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악마의 게임이라는 디아블로

아이루다 2012. 6. 11. 10:57

 

기억은 17년 전 으로 되돌아 간다. 당시 윈도우 95라는 획기적인 OS가 나오고 게임 시장은 한동안 멍한 상태였다. 그전에 도스라는 OS환경에서 돌아가던 게임만 존재했을 뿐 윈도우에 돌아가는 게임이란 겨우 카드놀이 수준이 최고였다.

 

나는 당시 부산에 하나로카드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거의 2년 가까이 부산에 상주를 했는데 (주말마다 왔다갔다 했다) 일하는 환경이 거의 낮에 자고 밤에 일을 하는 형편이었다. 그러다보니 밤늦게 같이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 내가 접한 것이 바로 디아블로 라는 게임이었다.

 

디아블로는 RPG 게임이다. RPG는 Role playing game 약자인데 역할게임이라고 해석하면 대충 맞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게임상 스토리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맡아 그 책임을 충분히 수행하면서 진행하여 게임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인데 어떤 면에서는 조금 지루한 면이 있다. 마치 장기나 바둑을 두는 느낌이 드는 것이 그 이유인데 왜냐면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악당을 만나 싸우기도 하는데 그런 전투가 실제로 바둑처럼 적과 내가 한번씩 주고받는 형태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디아블로는 여기에서 Action 이란 개념을 추가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Action RPG라고 불렀는데 바로 그것은 전투에서 내가 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까닭이다. 즉 나의 컨트롤과 나의 장비가 전투에 있어서 승리를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왼쪽으 빨간 동그라미는 나의 피를 오른쪽의 파란 동그라미는 내가 마력을 쓸 수 있는 마나를 상징하면서 끝없이 밀려드는 적들과 생사를 건 전투를 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이다. 총 4명까지 네트워크를 통해 같이 할 수 있기에 사무실에서 밤마다 이 게임을 두고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전투를 벌였다.

 

그 후 스타크래프트가 나오면서 한동안 잊혀졌지만 11년 전 다시 디아블로 2가 나오면서 폭풍같은 인기가 몰아쳤다. 나 역시 그 당시에는 서울에서 이 게임을 했는데 집에서 주로 로컬 네트워크로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2012년 5월 15일 10여년의 기다림 끝에 디아블로 3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서 이 게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광풍같은 흐름이 몰아쳤는데 요즘 내 주변에도 이 게임에 풀 빠진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요즘 집에 가면 거의 게임에 접속해서 자기 전까지 즐기다가 잔다.

 

특히 요즘에는 영월집 짓는 것때문에 주말에도 바쁜데 게임까지 같이 하니 정말 주말이 총알같이 지나간다.

 

아마 몇달 이렇게 지내다가보면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때까지는 충분히 즐겨야겠다.

 

문제는 집안일에 시간을 너무 적게 써서 밥해먹는 것이나 기타등등에 너무 부실해지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영월에 다녀오면 나름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유진이와 함께 졸면서 게임을 할때도 있다.

 

한때의 바람이라고 믿으며 겨울이 오길 바란다 ㅎㅎ

 

또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로 이 블로그에 쓰는 글 숫자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요즘엔 아침 7시에 일어나 씻고 사무실까지 8km 정도를 걸어서 간다. 시간은 한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그리고 일을 하고 6시에 퇴근한 후 걸어서 퇴근하다가 유진이를 만나 같이 걸어서 집까지 온다. 그럼 거의 8시가 다 되는데 씻고 밥해서 먹고나면 9시다. 그때부터 디아블로를 해서 12시정도까지 하다가 졸리면 잠이 든다. 정말로 힘든 시간이다. 걷는 시간이 총 4시간이 되서 생각은 많이 하게 되는데 글을 쓸 시간이 없다. 물론 핑게다.

 

앞으로 좀 더 신경써서 글을 자주 써야겠다. 책을 안보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서점에 안간지 언제냐;;;

 

아무튼 이 악마의 게임에 대한 열정이 좀 식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평온하고 약간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