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국가와 도덕

아이루다 2012. 6. 2. 11:29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보통 살인이란 단어를 쓴다. 그리고 이 행위는 인간으로 이루어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금기시 되는 중죄로 다루어진다. 우리나라 역시 살인에 대한 죄는 중형으로 다스려지며 죄질이 나쁜 살인인 경우 사형을 구형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금지국이긴 하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있어서 그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첫번째 전쟁에서 적군을 죽일 때, 두번째 사형집행인이 사형수를 처형할 때, 세번째 안락사 판결이 나서 환자를 영면에 들게할 때 등등이다. 물론 자신이 자신을 죽이는 자살도 있지만 자살은 실제 주체가 죽어버렸기 때문에 공소권 없다.

 

살인은 중죄지만 살인은 범죄가 아닐때가 있다. 심지어 전쟁 같은 경우엔 많은 적군을 죽인 사람은 영웅이 되기도 한다.

 

이 기준이 어디서 오는걸까? 인간의 도덕? 철학? 신념? 종교?

 

아니다. 국가다.

 

당연한 결과이다. 왜냐하면 죄라는 것은 어떤 지역을 지배하는 국가가 정한 법률에 의해 다스려지게 되기 때문에 국가가 없다면 죄를 다스를 사람도 없고 또한 그렇게 되면 살인에 대한 판단은 그 주체자체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쉽게 말하면 죄냐 죄가 아니냐를 정하는 기준인 국가가 없다면 살인에 대한 평가 자체가 있을 필요가 없다. 동물계에서 보면 서로 먹고 먹힐때 죄를 논할 필요가 없듯이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조금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우방의 개념이다. 소위 우리의 우방이라고 잘 알려진 미국, 우리를 35년이나 지배해서 서로 감정이 엄청 안좋은 가까운 일본도 우리의 우방이다. 멀었지만 요즘 점점 더 가까와 오는 중국도 적이라기 보다는 우방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 민족으로 이루어진 북한은 우방의 반대개념인 우리의 적이다.

 

살인에 대한 기준점을 정하는 주체인 국가간의 관계를 인간의 도적적 관점으로 판단하여 저나라는 좋다 나쁘다 라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과연 국가를 인간의 감정처럼 보는 것이 가능하며 또한 현실적일까?

 

국가간 전쟁을 하듯 인간도 싸움을 한다. 그런데 싸움은 보통 법의 처벌을 받게 되지만 국가간의 전쟁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그것에 다른 나라가 끼어드는 것은 옳지 않은 행위이다. 특히 나라 내에서 이루어지는 내전의 경우엔 타국이 그것에 참견하게 되면 일종의 내정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나서지 않는다.

 

이 말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재 지구는 UN이란 국가간 연합체에 의해 어느정도 보호받고 있으며 타국을 침범하는 전쟁이 벌어졌을 경우 이를 단호하게 처벌하기 위해 UN군이 전쟁지역에 참여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도 이라크 전쟁에 파병을 한 나라로서 그리고 6.25 전쟁때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은 주체로서 좀 말이 안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좀 더 잘 생각해보자. 최근에 이루어진 전쟁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이라크 전쟁. 그전에 베트남 전쟁. 이 전쟁이 과연 미국 대 베트남, 미국 대 이라크 전쟁이 아니라고 보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베트남 전이라고 말해지면 보통 우린 미국의 패착을 말하지만 우리나라도 베트남에 전투인력을 파병했었다. 그럼 우리나라는 베트남전에서 패배한 나라가 아닌가? (베트남 전은 확실히 모르겠고 이라크전은 UN 참전의 타이틀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은 그때 번 돈으로 경부고속도로를 뚫을 수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의한 국제평화론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일명 '팍스 아메라카나' 이다. 과거 2천년 전 유럽을 지배했던 강대국인 로마에 의한 평화를 '팍스 로마나' 라고 불렀던 것을 따라한 용어이다.

