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성급한 일반화, 문제는 없을까?

아이루다 2012. 5. 13. 08:26

요즘 사회면을 장식하는 많은 뉴스의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아주 특별한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최근에 들었던 뉴스만 기억에 떠올려 보면 지하철에서 담배를 핀 어떤 여자분, 젊은 여인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할아버지, 노인을 폭행한 젊은이 등등 사건이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맥락이 있다. 물론 어떤 사건들은 양측 당사자의 말을 다 들어보면 처음에 해당 사건을 언급했던 사람의 이야기가 많은 과장이 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일명 '마녀사냥' 이란 이름으로 역차별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간에 이런 사건들이 끝없이 이슈화 되고 있다.

 

나는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도대체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지 궁금하다. 대략 내가 책으로만 읽은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우리가 가진 아주 고질적인 문제, 공공의식속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에 관한 생각이 나름 확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즉, 나의 자유도 소중하지만 타인의 자유도 소중하기에 타인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 것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멀지도 않은 일본에서도 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경험해본 대한민국 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은 확실히 사실이다. 간단한 예를 몇개 들어보겠다.

 

요즘도 길거리를 걷다보면 담배를 피면서 걷는 남자가 꽤 있다. 그 사람의 뒤에서 걷는 사람은 무슨 죄로 그 담배연기를 다 맡으며 걸어야 할까?

 

밀거나 땡겨서 잡는 형태의 문이 있을때 많은 사람들이 연속을 통과하면 보통 자신이 지날때 문 위치를 잡아주고 지나가야 다음사람에게 문이 달려들지 않는데 능력 좋은 많은 분들이 몸만 빠져나간다. 그래서 뒤사람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문을 손으로 열심히 막아야 한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사람들은 보통 앞문으로 탄다. 그런데 꼭 몇몇 사람은 뒤로 타서 후다닥 자리에 가 앉는다. 앞에서 탄 사람들은 질서를 지킨 이유로 인해 자신이 앉을 자리에 대한 권리가 날아갔다.

 

예를 들자면 삼박사일 걸리겠으니 이쯤 대충 마무리 짓자.

 

내가 생각하는 이런 문제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지적질을 안하는 우리의 문화로 보인다. 타인이 공공이 피해를 입힐 때 그것을 과감히 뭐라고 하지 않는 의식. 그러니까 갈등을 피하고 복잡해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숨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잘못한 사람은 자신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며 그것이 굳어지면 자신의 권리로 생각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상태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니 뭐라고 할말은 없다. 물론 나에게 아주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말을 하긴 한다. 지하철에서 DMB를 커다랗게 키고 듣는 사람이나 지하철에서 내리기도 전에 밀려 들어오는 사람들.. 하지만 그것 마저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잘못을 지적 당하면 화를 낸다.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냐 아니냐를 떠나 나를 무시한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잘잘못을 떠나서 언성이 높아지고 처음의 지적한 이유 같은 것은 금새 머리속에서 지워지고 자존심 대결로 진행되어 버린다. 그러니 서로 귀찮아서 지적질을 안하게 되는 면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지적한다고 해서 그리 바뀔것 같지도 않다.

 

아무튼 이런 문제가 사회에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끔 한번씩 경험하고 또 기사화 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그럴까?

 

여기에서 일반화에 대한 생각이 시작된다. 일반화란 몇개이 샘플을 통해 이것이 사회 전반적인 혹은 어떤 계에 통용되는 법칙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에 대한 사고방식이다. 개미 10마리의 행동양식을 보고 개미는 모두 더듬이를 통해 의사전달을 한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일반화에는 샘플이 아주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의 무질서도이다. 대학교 앞에서 한국 남자의 평균키를 재면 안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보통 길을 다닐때 아주 무질서도가 높은 환경에 처한다. 그래서 우리가 겪는 어떤 사건들이 상당히 일반화 할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즉 내가 경험하고 또한 뉴스 기사를 통해 얻은 지식이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아 그럴 수 있지. 그래 당연히 그랬어' 라고 생각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큰소리로 전화통화를 하는 어떤 사람에 대한 불쾌한 기억이 있다면 어느날 기사에 혹은 누군가 공공장소에 남긴 글에 '큰 소리로 전화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다' 라는 이야기를 접하면 그것이 마치 전체에 적용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여기에서 잘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과연 그 비율이 몇프로나 될 것인가이다.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전화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1:10 정도 될까? 잘 생각해보자. 내가 그동안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만난사람 숫자와 내 기억속에 짜증났던 사건들을. 천명중 한명? 만명중 한명?

 

대충 천명 중 한명이라고 치고 나는 0.1%이 사람들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떠든다고 단정짓는 것인가?

 

반대 급부로 누군가 지하철에서 담배를 핀 사건이 기사화 되었다면 얼마나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담배를 피지 않으면 그런 사건들이 기사화 될 것인가 라고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 경험과 그것에 대응하는 통계치는 사람들이 가치관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내가 경험한 어떤 사건이 타인도 동일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안 순간 그 경험된 사건은 매우 고정적이고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예가 바로 UFO 이다. 요즘은 정말 하루에 한번씩 나오는 듯 하다. 왜 나는 한번도 못볼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기술과 카메라 보급에 따라 더 자주 찍히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좀 궁금한 것은 정말 UFO가 외계인이 보낸 것이라면 왜 매일 그렇게 나타났다 사라졌다만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긴 하다. 물론 그 외계인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고양이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처럼 어렵겠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내가 경험하고 타인이 경험했다면 그것이 일반화된 사건인가? 하는 질문을 해보고 싶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르노 SM 씨리즈만 보면 기분나빠 한다. 왜냐면 경험상으로 그 종류의 차를 탄 사람들에게 무개념 행동을 많이 당해서 였다. 물론 실제로 맞을 것이다. 다른 차보다도 훨씬 더 그렇다. 남자들은 운전 중 어이없는 끼어들음을 당하면 보통 그 운전자가 여자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다.

 

그럼 어디까지를 일반화 시킬 수 있는 것인가? 이 세상에 내가 '...는 ...다' 라고 일반화시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환자는 아프다? 어린이는 착하다? 한국사람 머리는 검다? 인간은 위대하다? 바위는 단단하다? 물은 부드럽다? 태양은 동쪽에서 뜬다? 지구는 돈다? 우주의 온도는 영하 271도이다? 빛은 초속 30만킬로미터를 이동한다?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는 2백만광년 떨어져 있다? 나는 존재한다?

 

방금 열거한 것들은 일반화시킬수 있는 것인가?

 

물론 99.9999999%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 진리는 아니다. 단지 확률이 높을 뿐.

 

우리는 그리고 나는 지금 현재 우리를 구성하는 사회에 대한 너무 성급한 일반화를 하고 있지 않는가? 이 문제는 오래동안 아주 오래동안 곰씹으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로 생각이 된다. 어떤 사건에 대한 경험에 의한 선입견은 많은 도움을 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늘 맞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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