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시간

아이루다 2012. 5. 9. 11:59

 

우리가 시간을 느끼는 순간은 많이 다양하다. 일상생활에서 보면 약속시간이나 출근시간에 맞춰 이동 중일때 우리는 1분의 아쉬움을 느낀다.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날때도 오후에 나른함을 잠시간의 낮잠으로 해결할때도 우린 늘 시간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런 짧은 시간말고 좀 더 긴 시간을 생각해보자. 인간의 역사와 맞먹는 몇 천년의 시간이나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수 억년 전의 시간으로 부터 만들어진 것들을 보자.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4천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대 왕국의 유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시간을 느낄만한 유명한 자연유산은 없지만 이름모를 계곡에 흐르는 물에 의해 깍인 돌이나 동글동글한 사과보다 큰 돌들이 엄청나게 쌓인 몽돌 해수욕장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저런 것들이 만들어질까 궁금하기도 하다.

 

수천만년 이상 퇴적되어 만들어진 지형이나 지층을 봐도 그 어마어마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지구의 나이가 40억년 가까이 되니 정말 오래된 것은 상상도 못할 시간을 존재해온 셈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본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물체는 돌이다. 다큐멘터리에 나온 돌인데 37억년 되었다고 한다.

 

얼마전부터 속이 너무 답답해서 몇주 전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만성 십이지장궤양, 내가 대학교 1학년때 보낸 방탕의 시간으로 인해 얻어진 병이 20년 이상 나의 몸속에 있는 것이다. 내시경으로 찍힌 사진을 보고 있으니 내 십이지장에게 많이 미안했다. 나는 앞으로 3개월 정도 약을 먹어야 한다.

 

아무튼 그덕에 하루에 5~7가치 정도 피던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 그리고 아침마다 죽을 끓여 먹는다.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아침먹는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자전거만 타고 다니던 출퇴근에서 반을 뚝 띠어 매일 4km를 걷고 4km를 자전거를 탄다. 왕복으로 하니 아침 저녁으로 운동량을 늘린 셈이다.

 

어찌보면 십이지장궤양으로 인해 내 몸은 예전보다 더 건강해질지 모르겠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7월 초 부터이다. 처음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언젠가 1년이 되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벌써 10개월이 지난 것이다.

또 언제가 내가 이런 생각을 할때 쯤이면 2년이든 3년이 흘렀을지도 모른다.

 

만시간의 법칙이이란 것이 있다. 세상에 그 어떤 일이든 만시간을 투자하면 그 일에 성공을 하든 전문가가 되든 명인이 되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허성허성 해서 만시간을 채우는 것은 아니니라. 열심히 노력해서 만시간을 채우면 어떤 일이든지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법칙을 내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일리는 있다. 결국 이 세상의 모든 가치는 바로 시간으로 부터 얻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노력없이 얻어진 것을 우리는 운이라 한다. 그래서 다들 운이 좋길 바라기도 하지만 실제로 정말 사람의 행동과 생각의 밑바탕에는 바로 노력에 대한 인식이 있다. 우린 대학교까지 생각해서 총 16년의 교육을 받는다. 아마 합치면 만시간이 차고도 넘친다. 하루에 8시간씩 3년조금 넘게 시간을 쏟으면 얻어지는 시간이 바로 만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시간 동안 정확히 뭘 얻었는지 잘 모르겠다. 너무도 많은 것을 했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다. 초기 교양과정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너무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배운 것 같기도 하다. 뭐 내 생각일 뿐이지만 말이다.

 

요즘 나이를 먹고나서 생각해보면 내가 좀 더 일찍 이런 시간 채우기 일을 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조금 된다. 내가 10년 전부터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시작했다면 나는 아마도 수천권의 책을 더 읽을지도 모르고 내가 쓴 글들은 수천개가 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삶을 채워가는 그런것들을 시작한 것이 좀 더 빨랐으면 좋았을걸 생각한다.

 

물론 지금이라도 시작한 것들이 쌓이면 10년 후엔 내가 지금 생각하는 수준에 올라와 있을 것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고 미래에 내가 소모할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는 냐가 50대를 맞이하는 내 모습이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동안 꾸준히 내가 하고픈 목록이다.

 

1. 운동으로 건강챙기기

2. 별사진 찍어서 멋진 사이트 하나 운영하기

3. 내가 읽고 모은 책이 천권이상 되기

4. 내가 쓴 글이 천개 이상되기

5. 내가 사는 집이 처음 지어진 상태보다 10배는 아름다워지기

6. 지금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일을 더하기

7. 내가 노후를 위해 넣고 있는 연금 완결시키기

 

커다란 목표들은 아니지만 시간만이 해결 가능한 목표들이다. 내가 오늘 8시간동안 운동을 한다고 갑자기 건강해질턱도 없고 내가 오늘 글을 천개 쓴다고 해서 그 글이 정말 글일수도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시간을 통해 만들고 이뤄가는 과정으로 설명될 수도 있겠다. 그것이 실제로 의미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일기장에 하루하루를 기록해가는 모습처럼 그렇게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꾸준함처럼 어렵고 꾸준함처럼 강한 힘은 없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니 그래도 젊은시절보다는 꾸준함이 생긴다. 그래서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급한 일반화, 문제는 없을까?  (0) 2012.05.13
성격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0) 2012.05.10
남녀의 선택  (0) 2012.05.08
용서하기와 용서받기  (0) 2012.05.05
내가 좋아하는 이소라  (0) 2012.05.01