 

과거엔 좀 덜했지만 소련이 붕괴된 후 미국은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 되었다. 미국이 헛기침 한번 하면 우리나라 주식은 곤두박질치고 미국이 한번 화를 내면 주변국들은 벌벌 떠는 지경이 된 것이다. 그리고 거기엔 미국의 절대적 군사력이 뒷바침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대국이다. 그리고 그 힘으로 인해 미국은 UN이나 IMF, 세계은행 등의 국제기구를 뒤에서 막후조정하고 있다. 우린 국제라는 용어를 통해 그들의 숨은 모습을 잘못알아채지만 실제로 세계는 철저히 미국에 의한 힘의 논리에 의해 돌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부시는 이라크에 대량 학살무기 (핵무기나 생화학무기)가 있다고 이라크를 침공해서 후세인을 죽여버렸다. 우리나라로 치면 우리나라 대통령을 와서 죽여버린 것이다. 이유는 그 나라가 위험해서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대량학살무기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일은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다. 내가 친구에게 너네집에 내 물건 있다고 주장하고 친구집 부시고 들어갔는데 물건이 안발견되자 '어? 없네' 하고 가버린 꼴이다.  집안이 다 부서진 내 친구는 어디에서 하소연 하나?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아직도 사람들은 국가간의 관계를 의리나 인간적인 관계로 연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리를 도왔다면 미국이 필요해서 그렇다. 일본이 우리를 도왔다면 그 역시 일본이 우리를 필요로 해서 그렇다. 일본이 우리를 침공해서 점령했다면 그 역시 일본이 필요해서 그렇다.

 

국가와 국가의 관계은 인간관계와는 너무도 다르다. 잘못을 해도 처벌할 사람이 없는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세계인것이다. 그런데 우린 과거부터 중국 대륙을 스쳐지나갔던 나라들에게 충성하면서 그것을 일종의 예의라고 생각하다가 명/청 교체기에 남한산성에서 인종이 청의 황제에게 삼배를 하는 치욕을 겪은 나라인 것이다. 그리고 더 어이없는 사실은 그 인종은 명/청 교체기에 명과 청사이를 적당히 유지하며 실리적 외교를 펴던 광해군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뺏은 왕이었다.

 

과연 우리가 국가에 대해 인간이 가진 도덕적 기준을 들이대는 모습이 현명할까?

 

국가는 근본적으로 그 나라를 구성하는 국민들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대표성을 가진 조직이다. 물론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법률에 의해 유지되지만 실제로는 그 절차가 명확히 지켜지지 않는 또 다른 의미에서는 생각보다 불안정한 기관이기도 하다. 그것은 국가라고 해도 내부엔 또 인간이 그것을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국가는 절대 도적적이지 않고 국가가 하는 행위는 늘 옳지 않다. 그래서 국가는 감시받아야 하며 비판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제대로 돌아간다.

국가에 대해 비판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마치 나라를 사랑하지 않아서 하는 행위인냥 치부해버는 몰쌍식한 인간들이 매우 많은데 개인적으로 보면 어떻게 저렇게 무식하게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2012년 대한민국은 역사상 최초로 재테크형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를 보내고 있다. 돈을 벌려고 대통령을 한 인물이 현재 국민의 대표 자리에 올라있는 것이다. 물론 그 인물을 뽑은 국민 역시 돈을 벌게 해달라고 뽑았다. 그 국민의 그 대통령인 셈이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 썼듯 국가는 살인에 대한 판단이 가능한 주체이다. 우리가 너무도 소중히 여기는 인명을 뻇는 것에 대한 판단이 가능한 초월적 존재에게 바보같은 인간 기준의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 그리고 좀 현명하게 아니 약싹빠르게 살자. 모든 국가가 서로 잡아먹으려고 손발톱 다 숨기고 웃고 있는데 우린 무장해제 하고 아 너는 착한 나라야, 너는 나쁜 나라야 하는 초딩스러운 판단을 해대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은 과거 200년 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을 무참히 침략해서 엄청난 살인을 저지른 주체이다. 지금은 선진국인냥 거들먹거리며 인간의 존귀함을 부르짓고 있지만 그들의 조상은 바로 상상도 못할 살인자였던 것이다. 바로 70년 전에만 해도 독일은 6백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하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지금은 성실하고 근면한 민족으로 국가로 유럽의 리더로서 존재하고 있다.

 

좀 잘해보자. 대한민국 국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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