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남녀의 차이. 어디까지가 이성적인가?

아이루다 2012. 8. 8. 11:51

 

꽤 오래전 서점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맞나?) 라는 이름을 가진 책이 꽤 유명세를 탔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남/녀의 차이를 단순한 차이가 아닌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내용을 얘기해 준 책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틀리지 않음이 많은 곳에서 증명되고 있다.

 

웃기는 실험이기도 한데 대형 쇼핑몰에서 남/녀 그룹에게 각각 어떤 제품 하나를 사오라고 시켰을 때 남/녀가 그 제품을 사기 위해 지나쳐간 경로와 시간을 비교하면 여자의 경우가 더 많은 경로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소요시킨다는 내용도 있었다. 실제로 현실에서도 남자는 목표달성 중심적이라면 여자는 순간만족형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여자이기 때문에 통용되는 사회적 관용선과 남자이기 때문에 허용되는 그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 부분은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내가 경험한 대한민국의 경우만 보자. (신체적 혹은 군대/출산과 같은 문제는 제외한다)

 

한국에서 자란 남자들은 어려서부터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은근한 사회적 압력을 받는다. 그래서 보통 취직과 결혼을 위해 많은 부담을 갖는다. 또한 가장으로서 의무감이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더 잘 참는 훈련이 되어 있으며 또한 잘 짜르지도 않는다. 그래서 여자보다 남자가 더 오랜 직장생활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역할은 세세한 동작을 하는 가정일 보다는 좀 더 외부적인 일들에 치중된다. 여행을 가더라도 가져갈 옷가지를 챙기기보다는 어디로 갈지 그리고 이동 중에도 운전대를 잡고 가족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집중한다. 

 

한국에서 여자로 자란 사람들은 일단 남자보다는 은연중 책임감이 훨씬 덜하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롭고 자신을 위해 사는 법을 훈련 받는다. 남이나 가정을 위해 살 준비를 하기 보다는 자신을 가꾸고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향으로 살아간다. 이 부분이 남/녀의 삶에서 아주 커다란 차이를 보이게 된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만을 예를 들었으니 소녀가장과 같이 어려서부터 한 가정을 책임져 온 분들은 예외이다. 여자들은 보통 결혼과 함께 가정에 대한 의무감을 갖기 시작하는데 출산에 이르러 그 역할에 대한 극대화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어떤 여성분들이 이때쯤 자신을 키워 준 부모님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기도 한다. 즉 그 입장이 되어보니 이제 부모를 포함한 타인들의 삶에 조금 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남자들은 어려서부터 모여서 얘기하면서 놀기보다는 끊임없이 육체적 활동을 통해 관계를 유지한다. 운동을 하고 게임을 하면서 인간관계가 유지되어진다면 여자의 경우엔(한국) 살이 타고 근육이 늘어 몸매가 미워지는 방향은 일단 피하고나서 보통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자란다. 언어능력이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어려서부터 말을 많이 하고 살아서 그런지 결론적으로 보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언어적 능력이 우수한 것도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어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두가지가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정말 남/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남/녀의 역할의 가장 커다란 부분은 바로 관습이다. 오랜 시간동안 이 사회를 구성해 온 과거의 그리고 현재의 구성원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통념. 돈은 남자가 벌고 양육/가정일은 여자가 하는 역할 분담의 결과라고 본다. 실제로 남자가 여자 역할을 그리고 여자가 남자 역할을 하는 부부들도 소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애를 낳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좀 더 세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여자들이 서양의 여자들보다 자립심이 무척 약한것도 사실이다. 어려서부터 자립심이 강하게 자란 서구의 여자 아이들은 남자 잘만나는 것을 자신 팔자를 고친다는 인식보다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고 신뢰할 사람을 우선으로 여기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남편(경제적 능력, 자상함 등등)을 만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류가 많다.

