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미래의 불행을 대비하는 자세

아이루다 2012. 8. 9. 10:14

 

아마도 지구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들 중 수년 후 혹은 수십년 후의 삶을 미리 계획해서 살아가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나마 인간 이외의 예를 찾아 본다면 동물 다큐멘터리에 나온 내용 중에 남미에선가 존재하는 어떤 원숭이는 카카오 열매를 먹기위해 1년인가 6개월인가 후의 계획을 세우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원숭이들은 미래의 카카오 열매를 맛있게 먹기 위해 미래 따서 땅에 놓고 말리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다른 관점이지만 놀랍게도 이 원숭이들은 딱딱한 카카오열매의 껍질을 깨기 위해 넙적한 돌과 단단한 해머돌을 이용한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이 원숭이들은 미래를 위한 저축뿐만 아니라 도구까지도 명확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원숭이들은 고작해야 1년인 것이다. 우리처럼몇십년 후의 노후를 준비하는 준비성은 없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쉽게 생각해보면 미래의 어느날도 지금의 행복함을 유지시켜 줄 경제력, 건강, 주변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살아야 행복한것이니 건강한 삶과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시켜 줄 경제력도 중요하다. 또한 나와 함께 하고 삶을 같이 살아간 주변인간관계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 아닌가? 물론 좋다. 하지만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상태이기에 불필요한 준비까지 해야한다. 마치 보험과 같은 존재라고 보면 된다. 보험은 아이러니하게도 병에 걸려야 본전을 뽑는다. 건강하게 오래 살다 죽으면 돈은 날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험은 과연 미래를 준비한다는 시점을 봤을때 무조건 좋은 것인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일정부분 포기가 나타난다. 내가 벌어들인 수입의 일부분이 계속 미래를 위해 쌓여야 하고 건강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서 힘들게 운동을 해야 한다. 또한 미래의 인간관계를 위해 오늘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참고 넘어가야 한다. 이렇듯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은 즐거움도 있지만 스스로 더 행복할 기회를 날리는 것일 수 도있다.

 

영화의 한장면을 떠올려보자. 현재 영화는 두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한 장면은 단란한 휴일의 오후를 보내는 어떤 가족의 일상을 또다른 장면에서는 그 가족의 가장을 죽이기 위해 이동 중인 암살자들..

 

우린 이 영화 장면을 보면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얼마후 닥칠 저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미래를 상상하면서 마음 한구석이 매우 불편해진다. 이미 만들어진 영화니 어떻게 하든 단란한 가정의 남자가 저 위기상황을 벗어났으면 한다. 하지만 보통 영화에서는 갈등은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남자의 가족은 처참하게 파괴되어진다.

 

우리가 미래를 볼 수 있다면 현실에서도 이런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린 1초후를 명확하게 예측 할 수 없는 3차원에 살고 있는 존재이기에 불가능 한 일이다.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50대쯤에 보통 직장에서 은퇴를 한다. 그러니까 평균 80세정도를 산다고치면 은퇴 후 무려 30년 이상을 더 살아아 하는 것이다. 전체 삶을 두고 보면 2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까지 30년을 일해서 나머지 50년의 세월을 살아가는 셈이 되니 솔직히 직장생활 하는 30년이 그다지 힘든것은 아니다. 세상에 1/3정도만 힘들게 보내면 나머지가 모두 해결되는 효율성이 어딨다는 말인가?

 

아무튼 그래서 모두들 막연하게 미래를 걱정한다. 어떤 직장을 다니든 현실이 그리 녹록하진 않다. 물론 타고난 재벌이나 미래가 어느정도 보장된 연금이 있는 사람들은 좀 덜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이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셈이 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갈등의 요소가 생겨난다. 도대체 현 시점에서 어디까지를 포기해야 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일까? 어떤 이는 안쓰고 안보고 안입고 절약,절약,절약을 거듭하여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는 버는 족족 쓰고 심지어 미래의 수입까지 끌어다가 쓴다. 빚을 지는 것이다.

