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영월집. 가족 집들이

아이루다 2012. 7. 2. 10:02

 

지난 금요일엔 부모님을 모시고 영월에 다녀왔다. 토요일은 누나와 매형들이 와서 점심 같이 먹고 오후를 즐기다가 저녁 먹고 출발해서 서울로 왔다.

이번 방문은 그냥 집들이 겸 집 구경 시켜드리는 것이 목적인 탓에 딱히 뭔가를 하지는 않았다.

 

단지 이번 여행의 최대목표는 말벌집 퇴치였다 ㅎㅎ

 

집 공사하는 중엔 비가 안와서 좋긴 했는데 내 기억으로 두달 이상 비가 안온것 같다. 봄 가뭄 무척 심하다는데 토요일 아침 빗소리에 눈을 뜨게됐다.

 

맑은 공기가 좋은 시골이지만 비가 오니 둔한 내가 느낄정도로 확연히 공기가 좋았다. 특히 빗물이 나무에 부딪치면서 나는 약간은 둔탁하면서도 투명한 느낌을 주는 소리는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나는 나의 기분을 무척 상쾌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을 때 공기에서 느껴지는 풀내임이 참으로 좋았다. 이래서 공기좋은 데에서 살아야 하나보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아침 6시에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무척 몸이 개운했다.

 

금요일엔 오후 2시쯤 사무실에서 출발해서 산본에 4시쯤 도착하고 부모님을 태우고 영월로 향했다. 영동고속도로가 약간 막히는 바람에 2시간 30분 정도 걸린듯 싶다. 7시쯤 도착하여보니 전기는 마무리가 잘 되어서 냉장고도 돌아가고 기타 등등 문제 있는 부분이 다 해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맘이 좋았다.

 

대충 저녁을 먹고 부모님은 9시가 되자 이미 자러 들어가시고 나는 10시쯤 부터 말벌집 퇴치를 위해 준비한 그물옷, 마스크, 잠자리 채, 바퀴벌레 용 레이드 를 입고 챙겨서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문을 열자.. 벌집이 이동해 있었다. 아마 내가 지난주에 문을 잠고 가서 이놈들이 자기집에 가기가 힘들어지자 새로 집을 만들었나보다. 일주일만에 크게도 만들어놓았다. 문제는 그위치는 잠자리채로 완전히 싸지지 않는다는 사실.. 찜찜했지만 일단 대충 싸고 레이드를 살포했다.

 

살충제의 위력이란.. 말벌은 순식간에 죽었다. 물론 틈이 있어서 말벌 몇마리는 밖으로 튀어나왔지만 곧 죽었다. 그러나 단 한마리가 내 뒷목에 붙었는지 계속 앵앵거리는데 그 공포감이란 ㅋㅋ

 

아무튼 그놈까지 처리하고 말벌집을 가져간 두꺼운 종이로 툭툭쳐서 뿌셔 버렸다. 말벌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도 살아야 하기에 무단 임대는 사양이다.

 

이 일을 끝내고 나니 땀이 흠뻑이다. 내려가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후 전화가 되는 마을쪽으로 한 400미터 내려갔다. 혼자 가는길이 처음엔 좀 겁이 나긴 했는데 눈이 곧 익숙해지고 또 많이 왔다갔다 했던 길이라서 오는길엔 아예 후래쉬를 끄고 왔다. 희미한 빛에 보이는 길이 나름 낭만적이었다.

 

집에 들어가 가져가 '초파리의 기억'을 읽다가 졸려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엔 스티로폴을 뽀개서 창고에 안막힌 부분을 완전히 다 막아 버리고 비가 오기에 배수로도 대충 정리해 주었다. 비가 오니 개구리가 사방에 천지다. 비오니 짝짓기를 하는 모양이다. 사방에서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

 

점심때쯤 누나들이 도착해서 같이 점심을 먹고 주변 산책과 담소를 나누다가 가져간 X-BOX 키넥트 로 5살 난 조카를 위해 플레이 할 수 있게 해줬는데 나중엔 매형들이 더 재밌어 했다. 아무튼 시간은 금새 가고 저녁을 조금 일찍 먹고 6시쯤 출발해서 서울로 왔다.

 

역시 익숙해진다는 것은 편안함을 동반하나보다. 처음 갔을때 또 두번짹 갔을때 집이 점점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느낌이다. 특히 가족들과 같이 있으니 집이 더 그렇게 느껴졌다. 한 1년이 지나면 정말 편하게 갈 수 있으려나.

 

 

1. 비오는 집이다. 비오는 김에 데크 청소도 깨끗이 했다. 

 

 

2. 비오는 느낌을 카메라로 담긴 무리였나보다. 맑은 날 보는 느낌과 많이 달랐는데 지금 보니 별반 다르지 않다. 

 

 

3. 비맞은 앞마당이다. 이제 땅이 좀 물러 졌을테니 다음에 방문할 땐 삽으로 작업을 좀 해야겠다. 

 

 

4. 대로에서 짝짓기 중인 개구리 부부. 이런 개구리 쌍을 본것만 수십이다.

 

 

5. 말끔이 청소된 창고. 이제 말벌은 못들어 갈 것이다. 

 

 

6. 내가 부수어낸 말벌집 잔해다. 말로만 듯던 육각 벌집 구조이다.. 옆에 말벌 시체도 하나 보인다.

 

 

7. 새로 설치된 전력 계량기이다. 일명 두꺼비 집. 5kw.. 이제 시작이다.

 

 

8. 길가에 열린 이름모를 열매. 산딸기인가 싶었지만 정체를 알 수 없어서 선뜻 먹지는 못하고 그냥 사진에만 담았다. 

 

 

9. 길가에 많이 피어 있는 꽃이다. 역시 이름을 모른다. 그냥 예뻐서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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