 

남자들 역시 체면에 묶이고 여자의 특성을 보기보다는 예쁜 여자만을 모든 가치의 근원으로 보고 여자를 정복해야할 대상이나 쟁취해야할 것으로 보는 마초적인 사고방식을 가진이들이 현 사회에서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여자를 동반자가 아닌 소유물로 여기는 부류가 있다는 말이다. 이 관습은 조선시대로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이렇게보면 대한민국의 남/녀가 이땅에서 가진 사회적 통념에 대한 근거가 많이 약해진다. 보통 남녀가 싸울땐 이런 역할에 대한 사회적 통념 잣대를 두고 싸우기 때문에 남자라서, 여자라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근거가 무척 지방중심이란 말이다.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도 지역별로 남/녀가 해야할 혹은 가질 당연한 의무나 권리가 다르다. 그래서 우리가 싸우는 남/녀 성별 역할에 대한 싸움은 매우 다양하면서 정답이 없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근거없는 남/녀의 통념을 스스로 정당하고 믿고 살며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점은 많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키고 가정의 평화를 깨뜨린다. 서로 역할에 대한 근거없는 요구와 권리주장이 서로에서 상처를 주고 또 파국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인간이 고정된 집을 가지고 생활하기 시작한 시점은 내 판단으로는 10만년이 넘지 않은 듯 하다. 인간의 오래된 조상의 뼈는 500만년 전 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집이란 형태를 가지고 고착화된 사회를 만들어간 시기는 그다지 오래된 과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때쯤부터 아마도 남/녀 역학분담에 대한 차이가 명확해지기 시작했으리라 생각한다. 남자들은 사냥을 통해 고기류의 식량을 벌어오는 역할을 여자들은 집에서 주변의 과실을 따면서 애를 키우고 그들의 보금자리를 가꾸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것이 오랜 시간이 걸쳐오면서 마치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인 냥 여겨기지도 하는데 앞에서 말했듯 이것은 어쩌면 단순한 신체적 능력 차이에 따른 효율적인 역할분담의 결과일 뿐이다. 특히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역할에서 남자는 여자보다 훨씬 열등하다. 일단 젖을 줄 수가 없기 때문에 아이를 혼자 키울 수 없는 것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이런 과거의 생활로 인해 남자는 배우자의 바람에서 육체적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당연히 자신이 힘들게 벌어와 먹여 살리는 아이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수 있다는 공포심에서 그런 것이고 여자는 배우자의 바람에서 정신적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데 남자가 밖에서 벌어온 어떤 결과물을 다른 여자와 나누게 될까봐 두려움을 느껴서이다. 물론 꼭 맞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어느정도 생각해볼 만한 가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역할분담 혹은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부분이지 절대 근본적인 차이는 아니란 것이다.

 

여자가 여자이기때문에 그 권리를 주장하거나 남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그 권리를 주장할때 우수운 논리가 나타난다. 난 여자인데.. 난 남자인데.. 하는 생각이 상대의 입자을 무시한채 자신만의 입장을 주장하게 만들고 커다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여/남, 남/녀를 떠나 우린 모두 하나의 인격적 객체이다. 성별에 따른 신체적 특성이 다르고 내부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른 종족은 아니다. 우린 오감을 가지고 있고 먹고/마시고/놀고/자고/싸우는 인간이다. 어떤 상황을 참아내야 하는 교육받은 인내심은 있을지 모르지만 고통을 덜 느끼거나 더 느끼지 않는다. 또한 행복도 같이 느낀다. 단지 그 행복을 어디에서 느끼는지만 교육받고 알아온 것들이 다를 뿐이다.

 

늘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남/녀의 차이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차이로 인식하며 또한 내가 가지고 내가 누리는 것들이 당연한 것들이 아닌 사회가 잘못되어서 누려지는 잘못된 기득권임을 인식해야 한다.

 

여자가 아니면 모르는 남자들의 기득권. 예를 들면 어두운 밤을 혼자 다닐 수 있는 권리등과 같은 것들을 실제로 남자들은 남자들의 권리로 인식하지 못한다. 여자들은 여자로 태어났기에 갖는 한계점들 때문에 많은 좌절을 겪고 있다. 남자들 역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쳐보기 보다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삶을 살아가려고 자신의 삶을 정형화시켜 버린다.

 

결론을 굳이 내어본다면 여자든 남자든 성별에 따른 유리한점과 불리한점이 분명히 존재하므로 각자 가진 유리한점은 상대에 대한 배려로 자신이 가진 불리한점은 배려를 받음으로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또한 사회가 자신에게 은연중에 준 성별 역할 권리를 절대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늘 그것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누가 남자로 혹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인가? 그리고 우리의 부모는 반드시 남/녀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남자이기때문에 여자이기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기 때문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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