 

이 두 종류의 극명하게 다른 삶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사람은 흥청망청 써대는 다른 이들을 비난하겠고 또 현실에서 최대한 행복을 뽑아낸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은 미래를 위해 현실에서 시궁창같은 삶을 보내는 이들을 보면서 어처구니 없다는 듯 볼지도 모른다.

 

그런데 보통 사회에서는 근검절약을 하는 사람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고 나 역시 그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말이다 과연 미래에 대한 것이 얼마나 확실하게 생각되기에 미래를 위해 뭔가를 모으고 있을까? 10년을 정말 아끼고 아껴 10억을 모은 후 교통사고로 급사를 한다면 10년의 삶은 도대체 어디서 보상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우린 이런 위험을 모두 무시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인가?

 

또 반대로 일할 날이 그리 많이 남아보이지 않는 어떤 이가 미래를 위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과연 도대체 은퇴 후 어떻게 살아가려고 저렇게 사나 싶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결국 이런 극과 극 혹은 그 중간자적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자기가 견디고 또한 자기가 행복한 만큼 하는 것이다. 미래의 불안이 최대의 문제인 사람은 미래를 준비하고 현실의 행복이 최고의 가치인 사람은 현실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것이 누가 누구를 비난하거나 또는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단지 조심해야 할 것은 현실의 행복을 위해 미래의 가치를 끌어오는 행위, 즉 빚을 지는 행위만큼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2012년 기준 우리사회는 온통 빚 투성이다. 가정은 주택담보, 신용대출, 상가는 상가대출, 기업은 기업대출, 국가는 국채로 수천조의 빚이 있다. 모두 갚아야 할 것들이다. 그래서 빚의 비중이 많아지면 우리는 불행해질 수 밖에 없으며 일종의 신용거품폭발 현상에 의해 커다란 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2008년 미국이 그랬고 지금 유럽이 그렇다.

 

개개인의 미래는 절대로 예측 불가능하다. 이것은 2012년 과학수준으로 보면 절대적 명제이다. 하지만 미래엔 바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바뀔건 없으니 그것은 그냥 미래의 몫으로 놔두자.

 

국민들이 모두들 허리띠를 졸라매고 안먹고 안쓰면 나라가 망한다. 기업이 장사를 못하기에 기업이 사람을 못쓰고 그래서 사람들이 직장을 못얻고 그럼 또 쓸사람이 줄어든다. 악순환이 된다.

 

국민들이 모두들 흥청망청 써대면 나라가 망한다. 거품이 커져 모두들 빚에 눌려 허덕이게 된다. 기업은 잠시 호황을 맞겠지만 곧이어 올 재앙같은 파산 사태는 전체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킨다.

 

국민들은 그래서 적당히 쓰고 적당히 아껴야 한다. 하지만 개개인이 이렇게 하긴 힘들다. 결국 많이 쓰는 이도 필요하고 적게 쓰고 아끼는 이도 필요하다. 물론 두가지 모두를 적절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좋다. 이런 소비를 착한 소비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미래를 위한 준비는 미래의 불행을 방지하는 것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래의 행복은 솔직히 예측하기가 너무 힘드니 우리가 그동안 경험적으로 얻어진 미래의 모습을 통계치로 계산해서 준비한다. 그런 것들은 앞에서 언급했던 건강, 경제력, 노후의 삶 등이다.

 

특별한 삶에 대한 철학이 없다면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살아야 한다. 나도 한때는 55세까지만 살고자 했으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아무튼지 개개인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함은 중요한 포인트이고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너무 척박하게 살아가진 말자. 그리고 자신의 삶과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 다른이들을 손까락질 하지 말자. 모두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일명 팔랑귀나 지름신이 왔다고 하면서 많은 소비를 하고 있는 젊은 세대나 늙어서 더욱 안쓰려 아끼는 노후세대 모두 사회에 이바지 하고 있다. 경제란 시스템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절약만 강조해서도 소비만 강조해도 안된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것이든 기회에 대한 평등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미래를 걱정하다면 현 시점에서 모든 사회 구성원 진정한 기회의 평등함을 누리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이것은 개개인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아닌 전체에 대한 미래의 걱정이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고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