.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단순히 내가 대한민국에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내리는 평가이지 이건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다.

 

얼마전 올림픽에서 한/일전 3,4위 결정전이 열렸다. 뭐 물론 나는 보지 않았으나 많은 분들이 새벽에 눈을 비비면서 시청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이겼다. 선수들은 매우 즐겁고 행복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군면제는 개개인에게 매우 큰 행복임이 틀림없다. 더불어 우리나라 국민들도 매우 행복했을 것이다. 그 옛날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죽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나 지금 일본을 축구로 이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나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 우리는 대한민국이 이겼다는 소리를 들으면 행복해 할까? 그게 바로 애국심인가?

 

이런 주제에 대해선는 예전에 몇번 쓴적이 있다. 그래서 또 따로 쓰고 싶지는 않다. 국가가 가지는 비현실적 실체. 그것에 대한 스스로의 의구심이 없다면 우리는 언제나 정당할 수 밖에 없다. 국가가 국가의 이득을 위해 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정당성이 주어져버린다. 911 테러를 빙자로 한 부시의 막무가내식 전쟁이 실제로 그 밑바탕에 중동 석유에 대한 야욕이 있음을 이제 다 알고 있지 않는가?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칭했던 현 정부의 대규모 토목사업이 그 밑으로는 그들 일가 친척 혹은 친구들의 막대한 이득을 보장해주는 사업임을 이제 다 알고 있지 않는가?

 

정부에서 추진하고 정부가 주장하는 바를 그대로 믿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가 즐기는 스포츠 또한 그 정치의 일부이다. 못된 정부일 수록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끊임없는 재밌는 놀꺼리를 국민들에게 제공한다. 전두환 시대에 소위 3S라고 칭해진 국민 놀이운동. sex, sports, screen 정책은 우리를 스포츠와 섹스산업과 영화로 이끌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것은 지속되고 있다.

 

우리가 정당하다고 믿는 그 모든것은 실제 정당하지 않다. 정당하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정당하다는 말인가?

 

인간이 동물로 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명제가 정당한가? 타국이 우리나라를 침범해서 싸워야 하다는 논리가 정당한가?

 

중요한 것은 정당함이 아닌 이 모든 것이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약육강식의 논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약육강식이야 말로 자연이 수십억년을 통해 터특한 진정한 진리이다. 그러니 애매한 것들에 대해 스스로 부풀지 말아야 한다. 우린 그저 힘이 쎄거나 힘이 약할 뿐이다. 그것을 정당하다 하지 않다는 논리로 제단해서 평가하는 것 그 자체가 우수운 일이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어떤 나라를 비난할때 도덕적 판단을 하는 것이 우숩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이 나에게 어떤 구체적인 피해를 입혔는지를 계산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계산할 수 없다면 우린 그저 추상적인 의미의 비판을 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애국심만큼 실체없는 감정이 있을까? 도대체 우린 왜 나라를 사랑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젊은 남자들은 왜 황금같은 시기를 2년이나 산골에 가서 총들고 썩고 있다는 말인가? 아무런 보상도 없이 말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웃기지도 않는 논리로 말이다.

 

하지만 오늘도 정치인들은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태능 선수촌에 사람들을 1년이상 가두면서 메달을 위해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메달자에게 포상을 하고 선수 개인의 사정에 따라 몇억의 돈이 쉽게 오고간다. 또한 매우 중요한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쉽게도 포기되어진다.  거기에 대해 다들 침묵하고 있다.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밤잠 설치면서 대한민국을 외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무엇이 되었는가?

 

애국심은 국민을 단결시키는데 가장 큰 도구이다. 히틀러는 아이안족의 우월성을 바탕으로 민족 애국심을 불러일으켜 그 현명하다는 독일 국민들을 모두 세뇌시켜 버렸다.  대한민국에서는 우리가 그리도 싫어하는 친일파의 후손들이 북한이라는 적을 만들어서 빨갱이 논리로 60년을 넘게 대한민국을 지배해오고 있다.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 애국심을 앞에 세워두고 있고 피리소리에 맞춰 머리를 흔드는 코브라의 춤처럼 어버이연합회와 같은 우숩지도 않는 단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역사를 이루어내고 있는데 그져 단편적인 사실 하나하나에 흥분하고 떠들어 대는 인터넷 문화처럼 우린 그냥 그렇게 하루 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사건들도 몇달이 지나면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또다른 사건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건을 일으키고 평가하고 또 비판하고 있는가? 모두들 자신의 이득을 위해 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마라.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이득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한마디를 통해 우리나라 전체의 공분을 샀다고 해도 그 밑에는 몰래 그 사람의 이득을 챙겨주는 무리가 있거나 또는 그 자신이 어떤 이득들 취하고 있다.

 

쉽게 흥분하고 쉽게 동조하면 안된다. 그것은 어떤 이들에게 끊임없이 끌려가는 것이다. 애국심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지 타인으로 부터 고취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이 나면 내 가족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는것이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애국심은 매우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애국심은 좀 한번 개편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 가끔은 이나라의 애국심에 정말 많은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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